디자인/디자인이야기

(논문) 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복합적 과제와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 2021. 윤성원.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지

SERVICE DESIGN 2021. 3. 28. 21:20

202103_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복합적 과제와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_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지_한국디자인진흥원 윤성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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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복합적 과제와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A Study of the Complex Challenges and Development of Design Industry Promotion Policies after Covid-19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혁신실 실장
design@naver.com

Regular article or full paper
Contribution : 2021.03.04.
Examination : 2021.03.12.
Revision : 2021.03.19.
Publication decision : 2021.03.30.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지 THE KOREAN SOCIETY OF SCIENCE & ART Vol.39(2)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 THE KOREAN SOCIETY OF SCIENCE &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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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Abstract
국문초록
I. 서론
II. 디자인산업의 특수성과 중요성
Ⅲ. 기존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에 관한 고찰
IV. 디자인산업 현황 분석과 전망
V. 결론 및 제언
Reference
Endnote

Abstract

  In responding to the COVID-19-caused crisis, we have become aware that human civilization is entering a new phase. The speed and size of recent social changes has been unprecedented. Design industries in Korea is no exception in that design industries and associated industries are undergoing extensive changes.

  This study was motivated by the idea that social changes caused by the COVID-19 crisis entailed the fundamental re-orientation of policies on design industries. 

  Drawing on the understanding of policies on design industries for the past 50 years and the current state of design industries in Korea, the study aims to suggest ideal directions in policies for facilitating design industries. 

  The research findings are as follows. First, the study identifies the unique characteristics of design industries as the industries of intermediate goods. Second, the study traces the development of Korean design industries for the past 50 years, while acknowledging the role of the government in the development. Third, the study analyzes the current state of Korean design industries. Fourth, drawing on survey of designers on their views on post-COVID-19 worlds, the study suggests a new direction in policies for facilitating design industries.

  It is hoped that the research findings can motivate discussions about policies on design industries in the post-COVID-19 world. It is anticipated that the government will support the design sector and effectively plan the new direction of design policies that contribute to industries and society.

국문초록

  세계는 2020년을 지나며 코로나19로 인류 문명의 전환점이 왔음을 동시적으로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다. 사회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역사상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 디자인산업도 예외가 될 수 없어, 디자인기업, 소비자 및 디자인수요시장, 디자인산업과 연관 분야의 산업 등이 모두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본 연구는 정부 주도의 디자인산업 육성이 시작되었던 1970년 이래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요인이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근본적인 방향성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지난 50년간의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궤적과 현재 디자인산업 현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해 향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연구결과 및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자인산업의 특수성, 중간재 산업으로서 갖는 특징과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둘째, 우리나라가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해 특징이 있음을 보이고, 50년간 어떤 경과로 변해왔는지를 고찰하였다. 셋째, 현재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현황을 분석하였다. 넷째, 설문을 통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앞으로 변화될 세상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에서 고려되어야 할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는 미래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디자인을 적절히 지원하고 디자인 정책의 미래 방향을 잘 설계하여 디자인을 통해 산업과 사회의 가치를 높여가야 할 것이다. 

Key Words : Design Policy(디자인 정책), Design Industry(디자인 산업),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Industrial Convergence(산업 융합), COVID-19(코로나19)

 

I. 서론

  1.1 연구배경 및 목적

  코로나19는 1년 남짓 되는 짧은 기간에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서 현대 문명에서 전례가 없을 만큼 큰 폭의 변화를 가져왔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현실을 다시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동향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져오는 거대한 변화는 사회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디자인산업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도 이러한 환경변화를 충분히 고려해 미래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연히도 코로나19로 세계가 낯선 경험을 하고 있던 2020년은 디자인산업이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 정책을 시작했던 1970년 이래 50년을 맞이하던 해였다. 

  본 연구에서는 50년의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어떤 변화를 거쳐 왔는지 살펴보고 현재의 디자인산업의 현황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그 인식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처하게 된 새로운 환경을 넘어 향후 디자인 정책의 지향점 설정에 착안이 될 내용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 연구방법 및 범위

  디자인과 디자인산업의 개념은 산업디자인진흥법과 산업디자인통계조사에서 정하는 바에 따랐고 디자인산업 육성의 정책, 관련 사업은 현재 중앙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산하기관으로 디자인산업 육성을 관장하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사업에 한정해 검토하였다.

  디자인 정책이 어떤 과제에 당면해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먼저 디자인산업이 갖는 특성을 살펴보았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천 과정을 두 가지 방식으로 비교하여 설명했다. 산업디자인통계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현재 디자인산업 현황을 검토하였다. 타국과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 현황을 가늠해보았다. 

  국내 디자인산업 현황의 종합적 파악을 위해 마이클 포터의 경쟁력 분석 모델1)1) Michael E. Porter,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Free Press, 1998.

을 활용하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될 세상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디자이너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온라인 설문 결과를 활용했다. 

  디자인산업 현황과 코로나19로 인한 환경변화에 대한 인식하에 앞으로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중점적으로 고민해야 할 방향성이 무엇인지 제시해보았다.

 

Ⅱ. 디자인산업의 특수성과 중요성

  2.1 디자인산업의 정의

  디자인산업은 디자인 활용기업의 투자, 디자인 전문기업의 매출, 공공부문 디자인 투자, 프리랜서와 교육을 포괄하는 범위를 의미하며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디자인산업 규모는 18.29조 원이다.2)2) 한국디자인진흥원,「디자인산업통계조사」, KIDP, p.35, 2020.

 여기 관계된 역할자는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 디자인 서비스 제공자인 디자인 전문기업, 프리랜서, 공공부문 고용 디자이너, 디자인 관련 부문 고등교육 교원이다. 

  디자인업은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는 ‘(M)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에 속하는 ‘(73)기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중 ‘(732)전문디자인업’에 해당한다. 국제표준산업분류(ISIC)3)3) https://www.unstats.un.org/unsd/classifications/Econ /ISIC.cshtml (2021.02.02)

에서도 역시 ‘(M)전문 과학 및 기술 활동(Professional, scientific and technical activities)’에 속하는 ‘(74)기타 전문 과학 및 기술 활동(Other professional, scientific and technical activities)’ 중 ‘(741)전문 디자인 활동(Specialized design activities)’으로 유사하게 분류되고 있다. 

  산업디자인진흥법에서는 ‘산업디자인이란 제품 및 서비스 등의 미적ㆍ기능적ㆍ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자 및 소비자의 물질적ㆍ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및 개선 행위와 그 결과물을 말하며, 제품디자인ㆍ포장디자인ㆍ환경디자인ㆍ시각디자인ㆍ서비스디자인 등을 포함한다.’4)4) 산업디자인진흥법, 시행 2015. 7. 1. 법률 제12928호, 2014.01.

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에서는 ‘산업디자인’을 포괄적인 디자인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경험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서비스디자인(Service Design)’과 같이 새로운 분야가 등장하는 등 산업 발전과 더불어 역동적으로 디자인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2014년 12월,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안이 공포되어 기존 유형의 사물을 다루던 디자인 영역에 최초로 무형의 디자인인 서비스디자인이 편입되었다. 이것은 1977년 산업디자인진흥법 제정 이래 최초이다. 서비스디자인은 산업,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공공정책과 공공서비스를 개선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할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디자인의 정의, 분류와 개념도 사회의 발전과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재정의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될 것임을 알 수 있다.

  2.2 디자인산업의 특징

  디자인산업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산업의 중간재’라는 것이다. 특히 ‘사업서비스업(Business Services)’인 디자인산업은 제조업의 부가가치 생산에 기여도가 높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은 

사업서비스업을 ‘다른 산업체를 위해 기술 및 과학적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달성하게 하는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산업분류에서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데 대체로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서비스산업’으로 법률, 회계, 컨설팅, 과학·기술, R&D, 광고업 등이 해당한다.5)5) 조정환, 「우리나라 사업서비스업 현황과 과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p.14, 2013.

 모두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가 큰 중간재형 산업이다. 

  디자인기업 IDEO는 세계 최고의 혁신적인 25개의 기업으로 꼽혔던 기업임과 동시에 나머지 24개 혁신기업을 컨설팅한 전력이 있는 기업이다.6)6) 비즈니스위크.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5」, 2009.

 중간재 산업이 타 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디자인산업 생태계가 잘 성장하면 디자인산업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고 기업들은 이를 이용해 사업의 성과를 더 높일 수 있다. 반대로 디자인산업 생태계가 부실하면 디자인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이 낮아질 것이고 그것은 디자인을 이용해야 하는 디자인 수요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산업은 인프라 산업이다. 국가 전체의 산업 성과에 디자인산업이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따라서 디자인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디자인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게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중요한 일이다.

  2.3 제조업을 지원하는 디자인산업

  우리나라는 지금껏 제조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추구한 결과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부진해진 경향이 있다.7)7) 장광수, 김민우, 「최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의 요인과 시사점」, 한국은행, p7, 2006.

 그중에도 특히 우리나라 사업서비스업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볼 때 양적·질적으로 수준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독일 등의 서비스업 대비 사업서비스업의 생산 비중은 1/2 수준이다. 독일 등에 비해 산업 내 사업서비스업의 비중이 작다는 점은 우리나라 사업서비스 산업이 경쟁력 열위에 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향후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동시에 시사하고 있다.8)8) 조정환, 「우리나라 사업서비스업 현황과 과제」, 우리금융경영연구소, p.16, 2013.

  우리나라 제조업은 대체로 서비스의 활용이 저조하다. 서비스 생산유발계수, 제조업 생산에 투입되는 서비스 투입 비율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절반의 수준으로 매우 낮다.9)9) 이건우, 「한국산업의 연관구조 변화 분석」, 산업연구원, 2011.

 제조업에서 서비스 중간 투입률이란 최종 부가가치 창출까지 중간재로써 디자인·광고 등의 서비스가 투입되는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2011년 기준으로 볼 때 독일은 43%, 영국은 55%, 일본은 34%인데 우리나라는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제조업의 서비스 투입 비중은 사업서비스 활용에 대한 인식 부족과 긴축 경영의 결과로 1995년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에 있다. 제조업이 고도화 또는 서비스화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제조 과정에 서비스업에 대한 투입이 부족하면 제조품의 가치를 높이지 못함으로 인해 제품이 시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기업이 사업서비스에 예산을 더 투입하고 잘 활용하게 되면 제품의 가치는 더 올라가게 된다. 특히 디자인, 컨설팅과 같이 제조업의 가치를 높이는 사업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그 활용률을 높인다면 제조업은 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우리에게 우수한 디자인 전문기업들이 더 많이 있고, 제조산업이나 서비스산업의 기업들이 디자인 전문기업들을 잘 활용한다면 지금보다 혁신적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Ⅲ. 기존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에 관한 고찰

  3.1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배경

  최근 50년간 우리나라는 유례가 없는 속도로 성장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것은 우리나라가 최초다. 2020년 세계 GDP 10위, 아시아의 3위 국가가 되었다. 다른 나라가 따라 하기 어려울 만큼 고도성장을 이뤄낸 배경에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62년~1997년)과 같이 국가가 주도해 일사불란하게 추진해 온 근대화를 목표로 한 불균형 성장 전략과 실행이 자리하고 있다. 불균형 성장 전략이란 한정된 자원을 특정한 곳에 집중 투입해 양적 고성장을 달성하는 방법이다. 재벌 육성, 서울, 영남 등 특정지역 집중 개발, 중공업,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 중점 개발, 수출 중심 경제와 같이 특정분야를 선택해 집중 성장시키는 전략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초고속 압축 성장이라는 빛과 양극화라는 그림자를 얻게 된다. 1960년대 수출 중심 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는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진흥이 시작되게 되었던 배경이다. 

  1960년 22백50만 달러, 1961년 41백만 달러였던 수출이 1964년에 1억19백만 달러로 급격히 증가, 1964년 1억 달러를 돌파하자 국민들은 1970년도 수출 목표 10억 달러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예감하고 수출로 강대해지는 나라의 미래를 소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10년간 연평균 41% 성장하는 세계 최고의 수출 신장국이 되었고 1970년에는 도달하기 어려울 것 같던 수출 목표 10억 달러를 초과한 10억3백8십만 달러를 달성한다. 그러나 1968년 해외 수출품의 클레임이 13%에 달하고, 그중 중요한 문제가 포장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 포장 문제는 수출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국가적 현안이 되었다.10)10)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코리아」,  한국디자인진흥원, pp25-28., 2020.

 1970년 제4차 청와대 수출진흥확대회의에서 당시 포장 관련 기관인 ‘사단법인 한국포장기술협회’, 우수디자인 제품 수출 목적으로 설립되었던 ‘한국공예디자인연구소’, 수출용 골판지 상자를 제작해 수출기업에 공급하는 ‘한국수출품포장센터’를 통합하기로 하여 1970년 ‘재단법인 한국디자인포장센터’가 설립된다. 이것이 현재의 ‘한국디자인진흥원’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불가능할 것 같았던 10억 달러의 수출 목표를 극적으로 달성한 1970년, 디자인으로 수출과 국가 부흥이라는 국민의 염원을 이루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디자인산업은 정부 주도 경제 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변화, 발전되어 온 측면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발전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는 어떻게 정부 정책 목표가 정해지고 실현되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11)11)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이 궁금해」, 한국디자인진흥원, p.8, 2020.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디자인산업 육성은 제조산업 성장과 수출 성장을 목적으로 해 왔기에, 역동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디자인 분야의 다양한 영역을 고루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것은 디자인산업만이 갖는 특징은 아니며 국가의 경제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되었던 산업들의 사정은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 정책은 두 가지 한계점을 갖는다. 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특정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전략적 선택의 과정에서 의도적으로나 그랬거나, 의도치 않았지만 시대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으로 인해 배제된 영역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3.2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

  디자인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설립(1970)하고 디자인 진흥을 위한 법을 마련(산업디자인진흥법, 1977)하는 등 정부가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지 50년이 지났다. 세계 각국의 디자인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들이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하는 활동은 목적에 따라 ‘디자인 장려(encouragement)’, ‘디자인 지원(support)’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려’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게 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전시, 시상제도, 국제 교류 등의 활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원’은 디자인산업 발전의 기반 조성, 디자인 관련 사업의 지원, 산업에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 등을 말한다.12)12) 한국디자인진흥원·KAIST, 「디자인진흥기관 역할모델개발 연구」,  한국디자인진흥원, p.85, 2006.

 국가별로 이 중 일부 기능만 수행하고 있는 기관도 있지만,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디자인진흥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정책개발, 제도화, 시상, 인증, 전시, 출판, 홍보, 국제교류, 교육, 연수, 조사, 연구개발, 기업지원, 정보제공 등 ‘장려’와 ‘지원’에 해당하는 전반의 영역을 포괄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 과정을 몇 개의 단계로 구분한다면 그 시기적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20년 ‘디자인코리아’라는 책을 발간해 그간 디자인산업 진흥기관으로 역할을 해온 50년간의 과정과 성과를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13)13) 한국디자인진흥원, op.cit., 2020. 

 여기서는 한국디자인진흥원 창립 시점인 1970년을 기준으로 10년 단위로 구분해 각 시기가 갖는 정책과 주요 사업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됐는지 특징을 정의하고 50년의 경과를 [표-01]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14)14) ibid., pp.10-11

 

[표-01] 시기별 디자인산업과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의 역할, 주요 진흥 정책의 변화15)15) ibid., p.10

  이에 비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이전 시대와 비교할 때 가장 의미 있게 변화된 중요한 변곡점을 갖는 시기를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김성천은 정부 정책의 시행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수용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정치 권력의 집권 시기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한국디자인 진흥 정책의 시기를 구분하였다.17)17) 김성천, 「디자인 진흥 정책 관점에서 본 한국 디자이너 1세대 논의 및 쟁점」, 한국디자인진흥원, pp.20-24, 2020.

[표-02] 정권에 따른 디자인 진흥 정책의 변화

  정부 시책의 변화를 기준으로 구분을 하는 방법은, 정부 시책 이외에도 디자인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화 요인이 있다면 그것을 기점으로 정책의 변화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그러한 전환 시점에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도 전략적으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생활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시기를 등 간격으로 나누어 보는 관점과 특정 변화 요인을 기준으로 나누어 보는 관점 모두 1970년을 전후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디자인산업 진흥을 시작하였음을,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이 직접 개발에서부터 점차 간접적 역할로 변화하고 있음을, 디자인산업 분야가 매우 역동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최근 들어 국제화, 지역화의 경향이 강해지는 현상을 똑같이 제시하고 있다. 

  3.3 정부 디자인 정책의 현황

  국내 디자인산업 현황을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에 의한 결과로만 보기에는, 그간 정부 영향력이 압도적이었다 할 만큼 큰 자원이 투입되었던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정책의 작용 결과를 인과관계로 따져보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정책 효과를 따져보기 어려운 것은 산업 전반이 갖는 문제다. 비약적 경제 성장으로 세계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우리나라는 이제껏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 정책의 성공 요인에 대해 정확히 평가,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산업 발전에 있어 경제 발전 모델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지도 못했고, 달성한 성과와 함께 사회문화적으로 발생한 각종 문제 요인과 문제의 원인, 해결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높지 않다.18)18) 이종일, 박문수, 「한국경제 50년사 분석 및 산업정책 시사점 고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pp.4-5, 2013.

 우리의 예상 범위를 넘어 산업, 기술이 너무나 빠르게 발전, 변화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 문화, 우리가 처한 환경도 빠르게 복잡성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성장, 포용성의 상실, 자원의 불균형 심화 등 당면하게 된 총체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대한 효과를 높이자고 하면, 지나온 50년의 디자인산업 육성정책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타날 기술, 사회변화 동향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정부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발전단계 또는 시대별 구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부터 정의하고 단계별로 당시 정부가 투입한 자원과 전략, 추구했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디자인수요시장의 상황, 사회, 경제, 문화적인 상태에 따라 달성된 것이 무엇인가를 평가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의 디자인정책 성과 분석과 평가를 통해 코로나 이후 시대 디자인 정책이 추구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를 찾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3.4 영국의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육성 사례

  정부 주도로 디자인산업을 육성한 선진사례로 꼽혀왔던 영국의 경우는 1997년부터 ‘창조적 영국(Creative Britain)’이라는 슬로건 아래 저성장과 실업 문제 극복을 위해 디자인, 광고, 금융, 문화산업 등을 산업의 핵심 육성 종목으로 지정하였다. 지금 영국에는 디자인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 산업으로 성장했고 캐너리워프는 금융의 중심가가 되었으며 교육 서비스로 벌어들이는 예산도 관광수입에 필적할 만큼 큰 규모가 되었다. 2011년 당시 영국은 2013년까지 창조산업 분야가 국가 경제 중 850억 파운드의 가치에 상당하는 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했었는데19)19)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해외투자속보」, 2011.12.

, 2018년 11월 영국 정부는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y)이 영국 경제에 2,680억 파운드만큼 기여하고 있다20)20)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웹사이트, 「해외시장뉴스 중 국별 주요산업 – 영국 창조산업」, 2019.

고 발표함으로써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성장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그 성공의 배경에는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을 이끈 디자인카운슬(Design Council)이 있다. 1944년 산업디자인협의회로 시작해 1994년 정책 개발 씽크탱크로 전환되면서 무역통상부 산하기관으로 공공을 위한 디자인, 비즈니스를 위한 디자인 영역에서 시범사업과 지원사업, 연구개발을 통해 영국디자인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였다. 특히 2004년부터 RED, Dot07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21)21)한국디자인진흥원·KAIST, op.cit., pp.11-14, 2006.

 영국의 사례는 정부 주도의 디자인산업 육성이 전략적인 결정과 장기적 정책 지원으로 이루어질 때 가져오는 성과와 정책기관의 선도적 방향성 제시가 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입증한 예로써 참고할만하다. 

 

IV. 디자인산업 현황 분석과 전망

  4.1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분석

  정부는 성장을 최우선의 목표로 산업,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여러 측면에서 발전 노력을 기울여왔고 국민들의 기질과 산업발전에 대한 열망, 여러 요인이 현재의 디자인산업을 형성하는데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그간의 제도화, 인식확산, 기반구축, 정보제공 등 정부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도 영향을 미친 부분이 일부 있을 것이다. 국내 디자인산업의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마이클 포터의 경쟁력 분석 모델22)22) Michael E. Porter, 「The Competitive Advantage of Nations」, 1990.

을 프레임워크로 활용하였다. 다이아몬드 모델을 구성하는 경쟁력 요인은 ‘전략, 구조, 경쟁’, ‘생산조건’, ‘수요조건’, ‘관련 및 지원 분야’의 4개 차원으로 구성된다.

  (1) 전략·구조·경쟁

  디자인산업의 진입장벽 낮고 국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디자인산업 규모는 GDP의 약 1%에 해당하며 사회가 고도화되고 경제 규모가 커짐에 따라 더욱 확대될 것이 예상된다. 디자인산업은 진입장벽이 낮다. 정보화, 세계화의 진전으로 해외기업이나 해외디자이너들에게 디자인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해외 출시를 위한 제품 개발에 필요한 조사, 통합적 제품디자인 컨설팅, 신제품 전략의 개발, 선행 디자인 개발 등 대기업들이 규모 있는 디자인 프로젝트를 해외 디자인 기업에 의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국가적으로 볼 때는 작고 힘들게 벌어 크고 쉽게 쓰는 정황이다. 국내 프로젝트는 수도 적고 그 규모도 작아 중국 등 해외기업과의 사업을 모색하는 디자인기업이 늘고 있다. 디자인산업이 속한 사업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수지 적자 폭은 매년 커지는 상황이다.

  (2) 생산조건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가 과다하다. 한국의 디자인산업 종사자 수는 33.3만 명이고 디자인전공자의 배출은 매년 2.1만 명23)23) 한국디자인진흥원, op.cit., 2020.

으로 디자이너 인력 규모가 세계 6위이고 인구 대비 디자인 전공자가 가장 많은 나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9년 QS 세계대학 TOP50 디자인 대학 중 서울대가 38위로 유일한 실정(TOP50 중 미국 16개, 영국 8개, 호주 8개, 중국 3개, 한국 1개)일 정도로 디자인 교육기관의 경쟁력은 취약한 편이다. 적어도 디자인산업의 인적 자원은 양적 차원에서 세계 최고이니 이러한 생산조건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대학의 디자인 교육을 고도화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의 중요한 과제임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 자격제도 등 인력시장의 진입장벽이 없어 전공 분야의 학위 보유 여부가 취업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타 분야와 비교할 때 비전공자라고 해도 취업하기 어렵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공자의 취업 기회는 통계로 보이는 것보다 더욱더 적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 전문기업 수는 3,023개(’10년)에서 6,264개(’19년)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그림-01>과 같이 평균 매출액은 6.48억 원(’10년)에서 6.33억 원(’19년)으로, 영업이익도 9.2천만 원(’10년)에서 6.5천만 원(’19년)으로 감소하였다.24)24) ibid., 

 유사한 특성을 가진 지식서비스산업인 지식재산서비스업이 ’11년 평균 매출액 6.38억 원으로 디자인업과 크게 차이가 없다가 ’17년에는 11.5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25)25) 손수정, 양승우, 우청원, 목은지, 박현준,「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 추진전략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p 25, 2020.

한 것과 비교해 볼 때 디자인업의 애로를 느낄 수 있다. 낮은 수익성은 연구개발 여력 부족, 우수 인력 유치 애로로 이어져 성장 정체를 가져오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그림-01> 디자인 전문기업 수 및 매출액 추이26)26) 한국디자인진흥원, op.cit., 2020.

[표-03] 디자인 전문기업 영업이익 및 R&D투자27)27) 한국디자인진흥원,「산업디자인통계조사 총괄보고서」, 2018.

  (3) 수요조건

  수요시장 규모가 작고 디자인 활용률 낮으며 디자인이 창출하는 가치에 대한 인식도 낮다.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 국내의 디자인 활용률은 34.4%(2019년 기준 37.1%)으로, 디자인 선진국으로 알려진 국가 중 영국 67%, 독일 67%, 스위스 68%의 약 1/2 수준에 불과하다.28)28) 한국디자인진흥원, op.cit., 2020.

 그 결과 기업들은 기술이 좋아도 상대적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디자인의 수요는 많이 늘지 않고 있다. 디자인이 많이 활용되도록 한다면 그로 인해 산업은 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될 수 있다.

[표-04] 디자인산업규모29)29) ibid., 

  (4) 관련 및 지원 분야

  디자이너를 대신하는 기술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디자이너와 디자인기업은 표준화된 대량 생산품을 디자인해왔지만, AI가 디자인하고 개인화된 소량 맞춤 생산, 유통하는 시대가 왔다. 앞으로도 디자이너의 노동력이 상당 부분 AI와 기계로 대체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신기술에 대해 높은 수용성을 가져, 2016년 기준 제조업 노동자 1만 명당 로봇 531대로 우리나라의 로봇 도입률은 세계 1위(2위 싱가포르 398대. 세계평균 69대)30)30) 로봇신문, 「제조ㆍ협동 로봇 시장 동향」, 2017.9.13

인 사실을 보아도 알 수 있듯 AI 도입과 자동화와 무인화도 어떤 나라보다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오랜 시간 노력을 들여야 익힐 수 있었던 디자인 기술을 AI와 자동화가 대신하면 디자이너의 관련 및 지원 분야가 더 원활해지는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업의 장벽은 낮아지고 전문성 없이도 누구나 디자인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때 디자이너는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요약하자면 세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디자이너와 디자인기업들은 공통으로 다음의 환경에 처해 있다.

1.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공급자 과다, 진입장벽 낮음, 정보화, 세계화의 진전으로 해외 경쟁자들과도 경쟁).

2. 디자인 활용 영역은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디자인 활용기업들이 디자인에 돈을 쓰지 않고 있어 수요시장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

3. 디자이너가 하던 역할을 점차로 AI, 자동화 기술 등의 신기술이 대체해가고 있다.

  4.2 코로나19로 인한 변화 전망 

  디자이너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변화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가늠하기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의 변화 예상 정도, 변화의 내용, 디자인업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2020년 6월부터 9월까지 62명이 응답하였다.  

  코로나19가 생활 변화에 미칠 영향에 관한 질문에 대해 ‘매우 큰 변화가 있을 것’이 64.5%, ‘비교적 크게 변화할 것’이 30.6%였고 ‘비교적 변화하지 않을 것’ 또는 ‘전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은 0%로, 큰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크게 변화될 내용으로 예측한 것은 비대면 사회의 일상화, 소통 방식의 근본적 변화, 성장에서 포용의 가치 추구로의 변화였다. 

  코로나19가 디자인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으로는 친환경 디자인, 지속 가능 디자인, 사용자경험디자인에 대한 중요성과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비대면 상황에서 공감과 소통을 위한 디자인, 디지털 신뢰를 위한 디자인이 새롭게 주목받을 것,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전제로 하는 전시 및 행사 관련 디자인 영역 축소와 상대적으로 디지털, 뉴미디어 디자인 영역의 성장을 예상했다. 디자인 수요시장의 축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새로운 일하는 방식 도입 및 큰 폭으로 프로세스가 변화할 것이라는 언급도 많았다.31)31) 한국디자인진흥원, 「코로나19, 디자이너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설문조사 결과, 2020.

  설문 응답을 참고하여 다이아몬드 모델의 4가지 경쟁력 요인별로 코로나19로 인한 향후 디자인산업의 변화 방향을 예측해보았다.

  (1) 전략·구조·경쟁 

  비대면 사회에서는 장소에 기반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국제간의 교류와 경쟁이 심화한다. 비대면 상황의 일상화는 해외 디자인기업 또는 해외 디자이너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디자인 시장으로의 유입 가능성을 키운다. 점차 개방되어갈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디자인기업과 디자이너들은 차별적 경쟁력을 갖추고 브랜드를 구축하고 마케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디자인기업,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디지털 변혁이 진전되면서 디자인 전문기업의 운영 방식도 크게 변화되고 있다. 사무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게 된다. 재택근무의 경험이 이후 오프라인 사무실이 줄어들게끔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온라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이 늘면서 다국적 업무 수행이 많아지고 지역 한계를 넘은 디자이너 간의 협업이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역에 기반을 두지 않고 일하는 노마드 디자이너를 평가하고 협업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디자이너, 디자인기업의 온라인 평판을 구축하고 온라인상에서의 신뢰를 획득할 수 있는 방편을 찾게 될 것이다.

  (2) 생산조건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커진다. 디자이너의 권한이 커지면서 상응하여 책임도 커지게 된다. 수요시장의 변화도 디자이너가 사회적 책임감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로써 작용하게 될 것이다. 건강, 안전, 환경, 지속 가능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이 커지면서 소비 행동이 변화될 것이고 이는 디자이너의 디자인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디자이너는 앞으로 사회적 역할과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며 디자인하게 될 것이다. 

  제조산업은 하나의 생산품이 한 명에게 소비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생산가를 낮춰 사람들의 욕망에 부응한다.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남이 가진 물건이 나에게 없다면 갖기를 원하고, 남들이 갖지 못한 새롭고 특별한 것의 소유를 원한다. 그 결과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바닥을 드러내고 무절제하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지구를 쓰레기로 덮게 된다. 제품이 서비스화되고, 서비스가 비대면화 되면 하나의 생산품이 한 명을 만족시킬 뿐이었던 것이 많은 사람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맞춤형 서비스로 바뀌며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가상세계에 구현되는 경우는 제화의 가치가 소모되지 않도록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조건들은 서비스의 이용을 대폭 늘림으로써 우리가 소유하는 가치의 총량을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한다. 이것은 어쩌면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의 파국을 피해, 지속 가능한 지구로 돌아갈 가능성일 수도 있다. 

  (3) 수요조건

  디자인산업계의 많은 경영자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수년째 수요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대가 기준 하락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32)32) 오준범,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이 경제에 미친 영향 보고서」, 현대경제연구원, p.7, 2020. 

고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수요시장 위축으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디자인산업계는 수요시장에 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 아닐까, 바람결에 등잔불 꺼질까 노심초사하는 심정으로 예의주시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 수요시장의 양적 규모는 커지지 않는 가운데 수요자의 소비 활동에 있어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성비 소비에서 가치 소비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사는 ‘가성비 소비’를 넘어 소비를 통해 가치관,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치 소비’의 경향이 커지고 있다. 가치소비는 단순히 제품에 대한 소유 욕구를 넘어 소비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소비의 동기가 된다. 소비가 권력이라는 점을 깨닫고 그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성장과 소비 욕망을 축으로 굴러가던 기존의 질서를 세우고 경제성의 원리 너머에 있던 의미와 감성의 세계로 우리 시선을 돌리고 있다. 찍어내는 제품 대신, 신중하고 의미 있는 제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일지 찾아야 할 것이다.

  (4) 관련 및 지원 분야

  기술발달이 디자이너 업의 속성에 영향을 미친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이 이제까지 수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신기술을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비대면 회의, 원격 진료, 원격 교육 등 등장한 지 오래되었지만 수용되지 않았던 기술들이 갑자기 수용된 것처럼, 비대면 시대를 위한 기술은 앞으로 더 매우 빠른 속도로 수용될 것이다. 비대면은 제품의 서비스화와 서비스의 무인화를 전제로 한다. 무인 시스템과의 인터랙션을 디자인하고 사용자 경험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제조의 서비스화는 사물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의 형태로 바뀌게 한다. 제품이 서비스로 전환되면 물질적 속성인 ‘형태’의 의미와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개념도 변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의 외형을 만드는 제품디자이너에게 디자인할 대상이 줄어들고, 업의 영역이 변화될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개인화된 소량 맞춤 제조를 한다면 제조 비용 상승 없이도 개별 고객에 맞춰진 제조를 함으로써 디자이너의 역할이 제거된 제조업의 극단적 혁신을 이룰 수 있다. 그간 대량생산된 단일 제품서비스가 포용하지 못했던 소수의 사용자를 위해 AI기술이 각자에게 맞춰진 제품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포용디자인의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4.3 포스트 코로나19 디자인 산업 육성 정책 방향

  앞서 살펴본 현재 디자인산업 현황과 코로나19로 변화될 전망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건강한 디자인산업 생태계로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전략·구조·경쟁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 연구가 시급하다. 거대한 변화요인이 나타난 2020년 이후 디자인산업 변화 전망을 토대로 향후 정책 방향성을 찾고 사업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디자인산업은 전술한 것처럼 공통의 조건과 특징을 가지면서도 세부 분야별로 다양한 특징을 갖는다. 예를 들어 ‘공간환경디자인(Space/Environment Design)’분야 내에서도 세부 분야별로 서로 매우 다른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코로나19로 ‘전시디자인’은 직접적 큰 타격을 입어 비대면으로 사업 전환을 모색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정도지만, ‘실내건축디자인’은 재택근무로 가정 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 소비자들이 가구나 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수요시장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부터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포스트 코로나19를 주제로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제목에 코로나(corona), 코비드(covid)가 포함된 국내 학술논문이 2천 개를 넘었고 국책연구소, 기업연구소 등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33)33) 한경비즈니스·글로벌리서치, 「2020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2020.

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연구보고서, 산업동향 분석이 기관별로 수십 건에 달한다. 경제/산업, 정치/사회, 외교/안보 각 분야에서 세상의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정책연구기관들도 디자인산업 육성 및 디자인산업을 통한 국가 발전 도모를 위해 이것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국내 디자인산업이 변화된 미래에 대비할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각 디자인의 세부 분야별로 향후 수요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파악하여 디자인산업계와 학계가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끔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 생산조건 

  첫째,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의 개체 수 관리가 필요하다. 디자인산업에 있어 가장 심각하고 가장 근원적인 구조적 문제는 디자인 서비스의 과공급 상태가 수요를 초과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디자인기업의 과당경쟁을 불러일으켜 디자인기업의 역량을 낮추고 디자인 품질을 저하시켜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공공부문의 수요를 대폭 늘리고, 디자인 전공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과하게 많은 것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디자이너 인력 공급이 많으면 그만큼 대체할 인력이 많다는 것이기에 이것은 직장내 근무 여건, 근로자의 권익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디자인 서비스의 공급자가 지나치게 많아 생기는 지금의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디자인산업의 인력 수급 조절을 위한 정책과 함께 디자인 교육과 관련한 조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2003년 IT 분야에서 시행되었던 ‘IT 인력양성 SCM 정책’의 시행 경과와 성과를 분석하여 디자인 인력시장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34)34) 한국디자인진흥원, op.cit., pp.98-100, 2020.

  둘째,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이너의 역량을 강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는 신속하게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의 R&D 역량을 높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디자인 전문기업의 인재 부족, 만성적 고용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직간접으로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좋은 근무 여건을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의 디자이너들도 이직하기를 원할 만큼 좋은 디자인 전문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35)35) R&D전략기획단, 「산업기술혁신비전 2020」, 2011.

 코로나19 환경에 대응해 실무 디자이너들이 AI, 빅데이터, UX 등 디지털 전환에 관련된 신기술 이해도를 신속히 높일 수 있는 교육 지원과 함께 학교 단계에서의 커리큘럼 혁신도 요구된다. 기존 산업사회에 맞춰져 있는 디자이너의 인재상을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응하는 인재로 전환하는 혁신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19의 인재상은 디지털전환 이후 다양한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과 이해력, 비대면 서비스 기획과 문제해결 능력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3) 수요조건

  디자인 윤리에 대한 인식 제고와 각성이 필요하다. 디자인 수요자들이 좋은 디자인에 대해 가격, 매력적인 외형 정도의 수준이 아닌, 생태적이고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디자인의 가치를 평가하고 인식하는 수준을 갖는다면 디자이너도 직업관과 윤리관 정립과 좋은 디자인 실현 방법을 더 고민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소비자들에게도 성장과 소비에 대한 자성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도 지속가능성, 친환경,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해 주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게 된 것처럼, 개개인의 행위가 갖는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감에 대해 이전보다 한층 더 민감하게 느끼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디자인 윤리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중대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빅터 파파넥의 명제는 다시 소환될 필요가 있다. 

  비대면 시대 디자이너 역할은 한 개의 제품이 한 명의 소비자에게 소비되는 1:1 재화 교환의 시대에 비해 월등히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디자인 윤리는 앞으로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유도하는 결정자로서 역할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전망을 볼 때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는 주제이다.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좋은 행동을 유도하도록 하겠다는 인식을 가져야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4) 관련 및 지원 분야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제도적 기반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와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산업은 무수하게 개발되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디자인 저작권의 문제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시뮬레이션, VR, 입체 화상 디스플레이에서의 디자인 보호를 위한 법 제도적인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대비한 지식재산권 제도 보완을 위한 연구와 제도의 마련이 필요하다. 

  디자인 수요기업뿐 아니라 서비스제공자에게도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강화가 시급하다. 지식재산권 인식 미흡은 지역에 기반하지 않고 더 국제화되는 앞으로의 세상에서 큰 문제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국익 보호의 차원에서 국내 디자이너, 디자인기업, 창작자를 보호할 정부의 시급한 준비가 필요하다.

 

V. 결론 및 제언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현황,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환경, 환경변화를 고려해 전략적 변화가 필요한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은 각 경쟁 요인별로 다음 주제에 주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림-02> 향후 디자인 정책 방향 제언 

  전략·구조·경쟁의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19의 효과가 각 산업, 경제, 생활, 문화 곳곳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지금, 이것이 디자인산업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내 미래 디자인산업의 전략적 발전 방향을 찾는 정책 연구가 시급하다. 생산조건을 관리하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요조건으로는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디자인 윤리에 대한 인식, 디자인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을 고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관련 및 지원 분야로는 변화되는 환경에 요구될 제도적 기반이 무엇일지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이것을 요약해보면 <그림-02>와 같다.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에는 4가지 경쟁력 요소별로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기대하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앞서 제시한 모든 요인을 관통하는 전제는 실질적 효과가 있을 만큼의 적당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2018년 한국 GDP는 1,893조 원(한국은행 발표 기준), 정부 예산 규모는 429조 원인데 이 중 동년 디자인산업 육성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정부 산하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사용한 예산은 509억으로 0.01%에 불과하다. 2018년 디자인산업 규모가 17.86조 원(2018)으로 총 GDP의 약 1%에 달하는 규모이니 디자인산업에도 1%에 해당하는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겠으나 이러한 참조기준과 비교해도 이것의 불과 1/100 수준의 예산으로 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2021년 60여 개 이상 사업이 추진 중)을 추진한다고 해봐야 산업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다른 예를 든다면, 제조산업이긴 하지만 이질적 업종을 횡적으로 가로지르는 특수분류라는 면에서 약간 유사성이 있는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의 산업 규모는 국내 GDP의 약 1%로 디자인산업과 유사하다. 2020년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은 2조 5,611억 원36)36) 국회예산정책처, 「소재·부품·장비 산업 정책 분석」, 2020.

으로 디자인산업 지원 예산(529억)의 약 50배이다. 정책이 시장실패에 개입해 조정하는 식의 효과를 기대하기에 디자인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여가 아직은 매우 미미한 상태라 인과관계로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조건이 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근대 이래 디자인은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산업의 기수로써 생산과 소비 시스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로 디자이너와 디자인 서비스의 수요자들이 각성하고 있는 요즘이 바로 디자인의 역할을 인간과 환경의 공생과 지속 가능한 지구를 그리는 설계자로 재정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도 결정적인 시점이다. 정부는 디자인을 활용 가치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적절히 지원하고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미래 방향을 잘 설계하여 디자인을 통해 산업과 사회의 가치를 높여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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