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3. 01:36ㆍ디자인/디자인이 궁금해
한국은 산업(5G 세계 최초 상용화 : 2019), 경제(우리나라는 2018년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초과해 세계 7번째로 3050 클럽 국가 -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 이상 국가 - 가 되었다 : 2018), 정치(남북미 정상 판문점 최초 만남:2019) 문화예술(BTS 빌보드 1위 : 2018,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달성 : 2020), 보건(코로나19 모범대응 : 2020), 국제적 위상(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는 2021년 7월 2일 한국을 개발도상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 2021)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 국민도 스스로 세계를 이끄는 국가의 일원이라는 인식과 함께 각 분야에서 정체성을 재정의 하려는 자각이 생기고 있다. 우리 디자인의 정체성을 찾고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K-디자인의 가치를 세계에 구현해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자 디자인계와 함께 고민하고 극복해 가야야 할 과제이다.
K-디자인에는 공감과 배려, 유연성과 창의성, 통합과 융합, 정교한 구현력 등의 특징이 곳곳에 배어 있다. 특히 전통적인 측면에서 여백, 소박, 조화 등의 미적 DNA와 홍익인간, 민본사상, 애민사상, 실사구시 등 철학적 DNA가 융합되어 있다.
한국의 디자인은 과거 근대 서구 문화에서 파생된 디자인 개념을 넘어 우리 안에 자생한 디자인 DNA와 융합, 더욱 창의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 출처 : 디자인코리아. 2020.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2년 이래 K-디자인 비전을 선포하고 디자인에 있어 한국성을 연구하는 등 한국디자인의 실체를 구체화하려 노력해오고 있다.
유연함, 포용성
이어령은 보자기 인문학에서 동양의 문화는 서양의 ‘넣다’와 비교되는 ‘싸는’ 문화라고 규정한다. 서양의 문화는 도시든 옷이든 미리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넣는 문화이다. 가방도 그렇다. 우리는 오래도록 가방 대신 보자기를 사용해 왔다. ‘싸는’ 보자기는 병을 싸면 길쭉해지고 수박을 싸면 둥근 것이 된다. 쓰다 버린 천 조각을 이은 ‘조각보’로도 보자기를 만들어 이용한다. 보자기를 사용하는 우리 문화에 정형화, 규격화되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한국인의 자질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보자기는 규격화된 덩어리가 아니라 유연한 네트워크이다.
자체로는 아무 형태를 갖고 있지 않아 융통성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모서리를 연결해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창조는 서로 다른 꼭짓점을 연결하는 유연성에서 생겨난다. 보자기를 이용하는 우리들은 디자인의 창의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 : 이어령. 보자기 인문학.
변화에 대한 높은 수용성
우리나라는 2018년 12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9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최신기술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보다 빠르게 신기술을 수용하는 사용자가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현재 세계 28개 통신사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중 우리나라는 독보적이다. 우리나라는 4개월 만에 사용자 2백만 명을 돌파했고 매일 2만 명씩 늘고 있다. 세계 5G 가입자 5명 중 약 4명이 한국인이다. 한국에는 빠르게 5G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높은 민감성과 수용성을 보이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주목하며 신제품, 신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한국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것에 대해 높은 수용성을 가진 국민들은 가장 좋은 기업 활동의 토양을 의미한다.
*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5_FNahXNbXU
창의성
1997년 한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파일로 음악을 듣는 제품을 개발한다. MP3 플레이어는 인류의 음악청취 방식을 디지털로 변화시키며 기존 CD, 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음악 재생매체를 옛것으로 규정하게 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다. 한국의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 국내 제조 기업들이 주목받게 되었다.
* 참고 : http://it.donga.com/3476/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인 전분으로 만들어져 사용 후에는 녹는 이쑤시개를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나무 이쑤시개는 음식 쓰레기에 섞여 동물 사료로 쓰이면서 동물들의 내장을 구멍 내는 문제가 있었다. 1995년 나무 이쑤시개를 대체할 수 있는 `녹색의 전분 이쑤시개’가 개발되어 많은 가축의 생명을 구하면서 당시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일으켰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런던 디자인뮤지엄 상설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 전분 이쑤시개. 김윤영 (장영실과학문화대상 수상)
* 참고 : https://namu.wiki/w/이쑤시개
그 외에도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 개발, 세계 최초의 CDMA 통신서비스 상용화, 세계 최초의 5G 통신서비스 상용화,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현대자동차), 세계 최초의 롤러블 TV 개발(LG전자, 2019년 우수디자인상품선정 대통령상), 세계 최초의 접는 휴대폰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창조해내고 있다.
융합,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기
전 세계에 우리나라처럼 섞고, 비비고, 끊이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고 한다. 비빔밥은 섞고 비비는 음식 가운데에서도 특히 우리 음식문화의 원리와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주자이다. 비빔밥은 서로 다른 이질적 음식 재료들이 고추장, 참기름과 함께 버무려지면서 하나의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된다. 그렇다고 그 재료들의 본래 속성과 형태가 변하지 않고 ‘섞고 비비는’ 과정을 통해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음식으로 바뀌게 된다. 섞는 과정 후에 음식을 먹어 보면 그 변화된 속성을 느낄 수 있다. 융합형 음식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요리할 때는 통합, 먹을 때는 융합의 특성을 가진다. 비빔밥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재료를 통합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음식으로서 디자인 발현의 과정과도 매우 흡사하다.
* 출처 : http://www.brainmedia.co.kr/Opinion/12654
정교한 구현력
젓가락을 사용하는 대표국인 한중일 중 한국의 젓가락은 미끄러운 쇠 소재이면서 가장 납작하고 가늘고 가장 무거워 다루기에 매우 까다롭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 끼니마다 이 어려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어 먹을 수 있다. 손을 많이 움직이는 젓가락사용은 뇌신경세포를 자극.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한 번 젓가락을 사용할 때 30개의 관절과 60여 개의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포크 사용 시의 두 배) 한국인들이 정교한 작업을 하는 능력이 발달한 것에는 젓가락 사용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지배한다. - 엘빈토플러. 미래 혁명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밥상 위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 - 펄 벅
한중일 젓가락 사용의 비교 https://www.youtube.com/watch?v=S0ozdR7bAhg
민감하게 불편을 포착해 극복하려고 노력함
커피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1976년 세계 최초로 믹스커피 패키지가 개발된다.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빨리 커피를 타 먹을 수 있을까 고안한 결과 간편하게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커피 패키지를 개발하였고 이것은 국민들의 커피 문화를 바꾸었다. 한국의 커피숍 매출액은 현재 세계 3위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1인당 커피를 더 많이 소비한다.
자원이 없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요자가 있다면 기술도, 시장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만하다.
* 참고 : https://news.joins.com/article/23412668
K-디자인이란?
K-디자인이란 한국의 디자인 정체성(한국다움, Koreanness)이 조화롭게 구현된 국내외에서 기획·생산되는 모든 우수 디자인을 의미한다.
출처 : K-디자인이란(2013), 한국디자인진흥원
여기서 한국다움이란 한국의 미적·철학적 DNA와 현재 세계인이 인지하고 있는 한국 디자인의 특성을 의미한다.
이중 미적인 DNA는 여백미, 소박미, 조화미를 말한다. 여백미는 자연과 사람을 배려하는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에서, 소박미는 단순하며 기하학적인 한국 가구의 소박함에서, 조화미는 도자기의 선과 색, 의복의 화려함과 단아함과의 조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한국의 철학적 DNA는 홍익인간, 민본사상과 애민사상, 실사구시의 정신을 의미한다. 홍익인간은 인간을 골고루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민본사상과 애민사상은 사람을 우선하는 정신을, 실사구시는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K-디자인의 개념은 한국의 디자인과 국가브랜드를 바라보는 해외 수용자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2013년 세계의 디자인 거장들과의 인터뷰(왜 K-design인가 3편(2013),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나온 의견은 한국다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ㆍ담대함, 독창성, 신뢰성
ㆍ밝음, 대담함, 비비드한 컬러
ㆍ따뜻함, 관대함, 정(情)
ㆍ위계질서
ㆍ집단의식, 사회적 배려심, 근면, 아이디어를 개선하려는 노력
ㆍ단순성, 기능성, 효율성
또한 해외 디자이너들은 한국디자인을 ‘기능적, 합목적적, 감각적, 신속함, 수용적, 융합적’인 특징으로 말하고 있다.
· (기능적, 합목적적) 산업과 상품의 발달로 기능적이고 합목적적 디자인이 많이 나타남
· (감각적, 신속함) 초고속 산업화, 정보화, 사회성장을 배경으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이를 빨리 수용하는 점
· (수용적, 융합적) 다양한 디자인을 블렌딩(blending) 또는 믹싱(mixing)하기를 잘함
* 출처 : 왜 k-design인가 1,2,3’(2013. 총 3권), 한국디자인진흥원
<왜! K-Deisgn인가 ; 창조경제, K-Design으로 연다> 1. 7인의 전문가에게 듣는다
<왜! K-Deisgn인가 ; 창조경제, K-Design으로 연다> 2. 영파워 9인의 전문가에게 듣는다
<왜! K-Deisgn인가 ; 창조경제, K-Design으로 연다> 3. 해외전문가에게 듣는다
출처 : 디자인이 궁금해, 2022, 윤성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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