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수요자 중심 공공정책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에 관한 연구 - 윤성원. 2015. 박사학위 논문
2016. 12. 31. 16:28ㆍ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이란?
수요자 중심 공공정책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에 관한 연구
A study of public service design model for citizen-centered public policy.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윤성원. 2015.
박사학위 논문. 첨부파일 참고
▌초록▐
공공 영역에서 혁신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회의 고도화로 공공분야가 변화되면서 공공분야에서 디자인의 역할도 변화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넓게는 사회의 변화, 좁게는 공공정책의 혁신 요구에 따라 디자인이 공공영역에서 기여하는 역할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필요성 인식을 바탕으로, 공공정책 과정에서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던 기존의 역할과 새로운 역할을 비교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정책과정에서 서비스디자인이 활용될 수 있는 실험적 모형을 제안함으로써 공공의 영역에서 디자인이 스타일링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차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의 활용 가치를 주장하고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이다. 특히 공공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공공정책의 계획 단계에서 서비스디자인을 도입 할 것을 제안한다.
현재 공공정책이 처한 상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이루는 공공정책 기획 방법으로 서비스 디자인이 갖는 의미와 효용성을 살펴봄으로써 공공정책 기획 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이 활용 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공정책에의 디자인 방법의 도입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수요자 중심으로 설계되었으나 결국 실패했던 정책 사례들을 검토함으로써 기존의 공공정책의 한계점을 밝히고 있다. 그 현황과 문제점 인식을 바탕으로 공공정책에서 왜 수요자 중심의 혁신이 일어나기 어려운지 그 원인을 규명해본다. 또한 발견된 한계점을 넘어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활용가능한 방법론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을 공공부문에 적용하기 위한 모델을 제시하고 그 모델의 시범운영 결과를 통해 도입 가능성과 유용성을 가늠하면서 서비스디자인의 도입이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찾아본다.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은 실제 공공정책 제공자들에게 효과를 경험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적용 효과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제안하는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은 공공정책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정책 기획단계에서 디자인의 활용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로서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가 공공정책 분야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입증함으로써 공공정책의 기획의 영역이 디자인의 새로운 수요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공공분야가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될 수 있게 하는데 본 연구가 작은 쓰임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서비스디자인이 디자인의 범위로 인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안이 2014년 12월 국회 본회의 심의를 통과하면서 디자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역할로서도 새롭게 활용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게 되었다. 앞으로도 디자인산업 육성의 제도적, 정책적 변화와 함께 공공분야에 디자인의 활용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킬 수 있는 연구가 지속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중심어 (Keywords)▐
서비스디자인
공공서비스디자인
공공정책
공공서비스
수요자 중심
서비스 혁신
▌목차▐
제 1 장.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2
1.2 연구 방법 5
제 2 장. 공공정책 혁신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
2.1 공공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10
2.2 서비스디자인의 동향 20
2.3 해외 서비스디자인의 역사 30
2.4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도입 역사 32
2.5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동향과 특징 36
제 3 장. 수요자 중심 정책 프레임워크
3.1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을 위한 조건 42
3.2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원인, 해법 48
3.3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레임워크 51
3.4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의 혁신을 위한 과제 64
제 4 장. 서비스디자인을 통한 공공정책의 재구성
4.1 시범적용의 경과 68
4.2 워킹그룹 운영 후 파급 효과 78
4.3 공공정책에서 디자인 역할과 시사점 79
제 5 장 결론 83
참고문헌 85
Abstract 88
부록 1 국민디자인단 운영 결과 개선된 내용 요약 90
부록 2 국민디자인단 참가자 설문 결과 92
<표 차례>
[표 1] 정부운영 패러다임의 변화 방향 3
[표 2] 성과측정 왜곡 유형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중 발췌 12
[표 3] 공공정책의 현황과 그 원인 19
[표 4]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분류방법 (조동성, 2001) 수정 21
[표 5] 전통적 디자인과 새로운 디자인 방법 간 차이점 22
[표 6] 다른 서비스 혁신 방법과 서비스디자인 방법의 비교 22
[표 7] 기존 서비스 혁신 방법과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 27
[표 8] 기존 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 28
[표 9] 서비스디자인, 경영 컨설팅, 경험디자인 간 차이점 비교 28
[표 10] 서비스디자인과 경험디자인의 차이 29
[표 11] 수요시장별 서비스디자인의 역할 30
[표 12] 국내 서비스디자인 확산 현황(2008~2014) 35
[표 13] 서비스디자인 R&D 과제 목록(2013년 선정과제까지) 38
[표 14] 기존 정책과정에서 실행되고 있는 수요자 의견 수렴 활동 47
[표 15] 공공정책의 현황, 원인,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의 혁신을 위한 해결책 50
[표 16] ‘수요자 중심’ 정책 프레임워크 53
[표 17] 정책과정과 기존 디자인의 역할 57
[표 18] 정책과정과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 58
[표 19] 대표적인 수요자 참여형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의 예 64
[표 20]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구성원의 역할 정의 70
[표 21] 의제설정과 정책결정 단계에 적용된 서비스디자인 방법 71
[표 22] 워킹그룹 운영 단계별 주요 활동 내용 72
[표 23]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구성 78
[표 24] 정책 수립, 실행과정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적용 81
<그림 차례>
[그림 1] 기존 공공정책 모델 4
[그림 2]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 연구 절차 7
[그림 3]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 연구 절차에 따른 주요 내용 8
[그림 4] 정책과정의 단계 11
[그림 5] 수요자가 정보우위를 점하며 공급자에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음 14
[그림 6] 수원지방법원 앞 교차로 사진 16
[그림 7] 헬싱키 바나(Baana). 스케이트보드 연습장 16
[그림 8] 비키니 해수욕장 성공? 피서객은 작년의 절반. SBS뉴스. 2014.07.29 17
[그림 9] 공공정책의 현황 18
[그림 10] ‘서비스경영’과 ‘서비스디자인’의 비교. 24
[그림 11] 수요자의 표현된 욕구와 표현되지 않은 욕구 46
[그림 12] 수요자 중심 공공정책의 현황, 원인, 해결방안 51
[그림 13] 기존 정책과정에서 자원(예산)의 사용 패턴 55
[그림 14] 정책과정에서 자원 운영 전략 변화에 따른 자원의 사용 변화(예상) 55
[그림 15] 문화의 양파 모형과 이의 각 수준에 따른 디자인 방법과 혁신 정도 61
[그림 16] 디자인 리서치 방법론간의 특징 63
[그림 17]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의 리서치 장면 73
[그림 18]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의 현장 리서치 장면 74
[그림 19] 국민디자인단 참가자 설문 결과 인포그래픽 77
[그림 20] 정부3.0 국민디자인단 활동 80
제 1 장.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1.2 연구 방법
제 1 장. 서론
1.1 연구 배경 및 목적
1.1.1 연구 배경과 필요성
공공정책,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혁신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사회의 고도화로 공공분야가 변화됨에 따라 공공분야에서 디자인에 주어지는 역할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국정 운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장하는 ‘정부3.0’의 핵심 가치인 ‘국민 중심 서비스 정부’가 의미하는 것은 국민 즉, 정책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만들고 운영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공공정책은 본래가 공익을 위해 계획, 실현되어야 하는 것이기에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그럼에도 최근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이라는 개념이 특별히 강조되고 있다는 것은 반대로 지금까지의 공공정책이 수요자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민간 부문의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작동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공공부문은 전통적으로 서비스 공급자 주도로 발전 되어 왔기 때문에(황혜신 등, 2010) 수요자 중심이라는 개념은 공공부문에서 아직도 낯선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최근 공공부문 정책 제공자들 사이에도 이견이 크지 않다. 정부의 국정과제와 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정책들도 ‘개인별 맞춤 행복’, ‘수요자 중심 서비스 정부’ 등, 수요자 중심의 정부로 혁신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 일관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보건부의 ‘국민 100% 행복사회 구현을 위한 수요자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개편’, 산업부의 ‘국민편익 증진을 위한 R&D’, 행자부의 ‘정부3.0’ 등 수요자 중심으로의 공공정책 혁신을 목표로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기관 모두가 일관된 방향성을 보이는 사실로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요자 중심의 정부를 실현에 있어 필요한 세부 실행전략의 단계에서는 구체적이고 타당한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표 ] 정부운영 패러다임의 변화 방향 출처 : 정부3.0 비전선포식, 국민과의 약속, 정부3.0’, 2013.6.19. 부처합동
그 예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국민 중심 서비스 정부3.0 구현’ 중 ‘국민의 맞춤행복을 지향하는 서비스 정부’라는 전략은 다소 추상적 가치로 표현되고 있다. 중점 추진과제는 ‘수요자 맞춤형 서비스 통합 제공, 창업 및 기업 활동 원스톱 지원 강화, 정보취약계층의 서비스 접근성 제고, 새로운 정보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창출’ 등으로 수요자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정보나 서비스를 통합적·생애주기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정부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는 방법과 수요자의 참여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수요자 중심 정책이 실현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정책이 계획되고 실행되는 과정 속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만들어 질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것은 수요자에게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기회가 제공되어야 함과, 수요자의 참여가 실현 될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야 함을, 그리고 그것을 실현할 방법이 제공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 조건이 마련된 속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구상되고 추진 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발전 초기 단계에서의 공공서비스는 소수의 현명한 전문가 그룹이 대중을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다. 본래 대의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대중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전문가 그룹이 다수의 이익을 위해 선발된 선한 행위 주체라는 전제하에 뛰어난 지적 능력과 조직화로 인한 힘을 토대로 정책을 개발하고 시행함으로써 공공의 선을 실현한다는 모델이다.(강의성, 2007) 대의민주주의에서 전제하고 있는 것은 공공서비스의 수요자인 대중은 조직화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지적 수준을 보유한 개인인 반면 공공서비스의 공급자인 관료 그룹은 각종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함에 있어 필요한 지식을 갖추고 훈련된 전문가 조직이라는 점이다. 그것을 전제로 한다면 가장 많이 학습된 조직의 의사결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며 위험을 피해 빠르게 성장해갈 수 있는 방법이기에 때문에 공공정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위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참여는 공공정책의 개발 단계에서 억제되고 그 대신 협의적이고 대안적인 주민참여과정을 통해 정책결정의 민주화를 도모하게 된다.
[그림 ] 기존 공공정책 모델 : 전문적으로 훈련된 소수의 공급자가 설계하고 제공함(윤성원, 2010)
지금까지의 공공부문의 많은 정책과 서비스는 꾸준히 혁신의 노력을 거듭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요구를 담아낼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절차와 방법이 정착 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공공정책이 수요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기획되거나 세심한 배려를 통해 설계되지 않은 결과로 국민들은 낮은 편의성과 만족스럽지 못한 환경에 처해 있는 것이다. 대체재가 없는 특징을 갖는 공공부문의 서비스는 이로 인해 구청, 우체국, 보건소 등 모든 관공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삶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정책 결정의 투명성 144개국 중 133위, 정부지출의 낭비 정도 107위 등 우리의 공공부문의 경쟁력은 많은 부분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 최근의 OECD 발표를 보면 OECD 회원국 대부분 공공서비스(경찰, 보건, 정부, 사법, 교육 등 5개 부문)에 대한 만족도가 평균 60%, 특히 경찰 및 보건서비스는 70%를 상회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는 반면, 우리나라는 보건 68%, 경찰 53%, 교육 52% 등 OECD 평균에 비하여 상당히 낮은 수준의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OECD, Government at a Glance 2013. ‘한 눈에 보는 정부 2013’(2013, 외교부)에서 재인용
이러한 사실을 볼 때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은 더욱 강도 높은 수요자 중심으로의 혁신이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1.1.2 연구 목적
본 연구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답을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는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공공정책은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이루는 데에 있어 어떤 한계점을 갖는가?
둘째, 공공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는 데에 있어 서비스디자인은 어떤 효용성을 갖는가?
셋째, 서비스디자인은 정책단계 중 어떤 단계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가?
본 연구는 세 가지 연구 주제에 대한 탐색을 통해 서비스디자인이 공공정책의 기획 방법으로써 유용한 방법임을 제시하고, 대안적 방법으로서 공공정책의 영역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해 본 사례를 소개하고 효과를 확인함으로써 유용함을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 공공정책이 처한 상황과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이루는 공공정책 기획 방법으로 서비스 디자인이 갖는 의미와 효용성을 살펴봄으로써 공공정책 기획 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이 활용 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1.2 연구 방법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최근의 수요자 중심의 정책 실패사례를 검토함으로써 기존의 공공정책의 한계점을 밝히고 있다. 또한 발견된 한계점을 넘어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법론의 도입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최근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정책 중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도와 그 결과를 살펴봄으로써 현재 정책이 처해 있는 문제의 원인을 재정의 해 본다. 근본적인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위해 문제의 원인을 해소할 방향을 제시한다. 현 상황과 현재 상황을 불러 오는 원인, 그리고 그 원인을 제거하고 변화 되어야 할 미래상을 제시하는 절차는 미래예측 방법 ‘Timed SWOT’(이광형, 2013)의 기본 개념을 참고하되 경쟁력 요소를 종합하여 파악하는 프레임워크로서 마이클 포터의 국가경쟁력 분석 모델인 ‘National Diamond model’을 활용하여 현재 상황과 현황의 원인, 그리고 개선해가야 할 방향을 경쟁력 요인별로 살펴보도록 한다.
공공정책 기획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효과가 있음을 보이는 과정은 실행 결과를 통해 효과를 확인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2014년 봄, 정부3.0의 대표 과제 발굴과 홍보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당시 안전행정부. 이하 행자부로 표기) 정부3.0 브랜드과제 발굴·홍보단은 국민 중심의 서비스 정부를 만들기 위한 정부3.0의 특징과 효용을 제시할 수 있는 과제(사업)인 ‘브랜드 과제’의 선정을 위해 1,300여개의 사업을 수집 중이었다. 행자부가 국민 중심의 정책기획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의 가능성을 인식하게 된 것을 계기로 한국디자인진흥원 등과 협의하여 정책과정에 디자인방법을 도입해보기로 결정하고, 이 중 파급성, 디자인적용 효과성 등의 기준으로 전문가 평가를 통해 19개의 과제를 선발하여 시범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디자인진흥원은 행자부와 함께 ‘의제설정 > 정책결정 > 정책집행 > 정책평가’로 구성되는 정책 과정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행자부
중 수요자인 국민의 잠재 니즈를 발굴하고 문제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정책 기획, 정책 결정 단계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을 수립하고 6주간의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실행하는 다학제 워킹그룹인 ‘국민디자인단’ 운영을 통해 개선안을 찾는 과정을 거친 후 이 중 15개 과제에 대해 최종발표회를 가졌다. 그 과정을 통해 개선된 정책은 정책 공급자와 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 및 설문조사(참가자 174명 중 61명 응답) 국민디자인단 활동 결과보고서, 2014, 한국디자인진흥원
에서 기존 정책기획과정과 비교할 때 서비스디자인이 도입되었을 때 나타나는 효과성과 차별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행자부는 전 부처와 지자체에 정부3.0의 정책 기획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하기로 결정하게 되면서 그 과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매뉴얼인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를 제작하게 된다. '국가 사업, 국민이 설계한다' - 정부 3.0 추진방식 전환 기사 인용. 2014.9.14. 파이낸셜뉴스
매뉴얼은 행자부, 산업부, 공공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 민간기업인 디맨드가 함께 개발하였다. 국민디자인단의 운영 과정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개발을 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도입해 운영하였다. 워킹그룹 운영시 고려해야 할 점과 공공정책 개발의 영역에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할 시에 고려해야 할 사항을 도출하는 등 워킹그룹의 운영 과정을 기록하고, 운영을 통해 발견되었던 소소한 문제점은 워킹그룹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공무원 및 행정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개선안을 마련하고 매뉴얼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자는 시범사업의 기획부터 사업 종료 후 평가, 적용 과정의 체계화를 통한 매뉴얼 개발에 이르기까지 해당 사업을 추진했던 팀장으로서 과정의 기획과 운영, 성과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그 진행 과정을 기록하였고 서비스디자인이 공공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는데 있어서 기여하는 역할을 정의하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서비스디자인의 효과를 공공부문에 도입할 단계적 전략을 도출하였고,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변화, 확대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하였다.
[그림 ]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 연구 절차
[그림 ]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 연구 절차에 따른 주요 내용
제 2 장. 공공정책 혁신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
2.1 공공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2.2 서비스디자인의 동향
2.3 해외 서비스디자인의 역사
2.4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도입 역사
2.5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동향과 특징
제 2 장. 공공정책 혁신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
2.1 공공정책의 현황과 문제점
최근 공공정책에 대한 수요자 중심으로의 혁신 요구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요자 중심으로의 변화는 지지부진한 상태로 진행 중이다. 현재의 공공 정책이 처해 있는 환경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찾아보고 그것들을 마이클 포터의 경쟁력 분석 모델인 다이아몬드 모델 Porter(1990)는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로서 생산조건(Factor Conditions), 수요조건(Demand Conditions), 관련 및 지원 분야(Related & Supporting Sectors), 기업의 전략, 구조 및 경쟁(Strategy, Structure & Rivalry)이라는 4 가지 속성을 제시했다. 경쟁력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적인 이론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의 4가지 속성, 즉 생산조건(Factor Conditions), 수요조건(Demand Conditions), 관련 및 지원 분야(Related & Supporting Sectors), 기업의 전략, 구조 및 경쟁(Strategy, Structure & Rivalry)의 기준에 대입하여 설명한다. 수요자 중심 정책이 실현 된 것으로 보이면서도 실패한 몇몇 사례를 살펴볼 것이다. 공공부문의 서비스 제공자들이 수요자 중심이라고 판단한 방향이 실제로 수요자에게 가치를 주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는 수요자 지향을 추구하면서도 정책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공공정책의 한계에 대한 착안점과 함께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
2.1.1 생산조건(Factor Conditions) : 공급자 중심으로 정책 목표가 설정되고 관리되는 문제
기존 공공정책의 목표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렇지만 주로 효율성과 생산성 측면의 정량적 성과에 집중하는 등 정책이 의도했던 목표를 정확히 측정하거나 실제적 성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지 못하는 등 성과측정의 유효성에 관해서 많은 논란이 있는 것도 현실이다. 성과 보상체계를 통한 경쟁적 환경에 기반하고 있는 성과측정 구조에서 행위자들이 자신들의 편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 과정에서 왜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문제제기가 되고 있다.(신민철, 2010) 공급자의 입장에서 정책 목표를 설정할 때에 보다 달성하기 쉬운 목표를 임의로 선택하여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수요자 중심의 혁신이 일어나기 어렵다. 성과 측정 결과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하여 행동을 바꾸거나(altered behavior) 혹은 측정 지표를 변경하는(distorted measures) 일체의 전략적 대응 행위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Propper and Wilson, 2003) 성과측정의 왜곡은 정책 목표 설정 단계에서 뿐 아니라 업무수행 및 관리 단계, 자료수집 단계, 평가 및 해석 단계 등 모든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정책의 목표가 설정 되는 정책수립 단계에서의 왜곡 현상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것은 정책 목표가 어떻게 수립되는가에 따라 정책과정 OECD(2001)는 정책과정을 정책설계, 정책집행, 정책평가의 3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일반적 정책과정은 의제형성, 결정, 집행, 평가 등 4개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안전행정부는 ‘정책품질관리매뉴얼’(2008)에서는 이 네 단계를 1. 정책형성, 2. 정책수립, 3. 정책집행, 4. 정책평가 및 환류로 정의하고, 단계별로 주요 점검사항을 제시하고 있다.
전반이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그림 ] 정책과정의 단계(이승모, 2014)
여러 성과목표들 중에서 달성하기 쉽거나 측정이 용이한 성과목표만을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터널효과’(tunnel vision), 기관의 장기적 목표보다는 담당 관료나 조직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단기적인 목표를 선택하는 ‘근시안적 목표설정’(myopia), 그리고 보상이나 목표달성을 위해 가급적 차기년도의 목표수준을 의도적으로 낮추어 잡는 ‘톱니효과’(ratchet effect) 등이 대표적인 왜곡현상이라 할 수 있다.(신민철, 2010) 신민철은 39개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성과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왜곡현상들에 대한 인식 및 영향요인들을 조사ㆍ분석한 결과 정책목표 및 평가 지표 선정과 관련된 4개 항목에 대해서 대체로 왜곡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 ] 성과측정 왜곡 유형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 중 발췌(신민철, 2010)
공공 정책은 국민의 입장을 배려하기보다는 제공자가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하고자 하는 유인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자가 쉬운 문제를 낸 후 스스로 그 시험의 수험자가 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성과 평가가 갖는 또 다른 허점은 평가가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피평가자는 성과를 높이기 위해 평가를 잘 받기 위한 요령을 찾아내고 그 부분에 집중함으로써 본래 추구해야 했던 목적은 뒷전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공공부문의 평가로는 ‘공공기관 경영평가’가 가장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평가이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만족도 점수는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많은 공공기관들이 만점에 가까울 만큼 높은 고객만족도 점수를 획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것이 공공기관의 서비스가 더 개선될 여지가 없을 만큼 높은 수준에 다다랐음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민간 부문의 서비스 수준에 비교할 때 공공 부문의 서비스 수준이 뒤떨어져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인식이다. 민간 부분의 서비스 품질 향상이 공공부문의 혁신을 촉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이다. 따라서 많은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대부분 최고 점수에 도달해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평가가 어떤 이유에서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함을 뜻한다. 고객만족도 측정 결과가 성과급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다 보니 실제로 임직원의 친인척을 고객으로 위장하거나 조사 대상자에게 선물공세 등을 통해 높은 점수를 요청하는 행위가 일종의 관행이 됐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고객만족도 조작…가짜고객에 공짜여행까지’, 2012.11.5. 연합뉴스
이는 공공기관의 목표 관리와 평가 체계에 근본적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정책 평가가 더 좋은 공공정책을 만듦으로써 국민의 만족을 높이는 데 기여해야 함에도 현재의 평가는 수요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주는 방향으로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기보다는 평가 받는 요령을 고도화시키는 쪽으로 잘못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지표의 특성(Parks, 1984; Kelly & Swindell, 2002)과 고객만족도의 타당성 미흡(Kelly & Swindell, 2002 등)이 지적되고 있는 등 많은 연구들은 공공부문의 평가 시스템이 국민들에게 실상은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2.1.2 수요조건(Demand Conditions) : 정책 수요자의 불만 상승
주로 ‘효율성’과 ‘관리’의 관점에서 구축 되고 운영되었던 기존의 공공정책의 운영방식은 사회가 점점 복잡하고 다양화되면서 기존의 대의민주주의만으로는 국민의 의사를 정확히 반영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평가를 얻게 된다. Peter(1996)는 대의민주주의 제도만으로는 국민의 요구를 정책으로 전환하는데 불완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박광국 외(2006) 정책과정별 국민참여 수준의 평가모델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 보고서, 가톨릭대 정부혁신ㆍ생산성 연구소
정책 수요자로서 이제까지 수동적 입장에 있던 국민들은 이전보다 더욱 높은 교육 수준과 정보력을 갖추게 되면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국민들이 세심하게 디자인 된 민간 서비스를 경험하며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기존의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되는 공공정책에 대해 위화감을 의식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민간 영역에서 서비스혁신 경쟁이 치열해지는 경향에 따라 국민들의 공공영역에 대한 수요자 중심의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질 것이며 그에 따라 불만도 함께 상승할 것이다.
[그림 ] 수요자가 정보우위를 점하며 공급자에서 혁신을 요구하고 있음(윤성원, 2010)
정보통신 기술 발전 등 환경적 여건의 변화도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으로 변화를 유인하는 요인이다. 전술한 바와 같은 요인들은 국민이 공공서비스의 정책 계획과 실행에 직접 참여하는 경향을 촉진함과 동시에 정책 공급자인 관료들에게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의 필요성 인식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2.1.3 관련 및 지원 분야(Related & Supporting Sectors) : 이해관계자가 복잡하여 상호간 긴밀한 협력 없이는 문제해결이 어려움
공공정책은 많은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고 전달체계가 복잡해 환경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하기 어려운 반면 공공정책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의 복잡성이 커지고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책은 이른바 난제(wicked problem)가 되고 있다.(윤영근, 2013) 헤드와 알포드(Head & Alford, 2008)는 난제의 두 가지 측면을 지적하고 있는데 그것은 ‘복잡성’(complexity)과 ‘포괄성’(diversity)이다. 복잡성은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얻는데 있어서의 어려움을 의미한다. 포괄성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의 수와 다양성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문제를 찾기 어렵고 이해관계자가 복잡할수록 난제라는 것이다.(윤영근, 2013) 최근의 정책 환경은 점점 더 두 가지 경향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어 난제로서의 특징이 두드러지고 있다.
‘복잡성’이 특히 높아서 문제를 바르게 정의하고 적당한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운 정책의 예시로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고용개선 정책의 예를 들 수 있다. 정부는 2012년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추진 지침’을 발표하여 2년 이상 지속해서 특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것을 지침으로 내렸다. 비정규 계약직 근로기간이 2년이 넘으면 사실상 정규직인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정책이었다. 구상되었을 때 그것은 노동자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선한 목적에서 계획된 것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정책이 된다. 기관입장에서는 인력 정원 제한 문제 등으로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지 않았기에 2년이 되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2년간 일할 수 있는 새로운 계약직 근로자를 찾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2년짜리 시한부 계약직이 양산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고용의 안정성이 낮아지게 된다. 동시에 직장에서도 숙련도 높은 근무자를 계속 고용할 기회가 차단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결국 고용인과 피고용인 모두의 목을 베는 양날의 검이 되고 만 것이다.
사전에 정책 이해관계자의 욕구와 상황을 이해하고 정책이 시행된 결과로 나타날 반응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지만, 높은 복잡성 때문에 복잡다난한 변주가 일어나는 정책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예측이 가능했다면 애초에 그런 정책을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해관계자가 다양하고 많은 결과로 나타나는 ‘포괄성’의 문제를 잘 드러내는 예시로는 공공환경의 개발의 예를 들 수 있다. 다음(그림)는 수원지방법원 앞 횡단보도의 사진이다. 사용할 수 없는 횡단보도임을 알 수 있다. 지자체의 도로, 횡단보도, 신호등, 나무식재를 담당하는 부서가 서로 달라 사전에 협의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한 결과이다. 공공정책의 공급자들은 전문 영역으로 역할이 나뉘어 있어 서로 정보가 교류되지 않는 특징이 있으며 이에 따라 시스템적 접근이 필요한 문제는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 수원지방법원 앞 교차로 사진. 2013.7.(사진제공: 남궁성 도로교통연구원)
다음(그림)은 헬싱키에서 일어났던 사례이다. 헬싱키 바나(Baana)에서는 구 화물철로를 자전거 전용 도로로 고치면서 Helsinki 글자 형상으로 된 스케이트 보드 연습장을 만들었다.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청소년들 때문에 불편을 겪게 된 시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있자 시는 그곳을 연습장으로 이용 할 수 없도록 설치물 주변 도로를 걷어내게 된다. 하지만 며칠 뒤 시는 다시 청소년들의 항의를 받게 되었고 그 결과 다른 부서가 도로를 본래대로 설치하게 되었다. 사진은 한 쪽은 도로가 뜯겨져 있고 다른 한 쪽은 새로 정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수요주도 혁신정책(Demand-driven Innovation Policy)으로 잘 알려진 핀란드의 경우도 ‘포괄성’의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 것이다. 동일한 공적 자산에 대해서도 다양한 요구를 갖는 정책 수요자가 있을 수 있으며 이들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것은 해결하기 어려운 난제임을 알 수 있다.
[그림 ] 헬싱키 바나(Baana). 스케이트보드 연습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가 다시 복구하는 장면(사진제공: 이승호 헬싱키 알토대학교)
2.1.4 구조 및 경쟁(Strategy, Structure & Rivalry) :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이 시행되는 문제
2014년 강원도 강릉시에 국내 최초로 비키니 족을 위한 선탠 전용 해수욕장이 생겼다. 사근진 해변에 마련된 이 해수욕장은 기획된 과정을 볼 때 수요자 중심의 해수욕장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강릉시는 전년도 피서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수요조사를 통해 나타난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 남성들의 시선을 싫어한다는 의견에 주목했고 그 요구에 따라 전용 해수욕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름철 이용자 수는 전년도에 비해 1/3 가까이로 줄어들었다. 사용자에게 원하는 것을 묻고 그것을 제공하는 1차원적 수요자 중심 정책은 실패하기 쉽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가 되었다. ‘여자를 너무 몰라~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이 폭망한 이유?’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4.7.31.
라는 기사에서는 “남자가 없는데 비키니가 뭔 소용?”, “비키니를 차려입고 해변을 찾는 여성들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통해 수요자 의견을 그대로 받아서 시행되는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기사에서 주목할 점은 강릉시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나타난 정책 공급자의 인식이다. 시 관계자는“계속적인 홍보를 통해 이용자가 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방문객 감소 이유를 ‘홍보 부족’에서 찾았다. 수요자의 니즈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서 일어난 실패라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림 ] 비키니 해수욕장 성공? 피서객은 작년의 절반. SBS뉴스. 2014.07.29
이러한 문제 인식과 대응의 패턴은 2011년 엄청난 국민적 비난을 받고 폐기되었던 3색 화살표 신호등 체계 도입과 관련된 정책 사례에서도 발견된다. 당시 조현오 경찰청장은 “홍보가 부족했다”며 지속적 홍보를 하면 혼란이 사라질 것이라 주장했는데 혼란에 따른 사고는 끊이지 않았고 결국 이 정책은 폐기되었다.
중소기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전통시장의 시설현대화 사업’의 경우도 상당한 수준으로 수요자 중심이 강조되는 정책이다. 정책의 주요 대상인 시장 상인회의 요구에 따라 현대화 할 시설을 결정하고 개발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시장 상인회의 요구를 발굴하고 수렴하기 위해 설문조사, 토론, 위원회 또는 협의체 운영 등의 다양한 방법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수요자의 요구를 토대로 사업의 내용을 결정하다보니, 천편일률적으로 대부분의 시장에 아케이드 설치, 주차장 확충, 캐노피(가림막)를 씌우는 것이 사업의 주된 내용이 되었다. 그것으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오히려 시장의 고유성을 없애고 전형화 된 시장으로 바꾸고 있을 뿐이라는 비판이 많다. 설사 상인들이 희망하는 시설 현대화가 최선으로 이루어졌다 해도 그것 때문에 고객들이 현대식 마트 대신 전통시장을 더 가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시장활성화 정책의 수요자가 과연 시장 상인인가라는 전제에도 의문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2.1.5 공공정책의 현황, 문제점과 그 원인
사례를 통해 공공정책 부문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종합하면 다음의 그림과 같다.
[그림 ] 공공정책의 현황
참고 : ‘Porter's Diamond of National Advantage’(마이클 포터, 1990)
사례를 통해 살펴 본 바와 같이 공공정책이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그 상황으로 이끄는 원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 할 수 있다.
첫째, 공공정책은 수요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공급자가 달성하기 쉬운 방향으로 정책 목표가 설정되고 관리되는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자 편의대로 정책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 측정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둘째, 정책 과정에서 수요자의 양적, 질적 참여를 수용하지 않는 경우 수요자들의 불만이 나타날 수 있다. 정책 수요자의 참여의지가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정책 이슈의 복잡성도 점점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며 이로 인해 정책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해결이 어려운 난제로서의 특징을 갖게 된다.
넷째, 수요자 지향을 추구한 정책이라고 해도 실상 결과를 보면 수요자의 만족과 거리가 먼 정책이 계획되고 실행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것은 수요자의 숨겨진 니즈를 찾아낼 전략과 방법론이 없기 때문이다.
공공정책의 경쟁력 요소별로 파악된 현황과 원인을 종합하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 ] 공공정책의 현황과 그 원인
포터의 국가경쟁력 모델의 경우에도 네 가지 요소는 각각 경쟁력을 결정하는 독립적 요소임과 동시에 서로 간에 상호작용을 통해 다른 요소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의 경쟁력을 형성한다. 공공정책의 네 가지 경쟁력 요인도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공공정책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2.2 서비스디자인의 동향
2008년 즈음 국내에 도입되어 불과 5년 내외의 짧은 기간 동안 디자인의 한 분야로서 자리매김하게 된 서비스디자인이 어떤 경과를 통해 도입되어 확산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산학계의 변화와 정부의 개입을 통해 추진되었던 내용이 무엇이고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회고해 본다.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디자인이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의 혁신을 가져오는데 어떤 유용성이 있는지 살펴보고 서비스디자인의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 필요한 정책적 시사점은 무엇인가를 찾는다.
2.2.1 디자인 개념과 역할의 확장
‘디자인은 공기이다’라는 식의 철학적 정의로부터 지극히 실용적 개념까지, 대량생산을 통한 산업화에 기여하는 공예로서 산업디자인의 개념이 성립된 이래 디자인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법률적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보자면 현재 국내 디자인산업과 관련된 법률인 「산업디자인진흥법」에서는 순수미술로서의 디자인과의 법적 구별을 위해 산업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산업디자인을 ‘제품 등의 미적·기능적·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자 및 소비자의 물질적·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및 개선행위를 말하고, 제품디자인·포장디자인·환경디자인·시각디자인 등을 포함한다.’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는 디자인의 정의 및 분류를 서비스업에 포함하는 ‘전문디자인업’이라는 분류번호 746번을 부여하여, 인테리어디자인,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기타전문디자인업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2014년 12월 30일 개정된 산업디자인진흥법은 "최근 산업디자인의 영역이 제품의 단순한 외관 꾸미기에서 벗어나 기술개발과 서비스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방법론, 인력양성 등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태"라는 이유를 들어 산업디자인의 범위를 ‘제품디자인·포장디자인·환경디자인·시각디자인·서비스디자인 등을 포함한다.’고 함으로써 서비스디자인을 새로운 디자인 영역으로 제도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실제 산업에서 디자인은 법률적 정의에서 의미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넓은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각 산업별로 활용되는 역할에 따라 다음과 같은 가치사슬로 디자인산업을 분류해 볼 수도 있다.
[표 ]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분류방법 (조동성, 2001) 수정 – 서비스디자인 추가 * ‘21세기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분류방법’, 조동성(2001), 경영논집35을 참고하여 수정
하지만 실은 서비스디자인은 위의 표에서처럼 특정 디자인의 영역 또는 가치사슬 상의 특정 단계로 한정해서 정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서비스디자인은 단지 서비스만을 디자인하는 것을 의미하는 아니라 특정 터치포인트에서 사업 전략, 통합적 생태계까지에 이르기까지 Project Scope에 따라 디자인 문제의 범위가 매우 변화무쌍하기 때문이다. 기존 디자인 방법과 최근 20여 년간 세계적으로 새롭게 부상 중인 새로운 디자인 방법인 UX디자인, 서비스디자인 등의 차이점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표 ] 전통적 디자인과 새로운 디자인 방법 간 차이점 (윤성원, 2010)
2.2.2 서비스디자인의 등장 배경
지금까지 공급자 중심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인 공공서비스의 혁신을 위해 세계 각국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경험과 감(感)에 의존해 온 서비스산업과 제조산업에서도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조서비스화를 추구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서비스 디자인’ 뿐 아니라 ‘서비스 엔지니어링’, ‘서비스 마케팅’, ‘서비스 경영’, ‘서비스 사이언스’ 등 다양한 서비스 혁신 방법에 관해 학문적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공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표 ] 다른 서비스 혁신 방법과 서비스디자인 방법의 비교(윤성원, 2010)
이중에서 약 2000년 즈음부터 미국, 영국 등 선진국 중심으로 공공복지 서비스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디자인 방법을 적용하거나 서비스디자인으로 산업 혁신을 추진하는 등의 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생산 중심의 제조산업에서 경험 중심의 서비스산업으로 중심축이 변화하고 있다. 제조업에도 서비스의 개념이 더해지기 시작하면서 기존 제조업의 성격이 바뀌고 있고 서비스산업의 중요성도 이전보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와 산업이 고도화 된 나라일수록 제조산업보다 서비스산업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볼 때, 미래의 전망은 산업의 서비스화 경향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서비스화 경향에 따라 공급자(공장, 생산자)에서 소비자(시장) 위주로, ‘생산력’ 중심에서 ‘사용자의 욕구’ 중심으로 힘의 위치가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점점 더 인간 중심, 수요자 중심의 방법론이 더욱 주목받게 되는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생산력은 생산요소와 각 요소를 연결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고 볼 때 생산력의 대표 요소로는 ‘기술’을 들 수 있는데, 기술이 가야 할 방향을 정하던 시기에서 사용자인 인간에 집중해 방향을 정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뭔가를 새로 만들 때 기술과 같이 공급자가 보유한 자원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어떤 니즈를 가지는가를 발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게 된다는 말이다.
생산력 위주의 시장이 사용자 욕구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기업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 기술(우리가 가진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구상하는 것에서 출발하기)보다도 욕구 또는 비전과 미래를 바라보는 능력(우리의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게 될까를 고민하는 것에서 출발하기)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졌고 과학기술과 논리적 분석 능력보다 소비자의 해소되지 않는 니즈를 찾아내는 감성과 민감성이 중요해졌다. 과거와 비교할 때 연구개발의 주도권이 기술에서부터 디자인으로 상당부분 이전 되는 현상을 이끄는 중요한 배경이다. 따라서 연구개발의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디자인의 역할은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내는 일, 수요자 니즈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창의적으로 미래를 구상하여 가시화하는 일, 지속가능하게 운영 될 수 있는 서비스 모델을 구상하는 일이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디자인 역할을 대표하는 영역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이 부상하고 있다.
제조산업에서는 남들보다 더 빠르고 싸게 좋은 품질을 생산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이라 할 수 있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싸게, 좋은 품질을 생산해 낸다는 것은 모두 ‘생산력’에 해당되는 것이며 생산력은 생산성과 효율성의 가치를 추구한다. 제조자의 입장에서 볼 때 생산력 요소는 대체로 손에 잡히는 실제화된 것으로서 경영의 대상으로서 관리하기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보다 빠르고 싸게 제조할 수 있는 경쟁력만으로 창출할 수 있는 부가가치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에 비해 서비스업에서는 제조업의 경우에서처럼 생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던 관점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사용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새롭고 좋은, 차별화 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가를 감지해내고 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새롭고 좋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가를 정확히 포착해 그에 맞춰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서비스산업에서는 과학기술과 논리적 분석 능력보다도 소비자의 해소되지 않는 니즈를 찾아내는 감성과 민감성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한 역량으로 부각된다. 제조와 서비스는 서로 다른 규칙이 작동하는 세상인 것이다.
[그림 ] ‘서비스경영’과 ‘서비스디자인’의 비교.
위 그림은 구글에서 특정 단어가 어떤 정황으로 검색되고 있는지 검색어 동향을 시각화해서 표현해주는 ‘구글 트렌드’에서 서비스 혁신 방법으로서 ‘서비스 경영’과 ‘서비스 디자인’의 상대적 검색량을 서로 비교해 본 것이다. 데이터 조회가 가능한 2004년 이후 현재까지 서비스 경영 키워드에 대한 활용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반면, 서비스 디자인이라는 키워드 활용도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상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는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급자 중심의 철학인 관리 관점의 서비스 혁신 방법인 ‘서비스 경영’ 보다도 수요자인 인간 중심의 철학인 디자인 방법인 ‘서비스 디자인’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 받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을 키워드의 활용도로 미루어 알 수 있다.
2.2.3 생산력 경쟁의 시대에서 경험가치 경쟁 시대로
세계적인 놀이터 디자이너 귄터 벨치크는 놀이터가 정작 고객인 아이들의 생각과 무관하게 만들어지는 점에 문제를 제기한다. “아이들 놀이터는 어른의 시각으로 설계된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왜 아이들에게 물어보지 않는가?” 어린이 놀이터가 정작 수요자인 어린이들의 요구와는 별개로 어른들을 위한 놀이터가 되고 만다는 이야기는 현실에서 너무나 흔히 접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는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기 보다는 공급자의 관점으로 관성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이 태반이다.
자동판매기만 봐도 공급자 중심의 철학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800년대 후반 동전투입식 자동판매기가 개발된 이후 200여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우리는 동전을 넣고 나서 물건을 집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 우리는 공급자 중심의 세상에 갇혀 살고 있지만 그것이 치명적이지 않아서 감지하지 못할 뿐, 따지고 보면 불편에 적응하면서 용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조명산업에서도 공급자 중심의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난다. 전통적으로 전구 제조에 있어 중요한 경쟁력은 ‘얼마나 밝은가, 얼마나 오래 가는가’, 다시 말하자면 ‘기술’일 것임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제조산업은 중요한 생산요소인 제조 기술 역량을 토대로 지금까지 경쟁해 온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좋은 느낌을 줄 수 있는 빛을 찾고 있다. 국내 전구 제조업체들이 세고 오래가는 전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때,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는 20년 전부터 사람에게 빛이 어떤 경험(감각, 감성, 감정, 느낌, 심리, 기억 등)을 주는가를 연구하고 있었다. 전구보다 사람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차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조산업에도 수요자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2.2.4 필요한 것은 세탁기가 아니라 세탁이다
제품은 서비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이다. 전통 제조업도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 서비스를 전달할 것인지, 제품이 앞으로 어떤 서비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디지털TV를 예를 들자면 기술적 관점에서 더 이상 혁신의 여지가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현장감을 높일 수 있는 최대치의 기술개발이 이루어졌다. 더 큰 크기, 더 높은 해상도, 곡면화면, 3D기술 등 생산자는 동원 가능한 모든 기술을 통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여전히 기존 제조산업의 가치관, 생산자의 관점을 반영하는 방향이라 할 수 있다. TV는 원거리 영상 컨텐츠를 전해주는 기능을 구현하고 있는 제품으로서 사용자는 TV를 통해 원거리 영상을 보는 서비스를 경험하는 것이다. 사용자 입장에서 그 서비스를 실현하는 대상물은 TV가 아니라 벽지, 빌트인 서랍장의 문, 안경 등 무엇이라도 관계없다. MP3플레이어 시장을 지금은 휴대폰이 대체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집안에서 영상 컨텐츠를 보고자 하는 사용자의 욕구이다. 생산자들은 사용자 관점에서 욕구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대상물 또는 서비스로 실현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세상은 결핍의 시대를 넘어 생산품 과잉의 시대에 와 있고 사용자는 생산품의 구매에서 만족을 느끼는 단계를 넘어 사용 경험 중에 느끼게 되는 정서와 심리적 만족을 욕구하고 있다. 그런데 서비스의 소비를 통해 사용자가 느끼게 되는 경험은 매우 복잡한 요소들로 구성된다. 경험은 생산품이 포함된 서비스를 통해 형성되며 인지, 감정, 감성, 심리, 느낌, 기억의 복합체이다. 사용자가 생산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어떤 가치를 느끼게 되는지 알고 그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생산요소를 최적화하는 것이 생산자의 핵심 경쟁력이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사용자 경험가치를 최적화 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따라서 생산자는 사용자 경험요소를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고, 기업이 그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부 연구개발의 기반을 갖추고 산업 육성, 기업 지원 전략도 보완하여야 한다.
2.2.5 서비스디자인의 수요시장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화를 실현하는 방법으로도 적용될 수 있으며 공공서비스를 혁신하는 방법으로 고려될 수 있기에 앞으로 그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할 수 있다. 경제 서비스화의 상황에서 서비스혁신을 이룰 수 있는 다양한 접근법과 학문이 고려되고 있는 와중에 서비스디자인은 독특한 특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SSME(Services Sciences, Management, and Engineering)로 총칭되는 타 서비스 혁신을 다루는 학문들은 대체로 생산성과 효율성, 품질 향상이라는 생산력 중심의 혁신을 추구하는 것에 비해 서비스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사용자의 서비스 경험에 집중하는 방법으로 서비스화 경향에서 요구되는, 수요자의 니즈를 토대로 혁신을 추구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서비스 혁신 방법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
·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 품질 개선에 초점을 두는 공급자 중심 혁신 방법 (예 : 서비스사이언스, 서비스엔지니어링, 서비스경영, 서비스마케팅 등)
· 감성, 심리, 경험에 집중하여 서비스를 설계하는 수요자 중심의 혁신 방법
[표 ] 기존 서비스 혁신 방법과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윤성원, 2014)
기존 디자인과 비교할 때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통합적으로 기획해 개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서비스를 디자인한다. 기존의 디자인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특정한 시점에 존재하는 특정 대상물을 디자인하는 것이었다면 서비스는 시, 공간적으로 연속적 맥락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모든 과정과 그 내용을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의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
· 제품 등 특정 대상물을 실제화 하는 역할(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제품디자인, 환경디자인 등)
· 서비스를 구성하는 유무형의 요소를 통합적으로 기획하고 개발하는 역할
[표 ] 기존 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별점(윤성원, 2014)
서비스디자인을 경영 컨설팅과 경험디자인 등 유사 개념간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다음의 표와 같다.
[표 ] 서비스디자인, 경영 컨설팅, 경험디자인 간 차이점 비교
출처 : 엔진 서비스디자인워크숍 참가 결과보고서(한수련, 2010) 내용 중 수정
그 중에서도 유사성이 큰 서비스디자인과 경험디자인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비교하자면 다음과 같다.
구분
서비스디자인
경험디자인
디자인의대상
․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 다 다룸
․ Front stage와 Back stage에서의 시스템과 이해관계자간의 관계 등에 주목, 전체 맥락에서 제품/서비스 혁신 방안을 찾음
․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 다 다룸
․ 고객 경험 여정에 있어 Front stage 상의 Touch point(고객과 제공자 측과의 접점)
방법론
․ 고객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 비즈니스 특징, 기업이 가진 문제 등 파악 방법
․ 경험디자인의 방법론 + Back stage를 조망하는 서비스청사진(Service blueprint), 이해관계자맵(Stakeholder Map), 서비스 프로토타이핑(Service Prototyping) 등 추가
․ 고객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
․ 고객여정맵(Customer Journey Map), Ethnography, Survey, Persona, Usability Testing, Scenario 등
디자인의결과
․ 전체 맥락에서 서비스 품질, 효과를 향상시킬 솔루션
․ 서비스가이드라인, 제품, 환경, UI 등 다양한 형식의 실제화 된 산출물
․ 고객과 기업 간의 접점에서 생기는 문제 요인들을 제거함으로써 전체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
․ 즉시 활용 가능한 시각적 결과물
접근방법
* 음식점 사례
․ 식자재배송업체 운전자와 인터뷰를 통해 자재 공급에서의 문제점을 발견,내부조직 체계를 조정하는 등 서비스 개선점 도출
․ 고객뿐 아니라 주방 안과 사무실 내부, 요리사와 인터뷰 등 폭넓은 범위를 조사
․ 서비스공급자를 포함한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을 두루 살핌. 서비스가 제공하는 경험의 총합을 파악
․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접점에 주목하여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개선함
․ 업장 내에서 고객이 만나는 모든 경험 요인을 다룸
․ 주로 고객(End user)을 조사함
[표 ] 서비스디자인과 경험디자인의 차이(윤성원, 2010)
서비스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는 수요시장의 특성을 중심으로 서비스디자인의 주요 역할은 다음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표 ] 수요시장별 서비스디자인의 역할(윤성원, 2010)
2.3 해외 서비스디자인의 역사
서비스디자인의 공헌자로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쇼스탁(G. Lynn Shostack)이다. 본래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활동은 마케팅이나 경영 분야의 영역의 하나로 여겨졌었던 것을 미국 금융전문가 Lynn Shostack이 1982년에 제품과 같은 물질적인 요소와 서비스와 같은 비물질적인 요소를 하나로 통합화된 디자인을 제안하면서 서비스디자인의 역사가 시작된다. 이후 1991년 퀠른 국제 디자인 대학(Koln International School of Design, 이하 KISD. www.kisd.de)의 미하엘 에를호프(Michael Erlhoff) 교수에 의해 서비스디자인이 디자인의 한 분야로서 처음 소개되었고 후에 같은 학교의 비르짓 마거(Birgit Mager) 교수가 서비스디자인 연구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역사적인 배경이 디자인대학에서 출발해서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비스디자인 학위 과정은 대부분 디자인대학에서 운영되고 있다.
세계의 주요 대학에 서비스디자인 학위를 운영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최영현 등. 2011)
세계적으로 서비스디자인의 확산에 가장 크게 기여한 조직을 꼽자면 글로벌 커뮤니티인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와 영국의 디자인 진흥기관인 디자인카운슬이다.
2004년에 독일의 퀠른국제디자인대학(KISD)과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 스웨덴의 링코핑 대학, 이탈리아의 밀라노 폴리테크닉과 도무스 아카데미가 주체가 되어 서비스디자인의 산학간 네트워크인 서비스디자인네크워크(Service Design Network. 이하 SDN. www.service-design-network.org)를 설립한다. 현재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는 가장 큰 국제적 커뮤니티로서 서비스디자인의 최신 정보를 파급하고 있고 전문가간의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영국 Design Council은 2004년부터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RED(2004-06), Dott07(2007) 등 대규모의 공공서비스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주목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디자인카운슬이 주도했던 다양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영국의 서비스디자인 기업들은 현재에도 대부분 서비스디자인 커뮤니티의 선도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그중 특히 서비스디자인계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가졌다고 판단되는 기업은 엔진과 리브워크이다. 2000년 처음으로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을 표방한 엔진(Engine)사가, 2001년에는 리브워크(www.livework.co.uk)사가 설립된다.
서비스디자인은 최근 20여년 새롭게 등장하여 발전되고 있는 개념인 만큼, 서비스디자인 기업과 학교들도 미국과 영국, 북유럽 등 주로 기존의 디자인 선진국을 중심으로 발전되고 있으며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는 Engine, livelwork, thinkpublic, IDEO, Continuum 등을 들 수 있다. IDEO(팀 브라운 대표 : 제품디자인), 엔진(올리버 킹 대표 : 제품디자인), 리브워크(크리스 던스 대표 : 인터랙션디자인), 컨티늄(지안프랑코 자카이 회장 : 제품디자인)과 같은 서비스디자인 기업들은 경영진이 디자인 전공자이고 인력구성이 디자이너 중심이므로 디자인기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 세계에서 주목 받는 서비스디자인 기업은 대부분 디자인 에이전시이며 기존 디자인 영역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서비스디자인 컨설팅 기업으로 변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2.4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도입 역사
국내에서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이 처음 소개된 것은 디자인 서적을 주로 출간하는 안그라픽스의 ‘서비스디자인 시대’(표현명 외. 2008. 안그라픽스)라는 도서를 통해서였다. 서비스디자인이 해외에서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 또는 디자인 학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었음에도 당시 국내 디자인 업계와 학계에서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거의 등장하지 않고 있었던 상황을 고려한다면, 디자인 분야의 서적으로 번역서가 아닌 국내 저자의 책이 발간되었다는 점은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주제 석사학위 논문 '서비스디자인 측면에서 공공서비스 평가 방향연구', 2009, 이대디자인대학원, 한수련
이 처음 나타난다.
본격적으로 서비스 혁신방법에 대해 학계와 업계가 주목하게 된 것은 디자인 영역이 아닌 타 분야에서부터였는데 그 계기는 정부가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서비스 혁신 필요성 인식에 따라 국책 연구소, 정책 연구 기관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각국의 정책을 연구하게 되면서 국내에 해외의 다양한 서비스 혁신 동향을 소개하게 된다. 정부가 서비스산업 고도화 필요성을 인식하게 됨에 따라 서비스 혁신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모색하는 와중에 다양한 해외 동향이 소개되었던 것이다. 그 시작으로는 주요 서비스산업 분야별 현황 파악 및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과제를 제시하기 위한 ‘서비스 산업 선진화 방안’(2009.5)과 서비스 R&D 개념과 서비스 R&D 분야별 사례 등을 제시했던 ‘서비스 R&D 활성화 방안’(2010.2)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2009년은 서비스 혁신 방법으로서 다양한 산학계 동향을 접할 수 최초의 움직임이 있던 해였다. 2009년 정부가 서비스 혁신 방법을 모색하는 와중에 국내에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이 알려지게 된다. 2009년 11월 10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주관으로 개최된 서비스R&D 국제 컨퍼런스 기조연설자였던 미국의 대표적 디자인기업인 IDEO의 창립자 빌 모그리지가 ‘서비스디자인’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서비스산업 고도화에 있어 디자인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던 것이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을 본격적으로 알린 시작이었다. 2009년 12월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한 테크플러스포럼에서는 빌 홀린스, 영국의 서비스디자인기업 리브워크의 창립자인 크리스 던스 등 해외 서비스디자인계 인사가 서비스디자인의 개념과 필요성에 대해 소개하였다. 또 2009년부터 파워 블로그인 하이컨셉&하이터치(health20.kr)와 쓸만한 웹(www.usableweb.co.kr) 등 웹을 통해서도 서비스디자인의 개념과 방법론, 사례 등이 소개되면서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정보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2010년부터 산업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시범사업 및 R&D 과제로 서비스디자인의 사례들이 실행되고 공개되면서 수요시장과 디자인계에도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2010년에는 경제의 서비스화 경향에 따라 민간 수요시장에서 사용자 경험의 총체적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던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금융산업과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먼저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나타난다. 2011년 이래 현대카드, 신한은행, 삼성생명보험 등에서는 사용자경험 전문가를 영입해 팀을 만들고 사용자 경험 혁신을 위한 내부 역량을 보강하였다. 의료계에서는 2011년 대한병원협회의 서비스디자인 국제회의를 시작으로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움직임이 생겨났다. 이후 의료질향상학회 학술대회, 성인간호학회 학술대회 등에서 환자 중심의 혁신을 이루는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이 학술대회의 테마나 주요 발표로 다루어지게 되었고, 2014년 헬스케어디자인학회가 창립된다. 2013년에는 서울아산병원이 디자인 이노베이션센터를, 2014년에는 삼성서울병원이 미래혁신센터를 개소하면서 서비스디자인으로 병원혁신을 추진할 조직 체계를 갖추어가고 있다. 제조업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빨리 서비스디자인 조직을 갖추고 인력 채용, 교육 등을 통해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에서도 UX 인력을 보강하고 연구를 추진 중이다.
2011년부터는 ‘design dive’라는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활동이 일어나면서 총 6차례에 걸쳐 40여개의 주제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는데, 2013년까지 총 5백여 명 이상의 참가자들이 참여하였다. 그 과정에서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되고 참여자들 간에 서비스디자인 기업을 창업하게 되는 등 design dive는 국내에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대중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공공영역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보건복지부(이하 보건부),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 서울시, 경기도 등 정부 부처 및 지자체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공공서비스로 혁신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0년부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중심으로 에너지, 보건의료, 복지, 산업단지, 전통시장, 학교 등 다양한 공공분야의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실행하면서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2014년 행자부와 산업부는 정부3.0의 대표 정책을 기획하는 과정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효과를 확인하고 정부3.0 정책 개발시 서비스디자인 적용을 권고하는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법, 제도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14년 12월 30일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안이 공포되었다. 개정안은 디자인 산업디자인진흥법은 디자인의 개념, 역할, 산업적 진흥을 위한 방안을 언급하고 있는 법으로서 산업화가 고려된 디자인 영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디자인을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법으로 볼 수 있다.
을 ‘산업디자인이란 제품 및 서비스 등의 미적․기능적․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자 및 소비자의 물질적․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개선 및 기술개발 행위 등을 말하며, 제품디자인 · 포장디자인 · 환경디자인 · 시각디자인 · 서비스디자인 등을 포함한다’로 정의하고 있다. 1977년 산업디자인진흥법 재정 이래 최초로 디자인 영역에 무형의 디자인이 편입된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협력하여 국가인적자원 양성의 표준이 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으로 2014년 서비스경험디자인을 업역으로 표준 모형을 개발하였다.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서비스디자인이 독특한 디자인 영역으로서 자리매김 되고 있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는 것은 디자인의 새로운 영토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 2008,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소개한 첫 도서 출간 ‘서비스디자인시대’(표현명 외. 안그라픽스)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barcode=9788970593609
◦ 2009, 서비스디자인 주제의 첫 석사학위 논문 쓰여짐. '서비스디자인 측면에서 공공서비스 평가 방향연구'(2009,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대학원, 한수련)http://cafe.naver.com/usable/3178
◦ 2009, 서비스R&D국제 컨퍼런스에 IDEO창립자 빌 모그리지가 ‘서비스디자인’ 주제로 기조 연설, 해외연사로서 국내에 서비스디자인 최초 소개(정보통신산업진흥원) http://news.donga.com/View?gid=24083261&date=20091112
◦ 2009. 테크플러스포럼개최, 빌홀린스, 크리스던스(리브워크CEO)방한(KIAT) http://blog.naver.com/techplus2010/70094256639
◦ 2010, 동서대학교, 디자인대학원 최초로 서비스디자인학과 신설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01124001132&md=20101201100758_BL
※ 2014년 현재 성균관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양사이버대학교, 홍익대학교 등이 서비스디자인 석사과정 운영 중
◦ 2010, 에너지절감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 실시(산업통상자원부)http://cafe.naver.com/usable/1839
◦ 2010, 월간디자인 10월호 특집, '보이지 않는 디자인, 서비스를 디자인하라'. 디자인계에 본격적으로 소개됨http://cafe.naver.com/usable/780
◦ 2010, 실무자 대상 서비스디자인 교육(해외 워크숍) 최초 실시(한국디자인진흥원, 영국 엔진)http://cafe.naver.com/usable/798
◦ 2011,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design dive’ 개최. 2014년까지 6회가 시행됨(한국디자인진흥원, DOMC)http://cafe.naver.com/usable/1087
◦ 2011, 최초의 민간단체 (사)한국서비스디자인협의회 설립http://www.servicedesign.or.kr
◦ 2011, 국제 서비스디자인 세미나 개최, 엘 호프 교수 초청(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KGIT)http://m.pressian.com/section_view.html?no=103448
◦ 2011, 헬스케어 국제 콩그레스, '새로운 디자인 개념으로 병원을 개혁하라'라는 테마로 개최됨. 의료부문에서 서비스디자인에 주목하기 시작함http://www.newswire.co.kr/newsRead.php?no=718544
◦ 2012, 월간 지방자치 '공공서비스디자인'을 주제로 1년간 기획 연재http://cafe.naver.com/usable/1931
◦ 2012, 대한인간공학회 춘계학술대회 주제 '서비스디자인'
◦ 2013,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 전담 부서 신설(한국디자인진흥원)http://kidp.or.kr
◦ 2013, 한국디자인학회 춘계학술대회 주제 '서비스디자인 생태계‘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1309/e20130912172222120180.htm
◦ 2014, 헬스케어디자인학회 창립 총회http://www.rapportian.com/n_news/news/view.html?no=16614
◦ 2014, 공공정책 기획단계에 서비스디자인 적용(행정자치부,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운영)http://goo.gl/FBmhZJ
◦ 2014,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으로 서비스디자인을 디자인 신분야로서 추가 http://goo.gl/yzCZvP
[표 ] 국내 서비스디자인 확산 현황(2008~2014)
2.5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동향과 특징
최근 국내에서 서비스디자인은 R&D 및 공공분야에 적용된 사례가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는 등 급속한 인식 확산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적용 사례들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추세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이것은 주로 정부, 그 중에서도 산업부의 서비스 산업 고도화 정책에 의한 영향이 컸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서비스디자인의 도입은 서비스디자인 수요시장 중에서도 주로 정부와 지자체 등 공공의 영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수요시장의 자연스러운 요구와 이에 부흥해 서비스 공급자가 형성되면서 나타나는 시장 중심의 산업 형성이라기보다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사례 개발과 인식 확대 노력 등 정부의 적극적 정책적 노력으로 초기 시장이 형성 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디자인 산업계로 볼 때 새로운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좋은 기회임과 동시에 위기라고도 할 수 있다.
공공 영역의 주도로 계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는데 비해 이에 부흥할 수 있는 서비스 공급자(서비스 디자이너)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있음에도 공급 부족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서비스디자인은 기존 디자인과 비교할 때 새로운 대상과 접근법이 필요한 분야로서 그에 필요한 수행역량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 되는 특징이 있는데 그 때문으로 추정된다. 2011년 최초의 민단단체로서 사단법인 한국서비스디자인협의회가 창립 되었고 2009년 동서대를 시작으로 디자인대학에서 서비스디자인 전공 석사과정 신설(이화여대, 한양대)되었다. 타 분야와의 융합학제로서 서비스융합디자인대학원 협동과정 신설(성균관대, 인제대 등)되는 등 학계에서 인력이 양성되고 있긴 하지만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의도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2010년부터 등장했음을 고려할 때 실무 경험자가 극히 적어서 국내 시장에서도 절대적으로 인재가 부족한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산업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4년 신산업 수요에 대응하는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에 따라 서비스디자인 전문대학원 설립을 계획하였으나 지원 대학이 없어 추진되지 못한다. 이 또한 서비스디자인 수요 성장에 비해 공급자의 대응이 늦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이는 사례라 하겠다.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 방안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이 주목받게 되면서 다양한 정부R&D 과제가 계획되었고 이를 통해 공공분야의 개발 사례도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표) 2008년 정부R&D 5개 과제로 시작 되었던 것이 불과 5년만인 2013년에는 18개의 과제가 연구됨으로써 300% 이상으로 규모가 확장되었다. 기존 41개의 서비스디자인 R&D 과제들은 60%가 학계, 30% 산업계, 10%가 공공(디자인진흥원)이 연구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양적으로 실행 사례가 많아 보이는 것과 다르게 서비스디자인 분야의 R&D 연구에 따른 지식 기반의 확산은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결과보고서 등 연구 결과가 공유되고 있는 예는 소수이며 대체로 공공분야로 한정되어 있어 산업적 파급효과 면에서는 미흡하고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 지식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공공서비스디자인 로드맵과 같이 서비스디자인 육성 정책의 기반이 될 과제가 기획 되었지만 정부연구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아닌 학교가 과제를 수행하게 되면서 연구결과물의 수요처라 할 수 있는 공공 영역에서 연구 결과가 주목받지 못함으로써 활용 되지 못했던 과제가 그러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술료 비징수 과제로서 산업 기반연구의 성격을 가지는 과제들도 연구결과가 대부분 공유되지 않고 있다. 수행자들이 연구로 획득된 지식의 공개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디자인은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하는 도입기에 있으며 국내 기반 기술이 취약하여 기술 역량이 갖춰진 실행자가 많지 않기에 R&D 결과는 상대적으로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초기 과제수행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결과를 노출하지 않아 R&D 과제 수에 비교할 때 활용되는 결과가 많지 않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이러한 사실로 볼 때 도입 초기로서 다양한 기반 연구가 필요한 서비스디자인의 경우 지식확산, 기반 지식의 공유에 중점을 두어 연구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 시스템에서 2002년부터 2014년 6월 기준으로 '서비스디자인' 제목으로 검색 된 102건의 정부R&D 과제 중 서비스디자인 기초, 응용기술에 관련된다고 판단되는 과제를 뽑은 것임.(2013년 선정과제까지, 과제명 가나다순)
국내 서비스디자인이 도입 된 2008년 이래 공공분야의 정부R&D의 결과가 공유, 확산 되었던 결과로 민간 보다 공공 분야의 서비스 제공자들에게 먼저 서비스디자인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대 되었고 정부R&D 이외에도 공공 정책에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하기 위한 시도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로 2012년 시행된 서울시의 범죄예방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2014년에는 행정자치부와 디자인진흥원이 함께 정부3.0을 대표하는 브랜드 과제에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하여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는 시범사업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제 3 장. 수요자 중심 정책을 위한 프레임워크
3.1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을 위한 조건
3.2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원인, 해법
3.3 수요자 중심 정책 운영을 위한 프레임워크
3.4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의 혁신을 위한 과제
제 3 장. 수요자 중심 정책을 위한 프레임워크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는 조건을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 것인지 살펴보도록 한다.
3.1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을 위한 조건
3.1.1 생산조건(Factor Conditions) : 정책 목표를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시킬 동인으로서 평가 시스템의 혁신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기 위한 측면에서 정책 성과 평가 시스템이 재설계되어야 한다. 조직의 평가 및 보상 체계는 구성원의 행동 양식과 태도 형성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조소연은 공공부문의 평가 지표가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조소연(2012), ‘지방행정의 서비스 제고를 위한 사례분석 및 정책방향’, 월간지방자치
그 예로서 공공서비스를 ‘공급하는 양’의 관점이 아니라, ‘수요자가 사용하는 양’적 관점에서 지표로 활용하자는 변화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경로당과 관련된 기존 지표가 ‘지역 내 몇 개소 증설’이라는 목표를 가지는 것이었다면 그것 대신 ‘이용률’의 지표로 바뀔 때 정책 의사결정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자는 것이다. 지역 노인의 경로당 이용률을 현재 10%에서 15%로 높이는 등 지표를 수요자 지향으로 바꾸게 된다면,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공직자들은 교통이나 편의성 등 고객관점에서 경로당 접근시의 장벽을 낮추고 환경과 서비스의 매력도를 높임으로써 어떻게 하면 경로당을 더 오랫동안 이용하도록 바꿀 수 있을까를 구상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객지향의 정책 구상과 실천이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타당성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평가 시스템은 새로운 행동 양식을 유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목표 설정과 성과측정의 방법, 지표 등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을 실현하자면 무엇보다 평가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평가 시스템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수요자 중심의 정책 지표 개발 등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많은 사전 연구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3.1.2 수요조건(Demand Conditions) : 수요자 참여 강화 및 거버넌스 구축
정책과정에 수요자가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국민이 공공서비스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정책과 서비스의 설계에 참여 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와 방법을 갖추어야 하고,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정책의 목적으로서 관리되고, 평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의 국민은 ‘집단’으로서의 국민이 아니라 ‘개인’으로서의 국민에게 편익과 감성적 만족을 제공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이것은 최근 정부가 추구하는 ‘정부 3.0’과 부합하는 방향이다. 이것은 정부의 운영 방식을 국가 중심, 집단으로서의 국민 중심이 아닌, 개개인으로서의 국민 중심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혁명적 전환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변화를 위해 정책 수요자인 국민의 참여가 질적 양적 차원에서 강화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지금까지 기존 공공정책의 수립과 실행의 과정에서 수요자의 참여를 통해 수요자의 요구를 정책에 담아내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협의적 의미로서의 민주주의 또는 숙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는 합리적 대화와 숙의의 원칙에 근거를 두고 있어서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수요자의 참여에 본질적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 선거를 통해 국민의 의사를 대변할 것이라 여겼던 제도가 의도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서 협의적 주민 참여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의사와 이익이 고려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정책 결정의 민주화를 도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협의적 국민의 참여를 통해 국민들의 선호에 근거를 둔 정책 집행은 국민들의 협조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고 이 때문에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으로 정책이 집행될 수 있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민주성과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됨을 지적하고 있다.(Thomas, 1995 : Vroom and Jago, 1988)
참여 자체가 민주주의를 이루는 수단이면서 동시에 목적으로서 의미를 갖는다는 고전적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는 국민 참여를 당연시하며 긍정적 시각에서 국민 참여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반면 국민 참여를 수단으로서의 가치만 인정하고 참여 자체가 갖는 목적적 가치는 부인하는 입장에 있는 엘리트론적 관점도 존재한다.(이승종, 1993)
공공분야는 이제까지 대체로 공급자 중심의 정책개발에 적응되어 온 상태라 수요자 참여의 요구가 커지는 수요조건의 변화에 대해서는 익숙치 않은 상태로서 낮은 수용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수요자의 참여를 높이고 참여의 결과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게 함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 양쪽에 긍정적인 순환의 경험이 쌓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1.3 관련 및 지원 분야(Related & Supporting Sectors) : 이해관계자간 협력적 정책 운영 체계 마련
수원지방법원 앞 횡단보도와 같은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부처 칸막이(government silo)를 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간 협력이 일어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김윤권은 그 대안을 협업행정이라고 주장하면서 협업행정이 형성되고 촉진되는 구조적 동인으로는 융·복합적 행정환경과 행정수요를, 제도적 동인으로는 과정 요소와 거버넌스, 전자정부를, 행위적 동인으로는 리더십과 상호성 및 신뢰성으로 구분해서 분석하고 있다.(김윤권, 2013) 그는 Blickstead et al.(2008: 29~30)을 인용하여 협업의 핵심원리를 ‘수요자 관점에서 문제에 대한 이해의 공유와 합의’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문제해결 방향에 관한 이해의 공유와 합의’로 소개하고 있다.
공공행정이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 수요자 관점에서 문제를 해석하고 이해관계자간 해결방향에 대해 합의하는 협업의 핵심원리를 구현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서울시는 ‘두루일꾼’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 칸막이 행정 극복 ‘두루일꾼제’ 시행’, 경향신문, 2012년 3월 15일
이들은 주관 부서가 불분명하거나 다수 부서 또는 기관 간 협업을 필요로 하는 정책 과제를 수행하는 조직으로서 타 조직의 회의·워크숍 등에 참여해 소속 실·국에 전파하는 소통역할도 수행한다. ‘두루일꾼’과 같은 제도는 부처간 칸막이를 넘어 협업이 이루어질 조건을 만들고 있는 제도로서 수요자 중심의 공공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기능으로 작동될 수 있는 실험적인 시도라고 판단된다.
3.1.4 구조 및 경쟁(Strategy, Structure & Rivalry) :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방법 도입
비키니 해수욕장과 전통시장의 실패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수요자의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을 그대로 실현한다고 수요자가 의도하는 결과를 달성하게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정책의 성패는 수요자의 의견을 얼마나 잘 반영 했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평가 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요자가 요구한 것이 얼마나 실현되었는가에 관계없이 수요자가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가져온 정책이라면 성공한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 누구의 요구를 들을 것이며, 어떻게 그들의 요구를 찾아내야 할지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정책이 계획되고 실행되는 과정 중에 수요자의 니즈를 찾는 것은 대체로 구술과 문자 등 기록을 중심으로 하는 언어적 방법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사한 방법을 활용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림 ] 수요자의 표현된 욕구와 표현되지 않은 욕구
정책
과정
수요자 의견수렴활동
[표 ] 기존 정책과정에서 실행되고 있는 수요자 의견 수렴 활동(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행정자치부)
기존에도 정책 의제형성에서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려는 노력이 있었다.(①~⑥)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에서는 정책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존의 수요자 참여 활동이 갖는 특징과 한계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행정자치부. P12~13
① ‘정책제안’은 정부정책 전반 또는 행정기관에 상정되는 안건 등이 대상이 되며 일반국민 불특정 다수(또는 행정기관이 토론자로 지정한 자)가 참여하게 된다. 정책제안을 평가・반영하는 데 상당한 행정 부담을 야기한다는 단점이 있다.
② ‘정책토론’은 정부정책 전반 또는 행정기관에 상정되는 안건 등이 대상이 되며 일반국민 불특정 다수(또는 행정기관이 토론자로 지정한 자)가 참여하는 형식을 띈다. 대부분 일반국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한다. 그러나 찬반의견 표명에 그치기 쉽고 토론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③ ‘설문조사’는 대부분 행정기관에 상정되는 안건 등이 대상이 되며 일반국민 불특정 다수 또는 행정기관이 표본으로 선정한 자가 참여하게 된다. 설문문항의 의도적 질문 구성 또는 표본 선정 오류시 조사의 신뢰성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④ ‘공청회’는 대게 입법안, 입법예고, 행정예고 등 정형화된 사안, 행정기관 상정 안건이 대상이 되며 안건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대체로 참여하게 된다. 실질적인 의견수렴보다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⑤ ‘투표’는 대표자 선출 및 안건 결의 사안 등이 대상이 되며 선거인 명부에 등록된 자가 참여하게 된다. 온라인 투표인 경우 직접・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지는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⑥ ‘위원회’(자문/평가)는 행정기관 상정 안건 등이 대상이 되며 행정기관이 위원으로 지정한자로서 산・학・연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 되어 일반 국민은 참여하기 어렵게 비공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정책과정에서 기존의 수요자 참여는 대체로 먼저 특정 수요자에게 의견을 묻고, 대상 중 자발적으로 대응하는 수요자의 의견을 취합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 방법에서 알 수 있는 점은 다음 두 가지이다.
첫째, 구술이나 문자로 표현되고 기록되어야만 비로소 수요자의 ‘의견’으로 다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록으로서 명시화되기 어려운 내용은 정책과정에서 고려 대상이 되지 못하며 이것은 보다 근원적인 수요자의 잠재 욕구를 놓치게 하는 요인이 된다.
둘째,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는 국민들은 대체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의 국민일 가능성이 많으며 해당 정책에 대해 이해관계가 있어 특정 그룹의 주장이나 이익을 내세우는 대상자의 의견만을 수렴하게 될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강민아 등(2007)은 정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위해서 주민투표나 여론조사 등과 같이 개인의 의견이나 행동의도에 대해서 명확한 찬성과 반대의 결정을 끌어낼 수 있는 조사 방식이 유용할 수 있음(Morgan, 1996: 137)을 인정하면서도 효율성이라는 명확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와 여론조사는 시민의 의사표현을 투표의 합계로 정의하는 즉흥적 합산 결정 방식(Aggregative democracy)에 머무르게 할 수 있다(Gutmann & Thompson, 2004: 13)는 한계점을 지적한다. 합산 민주주의는 여론조사나 투표와 같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과정을 통해 쟁점 사안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순간적이고 표면적인 의견만을 조사하게 되어 정책 결정에 관련된 다양한 갈등 요인들을 의사 결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비키니 해수욕장과 전통시장의 실패는 기존의 정책 수요를 찾기 위한 방법, 즉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 방법만으로는 진정한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파악할 수 없고 그에 따라 올바른 정책적 해법을 찾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수요자의 의견을 구술과 기록 등의 방법으로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는 기존의 방법이 원하지 않는 결과를 불러오는 이유는 수요자의 욕구라는 것은 애당초 그러한 방법을 통해서는 찾기 어려운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수요자 스스로도 스스로의 욕구를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단순히 수요자에게 물어보는 방법으로 수요자에게 잠재된 니즈를 찾아내기란 불가능하다. 고객 자신도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점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오랫동안 시장조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임지아, 2012) 스티브 잡스가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 지도 모른다.'고 단언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기존의 수요자 참여 방법은 해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답을 요구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기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정책과정에서 수요자의 참여를 통해 수요자 욕구를 파악하는 기존의 언어적, 문자적 접근 방법과는 다른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3.2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 원인, 해법
수요자 중심의 정책 실현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은 다음의 표와 같다.
생산조건에 해당되는 내용으로는 정책 목표를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시킬 동인으로서 평가 시스템의 혁신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수요조건에 해당되는 내용으로 수요자 참여 강화 및 거버넌스 구축이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알 수 있었다.
관련 및 지원 분야에 해당하는 내용으로는 이해관계자간 협력적 정책 운영 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구조 및 경쟁에 해당되는 내용으로서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방법의 도입이 필요함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구분
현황
원인
해결책
생산조건
(Factor Conditions)
공급자 중심의 정책 목표 설정 및 관리
공급자 편의적 정책 목표 설정 및 성과측정 가능성
정책 목표를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시킬 동인으로서 평가 시스템의 혁신
수요조건
(Demand Conditions)
정책 수요자의 불만 상승
정책 수요자의 참여에 관한 수용성과 경험 미흡
수요자 참여 강화 및 거버넌스 구축
관련 및 지원 분야
(Related & Supporting Sectors)
이해관계자 협력 없이 문제해결 어려움
이해관계가 복잡한 난제로서의 특징
이해관계자간 협력적 정책 운영 체계 마련
구조 및 경쟁
(Strategy, Structure & Rivalry)
수요자 니즈에 부합하지 않는 정책 시행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전략 부재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방법 도입
[표 ] 공공정책의 현황, 원인 그리고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의 혁신을 위한 해결책
[그림 ] 수요자 중심 공공정책의 현황, 원인, 해결방안 참고 : ‘Porter's Diamond of National Advantage’, 마이클 포터, 1990
3.3 수요자 중심 정책 운영을 위한 프레임워크
앞서 다룬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변화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는 ‘왜, 무엇’을 할 것인지, 방향과 문제 정의를 하는 부분(목적)과 ‘어떻게’ 할 것인지(과정과 방법)에 관한 부분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다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민 중심의 서비스 정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목적과 실현 과정이 모두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정책 개발은 목적과 과정이 모두 수요자 중심일 때 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실패사례에서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공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 되어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첫째로 수요자의 욕구 실현이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며 둘째로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수요자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제공되고 실제 참여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공공정책, 책상에서 현장으로. 2014 개정판. 한국디자인진흥원
특히 정책 실패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발견하기 위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다음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실현하는데 고려해야 할 요인을 ‘목적’과 ‘과정, 방법’으로 구분해서 정리한 프레임워크이다.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판단하는 기준, 추구하는 목표, 수요자 중심 정책이 실현되는 것을 어렵게 하는 문제 요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향, 그 문제 요인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 역할을 제시해 보았다.
구분
목적
과정, 방법
판단
기준
· 정책 목표, 평가 기준이 수요자 지향으로 수립 되었는가의 여부
· 정책 목표 수립에 수요자가 관여하는가의 여부
· 정책과정에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개발, 실행하는 방법이 적용되는가의 여부
목표
· 정책목표가 수요자 중심으로 설정 되도록 하기
· 수요자 중심으로 기획, 실행 되도록 하는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개발, 운영 되도록 하기
문제
요인
· 공급자 편의적 정책 목표 설정 및 성과측정 가능성
· 이해관계가 복잡한 난제로서의 특징
·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전략 부재
· 수요자 참여의 수용성 낮음
개선
방향
· 정책 목표가 공급자 주도로 설정되지 않도록 할 견제 장치 필요
·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 도입 필요
디자인역할
· 수요자 주도의 공공정책 평가 기준, 시스템 연구
· 수요자 잠재 니즈 발견을 위한 참여적 디자인 리서치 방법 활용- 관찰, 협력 워크숍 등
[표 ] ‘수요자 중심’ 정책 프레임워크
좋은 의도로 계획되었으나 실패하는 정책이 수요자 중심의 정책으로 혁신되도록 하는 데에 있어 디자인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앞의 실패 사실들은 기존의 정책과정에 대폭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준다. 동시에 정책개발과 적용 과정에 서비스 디자인의 접근 방법이 도입 될 때 큰 개선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생각과 행위 뒤에 숨은 원인과 니즈를 찾아내는 과정, 반복적인 소규모 실행을 통해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드라이버를 찾아내고자 하는 접근 방법 등이 그것이다. 서비스디자인이 공공정책의 개발, 그중에도 특히 기획 단계에서 유용성을 입증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주제의 사례로 존재한다. 그러나 공공정책은 나라별로 역사, 문화, 사회적, 수요자의 심리적 특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설령 같은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해도 다른 맥락 속에서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기에 해외의 성공사례로 국내에서의 유용성을 주장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만드는데 서비스 디자인적 관점과 방법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실행을 통해 성과로서 입증하여 확산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역할은 이제껏 국내 공공정책의 영역에서는 디자인에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공공정책의 공급자들이 디자인에 대해 기대하지 않았던 역할이기 때문이다.
3.3.1 정책의 ‘목적’이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비키니 해수욕장과 3색 신호등 정책의 실패는 정책 과정에서 자원 투입의 배분이 적절치 않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착안점을 준다. 정책실패의 원인을 찾을 때 정책 설계자들은 그 문제의 원인을 수요자의 니즈를 잘못 파악한 것이 아닐까, 문제 정의를 잘못한 것이 아닐까라는 점(주로 정책과정의 전반부)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홍보 부족(주로 정책과정의 후반부)을 문제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홍보란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공급자가 의도하는 방향성을 수요자에게 전달하는 부분을 말하는 것으로 일방적인 특징을 갖는다. 이는 정책 공급자들은 정책의 과오를 찾아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도 여전히 공급자 관점으로 사고하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존의 정책과정에서 의제를 구체화하고 해결 방법을 결정하는 초반부보다도 일단 확정된 정책을 적용하고 알리는 후반부에 자원을 집중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고착화된 것인지도 모른다.(그림) 대규모 홍보를 통해 수요자의 인식을 조정하고 받아들 수 있도록 강제하는 공급자 관점의 방법을 취해온 것이다.
[그림 ] 기존 정책과정에서 자원(예산)의 사용 패턴
계획 초반에 사람들의 니즈를 잘 찾고,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에 유념해 설계가 잘 되면 될 수록 실행된 이후에 사람들에게 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질 수 있게 됨으로써 정책 집행 단계에서 사용되는 비용과 홍보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전체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그림)
[그림 ] 정책과정에서 자원(예산) 운영 전략 변화에 따른 자원의 사용 변화(예상)
정책과정에서 시민참여가 어느 시점에 이루어져야 더욱 효과적인가에 관한 연구에서는, 정부에 의해 정책의제가 설정된 후 참여하기보다는 의제 설정단계에서부터 국민들이 실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김상묵 외, 2004) 수요자의 참여가 정책의 효용가치를 높이며 참여시기에 있어 전체 정책의 과정에서 뒷부분 보다는 앞부분에 선행적으로 이루어질 때 더욱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 공급자는 정책과정의 초반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지점임을 인식하고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발견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문제정의를 해내기 위한 절차와 방법을 구축하는 것과 함께 수요자의 참여를 유도할 방안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정책과정의 초반부에 수요자 중심으로 문제정의를 해야 할 필요에 대해서 핀란드의 미래를 설계하는 준정부기관 ‘핀란드 혁신 기금 Sitra’의 전략 디자인 부서장을 역임한 마르코 스테인베리(Marco Steinberg)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예로써 그 효용을 설명한다.
"1950년대 덴마크의 한 작은 지자체에서 예기치 못하게 공공 수영장 이용객의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공무원들이 수영장 시설을 방문했습니다. 수영장을 둘러본 후 공무원들은 건물 시설이 낙후된 것을 보고는 이를 사람들이 이곳을 더 이상 찾지 않는 이유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들은 건축가를 고용해 이 건물을 고쳐 쓸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할지를 판단과 함께 새 건물의 디자인을 주문했습니다. 두어 달 뒤 새 건축물의 조감도를 기다리는 공무원들과의 미팅에서 디자이너는 전혀 다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수영장이 낡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건물이 아니라 버스 시간표입니다. 작년에 바뀐 버스시간표가 시민들의 생활패턴과 부합하지 않아 수영장 방문객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 이야기는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이미 건축물을 새로 짓자는 결론을 내린 공무원들은 이 문제를 좀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만약 이 건축가가 리서치를 하지 않고 주어진 일만 했다면 엉뚱하게 수영장 건물만 재건축되어 상당한 재정과 시간을 쓰고도 여전히 사람들은 새 수영장을 찾지 않았을 겁니다.
전통적인 디자인이 사물에 형태를 제공한다면, 전략 디자인(‘전략디자인’이란 리서치가 강화된 새로운 디자인방법을 공공분야에 적용함으로써 공공정책을 혁신하는 디자인의 전략적 역할을 강조한 개념이다.)은 의사결정에 형태를 제공합니다.
다양한 분야, 부서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이와 같은 결과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문제를 분석하는 과정부터 투입되지 못한 건축가, 디자이너들은 문제의 요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주어진 건물을 짓고 물건을 만들어내기를 반복하여 정작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그대로 남겨둔 채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의 문제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으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박현선(2010.10.1.) ‘새로운 디자인, 전략디자인’. designdb.com
”
Marco Steinberg는 기존의 전통적 디자인 방법이 정책과정에서 후반부에 활용되던 것과 비교할 때 정책과정의 초반부에 의제를 설정하고 정책을 기획하는 역할로서의 디자인을 ‘전략디자인’이라 표현한다.
정책과정
정책과정에서 기존의
디자인이 개입되는 시점
* 그림 출처 : Steinberg, Marco, the Finnish Innovation Fund Sitra
[표 ] 정책과정과 기존 디자인의 역할
다음 그림은 디자인이 정책과정의 초반부에서 역할을 할수록 더 큰 기회를 갖게 된다는 점을 도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책과정
정책과정에서 새로운
디자인이 개입하는 시점
* 그림 출처 : Steinberg, Marco, the Finnish Innovation Fund Sitra
[표 ] 정책과정과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
이는 제품개발 프로세스에서 선행디자인이라 부르는 개념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선행디자인은 기업에서 제품을 개발할 때 디자이너가 제품의 컨셉과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한 후에 디자이너 및 연구개발 인력이 이를 실행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제품에 디자이너의 의도가 충분히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주도형(design driven)' 프로세스를 말한다. Zapolski(2005)는 기업의 경영 전략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선행디자인 개념을 정의하여 ‘기업에서 전략적인 가치 창출의 근본적인 수단(Design as a Core Strategy)을 디자인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하수경, 2009) 아직도 일반적인 제품개발은 '기술 주도형(Technology driven)'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정하고 그에 따라 제작이 끝난 후 일을 돌이켜볼 수 없이 되었을 때 필요한 형상화 작업(속칭 껍데기를 씌우는 일)을 디자인이 맡게 되는 것이 기업에서의 보편적 프로세스였다. 현 시점에서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제품 개발에 있어 선행디자인 프로세스를 취하고 있다. 전략디자인은 프로세스의 전반부에서 디자인이 문제를 설정하는 역할로서 작용하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정책에 있어서의 선행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요자 중심 정책 운영을 위한 프레임워크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역할은 Marco Steinberg가 말하는 전략디자인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하겠다.
3.3.2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방법’이 수요자 중심이어야 한다.
정책 기획과 실행에 수요자 중심의 방법이 적용 되는가는 정책과정에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을 개발, 실행하는 방법이 적용되는가의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는 정책 기획과 실행의 과정에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찾아낼 전략과 방법이 적용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며 수요자의 잠재 니즈를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이 도입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어떤 방법을 사용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기존 공공정책 과정에서 가장 보완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점이다. 설문, 인터뷰,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의견을 수렴하는 기초적인 방법을 사용할 뿐이었던 기존 방법은 잠재된 욕구를 포착하는 방법으로서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보완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공공정책의 공급자와 수요자는 전혀 다른 관점과 입장에 있을 수 있기에 수요자의 실체에 대한 심층 연구를 해야 하는 경우 연구자와 전혀 다른 처지에 있는 상대를 연구하는 문화연구의 입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말이 통하지 않는 종족을 연구하기 위해 일정한 기간 동안 소규모의 사회집단에 참여하여 같이 활동함으로써 집중적으로 그 집단을 연구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유형의 연구방법을 참여관찰(participant observation) 또는 민족지학(ethnography)이라고 한다. 참여관찰은 연구대상의 활동에 연구자가 참여하고 그 속에서 집단생활의 주요 사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학사전, 고영복, 2000.10.30, 사회문화연구소
참여관찰은 문화인류학의 대표적인 방법이면서 사회학, 역사학, 또는 정치과학 등 사회과학의 여러 다른 분야에서도 미시적인 실제와 거시적인 이론의 연결고리를 유추하기 위해 활용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리서치 형태라고 할 수 있다.(김현정 등, 2000) 포커스 그룹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수면 아래에 잠재된 거대한 수요자의 욕구의 세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영역에서도 관찰 방법을 소비자 조사에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승재(2012)는 문화의 층위 개념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문화를 빙산에 비유한 홀(Hall)의 빙산이론(Iceberg Theory)에서부터 다층구조를 가진 양파에 비유하여(skins of an onion) 문화를 핵심가치(value)와 실천을 통해 표현되는 표현관습(practice)으로 구분한 홉스테드(Hofstede 1991)까지 총괄하여 볼 때 문화는 가시적으로 직관이 가능한 외부층위와 사회구조 및 관습 등을 관할하는 중간층위, 그리고 가치와 사고방식 등을 결정하는 핵심층위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문화연구에서 문화의 다차원 구조에 관한 논의가 의미하는 점은 문화는 피상적으로 파악 가능한 측면(표면적으로 드러난 문화, 명백한 문화 : Overt Culture)에서부터 피상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드러나지 않는 문화, 숨은 문화 : Covert Culture)까지 다양한 층위가 있기 때문에 이질적인 상대를 연구할 때 깊이 있는 이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도달하고자 하는 층위에 적합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문화연구에서의 이해를 공공정책에 대입해 보면 기존에 수요자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접근 방법이 피상적인 방법에 머물러 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좀 더 깊은 층위로 파고들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는 착안점을 얻을 수 있다.
이건표(2000)는 문화 계층론의 대표적 모형인 ‘양파 모형(Onion Model)’과 디자인 방법론을 연결하여 다음과 같이 층위에 따른 적합한 방법론의 활용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그림 ] 문화의 양파 모형과 이의 각 수준에 따른 디자인 방법과 혁신 정도(이건표, 2000)
‘가장 상부의 ‘제품’층은 이미 소비자들의 욕구가 제품화되어 있는 계층으로 제품 혁신의 여지가 지극히 미미한 계층이다. 제품의 혁신이 있다 하더라도 매우 세부적인 개선 정도에 그치는 ‘부가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에 머물 뿐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이미 이 계층에 대해서는 명확히 인지하고 있고 이에 대한 의견을 비교적 명확히 나타낼 수 있어 설문 조사나 인터뷰 같은 의견 중심의 조사 방법론이 비교적 효과적으로 활용 될 수 있다. 다음으로‘가치층’에 들어가면 아직 가치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제품화가 덜 되어 있는 계층이라 제품 혁신의 여지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러한 계층의 욕구를 파악하여 충족시키면 기존의 제품 카테고리에 매우 혁신적인 기능을 부가할 수 있거나 제품의 개념을 바꿀 수 있을 만큼의 ‘실질적 혁신(Substantial Innovation)’을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계층의 가치를 알고있다 하더라도 명확히 말로 나타내거나 문자로 기술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설문조사 등의 방법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이들의 가치가 나타난 물리적인 흔적이나 행동을 관찰하는 ‘사용자 관찰(User-observation)’방법 등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깊은 층의 욕구는 소비자의 잠재의식 속에 존재하고 있어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일단 파악하여 제품화시키면 전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을 창출하는 매우‘변혁적인 혁신(Transformational Innovation)’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여기에 활용될 소비자 조사방법은 위의 사용자 관찰법 이외에 거시적인 ‘사회 문화 경향(Socio-culutral Trend)’연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이건표, 2000)
이건표는 문화계층론을 빌어 제품의 본원적 혁신을 이루기 위한 조사 방법론으로서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제품과 서비스 혁신에 관찰이 미치는 영향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서 디자인 리서치 방법이 기존에 활용되어왔던 공공정책의 조사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요자의 잠재된 욕구를 찾아내고 수요자의 관점으로 문제 해결의 방안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디자인 리서치 방법은 공공정책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문제정의와 방향설정을 하는 단계에서 수요자의 말로써 표현되는 요구 이면에 숨겨진 잠재 니즈(unmet needs)를 찾아 근본 문제를 정의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함을 알 수 있는데 잠재된 니즈를 찾는 방법에 관해서는 사용자 리서치, 디자인 리서치에서 도달한 연구 성과들을 참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관찰법은 90년대 중반 미국의 더블린 그룹(Doblin Group), 이랩(E-Lab) 등의 디자인 회사에서 사용자의 숨겨진 욕구를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 분야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1996년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 ‘이노베이션(Innovation)’지가 ‘문화인류학 : 연구자료(Anthropology: a research resource)’라는 제목의 특집호로 발간되면서 점차 디자인 연구 방법으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건표(2000년 1월호), ‘사용자의 숨겨진 욕구 발견을 위한 비디오 에쓰노그라피’, 월간디자인, p.165
“내게 말해보라. 그러면 잊어버릴 것이다. 내게 보여주라. 그러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나를 참여시켜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 필립 코틀러가 '마켓 3.0'에서 인용한 중국 속담이다. 이것은 구술로 표현되는 것보다도 사람의 행동 관찰이, 행동 관찰보다는 참여가 더욱 깊은 내적 동기의 발견과 공감에 도달 할 수 있다는 인간의 특징을 잘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Sanders와 Dandavate(1999)는 디자인 리서치 방법론의 특징을 다음 그림과 같이 표현한다.
[그림 ] 디자인 리서치 방법론간의 특징(Sanders & Dandavate 1999)
구술로 하는 리서치 보다는 관찰 리서치가, 관찰 리서치보다는 협력 워크숍 등의 참여적 리서치가 더 깊이 있는 잠재 니즈를 발견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앞서 인용한 중국 속담과도 거의 유사하다. 말로써 표현되지 않는 비언어적인 증거들을 통해 잠재된 니즈를 추정할 때 더욱 깊이 있는 인식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잠재적 니즈는 빙산의 비유로 보자면 수면 밑에 숨어있는 빙산의 나머지 거대한 부분을 뜻하는 것이다. 이것은 주로 비언어적인 방법(테두리로 표시한 영역), 즉 관찰과 참여의 방법으로 찾아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구술과 기록을 통한 언어적 방법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거나 그것으로 발견한 증거들이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 지금까지 정책과정에서 수요자의 욕구를 찾고 정책의 문제를 정의하는데 지나치게 언어적 방법에 치중해 왔던 것이 사실인데 그 방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한계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비언어적인 방법을 활용하는 참여형 방법론을 광범위하게 도입해야 한다. 사용자가 참여하는 비언어적인 리서치 방법은 사용자의 행동 관찰, 비디오 에쓰노그라피(Video Ethnography), 거리 관찰(Town Watching), 사용성 평가(Usability Testing), 시나리오 기반 디자인(Scenario based
Design), 일회용 카메라 기법(Disposable Camera), 경험 프로토타이핑(Experience Prototyping), 협력 워크숍(Co-creation Workshop) 등 기존의 디자인 또는 서비스디자인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리서치 방법을 의미한다.
방법
설명
사용자 행동 관찰(User Observation)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관찰하여 고객의 행태를 파악하고 서비스 경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조사방법으로, 공개적으로 하거나 비공개로 진행한다.
쉐도윙
(Shadowing)
쉐도잉은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행동과 경험을 관찰할 목적으로 고객의 최전방 또는 뒤에서 행동을 기록하는 것이다. 조사자는 가능한 한 피조사자의 눈에 띄지 않도록 주의하고, 연구결과를 상세히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고객 체험
조사자가 직접 고객이 되어 서비스를 체험해봄으로써 고객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조사방법이다.
시나리오
영화 시나리오와 같이, 서비스 컨셉을 설명하기 위해 상세한 정보가 붙여진 이야기 형식의 글이다.
경험 프로토타이핑
서비스를 개발할 때 이를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실제로 구현, 직접 체험하는 방법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 청사진에서 정의한 서비스 순간에 기초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것과, 이에 따라 고객과 이해관계자 역할을 나눠 맡아 연기하는 것을 포함한다. 서비스가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 상황, 상황을 고려한 프로토타입을 통해 관련자 간의 상호작용을 관찰 및 테스트한다.
[표 ] 대표적인 수요자 참여형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의 예(‘공공정책, 책상에서 현장으로’ 등에서 발췌)
수요자의 욕구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는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공공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는 데 많은 착안점을 준다는 점에서 문화연구 분야에서의 연구성과는 공공정책의 혁신 방안을 논할 때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홀의 문화이론에서는 사회 구성원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미국과 같이 개인주의적이고 비맥락적이며 직접적인 표현의 경향이 있는 저정황 문화(Low-context Culture)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와 같이 집단주의적이고 맥락 연관성이 높고 간접적인 표현의 경향이 강한 고정황 문화(High –context Culture)일수록 설문이나 인터뷰 등의 피상적인 리서치 방법으로 수요자의 숨은 의미를 발견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울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정주(2007)는 저정황과 고정황의 문화적 차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특성의 차이가 존재하고 따라서 협력적 워크숍 등 디자인 방법을 적용할 때에도 문화적 차이가 고려되어 다르게 설계되어야 함을 밝히고 단지 관찰이나 협력적 워크숍 등 특정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수요자의 깊이 있는 욕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맥락을 고려하여 매우 세심하게 디자인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정책 구상 단계에서부터 국민이 공공정책에 대해 어떤 경험을 겪고 있는지 파악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제공하되 이 과정에서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켜 정책 수요자의 생각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언어적 리서치에 그치지 말고, 비언어적 리서치 방법으로 확대하여 적용함으로써 국민의 의견에 담겨있는 숨은 의미가 무엇인지, 표현되지 않는 욕구가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본질적 해결책을 찾아낼 실질적인 방법이 무엇일지 찾아야 한다. 정책개발의 과정에서 수요자의 경험세계를 살펴 잠재된 욕구를 발견하는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기획단계에서 활용되도록 할 수 있다면 정책적 문제를 국민 중심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수요자 입장에서 해결 방안을 찾는 핵심적 변화가 일어나도록 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들이 정책 과정에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앞서 논한 바와 같이 기획단계에서 보다 많은 예산, 시간, 인력 등 자원 투입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책 과정의 운영 전략에 구조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3.4 수요자 중심 정책으로의 혁신을 위한 과제
정책 수요자의 요구수준이 고도화되는 것과 함께 공공서비스의 이해관계자가 복잡해지는 등 정책 공급의 여건은 매우 복잡한 정황으로 진화되고 있다. 공공정책은 많은 부분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정책 설계자가 공익을 목적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설계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동시에 수요자의 다양한 처지와 요구를 감지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국가로 진화되어야 하는 과제도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공분야도 민간기업과 마찬가지로 '수요자 중심', '수요자 만족'을 지향하며 서비스 혁신을 꾀하고 있다. 공공서비스는 국가와 국민이 접하는 최전선에 존재하며 국민의 모든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는 만큼 서비스 제공자들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기존의 공급자 중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던 관점만으로는 새롭고 좋은 서비스 경험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요자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가를 민감하게 포착해 그에 맞춰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의 결핍에서 오는 불편함은 인식할 수 있을지 몰라도 공익적 관점에서 미래에 지향해야 할 방향이 어디인지 제시하기는 어렵다. 수요자의 실제적인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것을 토대로 장기적이고 공익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정책을 구상해내는 역할도 중요하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정책 및 공공서비스를 구상하고 전달하는 과정 전반에 디자인적 사고를 적용함으로써 수요자의 행동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여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공공정책, 책상에서 현장으로. 2014 개정판, 한국디자인진흥원
선진국에서는 2000년 즈음부터 공공영역에서 서비스디자인이 교통, 의료, 치안 등 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활용되면서 다양한 성과를 거두며 학계와 업계 전방위적으로 입지를 확립해가고 있다. 공공영역에서 그간 디자인이 활용되지 않았던 범위에서 활용되면서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지만, 프로세스 상 ‘정책집행’ 단계에서 활용되던 디자인이 보다 앞 단계인 ‘정책기획’의 방법으로써 활용되는 동향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의 앞 단계에서 개입하게 된다는 것은 디자인이 주어진 문제의 해결자로서의 기존 역할을 넘어 문제를 규정하는 문제정의자로서 보다 근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공공정책의 기획방법으로 디자인이 적용되는 서비스디자인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2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부R&D를 통해 실행된 몇몇의 사례가 공공부문에 소개되면서 공공정책에 서비스디자인의 도입을 시도하는 정부부처와 지자체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등 주요 광역시단체가 2011년부터 서비스디자인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예들을 볼 때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 중심의, 개인의 행복에 맞춰진 정부를 의미하는 국정 운영 기조인 정부3.0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국민 중심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정책의 구상과 실행 절차 전반에 수요자인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하여 정책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이 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공공정책을 계획하는 초기 단계에 적용할 수 있다면 수요자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토대로 정책 문제를 재정의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그 결과 보다 수요자 중심의 정책이 개발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4장에서는 서비스디자인을 정책 계획의 방법론으로 활용하여 기존 정책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시범사업인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운영의 경과와 실행 결과를 살펴보고 그것을 통해 공공정책의 영역에서 새로운 디자인 역할의 의미와 시사점을 찾아보도록 한다.
제 4 장. 서비스디자인을 통한 공공정책의 재구성
4.1 시범적용의 경과
4.2 워킹그룹 운영 후 파급 효과
4.3 공공정책에서 디자인 역할과 시사점
4.1 시범적용의 경과
2014년 수요자 중심 정책을 대표하는 ‘정부3.0’의 대표 과제 발굴과 홍보를 담당하는 행자부 브랜드과제 발굴·홍보단과 서비스디자인 확산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수요자 중심 정책의 대표 사례를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을 시범적으로 적용해 보기로 합의하고 추진체계와 프로그램 운영방안을 기획한 결과 국민디자인단이라는 명칭의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을 운영하게 된다. 국민디자인단 운영 방법을 계획, 실행, 평가하고 찾은 개선점을 토대로 매뉴얼을 제작하기까지 진행 되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4.1.1 시범적용 운영 계획
행자부 정부3.0 브랜드과제 발굴·홍보단은 국민 중심의 서비스 정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만들기 위한 정부3.0의 특징과 효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과제(사업)인 ‘브랜드 과제’의 선정을 위해 수요조사를 통해 2014년 초반 전 부처와 지자체를 통틀어 1,300여개의 사업을 수집하였다. 그 중 정부3.0의 가치를 잘 표현한다고 판단되는 과제를 중심으로 전문가 평가를 통해 1차로 35개의 대표 과제(브랜드 과제)를 선정하였다. 이 과제들 중 서비스디자인 전문가 및 행정 전문가가 다시 법, 제도 등과 관련되는 등의 이유로 디자인을 통한 변화 가능성, 파급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과제를 골라내고 19개의 서비스디자인 적용 대상 과제를 정하게 된다.
이 과제들을 대상으로 약 6주간의 기간 동안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 각 대상과제의 정책 계획을 재수립하기로 한다. 그 운영 방식의 계획을 위해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R&D 과제인 ‘공공서비스 수요자중심 혁신과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기술 개발’ 선행 연구와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 2011년부터 2014년까지 6차례 수행되었던 사회문제 해결을 주제로 한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design dive’의 운영 방법, 행자부의 ‘정책품질 매뉴얼’ 등 사전 연구 및 실행 경험을 바탕으로,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기획할 수 있는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와 워킹그룹 운영 계획을 새롭게 수립하였다.
서비스디자인 연구를 추진할 워킹그룹은 ‘정부3.0 국민디자인단’으로 명명하고 정책 공급자인 공무원(60명), 해당 분야 전문가(42명), 정책 수요자인 국민(주부 및 대학생 38명), 서비스디자이너(10명)으로 구성하였다. 각 팀별 구성에 있어서도 다양한 입장의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취합될 수 있도록 각 역할별로 구성인원이 적절하게 배분되여 팀 구성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팀내 참가자들의 역할과 활동 내용을 사전에 인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표 ]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구성원의 역할 정의* 출처 :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행자부 등
4.1.2 워킹그룹 운영
워킹그룹 운영은 ‘의제설정 > 정책결정 > 정책집행 > 정책평가’로 구성되는 정책 과정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안전행정부
중 의제설정과 정책 결정의 단계에 해당하는 활동으로 구상되었으며 사용자 관찰, 협력 워크숍 등 수요자가 함께 참여하는 서비스디자인의 다양한 리서치 방법이 활용되었다.
정책
과정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
-
적용된 서비스디자인 방법
목표
고객 경험 리서치를 통한 문제 설정
자료 분석 및
디자인 방향 설정
세부해결방안 구성
실행계획 수립
방법
핵심고객 설정
고객관찰
고객체험
개별인터뷰
그룹인터뷰
가상고객 설정
고객여정지도
핵심욕구 도출
서비스 컨셉 도출
브레인스토밍
서비스 시나리오
스토리보드
서비스 블루프린트
이해관계자지도
비즈니스 모델 운영모델
-
[표 ] 의제설정과 정책결정 단계에 적용된 서비스디자인 방법
단계
주차
주요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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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스크 리서치
⦁고객관찰/경험/ 인터뷰 (ㅇ회)
· 리서치 계획수립
· 정책고객의 경험에 대한 자료 수집
- 고객 관찰, 고객 체험
- 인터뷰
정의하기
define
2
⦁팀 미팅, 워크숍, 현장방문 (ㅇ회)
· 정책고객 분석 및 문제점 도출
- 고객유형 분석, 퍼소나 설정
- 고객여정맵 작성
발전하기
develop
3~4
⦁팀 미팅, 워크숍, 현장방문 (ㅇ회)
· 정책 아이디어 구체화
- 고객니즈 분석, 정책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 - 스토리보드 작성, 서비스 블루프린트 도출
전달하기
deliver
5~6
⦁팀 미팅, 워크숍, 현장방문 (ㅇ회)
⦁유관부서 및 이해관계자 협의
· 정책 실행전략 마련
- 이해관계자 네트워크 도출
- 비즈니스모델 및 운영모델 작성
[표 ] 워킹그룹 운영 단계별 주요 활동 내용
발견하기 단계에서는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도입하여 고객의 경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다. 19개의 서비스디자인 적용 대상 과제 중 농식품부의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대상으로 진행 되었던 워킹그룹 운영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과제는 국민디자인단 활동 대상으로 선정될 당시 ‘마을회관, 창고 등 유휴시설을 재활용으로 농촌경관 및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농촌 고령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된 사업이었다. 다음은 워킹그룹 운영 결과보고서에 기록된 현장 관찰 리서치를 실행했던 서비스디자이너의 말이다.
“현장조사를 다니면서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도출해보았습니다. 이곳은 마을회관을 공동생활 홈으로 리모델링하여 이용자 분들이 거주하고 계십니다. 할머니들이 잠을 잘 때 가장 연세가 높으신 분이 자리를 깔고 누우시고 가장 막내인 79세 할머니께서 마지막에 자리를 깔고 누우십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느 한 할머니가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났지만, 불도 못 켜고 그저 눈만 깜박거리면서 누워 계십니다.”
공동 이용 시설을 이용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행동 관찰 리서치를 실행한 결과, 다양한 나이대의 어르신들이 나이 서열로 자리를 잡아 순서대로 누워서 주무시고, 그대로 누워 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관찰을 통해 발견된 특이사항은 개별 인터뷰를 반복하면서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일어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불도 못 켜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공동생활 속에서도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방안이 필요하다는 착안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림 ]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의 서비스디자인 리서치 장면 (관찰하기 리서치 재연을 위한 연출 사진임)
“개인 프라이버시가 없이 모두 같이 생활하다보니 이러한 문제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할머니들을 위해 프라이버시 확보 및 주무실 때도 남의 눈치 안보고 손녀사진을 좀 더 보다 잘 수 있도록...”
현장 관찰 리서치를 통해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가 공동생활 속에서 쉽게 충족되고 있지 않다는 다양한 증거를 발견하게 되었고 국민디자인단 참가자들은 정책 기획단계에서 이러한 수요자의 욕구가 반영 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정책의 개선안을 도출 할 수 있었다. 주요 정책 대상을 퍼소나로 만들고 그 퍼소나에 해당되는 고객여정맵을 작성하여 pain point를 찾고 그 문제점 안에 내포된 원인과 수요자의 니즈를 해석하였다.
서비스디자인 리서치 과정을 거치며 과제 담당 공무원 및 서비스디자이너, 국민 등 참가자들은 지역의 현실과 여건을 고려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그림 ] 홀로 지내시는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의 현장 리서치 장면 (인터뷰를 병행함으로써 관찰 리서치의 발견점을 재해석, 확인할 수 있다)
4.1.3 워킹그룹 운영 종료 및 평가
대상 과제들에 대해 6주간(2014.5.16~7.9)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적용해 기존 사업계획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치고 7월 9일 최종 발표회를 가졌다. 워킹그룹 운영이 끝난 후 서비스디자인 적용을 통해 변화된 시사점에 대해서는 10개의 디자인 집중 과제 중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의 도입을 통해 개선된 내용은 별첨된 표(부록 1)와 같다. 이는 공공정책의 형성, 수립 단계에서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적용될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예시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국민디자인단에 참여한 서비스 디자이너(10명) 및 공무원(5명), 정책모니터단 주부(1명) 인터뷰와 회수된 설문지를 분석하여 서비스디자인의 효과성 및 향후 공공 정책 수립과정에서의 확대 적용 가능성 및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정책공급자와 수요자 대상 인터뷰 및 설문조사(참가자 174명 중 61명 응답) 국민디자인단 활동 결과보고서, 2014, 한국디자인진흥원
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적용된 정책 과정의 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책 과정 중 수요자인 국민의 실질적 니즈를 발굴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정책 기획 단계인 의제설정과 정책결정 단계에서 서비스디자인의 활용이 의미가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주요 의견을 발췌하자면 다음과 같다.
"정부3.0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정부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정책 수립 단계에서부터 적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디자인은 문제를 인지하고 문제를 정의하는데 유용한 기능을 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디자인이 문제해결형 공공서비스에 표준화된 모델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의 니즈 분석이 단순히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삶을 관찰하고 감정에 따른 pain point를 찾는 과정이라는 점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디자인 활동을 거쳐서 개발하는 경우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 정책은 현장과의 소통이 중요한데 그 방법을 잘 몰랐는데 서비스디자인이라는 과학적 접근 방법을 이해하게 되어 정책 수립 및 집행과정에 많은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민디자인단 활동은 가깝지만 먼 당신인 국민이 과연 정책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했습니다. 늘 국민을 위해 정책을 만들지만 '국민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는 어렵습니다. 국민디자인단 활동은 물리적으로 정서적으로 사무실 세계에서 나와 국민의 세계로 들어가게 만들었습니다."
"정책고객에 대한 성향 및 고객여정맵 분석을 통해 서비스를 디자인한다는 것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추진할 정책에 적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자 중심, 국민 중심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서비스디자인이 채워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 중심의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모범적인 정책결정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국민디자인단 최종 발표회 참가자 대상 설문 결과 중 발췌 (‘14.7.9)
의견을 종합해보면 서비스디자인이 정책과정의 기획단계에서 문제를 정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였다는 점과 국민의 수요를 파악하는 부분에서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기존의 정책 방법을 보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겨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 결과 전문을 단어 구름으로 표시한 이미지를 통해 설문결과를 조망해 볼 때 국민 정책 참여 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 국민디자인단 참가자 설문 결과 인포그래픽(2014.7.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 조혜연) 설문결과는 (부록 2) 참고
4.1.4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의 개발
국민디자인단 운영이 끝난 후 실행 경과를 정리하여 이후 참고하여 적용할 수 있도록 사용 매뉴얼을 제작하였다. 운영매뉴얼로서 제작된 사용설명서는 다양한 관련 선행 연구자료를 참고하여 계획하였고 목차는 서비스디자인 이해하기, 준비하기, 실행하기, 그 이후 이렇게 네 단위로 구성하였다. ‘이해하기’에는 공공분야에서 최근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해지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준비하기’에서는 공공서비스디자인의 추진 체계와 추진 방안을 소개하였다. 국민디자인단과 같은 워킹그룹 운영과 서비스디자인 전문기관 용역에 이르는 단계적 도입 전략을 제시하였다. ‘실행하기’에는 구체적으로 활용해야 할 양식과 다양한 서비스디자인 방법과 활용법을 제시하였다. ‘그 이후’는 정책이 개발된 후의 홍보방안에 대한 소개를 예시로 제시한다. 기타 사례, 국내 기업 연락처 등을 담았다.
1. 서비스디자인 이해하기
- 서비스디자인은 무엇인가
- 공공부문, 왜 서비스디자인인가
- 서비스디자인, 어떤 정책에 적용할까
2. 서비스디자인 준비하기
- 서비스디자인 추진 전략
- 워킹그룹 운영
- 서비스디자인 전문기관 리서치
3. 서비스디자인 실행하기
- 발견하기, 정의하기, 발전하기, 전달하기
4. 서비스디자인 그 이후
* 부록 : 해외사례, 국민디자인단 운영 사례, 국내 서비스 디자인 관련 기관, 이해를 돕는 책
[표 ]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구성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과정적으로는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수요자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과 목적적으로는 수요자의 니즈 실현이 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함’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기존 행정 혁신을 위해 활용되어 왔던 방법들과 비교하여 서비스디자인의 특징과 방법을 소개하고 ‘국민디자인단’ 운영 방법과 과정을 소개하면서 도입 요령을 안내하였다. ‘정책 집행’ 과정에서 아이디어 실현시 활용되던 디자인 역할을 ‘정책 수립, 결정’ 단계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프로세스의 앞 단계로 이동된 디자인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행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민디자인단 운영을 단발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그 진행 경과를 정리해 부처와 지자체가 참조하여 향후 서비스디자인 도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서(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9.)를 개발하여 정부3.0 정책의 기획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이 지속 활용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는 서비스디자인을 정부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매뉴얼로 정부3.0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 정부 3.0 웹사이트 http://www.gov30.go.kr
행자부가 부처와 지자체에 정부3.0을 실현하는 방법으로서 공공서비스디자인을 도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안내서를 제작, 배포하였다는 것은 정책과정 중 실행 이전의 단계에서 주요 정책의 설계 방법으로 서비스디자인을 채택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4.2 워킹그룹 운영 후 파급 효과
행자부와 산업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을 정책기획단계에서 활용한 첫 번째 사례로 ‘국민디자인단’을 만들어 운영했고, 7월 최종발표회를 통해 서비스디자인 적용 효과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총 25개 중앙행정기관과 총 170여명의 참가자가 참여하였다. 2014년 10월, 행자부는 25개 중앙행정기관의 적용을 넘어 지자체로 확대하여 적용함으로써 12개 지자체에 140여명의 국민디자인단 워킹그룹이 동일한 과정으로 운영 되었다. 결과적으로 국민디자인단 운영 결정 후 6개월 만에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정부3.0 정책이 총 37개가 개발된 것이다.
2014년 12월 행자부 정부3.0 브랜드과제 발굴 홍보단의 조사 결과 중앙부처의 25개, 지자체 12개의 과제가 모두 정상 추진되고 있었다. 중앙부처 과제로는 공중위생업 폐업신고 간소화 개시(행자부, ‘15.1.5.), 고졸이하 맞춤특기병 2차년도 모집(병무청, ‘15.2.), 독거노인 맞춤형서비스 대상지역 선정(농식품부‧복지부, ‘15.3.), 통합식품 안전정보망 오픈(식약처, ‘15.4월) 등의 과제가 개선되어 추진 중이며 지자체 과제로는 희망티움센터 운영 자치구 추가선정(대전, ‘15.2.), 119간편신고 전화기 추가보급(전북, ‘15.2.), 우리마을 건강3.0 대상지역 선정(경북, ‘15.2.), 9988행복지키미 2차년도 활동 개시(충북, ‘15.2.) 등의 과제가 개선 및 확대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2014년도 정부3.0 브랜드과제 추진 실적’, 2014.12. 행자부 내부 보고서
이 성과는 부처간 협업으로 추진체계와 운영방법을 구성해 긴밀히 협력한 주최 측과 국민디자인단 시범사업에 관여해 성과를 만들어 낸 서비스디자이너 10명 김광순, 김민수, 민영삼, 염명수, 오영미, 유병철, 이경미, 이정규, 이종근, 이창호, 장종균(가나다순)
과 공무원 등 참여자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것이다.
[그림 ] 정부3.0 국민디자인단 활동(2014년 5~7월)
4.3 공공정책에서 디자인 역할과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민간 산업 뿐 아니라 국가에서도 공공정책을 보다 수요자 중심으로 만들고자 하는 정부3.0의 기조를 실현할 방법론으로 디자인에 주목하고 있다. 행자부와 산업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정부3.0 대표과제를 개발하는 절차에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한 결과 공공영역에서 디자인이 스타일링, 형태를 개발하는 역할로 활용될 때 보다 기획 단계에서 공급자의 시각을 벗고 수요자 중심의 개발을 실현하는 데에 역할을 할 때 보다 유용한 방법임을 확인하였다.
정책 기획과정에서 서비스디자인 방법은 다음과 같이 활용될 수 있다. 이 내용은 행자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함께 개발한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에 담겨 있는 내용이다.
[표 ] 정책 수립, 실행과정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적용 * 출처 : 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 2014, 행자부
참가자 대상의 설문결과를 볼 때 국민디자인단 워킹그룹 활동을 통해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한 결과 국민이 참여하여 국민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설계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 많은 공감이 있었다. 또한 참가자들이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 정책 기획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디자인에 대한 역할 인식이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정책과정에 참여하여 목소리를 내는 일부 능동적인 국민 의견만 수렴할 수 있었고 취합한 정책수요자 의견을 어떻게 분석하고 반영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없었던 것과 비교할 때 현장에 찾아가 말하지 않는 국민들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과 정책 수요자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안을 도출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방법론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음은 특히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공공영역에 새로운 디자인 시장 창출의 기회를 만들었다는 의의가 있다. 공공 정책에 서비스디자인이 적용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정책과정에 정책 수요자의 경험과 감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협력적 워크숍을 실시하는 등 참여 중심의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잠재된 국민의 욕구와 니즈를 발굴하고 수요자 중심의 정책 개발을 도모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수요자 경험세계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정의, 대안개발, 실행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적용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론을 활용함으로써 체계적인 근거 기반의 정책 기획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셋째, 국민과 공무원이 함께 정책을 개발함으로써 상호 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개발된 정책에 대한 국민 만족도가 향상되는 선순환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책개발 후 정책집행 이전 단계에서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정책과정에 서비스디자인 적용에 대한 의의를 묻는 설문 결과에서 나타난 시사점이다. 서비스디자인이 적용 되어 나타난 정책의 성과를 파악하기 위한 설문이 아니다.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 개발된 정책이 실질적으로 차별화된 성과를 가져왔는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 해 이상 지속성 있게 운영된 결과로 나타난 정책성과에 관한 분석적 연구가 별도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제 5 장. 결론
제 5 장. 결론
국내에서 디자인은 공공부문에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주요 의사결정이 일어난 후에 형상화의 역할로서 활용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정책과정의 앞부분에서 선행적으로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활용될 때 정책의 목적과 방법이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되게 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정책과정에서 사용되었던 수요자 지향을 실현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은 대체로 구술과 기록을 통한 언어적 방법에 의존해 왔으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관찰, 참여형 워크숍 등의 비언어적인 방법이 도입되어야 함을 제시하고 있다.
국민디자인단 운영을 통해 공공영역에서 디자인이 형태 개발의 역할로 활용 될 때보다 정책 기획 방법으로 활용될 때 더욱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특히 서비스디자인은 정책토론, 설문조사, 공청회, 투표 등 기존의 공공부문의 수요자 참여 방법과 비교할 때 국민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잠재욕구를 발견하여 그것을 실현 시킬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개발 방법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도입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행정적 실행 방법과 사례를 제시한 공공서비스디자인 매뉴얼(공공서비스디자인 사용설명서)은 행자부가 정부부처, 지자체에 배포하여 공공부문에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을 인식시키는 기회가 되었다.
국민디자인단 활동을 통해 참가자들이 서비스디자인을 공공정책의 기획방법으로서 활용해보면서 그 유용성을 경험하였고 실제로 제안된 아이디어가 정책을 변화하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향후 공공영역에서 디자인의 역할과 위상을 바꾸어 낼 일종의 증거가 만들어 진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지금껏 공공분야에서 디자인은 의제설정, 정책결정, 정책집행, 정책평가 과정에서 정책의 중요 방향이 결정된 이후, 즉 정책집행 단계에서 스타일링의 역할로서만 활용되었을 뿐이다. 그러던 것이 정부 정책 기획의 방법론으로서 초기 단계에서 의제설정과 정책결정의 단계에서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해석하는 역할로서 디자인이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생활 현장에서 숨은 니즈를 민감하게 찾아내어 창의적으로 개선하는 디자인 방법을 통해 디자이너가 공공서비스의 기획자로서 역할을 할 기회가 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과가 가시화 되고 필요성에 공감대가 생긴다면 정책 과정에서 디자인은 지금보다 월등히 중요한 역할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적용 과정을 통해 공공정책 기획단계에서 디자인 활용 가능성과 사례를 만들고 체계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은 디자인이 수요자 중심으로 문제를 재정의 하는 역할로 활용될 중요한 계기를 만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시도가 지속된다면 기존의 공간, 시설물, 이미지·정보디자인 등 스타일링, 형상화에 국한되어 있던 공공영역에서의 디자인 활용을 정책 기획으로까지 확대해 결과적으로 공공영역에 디자인의 참여 기회를 넓히게 될 것이다.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은 실제 공공정책 제공자들에게 효과를 경험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적용 효과를 검증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본 연구를 통해 적용되었던 공공서비스디자인 모델은 공공정책에서 새로운 디자인의 활용 영역으로써 서비스디자인의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정책 기획단계에서 디자인의 활용 가치를 입증하기 위한 토대로서 의미를 가진다.
의제의 성격에 따라, 어떤 정책 단계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어떻게 개입되어야 더 좋은 공공정책을 만들 수 있을까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제별, 다양한 정책 단계마다 서비스디자인이 적용된 사례를 만들고 그 사례를 통해 성과를 분석하는 등 다양한 사례 연구 및 실증 연구가 나타나야 한다. 또한 도입 단계별 서비스디자인 적용시의 기대효과 등을 정량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기반의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적은 공직자도 디자인을 기획단계에서 도입 할 수 있게끔 풍부한 증거를 마련하기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의 기초연구와 실험은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로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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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쓸만한 웹, www.usableweb.co.kr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 www.service-design-network.org
▌Abstract ▌
A study of public service design model for citizen-centered public policy
By Yoon, Seongwon
Dept. of Interaction Design Lab.
Graduate School of Techno Design, Kookmin University
Seoul, Korea
There has been an increasing demand for the reformation of the public sector. The demand has redefined the role of design in the public sector. In the awareness of this context, this thesis compares the existing and alternative roles of design in the public sector, and suggests a model in which service deign can contribute to public policy making. By doing so, the study offers a new potential of introducing design in the public sector, while moving beyond the narrow definition of design as styling.
The present study aims to explore the value and application of design in the public sector. In particular, it proposes that service design should be introduced in public policy planning. By examining the meaning and value of service design as a public policy planning method, the study offers a theoretical framework in which service design can be applied as a public policy planning method.
To provide the rationale for introducing a design-oriented method in public policy planning, the study examines the limitation of the existing public policies, which have failed to implement a consumer-oriented approach. The present study also shows why citizen-centered reformation has rarely been implemented in public policy making. It also suggests that a new method is required for overcoming the limitation of the existing public policies. Furthermore, the study suggests a model in which the method of service design for citizen-centered innovation can be applied to the public sector. In this regard, the present thesis presents the findings of a pilot implementation of the suggested service design model, which turned out to be helpful for actual public policy recipients.
The public service design model suggested in this thesis is of significance, as it offers the guidelines for the application of service design as a new area of design. In addition, the model is significant as it offers a theoretical rationale for proving the value of design in public policy planning.
In December, 2014, the National Assembly passed the Amendment to the Industrial Design Promotion Law, in which service design was introduced as an area of design. It is anticipated that the Amendment provides a cornerstone for the diffusion of service design in industrial sectors. It is hoped that studies exploring the value and role of service design in the public sector are facilitated in the near future. It is also hoped that the present thesis contributes to exploring the public sector as a new field of design, and thus reforming the public sector into a citizen-centered sphere.
▌Keywords ▌
Service design
Public Service Design
Public Policy
Public Service
Citizen Centered
Service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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