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 엡솔루트가 있다면, 우리에겐 바나나맛우유가 있다

바나나맛우유 (사진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D%8C%8C%EC%9D%BC:Binggrae_Banana_Flavored_Milk_03.jpg)

스웨덴(러시아가 아닙니다)에 엡솔루트가 있다면, 우리에겐 바나나맛우유가 있다

국민 목욕탕 음료 바나나맛우유.
국민들이 얼마나 목욕탕에서 바나나맛우유를 먹었느냐면, 빙그레 입사지원자들이 모두 '어릴 때 목욕탕에서 먹던 바나나우유를 떠올리며'라고 해 신입사원 지원 동기 문항을 삭제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입니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위에 꼽히기도 했던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6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국내 가공유 시장 최강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가공유 시장은 70년대 초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초코맛, 딸기맛 가공유 등과 함께 등장했습니다. 정부가 우유 소비를 장려했지만 흰 우유는 별 맛도 없고 소화도 잘 안되는 등 신체적으로 거부반응이 있어 별로 잘 팔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시 소량만 수입되던 바나나를 우유로 먹을 수 있게 하자는 발상으로 바나나맛우유(그러나 바나나는 첨가하지 않고요)를 개발하게 됩니다.

바나나맛우유의 독특한 패키지는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바나나맛우유인 만큼 한국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용기 외형을 찾던 중 도자기 박람회에서 우연히 본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고 단지 모양의 용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당시 산업화 가속으로 나타난 이농현상을 반영해 고향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항아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바나나의 노란색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그러나 바나나는 원래 하얀색이지요) 반투명의 소재를 사용합니다. 상하 분리된 구조로 위 아래 두 부분을 고속회전하면서 생기는 마찰열로 중앙부를 접합해야 했는데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기계가 국내에 없어서 독일에서 수입해 제조해야 했습니다. 현재는 해당 설비 제조사가 없어졌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런 방식으로 용기를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이제 빙그레 뿐입니다. 출시 후에는 가운데가 볼록한 형태 때문에 유통에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파손되기 쉽고 유리병이나 패트병 보다 유통기한도 짧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작 출시 당시에는 내부에서도 반대가 많았던 디자인이었다고 하네요.

이런 장애에도 불구하고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동일한 디자인을 유지하였기에 이제는 용기 형태 자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되었습니다. 독특한 패키지디자인은 해외시장에서도 경쟁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장벽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 중국에 진출하였을때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아 주목받게 되자 바로 카피제품이 등장합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수출할 때 지금까지 유통상의 문제로 단지형 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멸균팩(태트라팩. 직육면체 형태의 종이팩)을 사용했는데 중국에서 똑같은 형태와 색깔의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죠. 중국에서 법적인 조치는 쉽지 않았습니다. 빙그레는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만들고 우리나라에서 파는 것과 똑같은 단지모양의 바나나맛우유를 판매하게 됩니다. 그 후 카피제품과 혼동되지 않을 수 있었고 빙그레의 중국 매출은 고속 성장(2010년 7억원 -> 2018년 223억원)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가공유 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 하루 평균 약 80만개, 연간 2억5만개 이상 판매되며 2018년 매출액만 2000억원으로 이 제품 하나가 빙그레 전체 매출의 23.4%를 차지할만큼 독보적 지위에 있는 제품입니다.

첫째, 패키지 디자인은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둘째, 패키지 디자인이 특별할수록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셋째, 특별한 패키지는 경쟁자가 따라하지 못하는 기술장벽이 될 수 있다.
바나나맛우유에 관해 찾아보면서 이 세가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참고한 글 :

색깔논쟁, 바나나맛 우유 VS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콘텐츠의 힘]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

바나나맛우유, 전통 지키면서도 '힙'한 이유 - 팍스넷뉴스

바나나맛우유

빙그레 매출 23.4%,,,,바나나맛 우유 브랜드노믹스(Brandnomics®) - 브랜드타임즈(Brand Times)

뚱바 '바나나맛 우유'…'짝퉁 천국' 중국도 이건 베끼지 못했다

진짜들이 얘기하는 진짜 마케팅 트렌드, ‘2018 마케팅 트렌드 세미나’ 2편 (完) - 패스트캠퍼스 미디어

바나나맛 우유 인기는 독특한 용기 덕분?
https://news.joins.com/article/22822364?fbclid=IwAR31pFvcUX70mWnPYbYGeHqvqU4wN3TycECIG6Osmx59_20eCuKiG3xC_Ao
바나나맛 우유 VS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https://masism.kr/3786?fbclid=IwAR1i6G_6599gbgVrCp8xkQ4eNV5yeNLZQmG0txw0e1XIKzcRxhTg7ImF-T0
43년 국민 바나나우유 ‘스토리마케팅’ 재탄생
http://www.fntimes.com/html/view.php?ud=20171112221041554121232f297a_18
바나나맛우유, 전통 지키면서도 '힙'한 이유
https://www.paxnetnews.com/articles/50434
한국의 디자인 아이콘 바나나맛우유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3/78047?fbclid=IwAR0ewTVZflyavq0aikmDfTYZ_tbMCDeOu-wIwDcNENLtdoMyADPnFqYbQF8
빙그레 매출 23.4%,,,,바나나맛 우유 브랜드노믹스(Brandnomics®)
http://www.brand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5&fbclid=IwAR0rE4QyRgmdGv5eg3g-0Gy2K-KtmvEka0mpleB4lx6cowK9tCRgsZ5M4-0
뚱바 '바나나맛 우유'…'짝퉁 천국' 중국도 이건 베끼지 못했다
https://blog.naver.com/naverlaw/221599947726
진짜들이 얘기하는 진짜 마케팅 트렌드, ‘2018 마케팅 트렌드 세미나’ 2편
http://media.fastcampus.co.kr/ourstory/2018-fastcampus-marketing-trend-semina2/?fbclid=IwAR1coSbKGBvC5C2ecUHuglXw_5elsBSEMxa-KnB4MRQr6Bj_MLl5w3FS9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