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가 거대 로봇을 조종하나?

2024. 6. 24. 00:38디자인/디자인이야기

이미지 출처 : 나무위키
마징가z 조종사 카부토 코우지(Kabuto Kouji), 16세
건담 조종사 아무로 레이 (Amuro Ray), 15세
에반게리온 조종사 이카리 신지 (Ikari Shinji), 14세


왜 소년인가?

마징가z, 기동전사 건담, 신세기 에반게리온. 이 세 작품은 모두 소년이 본의 아니게 거대 전투로봇에 탑승하게 되어 전투를 벌이고, 상대편을 살해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설정의 원형은 일본의 전후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제 성장과 함께 새로운 세대의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겪었다. 1972년에 처음 방영된 '마징가 Z'는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반영해 소년이 거대 로봇을 조종해 전쟁에 참여하는 설정을 도입했고 많은 애니메이션이 이 설정을 이어받아 발전시켰다.
이 설정은 파시즘 및 군국주의적 이념과 연관되며 국가를 위한 개인의 영웅적 희생과 충성심을 강조한다. 실제로 일본은 전쟁 중 청소년들을 군사적으로 동원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 일본 정부는 1943년부터 '학도동원' 정책을 통해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군사 훈련에 참여시키고 전장에 투입했다. 일본 해군은 1944년부터 '소년 비행대'를 조직해 15세에서 17세의 소년들을 조종사로 훈련시켰다. 이들은 주로 가미카제(자살 특공대) 임무를 수행했다. 주요 함선에 비행기를 충돌시킴으로써 적을 저지하는 임무였기에 임무의 성공은 곧 죽음이었다. 극단적 희생정신을 요구했다. 소년들은 출격 전에 천황과 국가를 위한 충성을 맹세했고 돌아올 수 있는 연료도 없었다. 소년 비행대의 대부분은 미숙한 조종으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전쟁후반부에는 시간이 부족해 기본 비행술도 배우지 못하고 죽음의 출격을 하는 소년들도 많았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군국주의적 요소를 더 비판적으로 다룬다. 어린 신지의 내면 갈등과 고통은 청소년을 전쟁 도구로 사용하는 행위의 비인간성과 문제점을 부각시킨다. 이는 전쟁의 어두운 측면을 조명하는 서사로 볼 수 있지만 전투신은 더 폭력적이고 가학적이다. 인간의 어두운 본성과 심리적 고통을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미성년 소년이 폭력적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넘어 폭력 사태의 주인공이 되는 모습은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왜 거대로봇을 조정할까?

청소년기는 자아를 발견하고 성숙해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조종으로 거대한 실물을 움직인다는 설정은 이들이 갑작스럽게 성인의 역할을 맡게되면서 느끼는 거대한 권한과 책임에 대한 상징적 표현이다. 소년은 전쟁이라는 극단적 상황에서 자신과 주변을 지켜야 한다.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조종석에 앉아 있지만 조정이 익숙하지 않은 자신 뿐이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괴수들이 계속 등장한다. 이것은 준비되지 않았지만 어른의 역할을 해야 하는 당혹감과 두려움을 의미하며 어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할 여정을 상징한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애니메이션은 청소년기의 성장과 책임, 그리고 가정의 울타리를 벗어나 맞이하게 될 고난을 효과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청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

'마징가 Z'는 주인공의 심리적 갈등을 거의 다루지 않는 반면, '기동전사 건담'과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주인공의 내면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예를 들어, 건담의 아무로는 전투에서의 책임감과 두려움 사이에서 갈등한다. 그는 강해지면서 인간성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겪는다. 에반게리온의 신지는 더욱 복잡한 내면 갈등을 겪는다. 에반게리온 기체와의 심적 연결은 그의 내면 갈등을 심화시킨다. 기체에 담긴 어머니의 영혼은 신지의 트라우마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기체 탑승은 그의 심리적 안정감을 무너뜨린다. 신지는 에반게리온을 조종하며 자신의 폭력성과 파괴력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고, 이는 그의 자아상을 더욱 부정적으로 만든다.

미래 세대에 주어진 책임감, 그리고 잔혹함

로봇 조종은 이들이 미래의 구원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지니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이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주역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어른들이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암시한다. 현재의 어려움과 갈등을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맞이하려면 스스로 그것을 이루어야 한다. 어른은 단지 지켜볼 뿐이다. 이러한 설정은 여전히 청소년이 내면 갈등을 통해 정글과도 같은 세상의 잔혹함에 맞서 성장하게 하는 중요한 장치가 될 것이다.

다음에 등장할 주인공은 어떤 인물일까 상상해보자. 13세의 남자아이는 호기심과 우연한 사고가 맞물려 거대 로봇을 조종하게 되는데, 첫 조종에서 실수로 부모를 죽이는 비극을 경험한다. 소년은 로봇을 가동할 수 있는 유일하게 선택된 조종사로서 조종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했지만 매번 전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소년은 부모를 죽인 사실을 숨기려 하지만, 결국 그 비밀이 드러나게 된다. 사람들은 소년을 비난하며 그를 괴물로 취급한다. 소년은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끼며, 더 깊은 자기혐오에 빠진다. 그는 자신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변 사람들에게 위협이 된다고 믿고 점점 고립된다. 이러한 고립감은 소년의 자기혐오를 더욱 심화시킨다. 하지만 이 비극적 상황 속에서도 소년은 조금씩 성장하고 변모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실수와 미숙함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하게 될지도 모른다.
불현듯, 소년은 세상이 원래 전쟁터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윤성원 + 챗GPT

2024.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