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 13. 00:56ㆍ디자인/디자인이야기
모두의 질문Q: 모두를 위한 질문이 정책이 되는 곳
‘모두의 질문Q’는 우리가 마주한 문제를 더 나은 질문으로 바꾸어 세상에 던지는 실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녹서' (Green Paper) 이니만큼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활발하게 사용되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도 공감할 수 있는 한 줄의 질문들이 모여 사회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
녹서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모색하기 위해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첫 단계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만드는 ‘질문으로 이루어진 문서’다. 정부는 녹서를 통해 국민에게 질문을 던지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활용한다. 그 질문에 공감하는 시민, 전문가, 공무원, 국회의원, 대통령 후보가 그 해답을 함께 찾아가기를 기대한다. 주요국에서는 중요한 정책의 경우 백서를 발간하기에 앞서 녹서를 먼저 만든다. 녹서가 공론화된 질문을 담고 있다면 백서는 사회적 합의를 통한 대응책을 담아 정책결정과정의 연계성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그간 질문을 통해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녹서의 과정이 없었다는 자각으로 '모두의질문Q'라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왜 질문이 필요한가?
디자인은 묻는 능력에서 출발한다.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전에, ‘왜 만들 것인가,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질문이 없다면 혁신은 가능하지 않다. 지금의 공공정책은 너무 자주 해답을 정해놓고, 그에 맞는 설문을 돌리며, 수요자의 행동은 보지 않은 채 만족도 점수만 보고 있다.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질문이다.
다음의 질문들은 서비스디자인 관점에서 공공정책, 디지털 전환, 포용성, 디자인 생태계, 수요자 중심 행정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그간 내가 운영해 온 '쓸만한 블로그' www.usable.co.kr 에 기록되어 있던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일부 질문은 연구와 인터뷰, 정책 보고서에서, 일부는 현장 디자이너들과의 대화의 기록에서부터 도출되었다. 이 질문 모음은 새로운 공공정책의 설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실험이다. 이 질문들이 다음 정부가 실천해야 할 디자인 관련 정책 과제의 단초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디자인의 역할과 책임이 확장되고 있는 지금, 이것은 단지 디자인산업에 관한 논의가 아니라, 디자인을 통해 사회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려는 질문이다.
2024년 2월 28일부터 4월23일까지 등록된 글이 73개가 되었다.
등록된 글을 분류해보니 이런 주제로 나뉘어진다.
1. 디자인의 공공 활용과 정책 혁신
- 왜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혁신 전략으로 활용하지 못할까요?
- 왜 정부는 디자인을 배워야 할까요? 고객 중심 혁신의 실현 가능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 왜 정부 정책에는 연구개발이 없을까요? - 정책에도 실험이 필요합니다
- 근거기반정책은 왜 효율성 떨어지는 정책 기획방법으로 오해되고 있을까요?
- 정책 실험, 왜 정책디자인이 필요할까요?
- 왜 한국엔 정책과 디자인의 융합 연구가 시작되지 않는 것일까요?
- 왜 한국 정부에는 ‘정책디자이너’라는 공식 직무가 없을까요?
- 왜 우리는 디자인으로 감염병을 예방하려 시도하지 않을까요?
- 왜 우리나라의 재난 대응 체계는 디자인되지 않았을까요?
- 왜 정부 사업 공모에서는 좋은 제안이 채택되기 어려울까요?
- 공공디자인 품질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공공주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요?
-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디자인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우리나라는 디자인으로 번영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이 ‘정책 도구’로 활용되지 못하는 원인과 그 가능성을 묻는 질문들임.
2. 공공서비스와 수요자 중심 전환
- 왜 우리의 정책은 여전히 수요자의 ‘말’만 듣고 ‘행동’은 보지 않는 것일까요?
- 왜 공공서비스는 근본적으로 다시 디자인되어야 할까요? - 공공서비스 기본값 재설정
- 지금의 공공서비스 ‘기본값’, 정말 최선인가? 국민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설계하려면 무엇을 바꿔야 할까?
- 왜 국민이 공공서비스를 평가하지 않을까요? - 만족도 조사로는 경험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 왜 정부의 공공 정보는 이해하기 어렵나요? (공공서비스 데이터 시각화)
- 공급자 중심 공공설계의 한계를 넘어서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할까요?
- 왜 우리의 공공환경, 공공서비스는 가장 싼 가격으로 보잘것없이 만들어지고 있을까요?
- 최악의 공공서비스에 상을 주면 어떨까요?
- 정책을 설계할 때, 왜 데이터보다 먼저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 하지 않을까요?
- 왜 공공기관의 시간과 에너지가 온전히 국민을 향해 사용되지 못하고 있을까요?
수요자 중심 전환의 필요성과 기존 공공서비스 설계의 한계를 짚는 질문들.
3. 포용디자인과 사회적 가치
- 모두를 위한 공공디자인은 왜 여전히 소수를 위한 것처럼 보일까요?
- 사회적 약자와 디자이너가 왜 더 나은 정책 설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요?
- 고령자와 장애인, 누구나 키오스크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 왜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평균을 위한 전략’으로만 사용하고 있을까요?
- 왜 우리는 문제를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일까요?
- 왜 우리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도 ‘노령친화도시’를 국가 전략으로 채택하지 않는 것일까요?
- 왜 우리의 ‘지속가능 정책'은 규제나 친환경 캠페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요?
-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정부 R&D는 어떻게 구조를 전환해야 할까요?
- 왜 우리 정부 R&D는 여전히 기술개발 중심일까요?
포용디자인, 사용자 다양성, 취약계층 접근권 등 사회적 디자인 가치에 초점을 둔 질문들.
4. 디자인 산업 구조와 정책 과제
- 왜 우리나라는 디자인을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이 아닌, 일부 대기업의 전유물로 두고 있는 것일까요?
- 왜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일찍 이직, 퇴직할까요?
- 왜 우리나라에는 서비스R&D가 없을까요?
- 지속가능디자인, 이것은 산업 전환의 기회가 아닐까요?
- 왜 한국에는 디자인진흥법이 두 개나 존재합니까? (이원화된 법체계가 정책 혼선 유발)
- 공공디자인 운영 체계는 왜 통합되어야 할까요?
- 왜 디자인은 아직도 공공에서 ‘예쁘게 만드는 것’으로만 오해되고 있을까요?
- 경험경제 시대, 왜 서비스는 디자인되어야 할까요?
디자인 생태계와 제도, 인력, 법·정책 측면에서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질문들.
5. 디지털 정부와 사용자 경험
- 정부의 디지털전환, 왜 국민은 여전히 불편한가요?
- 디지털 혁신, 왜 아직도 국민 중심이 아닐까요?
- 국민청원 데이터를 왜 사장시키나요?
- 왜 공공 웹사이트는 최종 페이지를 찾을 수 없는가요?
- 왜 가짜 텍스트 문서가 사라지지 않는가? 왜 공공부문은 단순하고 중요한 규칙을 지키지 않는가?
- 왜 우리는 정치적 입장을 바꾸지 않는 것일까요? (알고리즘이 민주주의를 잠식한다)
디지털 공공서비스의 UX 문제, 정보 접근성, 비표준 시스템에 대한 문제 제기.
6. 거버넌스와 구조적 혁신
- 왜 세상은 바뀌는데 공공기관 조직은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을까요?
- 지금의 정부조직, 과연 미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 왜 우리는 통일 한국을 준비하지 않는 것입니까?
- 왜 정치인과 고위공직자들은 군대 안 가는 분들이 많습니까?
- 왜 우리나라 공무원은 전문가가 없을까요? (순환보직제)
- 왜 정부는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려고 할까요? 정부 역할의 책임 회피 아닌가요?
- 우리는 왜 '강자만 이기는' 경쟁의 게임을 원할까요? -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 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요? - 미래를 위한 정치, '선거 연령 상한제'
- 입시로 변질된 교육을 바른 인간을 키우는 교육으로 정상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현장 감각’ 부재에서 비롯되는 정책 실패, 어떻게 해야 피할 수 있을까요?
- 지속가능한 국가를 위해, 불평등한 사회를 재조정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 왜 우리는 ‘미래 리더 양성을 위한 교육’을 하지 않는가?
- 왜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디자인을 공부하지 않는 걸까요?
- 왜 공공부문은 일하는 조직이 되지 못하게 막는 구조일까요? (순환보직, 리더십 부재의 문제)
- 왜 공공부문은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는가?
- 왜 정부는 공모에 참여한 기업의 노력에 공정하게 보상하지 않으면서,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기대하는가?
공공조직의 혁신 지체와 구조 개편 필요성을 묻는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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