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디자인으로 사람들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에너지 사용 저감 행동 유발을 위한 에너지 고지서 디자인하기 - 2011.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2023. 8. 27. 11:00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 성공사례

디자인으로 사람들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에너지 사용 저감 행동 유발을 위한 에너지 고지서 디자인하기
국내 서비스디자인 사례

글 : 한국디자인진흥원 전략연구팀 윤성원. 2012.10.25.

개발기간 : 약 6개월 (2010.10~2011.4. 리서치, 디자인개발, 시범 적용, 보고서 제출)
주관 : 지식경제부, 한국디자인진흥원
개발사 :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회장 양준경)
연구책임 : 최미경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 choi7292@gmail.com )

2011년 겨울, 건국 이래 최대의 에너지 사용률을 갱신하였다는 소식으로 아침 뉴스가 시작되는 것이 익숙하게 느껴질 만큼 에너지 문제가 전국적 이슈가 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1월 18일, 방송 3사 9시 뉴스에 에너지 고지서가 새롭게 바뀌어 시범 적용됨으로써 국민들의 에너지 절감 행동을 유도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내용이 중요하게 보도되었었습니다. 이것은 국내에 서비스디자인의 사례가 소개된 최초의 사건이었습니다. 비록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적용되었다고 소개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그날 이후로도 이 프로젝트의 디자인 결과물과 성과에 대해서는 많이 소개되었던 것에 반해, 정작 개발된 경과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진 자료가 없어서 불필요하게 오해를 불러오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단지 고지서를 새롭게 디자인한 것일 뿐인데 왜 이것을 서비스디자인이라고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 같은 것 말이죠. 그래서 프로젝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세부 기록을 남겨 두고자 합니다.

1.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의 시작

“서비스디자인이라는 게 뭡니까?”

당시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이곳은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을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박종원 과장님의 전화였습니다.
2010년 9월경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새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그분은 제가 작성했던 서비스디자인의 소개 자료를 웹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내용을 다 읽자마자 전화를 거셨던 것입니다. 서비스디자인이라는 주제가 디자인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하셨던 것 같았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와서 이 내용을 설명해 줄 수 있습니까?”
”넵. 당장 가겠습니다! “

저에게는 참으로 놀랍고도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는 디자인계는 말할 것 없고, 제가 속한 조직인 한국디자인진흥원 내부에서마저도 서비스디자인의 전망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나 관심을 가진 분이 거의 없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박 과장님은 제가 준비해 간 내용을 꼼꼼히 듣고 난 후 이것은 너무나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고,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해외 사례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역할을 보이고 있는 영역은 기존 디자인이 다루던 범위를 너무나 크게 벗어나는 영역으로 보이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 범죄를 줄이는 디자인, 학교 내의 생활을 행복하게 하는 디자인, 에너지 소비를 줄이게 하는 디자인, 건강관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디자인? 디자인이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고 사회문제를 해결한다고? 과연 디자인으로 그런 것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라는 건가?...‘라는 예상되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실질적 증거,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사례가 있어야만 한다는 말이죠. 저 역시 전적으로 동감하는 바였습니다.


2. 시범사업 주제 정하기

그리고 곧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워보자고 하였습니다.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적용하여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무엇’인가를 디자인하자는 것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사회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니, 일단 지식경제부 내에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연구 주제로 정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경부가 다루는 다양한 영역 중 에너지에 대한 문제는 현안 과제들 중에서도 늘 선두를 다투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통한 에너지 절감’을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으로 사람들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첫째로는 애당초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제품과 서비스, 환경이 설계될 수 있도록 계획하는 방법이며 둘째로는 에너지 사용에 대한 정보를 잘 전달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에너지를 줄여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여 에너지를 줄일 수 있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서비스디자인을 한다고 하면 에너지 전달체계의 전체적인 모습을 파악한 연후에, 전체 이해관계자를 포괄하는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통합적 해결책을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결과 프로세스를 포함한 다양한 터치포인트에서의 디자인 결과물들이 개발되고 지속가능한 새로운 서비스 전달 체계가 제안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는 예산, 시간 등 한정된 자원(정부의 일이라는 것이 아무리 필요한 일이라 해도 예산을 만들어 시급히 실행하는 것은 상당히 실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3천만 원이 되지 않는 예산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을 고려해 고객과 제공자 간 접촉점(Touch point) 중 행동변화를 유발하는데 가장 효과를 크게 미칠 수 있는 무언가가 '에너지 고지서'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고지서의 개선을 범위로 정했습니다. A4 크기의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의 디자인 변화만으로 사람들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변화되도록 만들 수 있을까? 이것이 이 프로젝트의 도전 과제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수행자를 찾았는데, 2010년 가을 서비스디자인을 하는 기업이라고 주장하고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던 기업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유일하게 정부 R&D 과제로 서비스디자인 사례 연구(과제명 ‘서비스디자인 방법론 연구 및 활용을 위한 플랫폼 연구개발‘)를 하고 있었던 민간단체인 사단법인 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회장 양준경)이 이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사업의 운영, 관리를 책임지고,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은 디자인리서치와 개발을 하는 추진체계가 갖추어지면서 비로소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가 2010년 10월. 목표한 디자인 개발 완료 시점은 12월이었습니다. 급박한 일정으로 추진되었던 이유는, 에너지 절감의 문제가 부각될 시점 이전까지 시범 적용을 위한 준비가 끝나야 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아직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용감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됩니다. 앞으로 얼마나 큰 난관이 있을지 짐작도 할 수 없었던 시기였습니다. 초기에 예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양의 리서치와 데이터 정리, 회의, 회의, 회의... 개발팀은 이전까지 어떤 프로젝트에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많은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닥치게 됩니다.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김장수(사무총장)과 최미경(현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연구 책임을 중심으로 유영준, 오유리, 백지혜, 길정희 , 이현진, 김나리 연구원들은 신 영역에 도전의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개발팀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각종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시각화시키는 것이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기 때문입니다.


3. 새로운 에너지 고지서 개발하기

프로젝트는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는 에너지 고지서를 개발하는 단계이고 두 번째는 개발된 고지서를 시범적용 대상 지역에 적용하여 효과를 입증하는 단계였습니다.
- 서비스디자인 기법 적용을 통한 에너지 고지서 개발 (2010. 10 ~ 2010. 12)
- 개발된 에너지절약 고지서의 시범 적용을 통한 검증 (2011. 1 ~ 2011. 3)

사전 조사를 통해 고지서가 사용되고 있는 현황을 확인해 보니 아파트들은 지역마다 각기 상이한 구조와 디자인의 고지서 양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사 단계에서부터 최종적으로 개발된 고지서를 시범적으로 적용해 볼 대상 아파트를 미리 정하고 디자인을 개발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시범 적용 대상 지역은 서울지역의 아파트 단지 중 연주 주제에 대해 호의적이며 에너지 절감에 대한 내적 동기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그래서 변화가 필요한) 대상지 몇 개를 우선 선택하고 이들 관리사무소와 접촉하여 반응을 확인 후에 최종적으로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로 선정하였습니다.

3-1. 탐색하기

서비스디자인의 첫 번째 단계로 증거를 탐색하는 단계가 시작되었습니다.

탐색 단계에서 개발팀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는 형사와 같은 일을 한다고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먼저 기존의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분석하였습니다. 동일한 정보가 반복 표기되어 있고, 에너지 사용을 비롯한 각종 사용 내역이 숫자만으로 표현되어 있어 사용자가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직관적으로 알 수 없게 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심미적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라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디자인 해결책으로 바로 연결한다면 좋겠지만, 이것은 증거일 뿐입니다. 이를 토대로 디자인한다는 것은 심증만으로 범인으로 지목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국내외의 각종 에너지 절감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조사하였고, 정부기관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 활동에 대한 각종 자료를 수집하였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과 에너지 사용 내역을 어떻게 확인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아파트 거주자를 중심으로 4인, 3인, 1인 가정의 에너지 사용 유형, 가족구성원에 따른 에너지 사용, 공간 구성에 따른 에너지 사용, 전력기기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사용 유형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조사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하였습니다. 아파트 내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람은 주부, 다음으로 아이들, 거의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가장(아빠)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정작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정책, 규정, 안내서 등을 만드는 사람은 가정에서 에너지 사용에 있어 가장 소비경험이 적은 사용자인 가장(아빠)이라는 점은 흥미로운 발견이었습니다. 반면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확인하거나 보는 사람은 주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전력기기의 일주일간 가족구성원에 따른 사용빈도를 시각화한 자료 중 발췌. 출처 : 에너지 고지서 프로젝트 최종 보고서, 2011,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개발팀은 리서치를 통해 도출된 시사점을 바탕으로 에너지 주사용자인 주부를 대상으로 다양한 조사를 추가로 실행하였습니다. 주부들을 모아서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한 후, 인터뷰 내용 중 특이 사항을 보이는 가정들을 방문하여 에너지 사용실태를 조사하며 집중적인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가정의 사용행태 조사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조사원도 활용해 런던의 가정을 방문하는 등 문화적 특성에 따라 에너지 사용에 따른 차별점이 있는지 등도 함께 조사하였습니다.

불필요한 가전기기뿐 아니라 가구 집기류조차 거의 없어 환경에서부터 낭비 요소를 없애 에너지 절감을 한다는 가정도 있었고, 화려한 장식적 요소로 치장된 전력기기를 마구 사용하는 가정 등 에너지 사용 행태의 극단적인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유형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정관리학을 전공했다는 한 주부의 경우에는 일 년 전의 고지서를 모두 모아 놓고, 매월 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전년도 동월 고지서와 항목별 비교를 하여 자신이 절약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3-2. 문제정의

주부들 대상의 인터뷰와 관찰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위한 고지서를 디자인함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착안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주부는 우리 집과 옆 집을 비교한다.
주부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바로 옆집이었습니다. 옆집에서 오늘 저녁 무엇을 해 먹는지, 옆집 아저씨는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옆집 애들 성적은 어떤지. 옆집의 관리비는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를 궁금해하고 있었습니다.

2. 고지서 내 용어 선택이 사용자의 인식을 좌우한다.
인터뷰에 언급되고 있는 용어를 분석해 보면 ‘전기세’로 통용되어 불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사실은 부과 금액 중 ‘세금’은 아주 조금이고, 자신의 전기 사용량에 비례한 사용 요금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세금’이라고 하면 국가에서 그냥 가져가는 것으로 불유쾌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나, ‘전기 사용료’라고 하면 자신이 사용한 만큼 사용료를 내는 개념이라서 실제 받아들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다시 확인해 보니 기존 고지서에는 ‘전기세’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3. 사용료 누진제와 사용량 간의 연관성이 있음을 알려줄 방법이 필요하다.
리서치 중에 보니 전기 사용량은 두 배 차이인데, 사용료는 네 배 이상이 차이나는 경우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누진세가 어느 시점에서부터 적용되는지 궁금해했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비용이 증가하는 시점을 두드러지게 표시해주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4. 전년도 동월과 비교해서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전년도 동월에 사용된 사용량과 올해를 비교하여 자신의 가정이 절약 혹은 낭비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요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5. 부드러운 메시지 전달 방식이 필요하다.
무조건 에너지를 절약하라고 하거나, 강하게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면 불쾌한 감정을 느낀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의 부드러운 개입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착안점은 결과적으로 최종 디자인에서 에너지 사용에 대표적인 캐릭터인 북극곰을 등장시켜 부드럽게 에너지를 절약해 달라는 부탁의 메시지를 만드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다음으로는 고지서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 구성을 파악하고 상호 간에 달성하기 위한 목표가 무엇이고, 요구가 무엇인지, 각 관계자들이 상호 어떤 역학관계를 가지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리서치를 진행하였습니다. 고지서를 총괄하는 에너지관리공단 측,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 등과의 미팅을 통해 파악된 정보를 기초로 이해관계자 맵을 작성하고 고지서에 관련된 공급자, 수요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우선 에너지 정책의 공급자라 할 수 있는 서울시 에코마일리지 기후대기정책팀 담당관, 한국 전력공사 업무 담당자, 에너지관리공단의 생활실천홍보실 담당자들을 통해 공급자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과 현재 개선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측면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였습니다. 고지서에 어떤 정보들이 어떤 형태로 들어갔으면 하는 요구가 각 기관과 담당자가 가진 역할과 상황에 따라 다양했는데, 대부분 고지서에 특정 정보가 담기면 그 정보가 수요자에게 전달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요자 대상 조사를 통해 잘못된 전제였다는 것이 밝혀집니다.

다음으로 정책 수요자라 할 수 있는 아파트 관리소, 주민, 고지서 프로그램 개발사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책이 의도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였습니다. 많은 사용자들은 고지서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잘 알고 있지 못했으며 자신들이 어느 정도로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지도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에너지 절약을 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를 제공받는다면 얼마든지 절약에 참여할 의지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고지서에 대해 복잡하다고 느끼고 개선했으면 하는 불만이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되었으면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이디어가 없다는 점도 알 수 있었고 제공자 측에서 에너지를 절감하자는 막연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더 이상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찾아낸 다양한 증거들은 고객이 고지서를 접할 때부터 폐기하기까지의 여정에서 찾아진 문제점(pain point)에서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는 실마리로 활용되었습니다.

<고객여정의 이슈 분석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전략 도출>

 

3-3. 아이디어 찾기

디자인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다음의 네 가지 원칙을 정하였습니다.
· 사용자가 본인의 에너지 사용에 대해 시각적으로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
·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정보는 삭제하여 사용자가 중요하게 여기며 먼저 보고 싶어 하는 정보의 주목성을 높인다.
· 단순 나열식 정보 제공 고지서를 쉽게 읽고 필요한 정보를 쉽게 이해하도록 시각화된 이미지로 정보를 전달한다.
· 에너지 사용에 대한 경고와 함께 에너지 절약의 실천이 일어날 수 있도록 행동을 직접적으로 안내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적용하기로 결정한 아이디어는 다음의 12개였습니다.

1. 색으로 경고 주기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경우 레드컬러, 평균보다 적게 사용한 경우 그린컬러를 고지서에 적용하여 그동안 인식하지 못한 에너지 사용량에 대해 인식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색깔로 에너지의 상대적인 사용 현황을 즉시 인식하도록 하자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냈던 최원석(현대카드) 디자이너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단순히 아름답다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사람의 감성은 우리의 이성과 무관하게 직관인 행동을 유도합니다. 고지서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주안점을 두었던 부분은 사람의 직관적인 인식의 속성입니다. 사람들에게 익숙한 신호등의 색이 가지는 느낌은 인식의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관적으로 인지된 정보는 이후에 다른 정보를 인식하는 데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백 마디 말보다도 시각적으로 인지된 직관적 깨달음이 사람의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전략적으로 좋은 디자인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행동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인간 중심의 기술 적정기술과의 만남’, 김정태 외, 2012, 에이지21 중에서 발췌

2. 에너지 사용량 시각화
그래프, 이미지 등을 적절히 사용하여 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시각화합니다.

3. 용어의 조정
에너지 사용에 대한 비용은 세금뿐만 아니라 사용료임을 분명히 표기합니다.
현재 ‘전기세’로 표기된 것을 ‘전기 에너지 사용료’로 바꾸어 표기합니다.

4. 동일 평수의 이웃집과 사용량 비교
이웃집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하여 상대적인 우리 집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시켜 에너지 절감을 유도합니다.

5. 동일 평수의 이웃집과 등수 표기
동일 평수의 전체 세대에서 우리 집의 등수를 표기하여 에너지 절약에 대한 경쟁심을 유도합니다.

6. 누진세율 적용
누진세에 대한 정보를 줌으로써 적은 전기 사용량의 차이가 큰 사용료 차이가 된다는 개념을 인지시킵니다.

7. 전년도 동월 사용량 비교
전년도 동월과 당월 사용량을 대비하여 우리 집의 에너지 사용 패턴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합니다.

8. 구체적인 실천 방안의 시각적 제시
지속적인 에너지 절약 실천을 유도하는 홍보 및 관리를 합니다.

9. 삼진아웃 시스템 절약 가이드북 제공
3번 이상, 평균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많을 경우 ‘에너지절약 실천가이드북’을 제공하여 에너지 절약 실천 유도와 에너지 과사용이 습관화되지 않도록 막습니다.

10. 인센티브 제공
쿠폰, 마일리지 등의 포상을 통해 에너지 절약 실천을 즐겁게 하도록 유도합니다.

11. 정보의 재배치
불필요한 정보 및 중복된 내용을 삭제하여 중요하고 새로운 정보를 재배치합니다.

12. 캐릭터 적용
호감이 가는 캐릭터(북극곰)및 일러스트를 넣어, 고지서를 감성적으로 인지하도록 합니다.

3-4. 프로토타이핑

이제는 핵심 아이디어가 반영된 다양한 디자인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봄으로써 보다 목적에 부합된 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단계입니다. 개발팀은 디자인 결과물을 만들고, 또 그것을 일반인을 대상으로 선호도, 만족도 조사를 하였고, 또한 별도의 평가툴을 만들어 객관화시키기 위한 절차를 추가로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에너지 고지서 공모전을 개최하여 디자인을 최종안을 확정하는 데 있어 시민들의 낸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참고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 이동과 컬러에 대한 반응, 편집 디자인과 시각정보디자인의 효율적, 심미적 기능을 고려하여 다양한 유형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하였습니다.

<핵심 아이디어가 적용된 디자인 시안>

 

<다양한 시각적 표현 방법 적용 실험. 핵심 아이디어를 다양한 형태로 표현한 시안들>


[각 시안의 디자인콘셉트]

A안 : 전년도 동월, 이웃집 평균 비교를 금액으로 쉽게!
Red / Green컬러를 사용하여 평균보다 많이 사용하면 Red, 적게 사용하면 Green컬러로 나타낸 것입니다. 전년도 동월과 당월의 비교, 우리 집과 이웃집의 에너지 사용료 비교를 막대그래프를 통해 표현하여 증감액의 확실한 차이를 보여줍니다. 또한, 동일 평형 전체 가구에서 우리 집의 에너지 사용 등수를 표시하였습니다.

B안 : 감성적인 디자인, 그리고 누진세 정보!
Red / Green컬러를 사용하여 평균보다 많이 사용하면 Red, 적게 사용하면 Green컬러로 나타냈으며, 곰캐릭터와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부드럽고, 감성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누진세를 메인 콘셉트로, 전기 사용량과 사용료를 비교 분석하여 그래프로 보여주었습니다.

C안 : 우리 집 에너지 사용량을 한눈에 보자!
파이그래프를 중심으로 고지서의 세부 정보를 전달해 주고자 하는데 중점을 둔 디자인입니다. 관리비의 내역과 차지하고 있는 금액의 비율, 그리고 에너지 사용량의 많고 적음을 아이콘으로 평가하여 한 번에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전기, 수도, 난방 등 각각의 아이콘을 함께 표기하여 이해를 돕고, 한 가지 색만 포인트로 주어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였습니다.

D안 : 필요한 정보만 담은 확실한 메시지 전달!
맨 윗 칸은 소비자에게 전월 대비 변화가 일어났음과 전체 비용에 대해서만 시각적, 정서적으로 인지 시켜줍니다. 그다음 칸은 소비자의 노력을 통해 변화가 발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 전기세와 난방비등 통제 가능한 카테고리의 항목만을 표기 관심도를 높이고 Motivation을 제공합니다. 마지막 칸은 정보전달에 충실한 영역으로 상세항목의 확인과 수납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와 전체적인 분석정보를 제공합니다. 3가지 컬러시스템으로 디자인하였습니다.

E안 : 누진제를 이해하게 하자!
기존 고지서에서 누진세를 강조시켜 전기요금 절약 누진표를 단순한 그래프로 보여줌으로써 사용자가 이해하기 쉽게 한 디자인입니다. 또한 전기 사용량과 전기요금의 사용율을 강조해 누진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웁니다.

다양한 디자인 프로토타입들로 시범사업 실행 대상 아파트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호도,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디자인 시안들을 보자 주민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관심을 보였고, 글자를 크게 해 달라, 광고를 다양하게 해 달라, 지저분한 광고를 삭제해 달라 등 평소 원하던 내용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디자인 만족도조사 등 다양한 조사를 통해 얻어진 아이디어의 반영>


전반적인 레이아웃 디자인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정보디자인을 통해 보다 설득력 있는 표현 방식을 선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험을 활용하였습니다. 실험군에게 각각 다양한 시각적 표현 방식으로 표현된 고지서를 배포하여 피실험자들이 이를 검토하고 의견을 나누게 하고 잠깐 뒤 회수하여 참고할 수 없도록 합니다. 다른 주제의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고 일정시간 후에 다시 좀 전에 봤던 고지서의 잔존 기억의 양과 정확성(어떤 부분이 기억나는지, 얼마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가장 효과적인 표현 양식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표현 형식에 대한 조사 결과 중 고객 반응>

 

위와 같은 다양한 시도의 결과로 고지서가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같은 평형대 이웃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한 집은 빨간색 고지서를, 적게 사용한 집은 녹색 고지서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정보디자인을 활용하여 사용량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변화시켰습니다. 고지서가 담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들은 가장 오래도록, 정확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표현된 것으로써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고지서가 아닌, 사용자 리서치와 실험을 통해 에너지 절감의 행동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개발된 것입니다.

<방배 레미안 아트힐 개선 전 고지서>
<개선 후 고지서 (앞)>
<개선 후 고지서 (뒤)>

 

4. 실증 단계 : 시범적용으로 효과 검증하기

새로워진 고지서는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서울 방배동 래미안 아파트 600 가구를 대상으로 3개월간 배포되었습니다.
1월은 한파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전국 전력사용량은 9.83% 상승했지만 시범단지의 경우 오히려 5.26%가 감소됨으로써, 15.09%가 절감되었습니다. 2월은 일수감소, 기온상승 등으로 전국 전력사용량은 1.2% 감소하였으나 시범단지는 10.06% 감소하여 전국에 비해 8.86%가 절감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3개월 동안 시범 실시한 결과, 결과적으로 평균 10%의 전기료를 절감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 고지서가 전국으로 확산된다고 가정해 봅시다. 2011년 한 해 전국의 주택용 전기 사용액은 약 7.6조 원(한국전력 발표 기준), 10%가 절감된다고 보면 년간 약 7천6백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예산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지서에 서비스디자인을 더함으로써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사례는 전기 사용량만을 실험한 것이었습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스 등 다른 에너지에 다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더 나아가 교육, 교통, 치안, 보건 등 다양한 공공분야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해 본다면 어떨까요?

이 고지서 개발은 경제적 효과 외에도 디자인 분야는 물론이고, 공공정책의 입안자들에게도 디자인의 역할을 다시 돌아보게 한 의미 있는 사례였음이 다음의 내용으로 증명됩니다.

고지서는 2011년 7월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IDEA에서 서비스디자인부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습니다. 세계 디자인 전문가들이 에너지 고지서 프로젝트를 서비스디자인이 잘 적용된 사례로 인정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IDEA는 2000년 중반 이후 서비스디자인 부문을 개설하여 운영 중인데, 2011년은 서비스디자인 분야에서 현대카드도 금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이 특히 약진을 보인 해였습니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 미소금융재단과 함께 디자인 기부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고자 개발한 ‘드림실현 프로젝트’(저소득층에게 연 2%의 저금리 대출을 진행하며 동시에 경영 컨설팅과 인테리어, 디자인, 마케팅 기법전수 및 기부하는 프로젝트)로 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아마도 국내의 서비스디자인 부문에서의 선전에 세계 디자인계가 놀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 IDEA(International Design Excellence Awards) : 미국산업디자인협회(Industrial Designers Society of America) 주최의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적 디자인상

이후 2011년 11월 2일,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행정제도 선진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디자인이 리드하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제목으로 에너지 고지서 사례가 국무총리상 금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심사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등 48개 기관에서 제출한 386개 사례 중 1차, 2차 심사를 통과해 최종심사에 진출한 12개 우수사례를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고지서 사례는 누구나 고민하는 에너지 절약이란 주제를 디자인이라는 수단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다는 것에 관심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것은 당시 지경부가 제출한 많은 사례 중에 유일한 수상작이었습니다.

3개월간의 시범 적용 단계가 끝나고 시범사업의 대상이었던 방배동 래미안 아트힐의 주민들 무작위로 선별해 고지서 개선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해 보았습니다. 150명의 응답자 중 고지서의 심미성에 대해 주민의 92%가 만족하였습니다만 심미성은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고지서가 주민의 에너지 사용 습관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가 중요했던 것입니다. 에너지 사용량의 실제적인 변화와 더불어 '고지서를 본 후 에너지를 절약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98%', '고지서를 본 후 에너지 절약을 행동으로 실천했다. 97%' 등 사용자들 응답은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적용한 디자인이 사람들의 행동에 명백한 방식으로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 시범 적용 단지 주민 150명 대상 설문 조사 결과 (2011. 4.)


서비스디자인은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전반에 디자인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경험 가치를 향상하는 방법입니다.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만 서비스디자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비스디자인은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한다면, 결과물이 반드시 ‘서비스’의 형태가 아니라도 서비스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많은 해외의 서비스디자인 사례들도 시각디자인, 제품디자인, 환경디자인 등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과물만 보면 새롭게 디자인된 고지서는 시각디자인입니다. 시각디자인은 '인간의 인지적, 심미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인 요소(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컬러 등)를 이용하여 알아보기 쉽게, 아름답게 디자인하는 것'임에 비해 서비스디자인은 '인간의 감성적, 심리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간이 경험하는 다양한 경험 요소를 활용하여 행동변화를 유발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고지서 프로젝트는 비록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지만, 사용자의 생각을 변화시켜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디자인의 역할을 입증하기 위해 계획되었습니다. 그리고 개발 과정 전반에 서비스디자인 방법이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결과적으로 목적에 부합되는 결과를 얻었음을 여러 경로로 확인하였습니다. 따라서 서비스디자인의 성공 사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변화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 디자인프로세스>


이렇게 성공적인 결과를 입증하면서 에너지 고지서 재디자인 시범 사업 프로젝트는 종료되었습니다만, 이것은 사실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전국의 모든 고지서를 바꾸는 일이 남아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전국의 에너지 고지서를 배포하는 역할을 총괄하고 있는 기관은 에너지관리공단입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이 고지서를 전국으로 확산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이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제안된 기존의 디자인 시안이 잘 유지될까요 아니면 의도와는 전혀 다른 괴물 같은 고지서로 변신하게 될까요? 제 개인적으로는 최종 배포될 고지서가 초기의 모습을 유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디자인에 관련된 의사결정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공공기관은 거의 없고 이것은 에너지관리공단도 예외가 아닙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여러 측면으로 성공적인 성과로 검증되었으며 목표에 부합하는 좋은 디자인을 제공받았지만, 조직 내부에는 그것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중하게 지켜낼 주체가 없는 셈입니다. 내외부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이리저리 바꿔 보자고 많은 의견을 낼 것이고, 그 결과 본래 의도와 무관하게 무참히 성형되다가 망가진 모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가까운 어느 날, 나의 집 우편함에 도착해 있을 에너지 고지서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 보시죠.

[연구에 참여한 참가자]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서비스디자인연구소 SD.lab (개발)
양준경
김장수
최미경
유영준
오유리
백지혜
길정희
이현진
김나리

디자이너 소개
최미경 유한대학교 교수
전 ㈜KTF SHOW 브랜드 디자인 매니저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추천디자이너

최원석 프레임워크 대표
전 현대카드 비즈니스 디자인팀 프로젝트 매니저
2009 대한민국산업디자인협회 추천 디자이너

유영준 YTN 뉴스그래픽 디자이너
국가상징공모전대상 수상

오유리 백지혜 길정희 이현진
red dot award 2009 본상 수상
대한민국 패키지 디자인 대전 금상
LH 대학생 광고 공모전 동상

서비스디자인 전문위원 (자문)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김남형 계원디자인예술대학
최원석 현대카드
김희경 삼성물산
박기선 KT
김은주 하모니카 가족상담
김영미 성균관대학교 창의적디자인연구소
여은하 (주)이음파트너스
이혜주 CLOUD AND COMPANY
한수련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진재홍 크리베이트 파트너스

* 참고자료 : 에너지 고지서 프로젝트 최종 보고서, 2011,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 본 프로젝트는 (사)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회장 양준경, 개발책임 최미경)이 실행한 것이며 저(윤성원)는 실행자로서가 아니라 사업을 주관한 한국디자인진흥원을 대신해 프로젝트를 가감 없이 소개하기 위해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 연구팀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시각화된 디자인 결과물과 그것이 실제 인간의 행동변화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별도의 서비스디자인 평가 툴을 만들고 그것을 적용시키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한 서비스디자인 플랫폼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 소개 영상 : http://youtu.be/M83tg5v9yI4

* 최종 보고서 : https://www.designdb.com/?menuno=790&bbsno=23421&siteno=15&act=view&ztag=rO0ABXQAOT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NTkxIiBza2luPSJwaG90b19iYnNfMjAxOSI%2BPC9jYWxsPg%3D%3D#gsc.tab=0

 

에너지절감 고지서 서비스디자인 최종보고서,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2011

디자인으로 사람들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게 만들 수 있을까? 에너지 사용 저감 행동 유발을 위한 에너지 고지서 디자인하기 국내 서비스디자인 사례   개발 기간 : 리서치, 디자인개발, 시범

www.designdb.com

* 에너지 고지서,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2013.07.13) http://cafe.naver.com/usable/2430

* (논문) 에너지고지서 서비스디자인 사례를 통한 시범사업의 효과적 추진방안 연구. 2021.3. 윤성원

* 쓸만한웹 네이버 카페에 올렸던 글 https://cafe.naver.com/usable/1839 을 이쪽으로 옮겨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