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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이 바뀌는 중. IDEO는 가고 미래가 온다

SERVICE DESIGN 2023. 11. 20. 21:33

최근 패스트컴퍼니(Fast Company)에 디자인계 거인의 부고를 알리는 것 같은 기사가 실렸다. 
'IDEO는 디자인싱킹을 알린 디자인회사지만,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10월 초 CEO인 데릭 롭슨은 총원 약 500명의 25%에 해당하는 125명의 직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뮌헨과 도쿄 사무소도 폐쇄할 예정이다.'...
디자인 사고의 시대가 끝나며 직원 3분의 1을 감축하고 사무실을 폐쇄한 거대 디자인 회사 IDEO, 패스트컴퍼니, 2023.11.3.

며칠 뒤 보게 된 글에서는 '모든 사람은 창의적이며 모든 이들과 디자인의 힘을 나눠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디자인싱킹이 퍼트린 <디자인의 민주화>를 IDEO 몰락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디자이너는 다수의 합의에 따르는 귀족이나 평민과는 구별되는, 미래의 예언자이자 선지자 역할을 해야 한다. 디자인의 핵심은 균형을 실현하고자 하는 철학적 열망을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간격, 질감, 생동감 등을 더하거나 빼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든, 디자인은 항상 다수에 순응하는 물결에 맞서기 위해 노력하는 흔들리지 않는 기둥이어야 한다. 
디자이너는 주변의 모든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지만, 모든 목소리가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다는 생각도 거부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민주화에 굴복하기 시작하면 디자인은 그 본연의 목적을 잃게 된다....'
IDEO, 그리고 죽어가는 디자인. C. Eliott Johnston. 2023.11.8.

 

IDEO and the slow death of design.

For my money, a primary driving factor behind this downturn is IDEO’s peddling of “design thinking” as a discipline. Now, I realize that…

celiottjohnston.com



전설과도 같은 IDEO도 모두가 디자인할 수 있게 돕는 퍼실리테이터 역할에 집중하더니 탁월성을 잃고 평범해지고 말았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서비스디자인에서 추구하는 공동 창작, 참여적 디자인과 같이 최근 비 디자이너의 참여를 강조하는 디자인 경향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대국민 투표로 디자인을 선정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Seoul, My Soul' 같이 어정쩡한 디자인이 선택되어 버리고 마는 현상에도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수한 디자인은 다수결의 합의로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재해석이 중요해진다. IDEO의 변화는 단순히 기업의 구조 조정 이상을 의미하며, 디자인계 전반에 방향성의 재고를 요구한다. 우리는 '디자인의 민주화'가 가져온 비극적 결과를 바라보며, 디자인이 단지 널리 퍼진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되고 오히려 더 큰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함을 깨닫게 된다. 디자이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참여시키는 연결자여야 하지만, 의견 조율자의 역할로 끝나서는 안되고 미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디자이너가 디자인이 현재의 필요와 결핍을 채우는 것을 넘어, 미래를 보지 못하는 이들에게 아직 도달해 보지 못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새로운 착안점을 제공하는 예언자의 역할을 해야 함을 말한다.

AI의 활용은 앞으로 디자인 산업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AI는 디자이너가 미래 지향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AI를 활용하면 디자인 프로세스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고,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혁신을 추구할 수 있게 된다. 디자이너는 AI를 이용해 더 깊이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다. 비 디자이너도 비록 의도에 딱 들어맞지 않고 품질이 떨어진다 해도 어쨌든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디자인의 민주화' 시대를 지나, '디자인전문가 X AI', '비 디자이너 X AI'의 갈림길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양쪽 길 중 어디든 AI는 미래의 디자인산업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디자인은 대중의 참여와 퍼실리테이션을 넘어서 미래를 예측하고 선도하는 역할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디자인 산업의 미래는 이러한 새로운 접근 방식과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AI는 미래의 디자인을 보좌하는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생성형 언어 모델이 가장 잘하는 일,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드는 것으로. 
 

이미지 : 의인화된 챗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