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9. 12. 00:15ㆍ디자인/디자인 소식
2025년 8월 21일, 미국 백악관은 대통령령으로 "더 나은 디자인으로 국가를 개선하자 Improving Our Nation Through Better Design"을 발표하며 America by Design 이니셔티브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것은 이름 그대로 “디자인으로 국가를 개선하자”는 선언이다. 행정 분야에서 ‘디자인’이란 단어가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단순히 미적인 치장이나 UI 개선 차원이 아니라, 사용성·접근성·심미성을 모두 갖춘 정부 서비스를 국가 차원의 목표로 삼은 것이다.
미국은 1962년 모이니핸의 연방건축 지침*, 1972년 연방 공공디자인 개선 프로그램** 등 ‘디자인을 공공행정의 수단’으로 삼아온 전통이 있다.
* 모이니핸 지침 (Guiding Principles for Federal Architecture) : 1962년 당시 법무차관보였던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핸(Daniel Patrick Moynihan)은 존 F. 케네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연방 건축물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한 지침을 작성했다. 이 지침은 “연방 정부 건축은 상징적 품위와 시대정신을 담아야 하며, 과거 양식의 단순 모방을 피하고, 우수한 현대 건축가·디자이너를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따라서 연방 차원에서 ‘디자인(특히 건축 디자인)’을 행정 정책수단으로 공식 채택한 첫 사례로 볼 수 있다.
** 연방 공공디자인 개선 프로그램(FDIP : Federal Design Improvement Program) :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 지시에 따라 연방총무청(GSA)이 출범시킨 프로그램으로, 연방 건축·산업디자인·그래픽디자인·환경디자인 전반의 품질 향상을 목표로 했다. 각 부처와 연계하여 디자인 자문위원회를 두고, 디자이너 참여를 확대했다. 당시 GSA는 “디자인은 공공서비스 전달의 효율성과 국민 경험을 개선하는 수단”이라고 명시했다.
이번 대통령령(EO : Executive Order)은 그 계보 위에 ‘경험디자인(디지털·물리)’을 전면으로 끌어올린 조치이다.
새로운 제도: National Design Studio와 Chief Design Officer
대통령령은 두 가지 제도를 신설했다.
첫째, National Design Studio(NDS)다. 이는 대통령실 산하에서 각 부처를 자문하고, 공공서비스의 디자인 표준을 수립하며, 중복 투자를 줄이는 역할을 맡는다. 쉽게 말해, 흩어진 디지털·물리적 서비스를 ‘하나의 경험 언어’로 정렬하는 중앙 허브다.
둘째, Chief Design Officer(CDO) 직제다. 최고 디자인 책임자는 민간의 전문성을 끌어와 서비스 경험을 총괄하는 자리다. IT나 정책 책임자가 아닌, 디자인 전문가가 정부 운영의 구조적 자리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왜 지금, 왜 디자인인가
백악관은 이번 조치를 통해 2026년 7월 4일까지 “국민의 일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서비스”의 개선 결과를 제출하라고 각 부처에 요구했다. 수만 개의 연방 웹사이트와 물리적 창구가 제각각 다른 기준으로 운영되어 온 현실을 감안하면, 표준화와 재디자인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미국은 이미 21세기 통합 디지털 경험법(21st Century IDEA Act)과 US Web Design System(USWDS) 같은 기반을 갖고 있었으나, 실제 실행은 산발적이었다. 이제 백악관이 직접 제도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디자인의 정치적 위상’이 한 단계 격상된 셈이다.
기대와 함정
긍정적 전망은 분명하다. 디자인이 단순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도적 구조로 편입되면서 공공서비스의 품질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표준화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접근성 개선은 소외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우려도 적지 않다. 일부 평론가는 “심미성(aesthetics)”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접근성보다 앞세워질 위험을 지적한다. 또, 과거에 존재하던 정부 내 디자인 조직(예: 18F, US Digital Service)의 축소와 해체로 축적된 경험이 단절된 상태에서, 이번에도 ‘새로운 구호’로만 그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2026년까지 성과를 내라는 압박적 일정이 수만 개의 서비스에 일괄 적용되는 것은 실무적으로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한국에 주는 시사점
이 사례는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지난 12년 간 국민디자인단을 통해 공공서비스디자인을 실험했고, 현재는 산업단지 청년디자인리빙랩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여전히 개별 프로젝트일 뿐이라서 정부 차원에서 디자인을 제도화하는 구조적 장치가 마련되기를 바라기는 요원한 상황이다.
“America by Design”은 “디자인을 행정의 본류로 끌어올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은 세 가지다.
1. 제도적 구조화: 중앙 차원의 디자인 표준과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2. 지속 가능성: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경험과 역량이 정부 내부에 축적되어야 한다.
3. 포용적 관점: 심미성과 혁신만이 아니라, 접근성과 문화적 다양성을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한다.
미국 백악관의 이번 대통령령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건이다. 디자인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전략적 자산으로 선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성공 여부는 앞으로 달려 있다. 진짜 변화는 법령이나 조직 신설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 경험의 개선에서 입증된다.
한국의 맥락에서 본다면, 단순히 미국식 모델을 1대1로 이식하기보다는 더 과감한 접근이 가능하다.
한국은 정부주도 산업 육성의 경험과 IT·디지털 기술 수용성이 높고, 사회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크다. 따라서 CDO나 NDS 같은 조직 신설을 넘어서, 디자인·기술·정책을 융합한 국가 단위 실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한 단계 더 변혁적인 시도를 추진할 수 있다. 예컨대 대통령 산하에 “디지털 공공서비스디자인 랩”을 설치해, 공무원·디자이너·AI·데이터 전문가가 함께 실시간으로 정책을 실험하고, 이를 행정 프로세스에 임베딩하는 모델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행정의 신뢰도 제고뿐 아니라, 산업적 파급력(신규 서비스·시장 창출)까지 연결할 수 있다.그것이야말로 한국형 “Korea by Design”이 나아가야 할 길일 것이다.
우리는 언제쯤이나 “Korea by Design”을 시작하게 될까?
2025.9.12. 윤성원
원문 출처 : https://www.whitehouse.gov/presidential-actions/2025/08/improving-our-nation-through-better-design/
번역 : 챗GPT (누락 또는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원문을 확인하세요.)
Improving Our Nation Through Better Design
By the authority vested in me as President by the Constitution and the law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it is hereby ordered: Section 1. Purpose and
www.whitehouse.gov
우리 나라를 더 나은 디자인으로 개선하기
대통령령
2025년 8월 21일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 헌법과 법률이 나에게 부여한 권한에 따라, 다음과 같이 명한다.
제1조 목적 및 정책
미국은 오랫동안 혁신, 기술 발전, 디자인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해왔다. 그러나 미국 국민에게 제공되는 디지털 서비스 생태계가 방대해짐에 따라, 정부는 사용성과 심미성 측면에서 뒤처져 왔다. 레거시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드는 재정적 비용은 매우 크며, 이를 탐색하느라 미국 국민이 잃는 시간의 비용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우리 전역에 존재하는 디지털 ‘포트홀’을 메울 때이다.
이 명령을 통해 나는 “America by Design”이라는 국가 이니셔티브를 발표한다. 이는 국민이 정부와 접점에서 마주하는 사이트의 디자인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에서 시작해, 미국인의 경험을 개선하려는 것이다. 정부의 디자인 언어를 사용 가능하고 아름답게 업데이트할 때이다. 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National Design Studio(국가디자인스튜디오, NDS)와 Chief Design Officer(최고디자인책임자, CDO)를 신설한다. CDO는 최고 창의 인재 영입을 지원하고, 행정부의 부처 및 기관(이하 “기관”)과 조정하며, 혁신적 해결책을 구상한다.
본 행정부의 정책은 디지털 및 물리적 경험을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우리 국가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NDS는 기관에 대해, 중복되는 디자인 비용을 줄이고, 표준화된 디자인을 사용하여 높은 영향력을 가진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며, 미국 국민에게 제공되는 경험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을 자문한다.
제2조 America by Design 및 National Design Studio의 설치
(a) 국민에게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 모두에서 제공되는 연방 서비스의 시각적 표현과 사용성을 포괄적으로 개선하여, 온·오프라인에서 일류의 경험을 창출하기 위한 국가 이니셔티브 America by Design을 설치한다.
(b) America by Design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위해, 대통령실 산하 백악관 사무국(White House Office, 대통령집무실 산하 행정부 사무기구) 내에 National Design Studio(NDS)를 설치하고, NDS 내에 Chief Design Officer(최고디자인책임자, CDO) 직위를 신설한다. NDS는 관리 책임자(Administrator)가 이끌며, 이 관리 책임자는 백악관 비서실(White House Chief of Staff) 사무국에 보고한다. 더 나아가 NDS 내에, 미 연방법전 제5편 제3161조(5 U.S.C. §3161)에 따라, America by Design 이니셔티브의 진전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는 임시 조직을 설치한다. 이 임시 조직은 본 명령 서명일로부터 3년이 되는 날 종료한다. 다만 그러한 종료는 본 명령의 다른 권한이나 규정의 종료, 약화, 또는 수정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제3조 America by Design의 이행
(a) 각 기관의 장은 해당 기관에서 America by Design 이니셔티브를 이행하기 위하여 CDO와 협의하고, 2026년 7월 4일까지 초기 성과를 도출한다.
(i) 기관의 장은 미국인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웹사이트와 물리적 장소의 개선을 최우선으로 한다.
(ii) 일반조달 및 연방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연방총무청(General Services Administration, GSA) 청장은 CDO와 협의하여 본 명령에 명시된 정책에 부합하도록 United States Web Design System(미국 웹디자인 시스템, USWDS)을 업데이트한다.
(iii) 기관의 장은 정부 전반의 21세기 통합 디지털 경험법(21st Century Integrated Digital Experience Act, 공법 115-336) 준수를 보장하기 위해 CDO와 협의한다.
(b) CDO는 America by Design 이니셔티브를 최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사상(이론) 및 연구·디자인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전문 기업들과 협의한다. 우리 시대의 가장 유능한 디자이너들이 조국을 위해 봉사하도록 하기 위하여, CDO는 민간 부문은 물론 기타 전문성을 보유한 원천들로부터 디자이너 및 기타 전문가 채용을 지원한다. 기관의 장은 이러한 노력을 촉진하기 위하여 관련되는 모든 채용 권한을 활용한다. 여기에는 1970년 정부간 인사법(Intergovernmental Personnel Act of 1970, 공법 91-648; 미 연방법전 제5편 3371조 이하)이 포함된다.
(c) CDO는 본 명령에 따른 자신의 의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필요 시 관리예산국(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 국장과 협의한다.
제4조 일반 규정
(a) 본 명령의 어떠한 내용도 다음을 저해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어서는 아니 된다.
(i) 법률이 행정부의 부처 또는 기관 또는 그 장에게 부여한 권한; 또는
(ii) 예산·행정·입법 제안과 관련한 관리예산국(OMB) 국장의 기능.
(b) 본 명령은 적용 가능한 법률에 부합하도록, 그리고 예산의 범위 내에서 이행한다.
(c) 본 명령은 법률 또는 형평의 원칙에 따라 어떠한 당사자도 미합중국, 그 부처·기관 또는 기관, 그 임원·직원 또는 대리인, 또는 기타 어떠한 사람에 대하여 집행 가능한 실체적 또는 절차적 권리나 이익을 창설하려는 의도가 아니며 또한 그러하지 않는다.
도널드 J. 트럼프
백악관
2025년 8월 21일
관련 기사 및 링크
| 언론 | 제목 | 번역 | 언론 |
| Reuters | Trump to appoint Airbnb co-founder Gebbia to remake government websites | 트럼프,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게비아를 연방 웹사이트 개혁 책임자로 임명 | Reuters |
| FedScoop | Airbnb co-founder Joe Gebbia takes on new White House design chief role |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 백악관의 새 디자인 책임자 역할 맡다 | FedScoop |
| Business Insider | An Airbnb co-founder is now the US’s first chief design officer. He says the Apple Store’s style is his north star. |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가 미국 최초의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그는 Apple Store 스타일이 지향점이라고 말한다 | Business Insider |
| Fox Business | Trump taps Airbnb co-founder as 1st government design head to lead huge web overhaul | 트럼프, 거대한 웹 개혁을 이끌기 위해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를 첫 정부 디자인 책임자로 지명 | Fox Business |
| DesignBoom | Trump creates National Design Studio under America by Design, appointing Airbnb co-founder Joe Gebbia as Chief Design Officer | 트럼프, ‘America by Design’ 하에 국가디자인스튜디오 설립하고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를 최고 디자인 책임자로 임명 | Designboom |
| Wired | DOGE Operatives Are Joining Donald Trump’s New National Design Studio | DOGE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새 국가디자인스튜디오에 합류하다 | WIRED |
미국 정부는 이날 이 대통령령의 발표가 있은 후, 에어비엔비의 공동창립자이자 경험디자이너인 '조 게비아'를 선임한다.
* 관련 기사 보기(번역) :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 조 게비아, 미국의 최고디자인책임자로 선임, 도무스. 202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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