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이란?

이제는 공공서비스디자인이다.

SERVICE DESIGN 2010. 4. 27. 09:55

 

현대 사회변화에 따라 기업의 이윤추구와 함께 진화되어 왔던 디자인의 역할과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존의 산업디자인이 도외시 했던 비가시적인 서비스디자인, 공공디자인, 국가 정체성 디자인 영역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공공서비스’ 영역으로의 확대가 두드러져 보인다.

* 공공서비스디자인이란? : 사용자 니즈 분석을 위해 디자인 리서치 기법을 사용하고, 컨셉 및 프로토타입 개발시 디자인 방법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공공분야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한다.


풀을 베려면 먼저 낫을 갈아야 한다.

공공서비스 분야는 대개 공급자가 유일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을 통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공공서비스는 사회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인 관계로 이를 토대로 수행되는 일의 효율과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본다면, 공공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른 누구가 아닌 정부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국민이 풀을 잘 벨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가 낫을 갈아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공공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본질적 요소로서 서비스 품질과 서비스 프로세스이다.

선진국은 일찍이 서비스도 디자인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디자인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공공서비스를 혁신하고 사회 현안의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은 2004년부터 공공서비스혁신 프로젝트로서 디자인을 통한 사회 문제해결을 위해 ‘RE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의료, 노령화, 시민정신, 정치에 대한 시민 신뢰, 에너지, 교통 분야에서 디자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문제점과 이용자에게 잠재된 욕구를 찾고 컨셉과 프로토타입을 개발할 때 디자인방법론을 이용하고 있다.(그림)

http://www.designcouncil.info/mt/RED/

* 덴마크 공공부문 서비스디자인 정책 : 공공복지서비스가 가진 문제에 대해 디자인솔루션을 제공하고 및 서비스디자인방법론 보급하고 있다.
* 환경디자인을 통한 범죄예방(CPTED) : 사회적 비용투자로 범죄를 줄이려는 정책으로서 세계적으로 제도화 및 표준화가 추진되고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 관찰을 통해 관공서의 민원 서비스 프로세스를 분석하여 업무처리 방식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준화한다면 일의 효율을 높이면서도 모든 이용자들이 장애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용 만족도 또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최신 기술을 연결함으로써 근본적인 문제를 혁신하는 방법도 제시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모든 매개물, 즉 시각적으로 구현된 정보, 제품, 공간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디자인의 결과물이다. 많은 문제점이 있으며 사용자는 산더미 같은 비효율적 요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행정 서식류는 심미적 차원 이전에 사용성에 심각한 문제를 가진다. 우리는 사소한 민원 서류를 작성할 때도 어려운 용어들과 어느 부분에 무엇을 기입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워 좌절감을 느끼곤 한다. 위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이용자만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공무원은 민원 서비스를 위한 직무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 공무원이 성실히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잘못 작성한 서류가 생기기 마련이고 이를 처리 하는데도 역시 많은 행정 비용이 소모된다. 이러한 낭비는 주민센터, 구청, 우체국, 세무서, 경찰서, 보건소 등 모든 관공서를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나며 국민의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삶의 만족도를 낮추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의 속성상 일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를 디자인하는 측면보다는 ‘일을 하는 방식’과 ‘일 자체’에 대한 혁신을 추구하는데 중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서비스가 가진 본질적 문제의 해결과 함께 관련 파급효과를 가져 올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공공서비스디자인의 개선 여부는 대체로 공급자측에서 성과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라 자발적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이를 인식하고 공공서비스디자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계획과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공공부문의 서비스 개선은 사회 시스템 전반의 효율성 및 국민의 삶에 질 향상에까지 미치는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통한 공공서비스 혁신

디자인을 통해 공공영역의 서비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공공영역의 서비스 개선을 위한 전략 로드맵을 개발하여야 한다.

시급성과 효과성을 기준으로 교육·국방·치안·보건·교통 등 분야별 서비스혁신 대상을 선정하고 이에 따른 추진전략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형성 단계에서 정책대상 및 관계부처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

디자인은 디자인산업의 영역 내에 범주화 해 두고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시너지가 생길 수 없다. 정부 부처간 높은 벽을 넘어 수평적 연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영국 보건부와 교육부가 병원에서의 세균 증식 억제와 학생의 수학 능력 개선 등의 문제를 디자인 문제로서 인식하고 디자인카운슬(Design Council)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자 하고 있는 점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디자인산업이 당면하게 될 상황을 제시하는 예라 하겠다.

예를 들면 범죄 발생이 높은 지역의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 행정안전부, 지식경제부, 한국디자인진흥원, 민간단체 등이 역할 분담을 한다면, 가로등, CCTV 설치, 안전보장 마크 부착 등의 구체적인 개선 방안 도출 및 이에 따른 정책 실행 등 실질적인 추진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국내외 우수 사례 연구를 통해 공공분야 서비스디자인의 방법론을 개발하여야 한다. 성공사례를 표준모델로 다듬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서 발전시켜야 한다.

국내에 내세울만한 서비스디자인 컨설팅기업이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시장이 나타나려면 우선 공급자도 있어야 한다.

디자인산업 자체의 서비스디자인역량 구축을 위해 국내 디자이너 및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디자인 방법론 교육 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다양한 분야의 공공 서비스디자인 혁신을 위한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이슈별 관련 부처 및 기관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추진 전략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범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효과성이 큰 분야 위주로 시범 사업을 실시하고 사업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용 필요성에 대해 대국민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덴마크 정부의 경우, 식품, 의료산업을 최우선 개선 대상으로 선정하여 디자인효과와 지식을 보급하고 워크숍 등을 실시함으로써 사회 혁신을 유도하였다. 사회전반의 서비스디자인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발 성과가 제대로 확산 될 수 있도록 추진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공공서비스디자인 혁신사업도 전략적 로드맵에 따라 인식 단계가 높아지는 것에 따라 단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관공서의 행정 서식류의 디자인을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서비스디자인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시범적으로 분야별로 관공서 한 곳 씩을 정해 행정 서식류를 개선하고 업무 절차 및 시스템 개선을 시도하여 공공서비스 품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공공행정서비스 현장에서의 성공사례를 기초로 연구를 시작하면 된다. 이러한 사례들이 쌓이고 연구가 거듭되면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표준적인 공공서비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이 디자인을 통해 의료사고와 이로 인한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기 위한 ‘디자인세균퇴치사업’(Design Bugs Out) 추진에 있어 의료기기와 환경디자인 개선에서부터 시작해 시스템과 서비스디자인 개선으로 범위를 확대해갔던 전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 영국 ‘디자인세균퇴치사업’(Design Bugs Out) :  영국 디자인카운슬은 2008년부터 ‘디자인에 의한 공공 서비스’ 사업의 일환으로서 영국 보건부로부터 ‘디자인 세균 퇴치’ 프로젝트를 위임받아 4개 디자인 회사와 함께 추진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기기의 청소하기 힘든 후미진 부분이나 각 틈새에서 세균이 왕성하게 증식한다고 밝혀졌다. 이로 인해 영국 국민의료서비스는 상당한 추가 치료 비용(2004년 기준 약 10억 파운드)을 부담하고 있다. 이에 디자인카운슬을 새로운 병원 환경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여 문제해결 방향을 제시하였다.  

URL : http://www.designbugsout.com  

* 영국의 공공의료서비스는 수십년간 공적자금으로 운영되며 사용자에게 무상으로 제공되어 왔다. 많은 재정지출로 '돈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받으며 혁신의 압력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회전반에 공공서비스디자인 개선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민간 부문으로 수요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식 확산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시행, 주제별 전시, 발표회, 세미나 등 지속적인 인식 확산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동시에 필요 분야별 가이드라인 및 매뉴얼을 개발하고 및 표준화를 추진하는 등 성공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향후 공공의 문제를 디자인 방법을 통해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 체계 구축에 우리나라가 참여함으로써 국내의 서비스디자인 수준의 고도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세계 선도자로서의 주도권도 구축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도입한다면 공공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 디자인이 맡은 바 역할을 수행 해 왔듯 이제는 우리 공동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디자인을 혁신의 도구로 활용해야 할 때이다.


* 2009.12. designdb+ 기고 원고
  한국디자인진흥원 정책개발팀 윤성원과장 

https://www.designdb.com/?menuno=1325&bbsno=33&siteno=15&act=view&ztag=rO0ABXQAOjxjYWxsIHR5cGU9ImJvYXJkIiBubz0iMTAwMiIgc2tpbj0icGhvdG9fYmJzXzIwMTkiPjwvY2FsbD4%3D#gsc.ta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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