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공공성에 대한 재인식. 디자인씽킹과 서비스디자인 1 - 윤성원

2022. 12. 20. 21:08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이란?

디자인의 공공성에 대한 재인식, 디자인씽킹과 서비스디자인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수석연구원
연세대학교 디자인경영특강 중 일부 발췌 (2021.12.03.)

0:00 디자인이란?
1:13 확장되는 디자인, 성공사례 : 디자인 세균 퇴치
3:13 잘못된 디자인, 실패사례 : 아카데미시상식 에피소드 "우리영화가 작품상이 아니라구요?"
4:22 잘못된 디자인, 실패사례 : 더 걷게 해서 불만을 없앤다. 휴스턴 공항의 못된 디자인
5:20 잘못된 디자인, 실패사례 : 대통령을 바꾼 투표용지
8:05 좋은 디자인은  좋은 국민을 만듭니다. 성공사례 : 장기기증을 하게하는 디자인  
9:02 좋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은? 서비스혁신을 위한 방법들
10:54 서비스개발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 성공사례 : 존슨홉킨스병원, 퇴원요약지를 쓰게 하라
14:22 디자인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 성공사례 : 무섭지 않은 MRI 검사 경험 디자인하기
17:22 마무리

 

 

 

 

디자인씽킹과 서비스디자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에 대해서 굉장히 다양한 이해가 있죠
사회에 나와 디자이너로서 활약하시게 되면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다양하게 디자인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 느끼실 거예요
(견해 차이가 너무 커서) 그 사람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디자인을 이해시키는데 노력을 많이 해야 되는구나 생각을 하시게 될 겁니다
그 내용으로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이란?' 이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이야기를 했는데
필립 코틀러는 디자인을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도구'라는 개념이죠
대체로 비전공자 중에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 하는 분들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을 하십니다
그(비전공자) 중에 최고봉은 스티브 잡스일 것 같아요
스티브 잡스는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디자이너보다 
더 디자인을 잘 이해하는 분이었던 것 같거든요
이분은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이다"라고까지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하라켄야. 디자이너죠. 이 분은 "살림이나 환경의 본질을 생각하는 생활의 사상",
"만들기 못지않게 헤아리기 속에 디자인의 본령이 있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디자인씽킹, 사고방식, 디자이너로서의 생각... 이런 걸 말하고 있는 거거든요
필립 코틀러가 했던 얘기하고는 상당히 다르죠
여기 일 번부터 십 번까지 제가 번호를 매겨봤는데
전체 영역이 사실은 다 디자인의 사례들이 있고요 
오늘 그거를 다양하게 소개를 해 드리려고 해요
따지고 보면 사실 디자인이 아닌 게 없거든요
'병원 내 세균감염' 이것도 디자인이 여기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습니다
영국의 디자인카운슬이라고 저희(한국디자인진흥원)와 같은 비슷한 조직이 있어요
디자인카운슬에서 보건국, 우리의 복지부 같은데와 같이 했던 'Design Bugs Out 디자인 세균퇴치'라는 공공 프로젝트인데요
병원 내 재감염으로 받는 피해가 큰 사회적인 문제인 거예요. 그래서 영국(보건국)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디자인 기관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그 소식을 듣고 우리랑 같이 프로젝트를 해보자 해가지고 진행이 됐던 프로젝트입니다
(11개의) 시제품이 개발이 됐고요. 그 시제품 중에는 사실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뻔한 솔루션들도 있었어요
근데 그게 결국에 재감염을 엄청 줄이는 역할을 했다는 거죠
예를 들면 병실 내 침대 옆에 있는 커튼 있지 않습니까? 
누구나 이렇게 열었다 닫았다 하잖아요
아무데나 막 잡기 때문에 세균이 어디도 묻을 수 있어요. 그리고 그것을 일일이 닦을 수 없단 말이에요
거기에 플라스틱 작은 손잡이를 다는 그런 해결책도 있었어요 
* 그림 출처 : 의료서비스디자인참고서, 2013, 한국디자인진흥원
그것만으로도 재감염되는 비율을 엄청 낮췄다는 거죠
닦을 때도 거기만 닦으면 되고. 모든 사람이 거기만 붙잡으니까
프로젝트를 하는 데 기존 제품 보다 더 많은 비용을 써서 만들면 안 된다 라는 전제 조건이 있었습니다 
공모에 참여를 했던 많은 기관들 중에서 디자인기업하고 제조사하고 연결해가지고 그 프로젝트를 하게 됐거든요
좋은 제안을 했던 기관들을 뽑아 가지고 프로젝트를 했고 여섯 개 정도인가가 최종 제품화(양산) 됐어요
영국 전역을 돌면서 이렇게 디자인을 통해서 제 감염을 줄일 수 있다고 소개를 했던 아주 우수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런 주제로 검색해보시면 '이것까지 디자이너가 한다고?' 생각하실만큼, 디자인이 다루지 않았던 영역을 짚어주며 혁신적 성과를 냈던 사례들이 있어요.
잘못된 디자인으로 사회적으로 큰 여파를 미친 경우도 많아요 
그걸 먼저 볼까요?
2017년에 있었던 일이에요 아카데미상 시상식 때 마지막 작품상을 소개하는 그 시점에 잘못 불렀어요
라라랜드의 제작진들이 호명 받고 단상에 올라와 "감사합니다" 인사까지 다 했는데, 알고 보니까 아니었던 거예요 황당하죠
왼쪽에 있는 그림이 호명을 했던 분이 봤던 장표였어요 
'엠마 스톤'이라고 써 있잖아요
근데 실제로 이거는 '베스트 액트리스(Best Actress)', 여우주연상 카드가 잘못 전달됐던 거에요
이게 오른쪽 편처럼 잘 디자인됐다면, 
아마 호명하는 사람이 금방 오류라는 걸 알아차렸을 거에요.
여기를 손으로 잡고 있었거나 눈에 잘 안 띄었겠죠. 
그러니까 이게 작품상이구나 하고서 부른 거예요
오스카 두고두고 치욕스러운 장면일 겁니다. 
디자인 실수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죠
사실 이거는 이벤트였잖아요?
그래서 그냥 웃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
공공분야에서 잘못된 디자인이 적용이 됐을 때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갖게 되거든요
그걸로 인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많아질 수 있게 되죠. 
그러니까 그건 정말 조심해야 되는 부분입니다
만약에 인프라가 잘못 설계됐다면 피해 보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진다는 거죠. 상상을 초월할 거예요
지금 이 사례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휴스턴공항에 민원이 잦았는데, 수화물을 찾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가방이 너무 늦게 나온다는 거였어요
휴스턴 공항에서 이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아세요?
수화물 찾는 곳까지의 거리를 멀리 떨어뜨렸어요
그러니까 비행기를 아주 먼 데서 내려주는 거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되게 많이 걸어야 되는 거죠 
6배를 더 걷게 바꿨대요 왜 그런 조치를 했는지 이해는 가시죠?
그러고 나니까 그 민원이 싹 없어졌다는 거에요. 
"여기 가방 너무 빨리 나오는데?" 이렇게 바뀌었다는 거에요.
이 사례는 정말 놀라운 시사점을 줍니다
공공서비스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가방이 늦게 나온다 그러면 그거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데
"공항 설계가 잘못돼서 내가 너무나 많이 걷고 있어요" 
이런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못 한다니까요
그게 공공서비스의 허점이고 무서운 점입니다
2000년에 조지 부시와 엘고어가 대통령 후보였는데 
플로리다 주에서 있었던 황당무계한 실수로 인해서
대통령이 조지 부시가 됐어요. 
이게 엄청난 사건이거든요
아마 인류 역사상 디자인이 가장 큰 파급력을 미친 
그런 케이스로 뽑힐 거에요
이게 플로리다주에서의 투표용지입니다. 
나비처럼 생겨가지고 나비투표용지라고 불려요
번호를 이렇게 엇갈리면서 찍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번호를 잘 보면서 찍어야 되겠죠
이게 이상한 투표용지라고 얘기하는 거는 
다른 주의 투표용지는 다 이렇게 생겼거든요
사람이 많을 때도 이렇게 한쪽 편에 딱 몰아서 찍을 수 있도록 이렇게 디자인이 되어 있었죠
여기 좌측편 맨 위에 조지 부시라고 있어요 
그 다음에 바로 밑에 엘고어고요
오른쪽편 (맨 위의) 이 사람이 팻 뷰캐넌이라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조지 부시 바로 밑에 있는 
엘 고어에다가 투표를 많이 했는데
알고 보니까 팻 뷰캐넌을 찍은 거에요. 
명백하게 잘못 선택을 한 거죠
만약 그래픽디자인 전문가가 디자인 했다면 절대 이렇게 안 했겠죠 당시 (선거행정에 관여한) 민간인(비디자이너)이 디자인했다고 해요
그 사람은 나비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어마어마한 신변의 위협을 느끼면서 도망다녔다고 합니다
팻 뷰캐넌이라는 사람은 플로리다가 있는 팜 비치 여기에서 득표율이 이렇게 높았어요
여러분들 정량조사 할 때 결과물이 이런 식의 데이터가 나오잖아요 그러면 이건 잘못된거에요
뭔가 하나가 너무 이상하게 올라와 있다 그러면 
조사 설계가 잘못 됐거나 아니면 조사상의 무슨 노이즈가 있다
그림만 봐도 명백하게 잘못된 결과라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유권자가 선택한 곳에 구멍을 뚫는 방식이었는데 
잘못된 디자인으로 인해서 5천 명의 투표가 무효화됐죠
근데 이 주에서 부시의 당선격차는 불과 5백 표 밖에 안됐습니다
5천 명이 엘 고어를 찍었는데 '어? 아니네?' 그래 가지고 2번과 3번을 다시 찍은 거예요. 그래 가지고 무효표가 된 거거든요
그게 영향을 미치면서 선거 판세가 확 바뀌었죠. 플로리다 주에서는 난리가 났죠. 엘 고어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선거 다시 해야 된다...
미국 전역으로 그런 운동이 생길만큼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을 찰나에 9.11 테러가 나요
사람들이 선거에서부터 테러 사건으로 싹 관심이 옮겨갔죠 
그 다음에 재선거해야 된다는 말이 없어지고
전쟁하자 이렇게 돼가지고 조지 부시가 당선된 다음에 
전쟁을 크게 벌리는 지경까지 가게 돼요
당시에 문제가 됐던 게, 플로리다 주지사가 조지 부시의 형제에요. 선거행정에 영향을 미친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었거든요. 논란이 굉장히 컸었죠
'화씨9/11'이라는 영화에서 '디자인 문제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 라고 (마이클 무어)감독이 얘기를 해요. 그래서 이 사례가 디자인 계에서도 되게 유명합니다
반면에 좋은 디자인은 좋은 국민을 만들기도 하죠
지금 이 표를 보시면 아까 똑같은 현상이죠? 
좀 이상하잖아요
중간치가 없고 어떤 건 되게 높고 어떤 건 되게 낮고 그러니까 뭔가 조작이 있는 거예요 이 표는
교통사고났을 때 장기 기증을 할거냐 의사를 묻는 거에요
오스트리아, 벨기에, 프랑스 이런 데는 거의 백 프로예요. 반면에 영국, 덴마크 이런 데는 되게 낮죠? 국민성의 문제일까요?
장기 기증 의사를 묻는 시점이 언제인지 아세요?
면허 시험 볼 때 신청서에다가 이걸 쓰게 되어 있어요
근데 디폴트 값이 뭐냐에 따라서 이게 달라진다는 겁니다
만약에 (기증) 안 하겠으면 표시를 하는 걸로 했을 때 사람들은 
선택을 대부분 안 하고 그냥 디폴트를 남겨두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나라들이 (기증 의사가 높은) 프랑스나 헝가리가 되고요
체크를 해야만 장기기증을 하게 되는 나라는 영국이나 독일 같은 데가 되죠.
진짜 무서운 케이스 아닌가요? 서비스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각을 디자인으로 좌우할 수 있다는 거죠
 정부 정책이라는 게 정답이 있는 것처럼 느끼실 수도 있는데 사실 정답이 없습니다
그 나라가 추구하는 가치관, 국민들이 원하는 바 이런거에 따라서 
현상은 너무나 다르게 나타날 수가 있어요
이게 선택할 수 있는 거거든요 
(변할 수 없는) 주어진 조건이 아니란 말이에요
최근 한 20년, 서비스를 개발하는 방법으로서 
여러가지 학문들이 주목받고 있어요
디자인 쪽에서는 서비스디자인. 공학 쪽에서는 서비스엔지니어링, 서비스사이언스... 이런 류의 학문들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를 개선하는 데 있어서 적용되고 있는 다른 분야의 학문과 서비스디자인은 어떻게 다른지 먼저 설명을 드리고요
그 다음 기존의 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이 또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설명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서비스혁신을 위한 방법은 이렇게 여러가지 방법들이 있어요 
여기서 앞의 서비스를 빼고 보면
제조산업을 더 고도화시키기 위한 방편으로 기왕에 있었던 학문들이 
서비스산업의 규모도 커지고 산업에서 중요도가 커지다 보니까
(서비스경영, 서비스마케팅...) 이런 학문들이 생기게 된 거에요
네 가지는 SSME이라고 불러요.
서비스디자인은 그것과 차별적인 부분이 있어요
SSME는 공통으로 제공자의 생산성, 효율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제조산업 시대의 사고방식이에요 
공급이 부족하던 시기에는  남들보다 더 싸게, 빨리, 좋은 뭔가를 만들 수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서비스산업이 중심이 되는 세상은 
전혀 달라요 
공급자가 아무리 잘해도 사용자가 사용자의 경험에서 좋다고 느끼지 못하면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될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경험하느냐, 어떻게 경험하게 하느냐... 
서비스산업에선 그게 더 중요해요. 
서비스디자인은 사람의 감성이나 경험, 심리 이런 것들에 집중을 해가지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방법이에요
(서비스혁신) 과제를 디자인에서 어떻게 해결했는지 설명드릴께요
존스홉킨스병원에서 퇴원요약지(가 잘 작성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런 과제였거든요
퇴원요약지가 뭐냐면 집으로 돌아갈 때 의사가 그걸 적어주는 거거든요 근데 의사들이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안써요
당시에 IDEO라는 제품디자인회사한테 의뢰를 하는데요 
서비스 혁신에 있어서도 선진적 사례를 많이 가지고 있어 선택했던 것 같아요. 
IDEO 팔로알토에 '스테이시 창'이라는 분이 헬스케어 부문 팀장이었거든요 우리나라에 왔을 때 이 사례를 소개해줬어요
의사에 대해서 의사결정, 행동하는 데 있어 마음속 가장 깊이 숨겨져 있는 동기, 욕구 이런 게 뭔지를 리서치했다는 것이에요.
디자인하는데 그게 실마리가 되니까 그걸 먼저 알아보는 것에서 출발했다는 거죠
스테이시 창 팀장님은 '공포심'이라고 정의를 했어요 
공포심. 되게 의외죠? 의사는 되게 고독한 존재래요
자기가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인해서 환자가 살 수도 있지만 
불구가 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어요
자기가 고독하게 결정을 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다 져야 되는 상황인거죠
그래서 자기가 결정을 하는데 있어 그런 원천적인 두려움이 있다(는 발견). 
그게 디자인의 시작점입니다
"어떻게 의사가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는 두려움 이런 걸 극복하게끔 디자인이 도와줄 수 있을까?" 이게 질문이었던 거죠
결과적으로는 그걸 어떻게 해결 했냐면,
레지던트들에게 교육을 시켜요. 퇴원요약지를 잘 쓸 수 있도록 용어학습을 시키고 학습된 상태를 피드백을 받게 해요
레지던트들이 쓴 퇴원요약지 내용을 약국에 가져가잖아요? 
그러면 약국에서 그걸 보고 요약지가 잘 정리가 되어 있다 점수를 매겨요
그게 병원에 돌아가서 사람들을 평가하는 도구가 된데요 
그래 가지고 금방 개선이 된 케이스가 됐습니다
인터뷰에서 물어보면 "너무 바빠요", 
"퇴원요약지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또 "내가 다른 일들이 너무 많아 가지고 제대로 못 쓰겠어요"... 
이렇게 답을 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거는 퇴원요약지를 또박또박 잘 썼을 때
뭔가 잘못된 판단이 있었다든가 하면 그걸로 인해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왜 이렇게 판단했어요?" 이렇게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두려움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 가지 핑계를 대면서 피하고 있는 거죠
만 명의 의사를 인터뷰한들, "내가 그렇게 피해를 볼까 무서워서 퇴원요약지를 쓰기 싫어요" 이렇게 답하는 의사가 있겠습니까?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인터뷰나 설문조사 이런 거에는 맹점이 있는 거예요
말로 물어 가지고 알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는 거죠.
(왠지 꺼려지는 마음 같은 것을 찾아내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인사이트를 가지고 그 사람들의 마음이 들어가야 됩니다
디자이너들이 수요자의 심리라든가 감성에 초점을 맞춰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을 들여다보는데 강점이 있는 거죠
저는 (그전에는) 어떤 디자이너한테도 (공포심과 같은)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의사가 바쁘다, 생산성을 높여줘야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그런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일은 사실 디자이너들보다 
공학자나 마케터나 그 사람들이 더 잘할 수 있어요
파리 잡는 데 파리채를 써야 되고 소 잡는 데는 소 칼을 써야 되는데 
파리 잡는데 소 칼을 쓰겠다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디자이너의 관점이 뭡니까? 수요자 중심 관점, 수요자들이 마음속에 뭘 담고 있는지 포착하는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의사가 가진 공포심을 시발점으로 해가지고 어떻게 퇴원요약지를 잘 쓰게 할까 이런 문제를 풀기로 한 거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그것에 집중하는 게 서비스를 혁신하는 데 있어서 디자인의 강점을 강화할 방법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 다음 기존의 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이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GE의 더그 디츠라는 분인데요 이십년 이상 
MRI 장비 부문에서 명성을 쌓은 제품디자이너에요
이분이 어느 날 우연히 자기 신제품이 병원에 설치되는 현장에 가게 됐는데
얘가 막 도망다니다가 붙잡혀 가지고 마취를 하고 
MRI를 찍게 되는 광경을 보게 됩니다
그는 이해가 안 갔어요 여러분들 MRI 받아 보신 분도 있겠지만 아프거나 그런 게 아니잖아요
그냥 통 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되는 거였는데 아이한테는 그게 엄청나게 무서웠던 거죠
도대체 아이들이 왜 이렇게 싫어하나 생각이 들어 가지고 장비 다루는 분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70~80% 정도의 아이가 대부분 마취를 해야지만 스캔을 받는다"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쇼크를 받고 '내가 이걸 해결할 수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선배가 '스탠포드에 'D-스쿨'이라고 디자인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 거기서 수업을 받아봐라' 이렇게 추천을 해줍니다
스탠포드 D-스쿨에 가서 디자인씽킹 교육을 받고요, 돌아와서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일일 보육교사 같은 걸 자청해가지고
아이들 심리 같은 걸 알아보려고 노력을 하게 돼요 
그래서 만든 최종 결과물이 보시는 사진입니다
MRI 장비실이고요 들어가면 이렇게...
그리고 아이가 들어갔을 때 MRI 장비기사 분들이
이런 복장을 하고 맞아주는 거죠
아이가 들어오면 장비기사 분들하고 놀다가 
"해적이 다가오니까 잠깐 여기 들어가서 숨어 있어"라고 하고
스캔이 끝나면 해골에서 사탕을 꺼내주는 그런 식의 스토리에요
이거는 해적선 같은 그런 스토리인데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어가지고 
여러 응용 모델이 나왔고 판매가 되게 많이 됐죠
근데 이 분한테 더 의미 있었던 것은, 설치된 이후에 작동을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러 병원에 갔을 때...
아이가 나오면서 엄마 치맛자락을 붙들고 그렇게 얘기를 합니다 "엄마 내일 여기 또 오면 안 돼요?"
그 광경을 보고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제가 배경 이야기를 해주지 않고 이 사진들을 봤다고 생각을 해봐요
그러면 이건 인테리어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 
그렇죠? 그렇게 얘기했을 거예요
그렇지만 이건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한 디자인을 한 것이에요. 새로운 서비스를 디자인한 것이구요.
그리고 이걸 디자인 하기 위해서 비용이 많이 들었을까요?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진 건 아니잖아요
래핑을 한 거니까요. 별로 비용이 들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데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 쉬운 일이 아니게요?
이게 이루어지려면 사람들이 바뀌어야 되거든요
MRI 장비 기사들을 실제로 디즈니 테마파크에 보내 가지고 캐스터들 교육을 받게 하고요
그런 식의 조직적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게 이루어진 거죠
물리적으로 돈이 많이 들진 않지만 조직이 다 바뀌어야 되는, 
일어나기 쉬운 일은 아니겠죠
이게 서비스디자인의 특징입니다
그래서 제조업뿐만 아니고 서비스산업도 개선하거나 개발하거나 하는데
서비스디자인 같은 학문에 기대서 전략적으로 더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하는 거죠
당연히 공공서비스도 서비스이기 때문에,
공공서비스도 개선하거나 개발하거나 하는데 디자인이 개입해야 될 필요가 커진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그런 변화가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