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29. 07:56ㆍ디자인/디자인이야기
디지털 시대는 우리가 정보에 액세스 하고 공유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각 국 정부와 공공기관은 공공 데이터에 대한 쉬운 액세스를 보장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최근 AI의 혁신적 발전으로 인해 공공부문 데이터가 새로운 차원에서 주목받게 되었다. 공공데이터가 AI의 성능을 향상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원으로서 의미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의 중앙정부, 지방정부,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의 많은 웹사이트에는 검색 결과에 최종 페이지 URL이 나타나지 않음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데이터의 유용성과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제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공공데이터가 큰 문제로 부각되지 않았다. 최종 페이지 콘텐츠까지 속속들이 찾고자 희망하는 일부의 하드코어 검색엔진 사용자들에게만 불편했지 그런 자료까지 보기를 기대하지 않는 대다수의 일반 국민들은 불편함 자체를 인식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거대 AI 경쟁의 시대에 데이터의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의 하나인 공공데이터가 상당 부분 숨겨져 AI의 학습에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취약점으로 부각된다. AI가 학습해야 할 공공 한글 데이터의 부족은 햇볕이 들지 않고 영양분 없는 토양의 환경에 비유할 수 있다. 그 땅에서 AI 기술이 자라날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공공 공유 데이터에 대한 액세스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숨겨진 URL이 문제다
많은 행정 및 공공기관 웹사이트가 검색 결과에 최종 페이지의 URL을 표시하지 않아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공유, 저장, 재방문하기 어렵다. 이는 결과적으로 공공서비스의 활용성을 낮춘다.
그 사례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 공공 데이터 공유를 통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 운영 중인 대표적 서비스인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도 그 문제의 일부다.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https://www.iris.go.kr/ 에서는 자료를 검색한 후 나오는 결과 화면이 브라우저에 URL로 나타나지 않아 검색해서 어떤 자료를 찾더라도 이 페이지를 기록해 두거나 타인과 공유하기가 불가능하다.
https://www.iris.go.kr/contents/retrieveBsnsAncmView.do
와 같이 모든 콘텐츠가 최종 콘텐츠의 주소로 표기되지 않고 공통으로 사용하는 주소로만 표기된다. 이 주소로는 기껏해야 목록페이지까지만 이동할 수 있을 뿐이다. 특정 자료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려면
"https://www.iris.go.kr/ 여기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검색창에다 OOOO 키워드로 검색한 다음에 몇 번째 페이지로 이동해서 어떤 제목을 찾아 눌러..."
이런 식으로 알려줘야만 간신히 해당 자료를 찾을 수 있게 된다.
참고 : 브라우저 URL란에 최종 콘텐츠 주소가 표시되지 않는 상황을 캡처한 이미지
https://www.iris.go.kr/contents/retrieveBsnsAncmView.do
하지만 이 주소를 클릭했을 때 아래 그림과 같은 페이지 - 최종 콘텐츠 페이지로 이동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것은 고사하고, 본인이 한번 찾았던 자료도 나중에 다시 찾으려면 주소를 저장해 두거나 하는 식으로는 불가능하고 전에 찾았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야만 확인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비효율적인가?
더 큰 문제는 최종 페이지 URL이 노출되지 않음으로써 해당 웹사이트 시스템의 모든 콘텐츠가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검색엔진에 콘텐츠가 색인화되지 않으며 그 결과 검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의 경우는 애초에 많은 연구자들이 참고하고 쉽게 접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만든 시스템이니 막으려는 의도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다. 콘텐츠 URL 및 콘텐츠의 첨부파일 URL이 보이지 않도록 자바스크립트로 처리한 결과로 보인다. 이 사소한 사용성 문제로 인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공공데이터를 구축한 노력이 결과적으로 무용화되고 공유의 취지가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대통령실의 국민제안 웹사이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소통하기 > 국민제안보고서' 메뉴에 등록된 게시물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면 브라우저에 표시되는 URL
https://www.epeople.go.kr/nep/withpeople/PrplRptstView.npaid
로는 할 수 없다. 이것도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굉장히 많은, 공공데이터를 공유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는 공공부문 웹사이트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민간 서비스 - 네이버의 경우와 비교하면 어떤 문제인지 알 수 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332947
이 주소로 어디서는 해당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민간 서비스의 경우는 대부분 첨부파일의 경우도 URL이 드러나기 때문에 첨부파일 속 본문 내용도 검색로봇이 읽어서 사용자가 검색했을 때 그 내용을 찾을 수 있다.
첨부 : 브라우저 URL에 최종 콘텐츠의 주소가 표시되는 경우를 캡처한 이미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332947
대부분의 언론들은 내용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바람직한 사례이다.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서의 디지털 콘텐츠
정부 및 공공기관 웹사이트에 있는 디지털 콘텐츠는 인공지능(AI) 학습을 위한 데이터로서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AI 시스템은 대량의 공공 공유 데이터를 분석하고 처리하여 패턴, 추세, 상관관계를 파악한 다음 의사 결정, 정책 개발, 문제 해결에 활용할 수 있다. 공공 공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함으로써 정부는 AI 시스템의 개발과 개선에 기여하여 사회 전체에 혜택을 줄 수 있다.
많은 정부,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경우 서비스의 대대적 개편이 있게 되면 거의 예외 없이 최종 URL이 바뀌게 된다. 그 결과 최초 자료가 등록된 후 약 10년 정도만 지나도 검색 결과에는 자료가 있는 것처럼 보이나 클릭하면 페이지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오래된 과거 기사라도 언제든 확인가능해야 하는, 데이터의 항상성 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언론사 기사의 웹페이지처럼 공공부문 웹사이트의 콘텐츠 최종 페이지도 한번 등록되면 바뀌지 않을 수 있게 관리할 방안이 필요하다.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전문 참고)에서는
"4. 페이지별 URL 검색
링크된 게시물, 검색결과의 URL을 이용한 웹사이트 접근 또는 페이지 변경 시 해당 콘텐츠에 대한 검색이 가능한가?"
와 같이 가이드에 명시하고 있지만 법무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을 포함한 많은 공공 웹사이트가 이 지침을 지키지 않는다. 정부도 제대로 모범을 못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현방안]
공공 공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해야 한다.
1. 정부는 민간의 경우처럼, 모든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검색 결과나 최종 콘텐츠의 URL이 브라우저에 표시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2. 가이드라인 및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 전자정부 웹사이트 UI, UX 가이드라인 등을 현실화하고, 이를 숙지하고 지핌을 따를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또한 웹사이트 관리를 담당하는 공공부문 서비스 담당자는 일정 교육을 필수적으로 이수하도록 하고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해야 한다.
3. 최소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공공데이터를 서비스하는 웹사이트는 접근성 등의 지표로 평가하여 점수를 공개하는 등 조치함으로써 국민들이 좋은 사용자 경험을 느낄 수 있고 더 효율적으로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 공유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숨겨진 최종 페이지 URL 문제의 해결은 투명성, 시민 참여, AI 기술 발전 촉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공공 공유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가 가진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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