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스타일산업과 기술을 연결하는 디자인

2023. 7. 13. 00:30디자인/디자인이 궁금해

‘스타일테크 StyleTech’는 산업부 엔지니어링디자인과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신산업 육성을 위해 만든 신조어다.
스타일테크는 스타일산업(패션·뷰티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AI, Sensor, IoT, Cloud, AR·VR, Blockchain, Robot, 신소재 등)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사업(기술, 상품, 서비스) 분야이다. 이 글에서는 스타일테크에 어떤 가능성이 있고, 디자인을 통해 스타일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키고자 하는지 살펴본다. 


스타일산업의 재도약, 디자인으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일, 패션 제품을 가상으로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핀테크 산업 성장에서 알 수 있듯, 과거 오프라인 산업을 지원하던 온라인이 오히려 오프라인 산업을 집어삼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이며 맞춤형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서비스경험 디자인이다. 스타일테크 기업들은 고객의 생활이 불편함 없이 구현되도록 경험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꾸려가고 있다. 

 스타일산업에서는 2010년대부터 미국의 스티치픽스(패션 구독 서비스), 펑션오브뷰티(개인 맞춤형 케어용품(샴푸, 화장품)), 한국의 룰루랩(피부측정 서비스), 패브릭타임(온라인 섬유 소재 DB 플랫폼) 등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이 성장하고 있었다. 
 * 美 ‘스티치픽스’는 AI 기반으로 패션 제품을 추천·판매하는 서비스로 연 매출 1.5조원 기록, 270만 명의 고객, 700여개 의류 제조기업과 동반 성장
 * 美 ‘펑션오브뷰티’는 시장이 개인화 맞춤화로 변화하는데 착안하여 맞춤형 샴푸 서비스 론칭.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1,200억 원 달성


전통적인 패션, 뷰티 산업과 기술, 디자인으로 새롭게 혁신하는 기업이 한 산업의 범주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드는 시점에 스타일테크라는 신조어를 시장에 제시하였고, 지금은 네이버 오픈 사전에도 등재되고, 업계, 언론에서 인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나라 스타일산업은 제조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 제2의 벤처 붐, 똑똑한 소비자, 한류 문화 등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탄탄하다. 좋은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기존 산업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업 초기 허들을 넘을 약간의 발판만 있다면, 해외에 주목받는 기업의 성공을 뛰어넘는 혁신적 사례가 국내에도 머지않아 여럿 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일테크 성장지원 프로그램의 차별점

스타일테크 성장지원 프로그램은 역량 있는 유망기업을 선정해 기업들을 성장주기별로 지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링, 서비스, UX디자인 컨설팅, 전문 디자이너 지원, 공유 오피스 지원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모레퍼시픽, 이랜드, 클리오, 에프앤에프, 무신사 같은 대·중견기업, 선도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함께 선정하고, 협업의 기회를 마련, 직접 투자하는 등 산업을 이끄는 선두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데 차별점이 있다.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서 역성장하고 있는 패션, 뷰티산업이 같이 성장하는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매치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스타일과 기술, 디자인이라는 이종의 산업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과 사람이, 서로가 가진 장점과 경험을 함께 엮어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생태계가 5년, 10년 뒤 스타일테크 산업이 한걸음 더 성장하는데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9 스타일테크 데모데이 (2019.12.12, 코엑스) 약 700여 명의 스타트업, 산업계 관계자 참여
2022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4기 오리엔테이션


스타일테크, 주목해야 할 기업과 성과


패션 산업에 특화된 AI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옴니어스(OMNIOUS)  
옴니어스는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기반 자동 태깅 ‘옴니어스 태거’, 이미지 검색 ‘옴니어스 렌즈’, 트렌드 분석 ‘옴니어스 트렌드’ 등 서비스를 패션기업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5년 카이스트에서 딥러닝 기술을 연구하던 공동 창업자가 설립했다. 현재 옴니어스의 서비스는 대형 유통사 롯데ON, 현대백화점, 홈쇼핑사 GS SHOP, 현대홈쇼핑, 패션 기업 LF, 이랜드, 패션 이커머스 기업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50여 기업과 700여 개인 사업자 및 소상공인이 구독하고 있다. ‘20년에는 전년 대비 12배 성장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21년 5월에는 기술성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인정받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110억 원 규모이고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제대로 만든 ‘1인’ 쇼핑미디어 플랫폼 보고플레이(VOGO play)
외출이 쉽지 않은 요즘, 쇼핑 호스트와 비대면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보듯 생생하게 상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와 텍스트 위주의 기존 온라인 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상품 소개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라이브커머스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보고VOGO’는 이용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송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고화질, 고품질 방송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인터랙션으로 누구나 손쉽게 고퀄리티의 라이브 방송을 만들 수 있어 오프라인 매장의 소상공인들도 간편하게 라이브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비대면 문화 확산 시기에 오프라인 매장의 활성화 및 지역 상인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 

백화점 쇼룸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재현하다 에프앤에스홀딩스(FNS Holdings)
패션 메타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는 ‘패스커 FASSKER’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타깃으로 패션 매거진과 SNS 기능을 접목시킨 신개념 플랫폼이다. 패션의 다양하고 트렌디한 정보를 AR/VR/3D 기술 기반으로 AR룩북, 3D리얼 스토어, 3D쇼룸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실감 나게 제공하고 있다. 펜디, 롱샴, 토즈, 디올 등 글로벌 브랜드의 모바일 쇼룸을 구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패스커는 메타버스 산업 내 패션/커머스 부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1년에만 약 141억 5천만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글로벌 패션 메타버스 몰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 ‘시리즈B투자’란 스타트업이 시제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진출하기 전까지 받는 투자를 의미한다. A, B, C로 단계가 나뉘는데, 시리즈B는  30억에서 100억 원 정도의 규모가 일반적이다.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의 결과 

2019년부터 시작된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은 스타일 산업을 대표하는 지원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➊ 테크 기반 스타일산업 국내외 시장 경쟁력 강화
   - (투자유치) 기업 역량 강화 및 데모데이 등을 통해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중 총 31개사 1,070억 원 투자 유치
   - (고용창출) 스타일테크 유망기업의 사업 참여 전후 전체 직원 수는 평균 11명에서 24.8명으로 125% 증가함('21.12.기준) 
   - (매출확대) 스타일테크 유망기업의 사업 참여 전후 매출액은 45% 증가, 거래액은 104% 증가하며 사업이 확장됨(’21.12.기준)

➋ 단순 기업지원이 아닌 스타일테크 협업 생태계 구축 성과
   - 아모레퍼시픽, 이랜드, 무신사 등 스타일산업 주요기업이 스타일테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선정한 유망기업과 업무협약, 협업 9건 진행
     *대·중견·중소기업 협업 프로젝트(6건), 선정 기업 간 협업(3건)
   - 주요 협업 사례  

스타일테크 기업 주요 협업 사례


스타일테크 기업, 이제 글로벌시장으로 

2021년 12월, 스타일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프랑스 최대 창업 지원 기관 ‘StationF’(사진) 내 액셀러레이터와 우리 유망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는 글로벌 데모데이를 개최하였다. 3년간 지원한 54개사 중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비즈니스모델을 검증하고,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 5개사를 선정하여 로레알, 마리끌레르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하였다. 22년에는 기업의 수요에 맞추어 해외진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등 프로그램을 고도화 할 예정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스타일테크 산업을 혁신할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유망기업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글 : 이상민 한국디자인진흥원 산업육성실 동반성장팀장
      허수진 한국디자인진흥원 산업육성실 주임연구원

 

출처 : 디자인이 궁금해, 2022, 윤성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