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H Village'는 2015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된, 학생 주거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한 프로젝트다. 두 명의 젊은 창업가는 사용되지 않는 컨테이너로 주거 공간을 만들 아이디어를 내고 컨테이너를 쌓아 250명을 수용할 복합 단지를 구상했다. 환경오염과 건설비를 줄이는 명백한 이점에도 코펜하겐 시는 이 계획에 동의하지 않았다. CPH Village 팀은 시를 설득하기 위해 2종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후 공무원들을 초대했다.
컨테이너 주거 공간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본 공무원들은 감명을 받고 학생용 임시 주거 시설 사용 기간을 3년에서 10년으로 변경한다.
그 결과 첫 번째 CPH Village가 설치될 수 있었다. 그곳은 덴마크 왕립 예술 학교, 덴마크 영화 학교, 그리고 덴마크 국립 연극 학교에서 자전거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CPH Village는 현재 코펜하겐의 4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 참고한 글 :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해외 전문가들이 꼽은 핵심 요소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2018.09.21.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그들은 왜 컨테이너 마을을 만들었을까?
처음부터 공동주거 단지를 만들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이 이야기는 기후 변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두 학생의 고민에서 시작된다.
정치과학과 경제학을 공부하던 프레데릭 놀테니우스 부스크 Frederik Noltenius Busck와 마이클 다이히만 플레스너 Michael Deichmann Plesner는 2007년 함께 '학생 기후 운동'을 창립했다. 당시 기후 변화는 중요한 이슈가 아니었지만 그들은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고 그간 공부해 온 지식은 이 과제 해결에 쓸모가 없음을 알게 된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 끝에 학생 전용 공동 주거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당시 코펜하겐은 많은 대학과 연구 기관이 모여 있어 학생들이 많았지만 주택 가격은 매우 높았기에 적당한 가격의 주거 공간을 찾기 힘들었다. 그들도 학생 때의 곤란을 떠올리며 학생용 공동주거 모델을 주제로 정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들은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아무런 이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CPH Village(코펜하겐 마을이라는 뜻. CPH는 공항 코드, 물류 등 분야에서 코펜하겐을 의미)를 창립하고 진짜 마을을 만들 계획에 착수했다. 애당초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고민을 시작했던 것이기에 지속 가능한 주택과 순환 경제를 생각하고, 자원 재활용과 건축 재료를 고려하는 와중에 컨테이너 재활용에 생각이 미치게 된다.
컨테이너를 사용하면 건설, 해체, 이동이 쉽고 기초 공사도 거의 필요 없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지만, 용도 폐기된 컨테이너를 재활용하는 학생 주거 모델은 기후 변화 대응의 홍보용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소재였기에 그들은 이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 참고자료 : 'CPH 빌리지: 코펜하겐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재정의하는 방법?' 프레데릭 놀테니우스 부스크 인터뷰 영상
CPH Village은 어떻게 디자인되었나?
CPH Village의 요청을 받은 Vandkunsten Architects (건축가 Søren Nielsen)은 학생들을 위한 마을을 디자인했다.
CPH Shelter라고 불리는 프로토타입 주택은 40피트(12m) 재활용 컨테이너로 만들어졌고 2층으로 된 폴리카보네이트 구조를 추가로 갖추고 있다. 폴리카보네이트 구조 부분은 비닐하우스처럼 겨울엔 정원 역할을 하며 식물 재배용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밤에는 등불처럼 빛난다.
컨테이너 주택 내부는 라운지/식사 공간, 주방, 베드가 있는 침실,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있는 욕실이 있다. 인테리어 마감재는 페인트, 석고 등의 마감재와 비교한 결과 목재로 결정되었다. 벽과 바닥은 스웨덴산 소나무로 마감되어 있고 천장에는 난연성 섬유판이 설치되었다. 컨테이너에 큰 창도 만들었다.
* CPH Village 소개 글 및 사진 출처 :
Vandkunsten Architects
CPH가 코펜하겐에서 컨테이너 주택으로 만든 학생 마을, 2016. 2.16. 나일 버크
CPH Village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CPH Village는 낡은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재료의 낭비를 줄이고, 이동 가능한 주택을 통해 땅의 활용을 유연하게 할 수 있다. 저렴한 임대료를 통해 학생 및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줄이고, 공동 생활 공간을 통해 커뮤니티의 형성을 촉진하는 등 환경, 경제, 사회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한다.
1.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실험적 모델
CPH Village는 지속 가능한 주거의 가능성을 실증하기 위한 실험실인 셈이다. 재활용 가능한 컨테이너를 사용해 주택을 만드는 것은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을 가능하게 하며 환경 보호에도 기여한다.
2. (경제) 경제성 높은 주거모델의 실현
CPH Village는 코펜하겐의 젊은 사람들에게 품질 높은 주거 공간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과 젊은 전문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3. (사회) 활성화된 가치 공동체 구현
CPH Village는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주민들은 그 속에서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나간다. 주민들은 상호 지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서로의 이해와 공감을 통해 더 풍요로운 사회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공동 주거 모델이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의 가치를 추구하며 커뮤니티 프로그램의 운영에도 관심을 기울이지만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CPH Village가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었던 차별점은 무엇이었을까?
첫째,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이다. 각 컨테이너 유닛 사이에 공용 공간을 배치하는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활동과 휴식을 하며 자연스럽게 만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용자를 고려해 디자인되었다.
둘째,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가졌다는 점이다. 거주자의 필요에 따라 컨테이너를 추가 확장 함으로써 새로 필요해지거나 필요가 적어지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점도 성공요인이다.
셋째, 가치 공동체였다는 점이다. 동질성은 커뮤니티 내에서 강한 유대감을 만들고 상호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CPH Village는 학생들만 입주가 가능한 학생 전용 주거지였기에 학생들의 고유한 생활패턴과 요구사항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CPH Village는 기후 변화라는 거대 이슈에 도전하는 시범 프로젝트와도 같은 성격이었기에, 이 비전과 명분은 거주자 상호 간에 유대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조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CPH Village는 성공적인 공동 주거 모델이 될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과제
기후 변화 문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로부터 시작되었던 CPH Village는 현재까지 4개의 다른 지역으로 확장되어 활발히 운영되며 새로운 주거 모델을 확립했고,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는 데까지 성공했다. CPH Village이 성공을 거두며 이러한 방식은 덴마크의 다른 도시뿐 아니라 유럽 다른 국가들에도 전파되고 있다. 주거 공간 부족 문제가 심각한 도시나, 젊은 사람들의 주거 비용 부담이 큰 도시에서는 이러한 모바일 하우스 방식이 참고가 된다. 일부는 CPH Village의 모델을 따라 자체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일부는 CPH Village와 협력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CPH Village의 확산 성과는 그것이 단지 주거 공간 부족을 해결한 것뿐 아니라, 공동체 형성과 환경 보호에도 중요한 기여를 했다는 반증이다.
'컨테이너 주택은 친환경적이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컨테이너 주택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이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우선 모바일 하우스의 제작과 이동, 유지에는 에너지가 상당히 소모(냉난방의 문제 등)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이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 컨테이너 주택의 수명이 일반적 주거 건축에 사용되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체 등과 비교할 때 짧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노후화가 빠를 수 있고, 지속적으로 교체나 보수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자원 소모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종이 빨대가 친환경적인가'라는 문제도 단순한 것이 아니다.(반대1, 반대2) 하물며 훨씬 많은 이슈가 얽혀있는 주거 모델이라면 얼마나 더 복잡하겠는가? 컨테이너의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제작과 유지 관리, 이동, 재활용, 폐기 등 컨테이너 주택의 전체 생애 주기를 고려한 포괄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할 것이다.
CPH Village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무엇보다 이 사례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점은, 무엇을 시도해 보기에도 막연할 정도로 거대한 사회문제를 과제로 인식하고 현실에서 해결책을 찾으려 했던 무모한 도전자들의 노력이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CPH Village의 이야기는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 같은 사회문제에 대해 우리가 가진 고정관념과 무력감에 경종을 울린다. 우리에게 어떻게 자원을 활용하고, 공동체를 형성하며, 성장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할지를 알려준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우리 모두가 기여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증거이며,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2023.7.31.
윤성원+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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