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2. 17:44ㆍ서비스디자인/정책디자인
전략적디자인을 통해 사회적 전환을 이끄는 크리스티안 바손의 여정과 통찰을 조명한다. 그는 MindLab과 덴마크디자인센터를 이끌며 공공정책에 디자인을 도입한 선구자로, 현재는 Transition Collective를 통해 시스템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전략적디자이너는 조직의 경계를 넘나들며 비전을 구체화하고, 협업과 감성지능, 인내로 복잡한 문제를 다층적으로 풀어내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바손은 전환 시대의 핵심 역량으로 시스템 변화, 미션 중심 리더십, 집단 상상력을 강조하며, 교육과 실천을 결합한 리더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전환을 이끄는 전략 - 크리스티안 바손
Leading Transitions with Christian Bason
Unfolding Strategic Design 팟캐스트 Episode 9 전문
2025.06.06.
출처 : Unfolding Strategic Design Episode 9 - Leading Transitions with Christian Bason
* 번역 챗GPT. Unfolding Strategic Design 팟케스트 운영자인 에밀리, 아이작의 허락을 받아 번역본을 공개합니다.
크리스티안 바손(Christian Bason)은 덴마크 정부 내 디자인 기반 정책혁신 조직인 마인드랩(MindLab)의 전 대표이다. 마인드랩은 복수의 중앙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운영한 조직으로, 공공정책 개발에 디자인 방법론을 적용한 세계 최초의 정부 산하 실험조직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후 덴마크디자인센터(Danish Design Centre)의 CEO를 역임하며, 디자인을 산업 혁신뿐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전환의 전략 도구로 활용하는 다양한 국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디자인을 통한 공공 부문 혁신과 조직 변화에 관한 이론적·실천적 기반을 구축했으며, 그의 저서와 활동은 세계 여러 나라의 정책랩과 공공혁신 조직에 영향을 미쳐왔다.
주요내용
- 팟캐스트 소개 및 출연자 소개
- 크리스티안 바손의 경력 및 정책디자인 여정
- MindLab과 덴마크디자인센터 경험
- 전략적디자인의 개념 및 적용 사례
- Transition Collective 설립 배경 및 활동
- 전략적디자인의 미래 역할과 역량
- Nordic 모델과 국제적 의미
- 조언 및 참고자료
호스트:
미래를 디자인하는 일은 우리가 살고자 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야말로 디자인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장기적인 시야로 복잡성을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전략적디자인은 그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는 제품, 건축, 조직, 그리고 사회의 풍경까지도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본 팟캐스트에서는 전략적디자인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하며, 우리 자신은 물론 청취자들이 ‘전략적 사고’와 ‘전략적 스킬셋’을 어떻게 갖춰야 할지를 함께 탐색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진 전략적디자이너 에밀리와 아이작입니다.
아이작은 핀란드 출신의 산업디자이너이고, 에밀리는 덴마크에서 디자인 문화 및 경제학을 공부한 비즈니스 전문가입니다.
오늘의 에피소드에서는 ‘전환(Transition)’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략·디자인·혁신·지속가능성· 시스템적 사고를 융합해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바손(Christian Bason)을 초청했습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Transition Collective 공동설립자
前: 덴마크디자인센터(DDC) 대표 (2014~2023)
前: MindLab (덴마크 정부 혁신랩) 디렉터
현: 코펜하겐경영대 교수(리더십 프로그램), 시드니공대(UTS) 교수
학력: 정치학 석사 (오르후스대), 디자인리더십 박사 (코펜하겐경영대)
하버드/N.Y.U./왓슨스쿨 리더십 및 변화관리 수료
저서: 디자인, 공공혁신, 리더십 주제의 저서 9권
초기 경력
호스트:
바손님, 앞서 긴 이력 소개를 드렸는데요. 본인의 말로 좀 더 간단히, 현재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 어떤 사람인지 청취자들께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크리스티안 바손:
네, 방금 소개해주신 이력이 거의 다 담고 있긴 한데요. 제 경력의 시작부터 이야기하자면, 저는 항상 사회과학에 큰 관심을 가져왔고, 정치학을 공부한 이후 경력 초반 약 10년은 '럼볼 매니지먼트 (Ramboll Management)'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학생 인턴으로 시작했지만 곧 정식 컨설턴트가 되었고, 빠르게 매니저로도 일했죠. 주로 정부를 대상으로 평가, 정책 분석 등의 컨설팅을 수행했습니다. 말 그대로 전통적인 정부 자문 업무였죠.
첫 직장은 사람의 리더십관, 좋은 조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시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저 역시 이 시기에 맺은 관계와 배운 가치들이 지금도 계속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삶의 일부로서, 저는 세 자녀의 아버지이고요, 그중 한 아이는 발달장애가 있어 가족과 여전히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는 결혼한 상태이고 코펜하겐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다양한 기회를 누리면서도 가족 중심의 삶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죠.
호스트:
개인적인 이야기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치학과 정부학을 전공하셨다고 들었는데, 그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고등학생 시절부터 세계정세에 관심이 많았고, 식탁에서 부모님과 국제정치 이야기를 자주 나눴던 기억이 있어요. 특히 아버지는 미국 출신이신데, 1960년대에 베트남 전쟁 시기 미군으로 복무하다가 유럽으로 이주하셨고, 어머니는 사회과학 교육자셨습니다. 이 두 분과의 대화가 제 시야를 많이 넓혀줬죠.
고등학교 졸업 즈음에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유럽이 개방되었고, 걸프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들이 저를 정치와 국제질서에 깊이 빠지게 만든 계기였어요.
그래서 저는 세계와 사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정치학을 전공하게 되었죠.
서비스디자인의 발견, MindLab
호스트:
대학 졸업 후에는 ‘럼볼’에서 일하다가 MindLab이라는 정부 혁신팀으로 이직하셨죠? 어떤 계기로 공공 혁신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었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맞습니다. 컨설팅을 하던 시기에 저는 공공부문 혁신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당시엔 이 주제가 덴마크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회사를 설득해 직접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정부는 어떻게 혁신하는가에 대한 최초의 덴마크 보고서 중 하나를 제작·출판했죠. 거의 자비로 출판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당시 ‘기업부(Ministry of Business)’ 소속이던 정부 내부 혁신 조직인 MindLab에서 새로운 디렉터를 찾고 있었고, 저에게 지원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당시 제가 발표한 연구는 너무도 시의적절했기에 ‘이건 운명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게다가 이미 ‘복지를 혁신하다(Innovating Welfare)’라는 책을 출판할 예정이었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사실 첫 직장을 떠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1995년부터 12년 넘게 다닌 조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공공 안에서 혁신을 직접 주도할 수 있는 기회는 너무도 매력적이었고, 당시 저의 상사도 "이건 네가 정말 세상에 영향을 줄 기회다"라고 설득했습니다.
호스트:
민간에서 공공으로의 전환은 꽤 큰 변화였을 텐데요, 처음에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맞아요. 처음에는 막연했습니다. 정부 일자리가 어떤 모습일지 구체적인 상이 없었고, 민간에서의 업무에 만족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정말 큰 전환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질문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민간에서는 "우리가 어떻게 수익을 낼 것인가?"가 중심이지만, 공공에서는 "우리가 가진 예산을 어떻게 가장 잘 쓸 것인가?"가 핵심이었죠. 사고의 패러다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호스트:
그 후로 MindLab에서 8년을 이끄셨고, 그곳에서 디자인과 본격적으로 만나게 되셨죠. 전략적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MindLab에 합류한 직후, 시민 중심, 기업 중심의 혁신이라는 조직의 미션을 수행하려면 뭔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정부가 정책과 서비스를 어떻게 기획하는가에 있어 ‘이용자’를 중심에 두려면, 새로운 도구와 방법이 필요했죠.
처음에는 ‘서비스디자인(service design)’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했습니다. ‘전략적디자인’, ‘사람 중심디자인(human-centered design)’, ‘디자인씽킹’ 같은 개념들도 이제 막 확산되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이게 무엇이고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탐색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MindLab 팀 구성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는데, 2007년 봄에 새 전략과 새 파트너십,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인력 구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가장 집중한 건 ‘디자이너’를 팀 안에 반드시 포함시키는 것이었어요.
당시 6~7명 규모의 소규모 조직이었지만, 두 명의 전문 디자이너를 채용했습니다.
한 명은 IT대학교 출신의 디지털디자인 전공자였고, 다른 한 명은 덴마크 디자인아카데미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들이 바로 제게 ‘디자인’이라는 세계를 열어준 첫 동료였죠.
그 후로 저는 디자인이 기존의 경영학, 정치학, 행정학과는 얼마나 다른 접근을 갖고 있는지를 빠르게 체감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사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정성적 리서치, 프로토타이핑, 시각화 등 디자인 고유의 방법론은 정부 혁신에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결국 저는 이 주제로 박사논문까지 진행하게 되었고, 불과 3년 후인 2010년에 ‘정부와 디자인’을 주제로 박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호스트:
당시 MindLab 팀을 새로 구성하셨다고 했는데, 어떤 기준으로 채용하셨나요? 단순히 전공 외에 어떤 자질을 중요하게 보셨는지도 궁금합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정말 중요한 질문입니다.
디자이너가 조직 내에서 단순히 시각화나 브랜딩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내용과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사람 구성부터 달라야 했습니다.
우리가 설정한 채용 기준은 다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됩니다.
① 공공부문 이해 역량
정부 조직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사람.
정치학 전공자이거나, 실제 부처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우선 고려했습니다. 예컨대 고용부 출신으로, 정부 역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진 키트 루가토프(Kit Lugatov)를 영입할 수 있었죠.
② 질적 리서치 능력
사용자 인사이트 도출을 위한 정성적, 민족지학적 연구 능력이 필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류학자, 사회학자 등 ‘정성 중심의 사회과학’ 전공자들을 다수 채용했어요. 단순히 느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체계적으로 리서치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③ 디자인 전문성과 통합성
그리고 물론 디자이너. 특히 다학제적 역량을 가진 디자이너를 선호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분은 문화·커뮤니케이션 전공과 산업디자인 전공을 모두 가졌고, 또 어떤 분은 디지털디자인과 사회학을 함께 전공했죠. 이렇게 트랜스디시플리너리(transdisciplinary) 사고가 가능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T자형 역량(깊이 있는 전문성 + 폭넓은 협업 능력)을 자연스럽게 갖추고 있었습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그리고 우리가 특히 중요하게 본 요소가 하나 더 있었는데요.
바로 사회적 감수성(social IQ)과 겸손함입니다. 똑똑하고 유능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똑똑하지만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 다시 말해 ‘매력 있고, 협업하기 좋은 사람’을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혁신랩은 항상 조직의 가장자리(edge)에 있기 때문입니다. 내부의 이해관계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각 부처를 넘나들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하죠. 그런 구조에서 사람을 읽고,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능력, 즉 정서지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격이 좋은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당시 우리는 외부 채용심리 전문가를 고용해 전체 지원자를 테스트했는데, 그가 말하길 "이 정도로 ‘호감 가는 사람들’로 구성된 팀은 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인간적으로 매력 있고, 감정적으로 안정된 팀이었고, 지금도 그 팀원들과 교류하며 함께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스트:
정말 희귀한 구성 같네요. 그런 팀을 한 번에 만들 수 있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크리스티안 바손:
네, 정말 그랬습니다. 당시에 "공공부문을 내부에서 혁신하고 싶은가?"라는 문구로 채용공고를 냈는데, 수백 명이 지원했고, 그 중에서도 약 120명은 진지하고 우수한 지원자였습니다.
그 덕분에 최고 수준의 인재를 직접 선택할 수 있었죠.
사실 그 시기는 2007년으로, 덴마크 경제가 과열 상태였고 금융위기 직전이라 노동시장이 극도로 타이트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런 우수한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는 건 정말 특별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디자인센터(DDC)
호스트:
그 후 덴마크디자인센터(DDC)의 CEO로 자리를 옮기셨죠. 그곳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인재를 구성하셨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DDC는 MindLab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기존에 12~15명의 직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임했을 때 센터는 ‘턴어라운드’를 요구받은 상태였습니다.
즉, 조직의 정체성과 방향이 바뀌어야 했고, 당시 인력 구성이 그 변화에 부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체적으로 팀을 새로 꾸려야 했고, 실제로 거의 전원 교체 수준의 팀 리빌딩이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MindLab과 달리 DDC는 기업 중심, 특히 중소기업과 민간 혁신 지원이 주 임무였기 때문에, 팀 구성도 보다 다양하고 폭넓은 역량을 요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브랜드 기획 전문가
- 기술 기반 혁신 역량을 갖춘 사람
- 민간기업 경험이 있는 비즈니스 전문가
이런 사람들도 함께 팀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디자인센터에 '디자이너'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부임했을 당시, DDC 내부에는 정작 전략적디자인 역량을 가진 디자이너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디자인 업무의 대부분은 외부 컨설팅에 의존하고 있었고, 그마저도 양이 많지 않았죠.
"디자인센터가 정작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저는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부에서 직접 디자인을 수행하고, 우리가 주장하는 디자인 방법론을 조직 내부에서 먼저 실천(practice what you preach)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습니다.
호스트:
당시 전략적디자이너를 찾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그런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지금도 그렇지만, 전략적디자인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재는 늘 구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분야에 특화된 정규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래서 저는 지금도 코펜하겐경영대(CBS)와 덴마크왕립디자인아카데미(Royal Danish Academy)의 전략적디자인·창업(entrepreneurship) 통합 석사과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와 디자인이라는 두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해주는 ‘전략적디자인’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핵심 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훌륭한 전략적디자이너들은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훈련된(self-trained) 사람들입니다.
전통적인 디자인 교육보다는 인류학, 사회학, 또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다가 디자인을 통합한 경우가 많죠.
물론 지금은 10~20년 전보다 상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조직 내부에 전략적디자인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움직임은 부족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디자인씽킹의 원칙은 이해하고 있고, 디자인 관련 외부 자문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전략 수립팀 안에 디자이너가 함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게 바로 오늘날 조직들이 겪고 있는 디자인 내재화의 패러독스(paradox)입니다.
호스트:
우리가 이 팟캐스트에서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전략적디자이너는 조직 내부의 전략 수립과정에서 단순한 보조 역할이 아니라, 비전·기획·실행을 아우르는 핵심 인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동의하시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전략적디자이너는 모호함을 받아들이고, 비전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래를 구체화하는(concretize the future)’ 데 능숙하죠.
이들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존재입니다:
- 누가(stakeholder), 어디서(context), 언제(timing) 관여하는가?
- 이 비전은 어떤 형태와 경험으로 구체화되어야 하는가?
- 복잡성과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
전통적인 전략 컨설턴트가 데이터와 논리에 집중한다면, 전략적디자이너는 상황지능(situational intelligence)과 형상화 능력(form-giving capacity)으로 전략을 실현 가능한 형태로 전환합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딜레마가 있습니다.
‘전략적디자인’이라는 말이 조직 내 전략 수립 과정에 도입되었다고 해서, 그 안에 실제 전략적디자이너가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경우, 조직은 외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전략을 수립하지만, 그들은 ‘내부자’가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 변화까지 연결되지는 못합니다.
외부 디자이너는 항상 초대된 손님(guest)이기 때문에:
- 조직 내의 진짜 역학관계에 접근하기 어렵고
- 커피타임이나 복도에서 나누는 비공식 대화에 참여할 수 없으며
- 결국 ‘맥락을 모른 채 전략을 제안하는 사람’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물론 외부자로서의 장점도 있습니다.
더 과감한 질문을 던질 수 있고, 다른 조직의 경험을 전파할 수도 있죠.
하지만 여전히 가장 큰 임팩트는 내부자일 때 나올 수 있습니다.
Transition Collective
호스트:
지금은 Sunne와 함께 Transition Collective를 공동 운영하고 계신데요. 이 조직을 만든 계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크리스티안 바손:
Transition Collective를 만든 가장 큰 이유는, 지금 이 세상이 정말로 더 장기적이고, 더 야심 있고, 더 실질적인 전환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덴마크디자인센터(DDC)를 이끌던 시기에도 저희는 기관의 방향을 ‘임팩트’, ‘미션 중심’, ‘시스템 변화’ 쪽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하지만 공공기관이다 보니 다음과 같은 구조적 제약이 존재했죠:
- 사업의 초점이 민간기업 중심으로 제한되어야 하고
-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움직여야 하며
-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따라 혁신의 범위가 제한됨
이건 조직 구조상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저희 임기가 끝난 후,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우리가 배운 모든 것을, 우리가 직접 쌓아온 역량을 보다 자유롭게 쓰려면 지금이 기회다.”
그래서 우리는 기존에 해온 모든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통합하고,
"전환기 사회를 살아가는 조직에게 필요한 디자인적 역량과 전략적 사고를 제공하자"라는 취지로 Transition Collective를 출범시켰습니다.
지금 우리는 전환기 중심에 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을 돌아보면, 정말 극심한 혼돈(turbulence)의 시기입니다.
전환 이론(transition theory)에서는 이를 ‘혼돈의 과도기(turbulent in-between)’라고 부르죠.
즉, ‘기존의 시스템은 붕괴하고 있고’, ‘새로운 시스템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격동기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세계적 현상—기후위기, 민주주의 후퇴, 과학 부정, 다양성에 대한 반발—모두는 기존 시스템이 저항하며 끝까지 발악하는 퇴행적 몸부림(backlash)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만 봐도 그렇습니다. 기후변화, 인종 다양성, 젠더, 과학에 대해 정치적으로 후퇴하고 있는 흐름이 명백하죠. 이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전환’이라는 큰 구조의 일부입니다.
20년 전에는 ‘혁신(innovation)’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그리고 곧 ‘사용자 중심 혁신(user-centered innovation)’이 중심이 되었죠.
지금은 이제 ‘전환(transition)’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합니다.
이 단어는 다음의 핵심 문제를 모두 포함합니다:
- 지속가능성
- 시스템 변화
- 세대 간 정의
- 공동체와 지구의 조화로운 공존
Transition Collective는 이런 새로운 언어를 실천의 언어로 번역하고, 기관들이 실제로 변화의 실행자(actor of transition)가 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입니다.
호스트: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오히려 사회가 과거로 퇴행하는 듯한 ‘반작용’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고 보시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그건 단순히 보수 대 진보의 충돌 때문만은 아닙니다.
어쩌면 일부 진보 세력이 너무 급진적이거나 낯선 담론을 너무 빠르게 밀어붙인 탓도 있습니다.
그 결과,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느낍니다:
- “나는 이 미래에 포함되지 못했다”
- “새로운 언어와 규범을 따라갈 수 없다”
-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무시당하고 있다”
이러한 박탈감이 분노, 냉소,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후퇴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엔, 지금 인류가 가장 심각하게 저평가하고 있는 역량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협력 능력(cooperative capacity)입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는 총 17개의 목표가 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환경, 복지, 교육 등 ‘무엇(what)’에 대한 이야기죠.
그런데 17번 목표는 ‘어떻게(how)’에 대한 유일한 목표입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목표 17: 이행수단 강화 및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
Partnerships for the Goals
이건 제가 자주 “모든 목표를 지배하는 반지”라고 부르는 부분입니다.
(※ 반지의 제왕을 빗댄 표현 – “The one ring to rule them all”)
17번 목표는 사실상 다음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는 어떻게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는가?
- 우리는 어떻게 부문 간, 조직 간, 국가 간 파트너십을 형성하는가?
그리고 현실은 냉정합니다.
우리는 이 역량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가 지금 겪는 거의 모든 구조적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이것입니다:
우리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협업 능력을 키우는 데 실패했다.
이건 단순한 기획 역량 부족이 아닙니다.
집단적 상상력(collective imagination),
공동의 문제 정의(shared problem framing),
다자간 실행역량(cross-sector action capacity)
이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그 결과, 각 부문은 제각기 흩어져 있고, 사회 전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여기서 전략적디자이너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중요해집니다.
- 이들은 문제를 단일 조직이 아닌 ‘시스템 차원’에서 바라봄
- 이해관계자 간의 다층적 대화와 공동 창출을 이끌 수 있음
- 그리고 무엇보다도, 추상적인 비전을 ‘구현 가능한 전략’으로 변환하는 능력이 있음
바로 이런 이유로, 저는 지금이야말로 전략적디자이너의 시대라고 믿습니다.
Transition Collective의 활동영역
호스트:
Transition Collective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요? 규모나 파트너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크리스티안 바손:
질문 감사합니다. 실제로 다양한 규모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고 짧은 워크숍부터, 1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 1) 국제기구
예를 들면, UNDP(유엔개발계획)나 기타 유엔 산하기관과 함께 ‘미션 중심 혁신’, 포트폴리오 기반 접근법, 혁신 확산 전략 등을 주제로 협업하고 있습니다.
🇪🇺 2) 유럽연합
유럽연합 차원에서는 주로 교육과 역량 강화(training & teaching)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3) 덴마크 국내
- 덴마크 중앙정부 부처와 함께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고,
- 특히 민간재단(필란트로피)과의 협업이 활발합니다. 이들은 요즘 ‘시스템 변화’와 ‘미션 중심 전략’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습니다.
- 또한 지역정부(municipalities), 지방자치단체, 복지기관과 함께 조직 설계 및 행정혁신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 4) 민간기업
- 일부 민간기업과도 함께합니다. 특히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환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 주요 파트너입니다.
- 예컨대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기업,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 있는 중견기업 등이 대상입니다.
저는 현재 코펜하겐경영대(CBS)에서 ‘레지던시’ 형태로 생태계 리더십(Ecosystem Leadership)이라는 주제를 탐색 중입니다.
이 개념은 다음 질문에 대한 실천적 답을 찾는 작업입니다:
“민간기업이 어떻게 복잡한 사회 전환의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는 어떻게 설계되는가?”
다시 말해, ‘성장을 넘어선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민간 주체의 전략에 관심이 있는 것이죠.
Transition Collective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수행합니다:
- 장기 컨설팅 및 프로젝트 수행
- 조직별 맞춤형 워크숍과 리더십 훈련
- 국제 네트워크를 통한 지식 교류
- 대학 및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 및 커리큘럼 개발
우리는 매우 소규모 조직이지만,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콜렉티브(연합)를 통해 더 큰 영향력을 창출하려고 합니다.
호스트:
이처럼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특정한 전략적 목표가 있으신가요?
예컨대 “우리는 사회를 이 방향으로 이끌고자 한다”는 방향성 같은 것 말입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좋은 질문입니다.
저희가 말하는 ‘전환’이란 다음과 같은 사회상을 지향합니다:
🌿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
- 사람들이 일상에서 번영(flourish)하는 사회
- 정신적으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구조
- 서로 갈등이 아닌 균형 속에서 공존하는 사회
- 그리고 지구적 한계(planetary boundaries) 내에서 운영되는 지속가능한 사회
이것은 저희에게는 ‘기본 전제’로 깔려 있습니다.
너무 이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 방향성을 공유하는 파트너와만 협업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저희 Transition Collective의 특징은, 특정한 “무엇(what)”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이런 프로젝트들을 수행했습니다:
- 스웨덴 혁신청(Vinnova)과 함께 진행한 ‘물 순환사회’ 전환 프로젝트
- 이민·난민 정책, 디지털 복지, 보건의료, 노년 복지, 미래 민주주의 등
그런데 이 중 어떤 것도 제가 전문성을 가진 분야는 아닙니다. 예컨대 저는 수자원 전문가가 아니죠.
하지만 우리가 강점을 가진 부분은 “어떻게(how)”입니다.
- 다층적 시스템을 설계하는 능력
- 불확실성과 모호성을 다루는 전략
- 비전을 구체화하고 실행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전환하는 방식
이런 역량은 특정 주제나 분야를 넘어서 어느 문제든 적용될 수 있는 ‘전략적 디자인 메타스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보건이든, 기후든, 이민이든, 궁극적으로는 다음 질문에 집중합니다:
- 이 전환이 어떤 시스템 수준의 변화를 요구하는가?
- 다양한 주체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가?
- 이 전환이 구체적 행동과 정책으로 어떻게 연결되는가?
그래서 단일한 정책목표보다는, SDG 17번 – 파트너십, 집단 상상력, 실행 역량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전략적 디자이너의 역할
호스트: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전환기, 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전략적디자이너는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크리스티안 바손: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저는 전략적디자인이 단지 하나의 분야가 아니라, 다른 분야와 융합하는 ‘촉매(catalyst)’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 세계보건기구(WHO)
- 유엔개발계획(UNDP)
- 유니세프(UNICEF)
같은 거대 조직들에서도 전략적디자인 역량을 내부에 탑재하기 시작했습니다.
민간 대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전략 수립과 혁신, 시스템 변화 프로젝트에는 반드시 디자인적 접근이 포함되고 있죠.
‘전략적디자인’이라는 말을 쓸 때, 단순히 멋져 보이기 위해 붙이는 건 아닙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 단기적 기능 개선이 아니라, 장기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한다는 것
-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시스템 차원의 구조와 영향력을 다룬다는 것
- 사용자 만족이 아니라, 행동 전환과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으로 유도한다는 것
전략적디자이너는 단순히 ‘만들기(design)’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무엇이 되어야 할지를 질문하게 만드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저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이제는 새로운 가치(value)를 상상하고 설계하는 것에 있다고 봅니다.
100년 이상, 디자이너는 자본주의 소비사회에 깊이 연계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팔리는 물건’을 넘어서, 다음의 질문에 답해야 할 때입니다:
- 무엇이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가?
- 무엇이 환경적으로 의미 있는가?
- 무엇이 신뢰, 참여, 민주주의로 이어지는가?
이것이야말로 디자인이 기존 질서를 넘어서 작동하는 방식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지금 이 시대에 전략적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세 가지 자질을 다음과 같이 봅니다:
- 비전을 구체화할 수 있는 능력
- 조직과 사람의 동기를 이해하는 감성지능(Social IQ)
- 인내심(Patience)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전략적디자이너는 단순한 전문가가 아니라,
변화의 촉진자(facilitator of transitions)가 됩니다.
호스트:
앞서 조직 내 전환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문화와 리더십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지금 Transition Collective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떤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크리스티안 바손:
현재 저희는 꽤 큰 규모의 새로운 파트너십을 준비 중입니다.
핵심 주제는 바로 전환을 위한 미래역량(Future Skills for Transitions)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음 세 가지 역량을 중심으로 구성됩니다:
① 시스템 변화 역량 (Systems Change)
- 복잡한 구조와 관계망 안에서, 어떤 지렛대를 작동시켜야 변화가 가능한가를 이해하는 능력
② 미션 중심 리더십 (Mission-Led Leadership)
- 명확한 목적을 기반으로 전략을 설정하고, 실행과 학습을 유도하는 리더십 방식
③ 집단 상상력과 미래 예측 (Collective Imagination & Foresight)
- 기존 시나리오 기법이 아니라, 조직이 스스로 더 나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는 방식
특히 마지막 요소는 매우 실험적입니다. 단순히 ‘가능성’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이 진정으로 바라는 미래란 무엇인가?"를 함께 상상하고, 그 상상이 실제 전략과 일로 연결되도록 설계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교육 훈련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환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장기적 전략의 일부입니다.
- 전략담당자, 실무자, 공공·민간 리더 등 다양한 대상에게 제공
- 온라인·오프라인 혼합형 교육
- 실습 중심, 사례 중심, 공동 프로젝트 중심 구성
- 향후 국제 확산도 고려
저희는 조직이 더 이상 기존 시스템 안에서만 학습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전환을 주도하는 리더십", "상상력과 실행력을 함께 가진 실천가"를 키우기 위한 교육이 절실합니다.
전략적디자인 커리어에 대한 조언과 추천 자료
호스트:
이제 막 전략적디자인 분야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혹은 당신이 지금도 기억하는 누군가의 조언이 있다면요.
크리스티안 바손:
네, 제가 커리어 초기에 ‘럼볼(Ramboll)’이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을 때 정말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건 바로 ‘신뢰’의 힘입니다.
저는 제가 그곳에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상사들이 저를 신뢰해주고, 제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역시 동료들에게 신뢰를 보내고, 함께 더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죠.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조언은 이렇습니다:
“당신이 있는 그 자리에서, 조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디자인이라는 분야에는 다음과 같은 매우 강력한 철학이 존재합니다:
“현상을 있는 그대로 두지 않고,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전제.”
정치학은 때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분석하고 설명하려는 데 그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은 다릅니다.
디자이너는 늘 묻습니다:
- 이것을 더 낫게 만들 수는 없을까?
- 이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경험을 줄 수 없을까?
- 이 서비스는 환경에 더 이로울 수는 없을까?
그런데 오늘날 ‘더 낫게’의 기준은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매출, 속도, 비용 절감이 아니라,
- 사회적 가치(social value)
- 환경적 책임(green value)
- 다른 생명종과의 공존(non-human lifeforms)
이 모든 것이 포함된 ‘복합적 가치 창출’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새로운 기준을 실현하는 것이 전략적디자이너의 역할입니다.
추천 도서와 콘텐츠
호스트:
혹시 추천하고 싶은 책이나 팟캐스트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본인의 책도 괜찮습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네, 저와 옌스 마르틴 스킵(Jens Martin Skibsted)이 함께 쓴 책 『EXPAND: Stretching the Future by Design』을 추천드립니다.
* 책 소개 영상: https://youtu.be/EjP06t8jM4E?si=mYgFHX3aYjHq3Cd0
이 책은 우리가 오늘 이야기한 거의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디자인과 정치, 비즈니스의 융합
- 전환을 위한 디자인사고의 확장
- 북유럽 모델이 지닌 가능성과 한계
특히 제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디자인사고(Design Thinking)에 더 많은 사고(Thinking)를 넣자.”
단순한 도구적 접근이 아니라, 더 많은 성찰(reflection)과 가치관(value)을 담아야 한다.
또 하나, 『EXPAND』를 주제로 다룬 팟캐스트도 있습니다.
호스트는 나딤 쿠쉬(Nadim Choucair), 제목은 "Curiosity That Matters"입니다.
* https://podcasts.apple.com/us/podcast/curiosity-that-matters/id1691882206
이 팟캐스트도 아주 추천하고 싶습니다.
호스트:
청취자들이 크리스티안님의 활동을 온라인에서 팔로우하려면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을까요?
크리스티안 바손:
네, 저는 링크드인(LinkedIn)에서 자주 글을 올립니다.
-> 링크드인: 크리스티안 바손 https://www.linkedin.com/in/christianbason/
오늘 아침에도 ‘관계 기반 복지(Relational Welfare)’에 대한 글을 썼어요.
그리고 저희 조직 홈페이지인 transitioncollective.org에서도 프로젝트와 아티클, 강연 자료 등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마무리
호스트:
오늘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크리스티안.
청취자분들도 오늘의 에피소드를 통해 전략적디자인의 진짜 역할과 가능성을 새롭게 느끼셨을 거라 믿습니다.
크리스티안 바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호스트:
이 팟캐스트를 통해 저희가 계속 전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경청하고, 공감하며, 타인을 위한 ‘좋은 청지기(great steward)’가 되어주세요.”
그게 바로 전략적디자인이 지향하는 삶의 방식이자, 우리가 함께 전환기를 살아가는 방법이니까요.
팟캐스트 안내
- 팟캐스트: Unfolding Strategic Design
- 플랫폼: LinkedIn, Spotify, Apple Podcast
- 에피소드: Episode 9 – Leading Transitions with Christian B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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