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디자인신영역, 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 - 윤성원

2025. 7. 13. 19:15서비스디자인/정책디자인

한국디자인진흥원 소개, 공공부문 디자인신영역-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
디자인법연구회 세미나 중 발표
2025.07.12.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실장

디자인법연구회 모임 중 한국디자인진흥원 소개와 디자인의 새로운 영역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셔서 다음과 같은 발표를 했습니다.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전환하고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발표자료 :

20250712_한국디자인진흥원 소개 공공부문 디자인신영역 서비스디자인 정책디자인_윤성원_디자인법연구회.pdf
17.25MB

 

한국디자인진흥원 소개

저희 기관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희 기관은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55년이 됐고요. 정보 제공, 문화 확산, 출간, 기업지원, R&D, 인력 양성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경험디자인기사라고 국가 기술 자격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영역에 국가 기술 자격이 4개 있는데요. 제품, 시각, 색채 그리고 서비스경험디자인 기사가 있습니다. 올해 6회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제 협력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 7개의 제조혁신센터들이 있고 산업단지 내부의 지원 시설에서 기업을 컨설팅하고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정부가 디자인산업 지원 기관을 운영하는 예가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모범이 되고 있는 나라는 영국이나 싱가포르 이런 나라들이고요. 나머지 몇 개 나라가 안 됩니다. 그중에서도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상당히 다양한 성격의 일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정부부처 산하의 어떤 진흥원이 특정 산업 분야에 대해서 하고 있는 일을,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 산업에 대해서 하고 있다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디자인 법제의 이슈

디자인법과 관련해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이슈가 생기고 있습니다.
여러분 아시겠지만 '산업디자인진흥법'이 있고요.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2016년에 새롭게 제정이 됐습니다. 산업디자인진흥법은 산업부 소관이고 공공디자인진흥법은 문광부 소관입니다.
산업디자인진흥법은 산업부가 우리나라의 디자인산업을 키워서 제품 수출이 잘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1977년에 만든 것입니다. 당시 상공부 산하에 우리 기관이 1970년부터 운영되고 있었고 우리 기관에 관련된 법률로 산업디자인진흥법이 만들어졌습니다.
디자인이 초기에는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이렇게만 돼 있다가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진 결과, 2014년에는 디자인 영역 안에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을 포함시키게 됩니다. 디자인 영역의 확장에 맞춰서 법이 계속 개정 되어가는 중에도 산업디자인진흥법이라는 제목은 바뀌지 않았어요.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디자인진흥법'을 '디자인진흥법'으로 바꾸려고 여러 해 노력을 했습니다만 바꾸지 못했습니다. 이미 공공디자인, 만화, 영화 등 새로운 확장된 영역이 많았지요. 그래서 ‘산업’을 빼겠다고 했지만 문광부에서 반대해서 결국 그 이름을 못 바꿉니다. 그러던 중 공공디자인진흥법이 생긴 거예요. 사실 이렇게 생겨서는 안 되는 것인데 어떤 정치적인 배경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생겼습니다.

디자인법이 두 개가 있는 나라는 없을 거예요. 저도 조사해 보지 못했지만 산업디자인과 공공디자인, 어떤 나라도 디자인에 관한 법률을 이렇게 부처별로 갖고 있는 나라는 없을 겁니다.

또 올해는 유니버설디자인 기본법이 제정이 될 뻔했었습니다. 1월에 문광부 소관법으로 국민의힘(최보윤 의원)이 법안 발의를 했었습니다.
*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디자인 기본법’, 22대 국회선 제정될까? - By 더인디고. 2025년 1월 8일
내용 중 성중립 화장실이 논란이 되면서 결과적으로 없던 것으로 되었는데… 향후 유니버셜 디자인 기본법도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디자인 영역과 역할이 점점 커짐에 따라 새로운 법안들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영역이 넓어진다고  매번 새로운 법을 만든다면 아마 끝없이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디자인법이 이렇게 두 개가 되고 나서 여러 문제들이 생기고 있는데 그 중 딱 두 가지 문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하나는, 디자인을 실행하는 실행자들이 디자인 회사이지 않습니까? 동일한 디자인 회사인데 이 두 가지 법에 따라서 양 기관에 디자인 전문회사로 등록을 해야 돼요.
문광부(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에도 등록해야 되고 산업부(한국디자인진흥원)에도 등록해야 그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로, 공공디자인법에 따르면 기초자치단체는 디자인기본 계획을 세우고 업데이트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공공 디자인 기본 계획을 5년마다 한 번씩 모든 지자체가 만들어야 되거든요. 디자인기본계획이 250개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각각 2억에서 3억 정도 발주되는 일거리들입니다. 엄청난 예산 낭비일 수 있어요. 기초 지자체에서부터 광역까지 그걸 다 만드니까요. 사실 하나의 표준 모델을 가지고 다 같이 이용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이 법이 없어질 수 있을까요? 그 일거리를 하고 있는 디자인 회사들이 그 수요가 없어지기를 원치 않겠죠? 이해관계 때문에 없어지지 않습니다. 

디자인은 이미 산업과 공공, 우리 생활 전반을 모두 포괄하는 영역입니다. 
부처간 이해관계 때문에 사소한 조정이 되지 않고 충돌되는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면, 법의 소관을 산업부나 문화부와 같이 어떤 특정 행정부처에 두지 말고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실로 격상시켜 모두를 포괄하는 디자인법으로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의 필요성과 가능성

남은 시간 동안 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 이 두 가지 주제를 짧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수관기피 현상이라는 걸 아실 겁니다. 햇볕을 고르게 받기 위해서 나무가 자리를 서로 내주는 자연 현상이죠. 공공 부문에서 만들어지는 정책들이 사실상 자연 현상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관련자들끼리 서로 적당히 합의를 해가지고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실제로는 도시를 설계하듯 사용자의 취향이라든가 욕구, 앞으로 우리가 발전하고자 하는 미래 이런 것들을 고르게 따져서 설계(디자인)해야 되는 거죠.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게 안 되고 그냥 주어진 조건 안에서 적당히 개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나라는 굉장히 정부 서비스의 수준이 높다는 착각이 있는데요. 세계적으로 봤을 때 몇가지 지표에서 매우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인해서 착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잘하는 부분도 일부 있지만 못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너무 많지요. 

여기는 한 공공수영장인데요. 몇 달 전부터 사람이 안 와요. 왜 이렇게 안 오지?하면서 시의원들이 고민을 하다가 인테리어를 다 바꿔보자라고 결정하고 예산을 마련해서 발주를 냈는데 참여한 건축가가 첫 번째 PT하러 와서는 "여기 공사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얘기하는 거예요. 회의에 참석했던 공무원들이 다 놀랐죠.
"왜요?" 그랬더니 "여기 얼마전에 셔틀 버스 운행 시간표가 바뀌었다"는 거예요. 30분씩 시간대가 당겨졌데요. 그래서 아침에 운동하고 회사를 가던 사람이 시간이 애매해진거에요. 시간대가 조정 되다보니까 나도 못 가고 친구도 못 오고… 그래서 사람들이 일순간 여기를 이용하지 않게 된 거예요. 시설 노후가 원인이 아니었던 것이죠. 공공 정책의 계획과 실행이 이런 식입니다.

부처마다 사일로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식재 부서랑 신호등 부서랑 다 달라가지고 건널 수 없는 신호등이 만들어집니다.

'공공디자인'에서의 앞의 공과 뒤의 공은 서로 다른 한자를 씁니다. 공평하게 함께 한다는 뜻인데요. 누구를 위해서(모두를 위해서 - 公공평할 공), 어떻게 한다(함께 개발한다 - 共함께할 공)라는 것, 이미 목적과 방법을 다 포함하고 있는 의미입니다.

공공 영역에서의 디자인은 이렇게 나눠집니다.
1) 공공디자인, 2) 공공서비스디자인, 3) 정책디자인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서비스디자인은 아주 드물고요. 공공디자인은 많죠. 여기 종사하고 계시는 공무원분들이 1,500명 정도 됩니다.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라는 조직이 있어요. 가입된 분들이 130명입니다. 동작구에 계시는 유오식 팀장님이 이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환경, 건축, 시설, 공간 이런 것들… 이미 잘 알고 계시는 영역이죠.
공공서비스디자인은 프로젝트 단위로 일어나고 있는 정책 기획 단계의 디자인이 참여하는 사례들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사례로는 국민디자인단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행안부와 저희가 같이 하는 사업인데, 저희 부서에서 이것을 운영한 지 12년 됐습니다. 정책을 만들 때 기획 단계에 수요자들과 서비스디자이너가 참여해서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서 정책을 기획하는 활동을 합니다. 그간 우리나라에 2천 개 정도의 과제가 운영이 됐고요. 참여자들이 2만 명 정도 됩니다. 예를 들면 이제 이런 활동들을 한 건데요. 오늘은 시간관계상 내용은 기회가 되면 다음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고, 새롭게 나타나는 디자인 영역에서 우리가 앞으로 뭘 할 수 있을까를 구상해 본 내용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국민디자인단 우수사례 모음 (디자인DB)...


덴마크디자인센터는 디자인의 역할을 이렇게 4단계(미활용 단계 - 스타일링으로서 - 프로세스로서 - 혁신 도구로서 사용하는 단계)로 나누고 있는데요. 애플 같은 기업이 4번째 단계에 있는 기업이죠.

이와는 별개로 13년 전에 영국 디자인카운슬이 디자인의 단계를 3단계로 발표를 했어요. 당시 시점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디자인 프로젝트를 조사해 보니까 이러한 유형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단계가 디자인을 통해서 문제 해결하는 거 예를 들면 이런 걸 제품을 만든다든가 이런 걸 말하는 거예요. 방금 보셨던 덴마크 디자인 센터에서의 디자인 발전 4단계 모델은 모두 영국 디자인카운슬의 디자인 단계 중 1단계에 해당합니다. 예를들어 (덴마크디자인센터의 디자인 발전단계 모델에서는) 마우스를 만든다고 하면 만드는 과정에서 스타일링 역할로 디자인이 참여하는 것이 1단계이고, 디자이너가 기획단계에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에서부터 참여하며 큰 영향력을 갖는 것이 맨 위 4단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재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앞부분부터 참여하는 것이 역할이 클 거 아닙니까? 그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이에 비해 영국디자인카운슬의 2단계, 3단계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조직 역량으로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 그리고 의사결정자들이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 이런 것을 의미합니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역할을 넘어, 조직과 사회, 문화를 변화시키는 디자인의 역할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시에 이미 그런 사례가 나타나고 있었다는 것이죠.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책 디자인의 영역은 없어요. 그렇지만 곧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들에는 이미 나타났으니까요. 그것을 소개 해드리려고 합니다.
세계적으로 여러 나라에 정책디자인을 주관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정책랩’이라는 조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 100~150개 정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공공부문 신디자인 영역, 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 이것이 앞으로 주목받게 될 디자인 영역입니다.
이 영역에 주어질 과제는 다음 네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를 위한 디자이너의 역할과 과제

1. 디자인이 공공서비스의 기본값을 조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모든 시스템을 새로운 시각으로 기준점을 다시 설정하자는 것입니다.

보시는 표는 장기 기증 의사를 나타내는 건데 어떤 나라들은 굉장히 높고 어떤 나라들은 아주 낮죠.
중간값이 없지 않습니까? 이거는 분명히 조작이 있는 거죠.
운전 면허 시험 볼 때 이거를 물어보게 돼 있거든요. 장기 기증할 건지 말 건지. 근데 어떤 나라는 표시를 하는 게 기증하는 거고 어떤 나라는 표시를 안 하고 그냥 냅두면 기증하는 것입니다. 그 차이입니다.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의 기본값은 공무원들이 정하지 않습니까? 그 기본값이 수천 수만 개가 있을 거예요. 그것들이 제대로 설계가 돼 있는지를 살펴봐야 된다는 거죠.

공공 환경에도 그런 것들이 있을 수 있겠죠? 여기는 런던인데요. CCTV가 2만 개 있어요. 런던에 조금만 잘못 주차해놓으면 사진에 다 찍혀요. 기술과 규제로 시스템을 운영하는 거죠.
우리나라도 이렇게 하려면 할 수 있겠죠. 근데 돈이 많이 들겠죠. 
훨씬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여기가 베를린인데요. 여기 횡단보도 앞에 신호등 있잖아요. 여러분이 만약에 차를 운전하고 계시면 여기 세워야 되죠. 왜냐하면 신호등이 보여야 운전을 할 거 아닙니까? 파란 불 바뀔 때 봐야 하니까. 머리 위에 신호등이 있다면 못 보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정지선 저 앞쪽편에 신호등이 있다보니 정지선을 넘어서 정차해도 운전자가 신호를 보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니 차를 (정지선을 지나서) 여기다 대는 겁니다. 그리고 모든 사거리에 신호등이 두 쌍이 있거든요. 여기도 있죠? 그러니까 정지선을 한참 지나서 여기에 정지해요.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가 교통사고 사망률이 제일 높습니다. 영국과 독일은 제일 낮고요.
그 이유는 국민성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때문이에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 방식을 어떻게 바꿀수 있는지 요령을 아는 누군가가 거기 개입을 해야 되는 거죠. 디자이너 같은 사람이 그 기본값을 다양하게 발견해서 잘못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고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운영되기 시작한 지 굉장히 오랜 기간이 되었고, 초기에 치밀한 계획 없이 자연스럽게 설정되었던 기본값은 그간 큰 조정이 없었으니까요. 앞으로의 100년을 위해서 이런 기본값들을 전체적으로 다시 설정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2. 두번째로 정책 디자인 랩의 도입입니다.


영국의 폴리시랩의 사례를 더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케비넷 오피스라고 우리나라로 치면 국무조정실이에요. 영국 정책랩은 국무조정실 안에 있는 팀입니다. 30명의 공무원들 그리고 외부에서 선발한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고 공동대표 중 한 명은 서비스디자이너, 한 명은 예술가예요. 두 분이 현재 폴리시랩의 대표입니다. 그들이 공무원들과 함께, 말하자면 정부의 퍼실리테이터 같은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싱킹 워크숍을 하면서 중간에서 회의 주재하고 아이디어 내고 합의하는 활동들을 하도록 도우면서 공무원들을 참여시킵니다. 이를테면 국가적인 재난 사태 때 관련된 부처를 모아서 우리가 무슨 아이디어를 내고 무엇을 어떻게 할까 이런 내용을 상의하고 과제를 만들게 하고 그게 실행되게끔 하는 걸 돕는 일을 합니다. 창설된 후 12년간 약 250개 정도의 과제를 개발하는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영국 폴리시랩의 사례를 여러 나라들이 참조하고 있습니다. 
* 관련 글 : 정책디자인, 세계의 정책랩 1 : 정책을 디자인하는 조직, 정책랩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우리나라에서도 '도대체 공무원들이 왜 디자인씽킹에 대해서 연구를 할까?' 궁금해서 2018년부터 5년 간 행정연구원이 연구를 했어요. 열린정책랩을 우리나라에 도입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볼 때 실패했다고 보는데, 디자인싱킹 방법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되고 방법을 실행하는 도구들을 개발하는 활동을 했거든요. 정책랩의 핵심은 디자인 도구와 방법이 아니에요. 누구에게 어떤 권한을 줄 것인가에 관한 새로운 시각입니다. 서비스디자이너 같이 새로운 디자인에 대해 이해가 있는 역할자가 정부 내부에 필요하다는 것이에요. 정부 내부 사일로에 갇히지 않고 다른 부처를 연결하고 자유롭게 창의적인 생각을 하면서 수요자들과 같이 정책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저런 특징을 가진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정부 내부의 조직이 세계 각국에 ‘정책랩’으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디자인의 영역입니다. 디자인의 역할이 정부 내부에 풍부하게 시도되고 있다는 증거예요. 그래서 디자인 법도 이것을 다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사례를 보면 착안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메이요 클리닉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텐데요. 미국의 1등 병원이에요. 거기 혁신센터가 있어요. 이 병원의 혁신센터를 보고 배우려고 우리나라의 주요 병원들이 방문하고 벤치마크합니다. 60명이 근무하고 있고요. 그중에 가장 많은 직무, 14명이 서비스 디자이너예요. 이것도 신기하죠? 병원 내의 조직인데 디자이너가 제일 많다는 거죠.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비스디자이너 뽑을 때 디자인 전공한 사람을 뽑아요. ‘인생을 디자인한다’ 같은 개념적 디자인이 아니고 진짜 디자인이란 말이에요. 디자인 전공을 해야 하고 전공을 안했다면 적어도 디자인 실무를 해 본 사람을 뽑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그림을 그리거나 제품을 디자인하는 역할로 채용이 되는것이 아닙니다.

디자이너는 인간 중심적이면서도 참여적인 ‘디자인씽킹’ 방식을 사용하여 환자, 공급자, 기관 차원의 충족되지 않은 필요를 찾아내고, 이 필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서비스 개념이나 사업 전략을 창조해야 한다. 이 방법에는 관찰 연구, 인터뷰, 워크숍의 시행, 내·외부의 연구 활동 담당, 연구 데이터의 통합과 관련된 개념적인 틀 마련과 통찰 형성, 프로젝트 후원자에게 명확하고 설득력 있으며 시각적인 방법으로 발견과 개념에 대해 소통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본질적으로 다기능 팀으로 교차 진행되고, 책임은 나눠지거나 공동 부담이 되며, 다른 영역의 규율 및 인력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디자이너는 독립적으로 작업하기도 하고, 다른 디자이너나 프로젝트 참여자와 함께 협업할 수도 있는 필수 멤버다.

최소 학력 및 경력 요구 기준 
인터랙션(interaction), 그래픽, 산업디자인 혹은 커뮤니케이션 관련 전공 석사 학위 소지자로서 디자인 프로젝트, 팀, 혹은 다른 창의적 조직에서 4년 이상의 관리 경력 보유자. 또는 인터랙션, 그래픽, 산업디자인, 커뮤니케이션 관련 전공의 학사 학위 소지자로서 디자인 프로젝트, 팀, 혹은 다른 창의적 조직에서 8년 이상의 관리 경력 보유자. ‘디자인씽킹’ 관련 지식 보유 내지는 디자인 조사 도구와 방식을 이해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함. 주요 작동 시스템과 전반적인 정책과 과정, 그리고 조직의 목적에 대한 이해를 개발하고 유지해야 함. 프레젠테이션, 협상, 설득, 팀 커뮤니케이션, 글을 통한 소통 능력 등 고도의 대인관계 기술이 요구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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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덜 파괴적인 혁신(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에서 배우는), 2015, 바버라 스푸리어 외.
            (메이요 클리닉 혁신센터 서비스디자이너 채용 공고 중 발췌)

병원에 왜 디자이너가 필요할까요? 궁금하시죠? 공직자나 의사는 직업의 속성이 서로 비슷합니다. 여러분들 무릎이 아파서 시술을 받아야 한다면, 남들에게 한번도 시술 안 해 본 새로운 수술법을 시도하는 의사한테 치료받고 싶으신가요? 그렇지 않죠? 가급적 검증된 의사한테 치료받고 싶으실 거예요. 공무원도 똑같습니다.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이분들 업역의 속성인 거죠. 그렇게 해야만 되고요.
반면 디자이너는 그렇지 않습니다. 했던 일만 계속 반복하는 사람은 디자이너로서 가치가 없습니다.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실패해도 자꾸 남들이 안 해본 걸 하려고 시도하는, 의사나 공무원과는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메이요 클리닉은 내부에 디자인 중심 조직을 두어서 이들이 조직 전체에 진동을 일으켜서 변화, 혁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의사와 간호사들만 있는 조직에서는 혁신이 안 일어나니까 그렇게 하는 겁니다. 이걸 정부에 대입을 해보면은 내부의 정책 랩이 어떤 의미에서 필요한지 알 수가 있습니다. 왜 디자이너를 고용해서 정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지, 디자이너들이 이런 특징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혁신 업무에 강점을 갖는 5가지 이유
1. 공감 기반 리서치 역량 → 사용자 관찰과 인터뷰, 맥락 분석을 통해 문제를 수요자의 관점에서 이해함.
2. 문제 정의 능력 → 수집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문제의 본질을 재구성함.
3. 문제 구조화 능력 → 복잡한 이슈를 시각적·시스템적으로 구조화함.
4. 창의성과 실현 가능성의 균형 → 창의적 해결책을 도출하고, 현실적 제약 속에서도 실행안을 구현함.
5. 반복과 협업 중심의 태도 → 실험, 테스트,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지속함. 이질적인 것을 서로 연결함

3. 그래서 서비스디자인이 공공 영역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알리는 다양한 시범사업을 해야 합니다. 

그런 과제들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게 저희 부서의 일이기도 합니다.
해야 할 과제의 예를 하나만 들어보겠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면 우리나라에 재난 대응 시스템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2014년 세월호 사고가 난 직후 진주 대피소입니다. 6개월이 지난 다음도 변화가 없죠? 빈 체육관, 깔개, 담요가 다입니다. 심지어 올해 4월 산불 났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것은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잘 구현되어 있는 일본의 사례입니다. 지진이 나자 건축가 시게루 반이 간단하게 모듈화된 임시 피난처를 만들어서 전 지자체에 확산했고 지자체에서도 이걸 지속적으로 교육하는 등 체계적으로 이어지는 활동을 하고 있죠.

산업디자인 외에도 다양하게 디자이너들이 정부가 하는 일에 관여되어 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죠. 앞으로 점점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과제들을 개발하고 제시하는 활동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4.는 시간상 생략)

정리하자면, 공공부문 신디자인 영역, 서비스디자인과 정책디자인에게 주어질 과제는 다음 네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국정 철학의 전환) 공공서비스 기본값 대조정 : 선택설계와 서비스디자인 기반 국정운영
2. (정책디자인 역량 확보) 정책디자인랩 도입 : 실험과 검증을 통한 정책 기획 방법 정착
3. (실험과 확산) 모두를 위한 난제해결 디자인 프로젝트 :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접근 방식 일상화
4. (피드백) 수요자 경험 기반의 공공서비스 평가 도입 : 만족도가 아닌 구체적인 경험 평가하기

시간 관계로 여기까지 말씀드리고 마치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