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5. 05:31ㆍ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 성공사례
남성패션지 루엘(LUEL)이 2007년 세계 최악의 공항으로 첫 손에 꼽은 바 있을 만큼, 런던의 히드로 공항은 이용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고개를 젓게 만드는 악명 높은 공항이다. 많이 이용해 본 고객도 항상 헤맬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미로 같은 구조, 비효율적인 동선과 복잡한 안내 시스템, 짜증이 나기 전까지는 짐을 찾을 수 없는 화물시스템...
2008년 히드로 공항의 터미널3은 ‘버진 아틀란틱 항공사(Virgin Atlantic Airways, 이하 버진)’의 전용 공간으로서 새롭게 디자인되는데, 여기에 결과적으로 총 43억 유로(현재 환율 기준 6조 4천억원 가량)의 천문학적 비용을 들어간다. 버진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사내에 서비스디자인팀을 갖추고 프로젝트를 추진할 파트너를 찾게 된다. 런던 소재의 서비스디자인 대표기업 ‘엔진(Engine)’은 고객들이 다른 항공사가 아닌 ‘버진’을 찾도록 하게 할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리서치, 리서치 그리고 리서치
엔진은 우선 탑승객들을 상대로 한 다양한 리서치 프로그램을 개발해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친다. 한 예로 목적지에 막 도착한 승객들 즉, 사실적 조사를 거칠 수 있는 실제 탑승객(이코노미부터 퍼스트클래스까지)을 상대로 심층적 인터뷰를 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리서치 결과를 토대로 공항에서 탑승 후까지 이동경로에 따른 탑승객의 여정 맵을 만들었다. 탑승객의 요구사항 및 불편한 점을 시각화하여 표현한 '고객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을 통해 서비스 제공자는 비로소 실제적인 서비스의 모습을 전체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을 시작으로 하여 맞춤식 서비스디자인까지 서비스의 발전된 제안이 가능해지게 된다. 프로젝트는 서비스의 세부 단계 즉, 체크인 및 수하물 무게를 다는 절차까지 단계별로 계획된 절차로 파악 할 수 있도록 시각화되었다.
<그림 : 고객여정 맵>
<그림 : 고객 경험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장면>
- 이미지는 원 출처 http://cafe.naver.com/usable/795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또한 엔진은 BAA(영국 공항 공단 : British Airport Authority의 약자) 및 터미널 건축사인 포스터+파트너스(Foster+Partners)와 협력을 통해 서비스 운영시 제약사항 및 업그레이드가 요구되는 부분을 찾아내 프로젝트가 경제적으로도 효율성을 갖도록 조정하는 역할도 하였다.
아이디어의 적용
핵심적 개선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체크인 시간을 최소화하였다. 탑승객의 대부분이 이코노미 클래스인 만큼 이코노미 클래스는 쉽게 지체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체크인시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인 탑승처리 시스템(kiosks desk)를 추가적으로 설치하고 즉시 수하물 무게를 달아보고 추가요금을 처리할 수 있는 저울을 설치함으로써 사용자의 이동경로를 대폭 줄이게 된다.
둘째, 버진의 독특한 드라이브 쓰루 체크인*과, 리모 체크인**을 적용하고 근거리에 저울을 배치해 역시 효과적 동선이 이루어지게 하였다.
* 드라이브 쓰루 체크인(Drive-thru Check-in) : 차에서 내리지 않고 체크인을 먼저하고 파킹하는 방식
* 리모 체크인(Limo Check-in) : 리무진을 타고 터미널에 도착시 직원이 미리 탑승표를 준비해 기다림으로서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게 하는 서비스
<그림 : 드라이브 쓰루 체크인(Drive-thru Check-in) 안내 영상 중, 버진T3 웹사이트 http://www.virginatlantic-t3.com>
셋째, 맞춤식 서비스를 실현할 많은 아이디어들이 고안하였다. 각 아이디어는 승객의 이동경로를 기준으로 각 단계별로 배치될 직원 수, 배치될 위치, 서비스 방침, 업무 인수인계 방법, 비지니스 및 퍼스트클래스 승객을 위한 라운지 이용법 등 다양한 형태로 직원들 전부가 공유해야 할 지침으로 구체화됨으로써 서비스가 표준화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비로소 혁신이 시작되다
이제 히드로 공항에서는 버진 전용 리무진으로 도착해 일등석 전용 라운지까지 이동하는데 10분이 안 걸린다. 사소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고려된 서비스의 결과는 수익 증가와 고객만족도 증대라는 확실한 수확이다.
터미널이 오픈 된 지 4달 만에 장거리 탑승객 수가 4% 증가하였고 비즈니스, 퍼스트클래스 탑승객은 10%까지 증가하였다. 고객 대상 만족도 설문에서 90%의 만족도를 얻었으며, 전체적으로 터미널3의 서비스 만족도는 89%를 얻어 excellent/good을 얻었다.
* 출처: Gfk 2008년 3-4월 소비자조사 결과. Gfk는 독일에 본사를 둔 유럽 1위 시장조사기관
버진은 악명 높은 히드로 공항, 터미널3에서 오히려 고객 감동을 전할 귀중한 기회를 찾게 된 것이다.
해외 서비스디자인 기업 소개
엔진
http://www.enginegroup.co.uk
2000년도에 설립된 Engine은 세계 서비스디자인과 서비스 혁신을 이끄는 디자인 컨설턴시이다.
런던에 스튜디오가 있으며, 디자이너와 전략가, 연구원과 서비스 시각화를 실현시키는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팀원들로 구성되어있다.
Engine은 영국 정부 및 버진 아틀란틱 항공, 비자카드, 보다폰, 마이크로소프트 등 공공과 민간영역 모두를 위한 광범위한 서비스디자인과 혁신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Design Business Association, Market Research Society의 멤버이며 영국왕립예술 협회와 디자인 카운슬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기업 소개 출처 : 영국 가디언 2010.3.
* 글 : 엔진의 비즈니스 개발 디렉터 마이크 크루버웰(Mike Culverwell)이 제공한 자료를
한국디자인진흥원 정책개발팀 윤성원이 수정하였습니다.
* 위 글은 월간디자인 2010. 10월호 서비스디자인 특집 기사에 게재되기 이전 원안입니다.
* 출처 : http://cafe.naver.com/usable/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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