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이 궁금해 - 윤성원, 2023.9.9. 서비스디자인드링크서울

2023. 9. 10. 14:27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 소식

2023.9.9. 서비스디자인드링크서울

서비스디자인드링크_서울
2023.09.09. 토. 오후 2시. 마루180
디자인 산업과 인공지능의 영향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수석연구원


이중 제가 발표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디자인 산업과 인공지능의 영향'이라는 제목이었지만 서비스디자인드링크 참석자분들이 서비스디자인 관심자이니만큼, 한국의 서비스디자인의 과거와 현재 동향을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 전망을 해보는 게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주로 그간의 경과를 정리해 소개했습니다. 발표자료를 첨부합니다.
* 행사 안내 링크...


20230909_서비스디자인 경과_AI_윤성원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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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는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근무하는 윤성원입니다. 저는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실무 서비스디자인을 하는 건 아니니 서비스디자이너로 오해하시면 안 되고요. 서비스디자인 확산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시범사업 등 여러 가지 서비스디자인 산업이 커지기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쓸만한' 웹사이트 www.usable.co.kr 에서 제공하고 있어요. 모르셨다면 메모하셨다가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AI 이야기보다는 서비스디자인이 어떤 경과를 거쳐 현재에 이르렀고 현황은 어떤지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 왜, 서비스디자인인가?
2. 서비스디자인의 경과
3. 서비스디자인의 현재
4. AI X 디자인
의 내용으로 설명하겠습니다.

1. 왜, 서비스디자인인가?

먼저 왜 서비스디자인이 중요한가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여러분 이 그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수관 기피 현상'이라고, 나무들마다 자기 자리를 차지하면 그 옆 나무가 알아서 자연스럽게 피해서 자라는, 오묘하게 생태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건 계획된 것이 아니죠. 우리 지금 접하고 있는 서비스들도 사실상 별로 계획된 게 아닙니다.
그 이야기가 놀랍지 않으신가요? 대부분의 서비스가 디자인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요. 실은 공공서비스는 더 그렇습니다. 어쩌면 자연 현상에 더 가깝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여건에서 관련자들이 적당히 합의해 가지고 만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실제로 미세하게 어떤 요소가 어떻게 변화되면 사용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부분들을 면밀하게 따져서 계획되는 게 아닙니다. 그 점에서 문제 제기를 하고 싶습니다.
서비스는 사용자의 취향, 욕구, 사용자가 경험하게 될 감정, 목적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계획적으로 디자인해야겠죠. 하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서비스는 그렇게 만들어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 결과 우리 주변에는 잘 디자인된 서비스보다 적당히 만들어진 서비스가 훨씬 많습니다.

그러던 우리에게 변화의 기회가 생겼습니다. 공공서비스는 어느 분야에서든 대체로 가장 오래된 서비스입니다. 구축된 지 50~60년 이상이 되었습니다. 지금 여러 부문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전환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90년대 전자정부 서비스가 도입되며 많은 부분이 디지털로 바뀌었지만 앞으로 AI, 빅데이터 같이 주목받는 신기술 도입과 비대면화 동향이 미칠 전망을 고려할 때, 공공서비스는 다시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와중에 영점을 재조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서비스디자인이 트로이의 목마처럼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적당히 대충 만들어진 서비스 때문에 불만이었다면,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서비스를 재구축하는 것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다양한 행정과 사회 각 영역에서 기획 초기부터 서비스디자인을 도입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것은 디자인에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기회입니다.

키오스크가 하나의 예입니다. 키오스크는 어느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가장 이슈가 되는 나라라는 점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제일 빠르고 일할 사람이 제일 빨리 줄어들고 있습니다. 생산 가능 인구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어떻게 대응해야겠습니까? 공공서비스 인프라를 비대면으로 바꿔야 합니다. 서비스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대안은 결국 키오스크 같은 것인데, 우리나라는 디지털 수용성이 세계에서 최고로 높거든요. 우리나라의 로봇 사용률은 전 세계 1위입니다. 그러니 대규모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된다면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우리의 생활이 변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디지털전환에 걸맞게 여러 지식 기반을 잘 갖추고 있는가 하면 전혀 아닙니다. 예를 들어 키오스크에 대한 UX디자인 가이드라인 그런 것이 없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키오스크 UX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데 그 연구 용역을 키오스크 제조사가 하고 있습니다. 전문 UX디자인기업이 관여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이죠.
국가의 기본 인프라가 사용자를 고려하는 디자인 전문성이 빠져있는 상태로 세팅이 되고 나면 국민들은 키오스크가 수십 년이 지나서 바뀌기 전까지 계속 불편하게 사용해야 됩니다.
그러니 엄청난 기회이자 위기라는 것이죠. 트로이의 목마, 그 안에 디자인이 들어가야 변화가 됩니다.

2. 서비스디자인의 경과

다음은 우리나라에 서비스디자인이 도입되고 확산된 경과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91년도에 처음 엘호프 교수에 의해 서비스디자인이 디자인 영역으로 소개되었습니다. UX 보다 2년 먼저 정립이 된 거예요.
다음 해인 92년, 지금은 퇴임하셨지만 당시 카네기 멜론 대학 리처드 뷰케넌 Richard Buchanan 교수님께서 이런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디자인이 이렇게 진화한다는 거죠. 세 번째 인터랙션이라는 영역에 경험디자인, 서비스디자인을 같은 단계로 표현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시스템 디자인이라는 단계를 전망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디자인, 비즈니스 디자인, 조직 디자인... 30년 전에 앞으로 이런 영역이 새로 나타날 거라고 한 것이죠.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한 지 불과 1년밖에 안 된 시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엄청난 통찰력입니다. 지금도 아직 그 시기까지 가지 못했죠. 우리는 지금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을 막 맞이하는 시점이고요. 앞으로도 그분의 그림대로 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서비스디자인이 생겨난 후, 15년쯤이 지나고서야 비로소 전 세계인들이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나타납니다. 영국에서 2004년에 RED, 2007년에 dott07이라는 프로젝트가 실행됩니다. 이것은 공공서비스의 문제, 사회 문제를 디자인으로 해결하겠다는 첫 대규모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였습니다. 2000년 엔진이라는 세계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회사가 런던에서 생겼는데, 그 회사를 위시해서 여러 개의 서비스디자인 회사들이 여기에 참여합니다. 저희도 이 프로젝트의 결과보고서를 참고하면서 사회 문제 해결 시범사업을 계획하고 시도했었습니다.

2008년, 2009년에는 이런 프로젝트들이 진행이 되고요. 헬스케어 주제이죠?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저희도 2011년에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하게 됩니다. 공개된 결과보고서를 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체를 통해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말이 처음 언급이 된 것이 2008년, '서비스디자인시대'라는 책이 나오면서였습니다.
이것도 같은 해 나온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정책 연구 보고서인데 산업연구원하고 같이 만들었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에 있어서 해외 각국에 서비스디자인이 이러한 취지로 사용되고 있고 우리도 앞으로 이 분야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이 서비스디자인이 언급된 첫 번째 정책 연구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11년에 개발된 이것은 현재까지 가장 많이 공유되고 있는 IDEO의 서비스디자인 툴킷입니다.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무료로 공개되었고 우리나라도 번역해서 디자인DB에 올려져 있습니다. 올려진 자료 중에 조회수가 가장 높습니다.

2011년부터 2013년, 오늘 오신 분들 중에도 이 사진 속 분들이 꽤 계십니다. 이 기간에 우리는 디자인다이브 Design Dive라는 걸 시도했었습니다. 사회 문제 해결 주제로 시도되었던 공공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같은 성격이었습니다. 사실 당시만 해도 서비스디자인이 과연 디자인의 한 분야인가 아니면 한 때 유행으로 사라질 그런 단어일까 이렇게 전전긍긍하던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모든 것이 너무 궁금해서 누군가 스터디를 한다면 옆에서 같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있다가 정 안 되겠어서 아는 분들 도움을 받아서 함께 이걸 시작했었죠. 3년간 약 500명 정도의 참가자들이 참여했습니다. 이걸 계기로 당시 만났던 분들끼리 서비스디자인 회사를 창업하기도 했고 또 여러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공공 서비스디자인 사례를 만들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간 해왔던 시범사업 중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쳤던 주제는 2개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에너지 절감 고지서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물만 보면 그래픽 디자인이죠.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서 개발했던 프로젝트입니다.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 고지서와 건강검진보고서 이렇게 두 가지의 사례가 만들어졌습니다.
에너지 고지서 같은 경우는 개발 결과는 가운데 이미지 같았는데 실제로는 오른쪽 편처럼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사실 할 얘기가 많은데 에너지공단이 고지서 보급을 담당하거든요. 우리가 제안했던 디자인을 그냥 시안으로만 받아들여서 디자인을 다시 바꾼 결과 저렇게 됐습니다. 원래 의도하고는 전혀 다르지만 2% 정도의 에너지 절감이 됐다고 에너지 공단은 신기해합니다. 고지서를 바꾸는 것으로 에너지 절감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보시는 것은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서 건강검진 결과표를 만든 사례였는데 4년쯤 후 시행령이 개정되며 반영이 되었고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시범 사업이 실행된다고 해서 바로 변화가 일어나는 식의 일은 생기지 않습니다. 굉장히 오랜 시간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뒷단에서의 노력, 그러니까 표면은 되게 잔잔한데 그 밑에서 전진하기 위한 아우성... 그런 것들이 이어져야 변화가 오는 것이죠. 그 결과 혈액 검사표가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3년 한국디자인진흥원에 서비스디자인 전담팀이 생겼습니다. 대체로 ...진흥원이라고 하면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이런 식의 세부산업 분야로 조직이 구성되는 게 아니라 인력양성, 기업지원, 국제협력 이런 식의 성격별로 역할이 나뉘게 되는데, 특이하게도 특정 디자인분야를 다루는 서비스디자인팀이 생긴 거죠. 이것(서비스디자인산업육성계획, 2012.8.24.)은 그 팀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던 보고서입니다. 저는 당시 정책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원장님이 서비스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하니 종합 육성 계획을 세워보라는 지시를 하셨었고 이것이 그 결과였습니다. 

그 해, 2013년 12월 23일 그간 국내에서 이루어졌던 18개의 작은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들을 서비스디자인나이트라는 행사에서 공유했습니다. 10년 전이죠. 그래서 10주년이 된 올해 12월 23일에도 서비스디자인나이트를 해 볼까 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저한테 연락을 주세요. 해오셨던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페차쿠차 방식으로 5분쯤 짧게 발표하고 이렇게, 10년 전처럼요.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쓸만한 웹사이트에서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를 간간히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법도 바뀌었어요. 저희 팀이 생긴 이래 다양하게 체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됐기 때문에 그렇게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디자인은 '제품, 시각, 포장, 환경, 서비스디자인' 이렇게 정의되었어요. 법은 이를테면 기업을 지원한다든가 공모전이나 문화 확산 활동을 한다든가 교육을 한다거나 하는 활동의 기준이 되죠.

그 이후로는 매년 두세 건 정도씩 다양한 주제로 돌아가면서 공공서비스디자인, 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들을 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산업단지에 안전사고를 줄이는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성장하게 된 경과를 제가 볼 수 있는 시각에서, 제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말씀드렸어요. 그러다 보니 그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다 했다는 거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실은 우리나라의 디자인 산업 상황은 조금 독특합니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면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어떤 방향을 정하면 그것에 따라 여러 파급된 활동들이 많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게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부정적 영향도 있습니다. 그것은 선택이고 우리나라는 그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죠. 그것을 불균형 성장 전략이라고 부릅니다. 이를테면 특정 산업이나 대기업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 명암이 분명히 있습니다. 디자인 산업도 우리나라 정책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그것은 어찌할 수 없으니 잘 활용해야 할 것이고, 그러자면 정책 동향을 잘 아는 것도 필요합니다.

3. 서비스디자인의 현재

서비스디자인 현재 상황을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의 전 세계적인 확산은 SDN(Service Design Network)을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가 없을만큼 SDN이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6년, 17년, 22년, 23년에 주목할 만한 서비스디자인 산업 동향 보고서가 발표됩니다.


16년은 공공 섹터에 관한 것, 17년은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 관한 것, 세 번째는 작년 북미의 서비스디자인 산업을 조사한 보고서, 마지막은 올해 발표된 핀란드 서비스디자인산업 동향 보고서입니다. 각 국가 동향은 SDN의 지역 챕터들이 주도가 되어 만들고 있습니다. 다운로드해서 보시면 어떤 면에서는 다른 나라도 우리랑 비슷하구나 이렇게 안도감을 느끼거나, 혹은 우리가 아직 세계 선도 국가들에 비해서는 아직 멀었구나 하고 좌절할 수도 있을 겁니다. 

작년 링크딘에 리브워크의 대표 벤 리즌쓴 글이 올라왔습니다. 벤 리즌 리브워크 대표는 인터랙션 디자인 전공이었는데 2001년 런던에서 서비스디자인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이분은 서비스디자인의 지표, 평가를 어떻게 할 건지 그 부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셔서 논문이나 책에 많이 다루고 있고 우리나라에도 번역된 책이 두 권 있습니다. 보시면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서비스디자인 실무에서 들쳐보는 인사이트 
**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 디자인

이것은 이분이 세계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들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예요. 결과는 편린이긴 하지만 전체 서비스디자인의 지형을 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어느 나라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주로 일어나느냐라는 질문의 답이에요. 가장 높은 그래프는 어느 나라일까요?
영국입니다.
다른 나라 다 합친 것보다 영국이 더 많게 보일 정도입니다. 런던에 서비스산업도 활성화되어 있고 서비스디자인 회사 수도 많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산업이 제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서비스죠. 금융서비스, 교육서비스, 컨설팅서비스... 2000년 이후 많은 서비스디자인 회사들이 생겼고 또 대학에서 좋은 교육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겠다면 제가 볼 때 독일 또는 영국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도 꽤 높은 수준이고 브라질, 노르웨이, 네덜란드 이렇게 나왔는데 이 데이터에는 사실 편향이 있습니다. 벤 리즌이 리브워크 대표이고 리브워크의 지역 지부가 이런 나라에 있기 때문에 관련된 사람들이 응답을 많이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글에서 본인도 그렇게 지적하고 있고요.

이것은 어디에서 주로 일을 하느냐라고 물어봤을 때의 답입니다.
에이전시/컨설턴시가 가장 많죠. 39%. 다음으로는 비즈니스. 수요 기업 안에 있는 서비스디자인 팀, 인하우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근소한 차이로 38%. 세 번째 정부는 10% 정도로 조사됐습니다. 영국의 경우를 기준으로 본다면 훨씬 더 나와야 됩니다. 왜냐하면 영국 GDP에서 공공 부문이 44% 정도 되거든요. 그다음 프리랜서가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영역에서 활동을 하느냐를 말한 것입니다. 헬스케어가 제일 높죠? 헬스케어 그다음 금융. 우리나라도 똑같습니다. 우리나라도 가장 먼저 시작된 게 헬스케어였습니다. 금융 쪽도 일찍 시작되는데 그 활동은 보이지 않죠. 왜냐하면 민간 영역에서 전담 부서를 만들거나 하는 것이 밖에 알려지지 않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혈액 검진표 있죠? 프로젝트가 발표된 이듬해부터 시작되어서 5대 병원 대부분이 서비스디자이너를 뽑기 시작했고 전담 부서가 생기거나 센터를 만들었거나 그렇게 됐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서비스디자이너가 되었는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학위를 따서 됐다는 게 가장 많습니다. 45%.
다음은 그냥 독학했다는 것, 그리고 일하면서 배웠다는 순서로 나왔습니다. 참고로, 아까 소개했던 미국 서비스디자인 산업 동향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경우 석사 학위 소지자가 58%로 과반을 넘고, 전공 분야는 디자인이 전체의 반 이상이었고, 서비스디자인 전공이 10%로 조사되었습니다.  

제가 보여드리지 않은 나머지 벤 리즌의 연구 결과들도 링크딘에 공개돼 있으니 링크를 보시면 전체를 보실 수가 있습니다.

3개 국 언어로 "서비스디자인"을 검색해 본 구글 트렌드 결과를 보면 일본과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서비스디자인이나 키워드를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왼쪽 편 끝이 우리나라 1, 일본 7, 세계가 25입니다. 우리나라랑 일본은 7배 정도 차이 나죠. 저는 막연히 '우리나라보다 일본에서 별로 서비스디자인 움직임이 없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그냥 제가 몰랐던 거죠. 일본에는 큰 규모의 서비스디자인 회사들도 많고 활동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7배 정도 활발하다고 추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얼마 전 일본에 있는 서비스디자인 회사인 '텐지티 Tangity 도쿄'에서 근무하고 있는 서비스디자이너 이원교님을 만났습니다. 텐지티는 직원이 900명이에요. 지금도 규모를 더 키우느라 채용을 하는 중이고요. 텐지티 밀란, 텐지티 도쿄... 7개 국에 나뉘어 있습니다. NTT DATA라는 기업이 각 국의 서비스디자인 회사를 인수해서 만든 회사입니다.

그리고 일본회사 중에는 콘센트라는 회사가 주목할 만합니다. 직원이 225명인 서비스디자인 회사이고 그 외에도 큰 규모의 회사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상대가 안 되죠.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대표 포함해서 5명 정도 되거든요.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약간 좌절 같은 걸 느끼게 돼요.

이것은 서비스디자인 유사 분야에서 서비스디자이너가 차지하는 비중을 표시한 그래프입니다. 그래픽 디자인처럼 완전히 다른 영역 말고 UX, 서비스디자인, 프로덕트 디자인, 비즈니스 디자인 등 서비스디자인의 유사에서 서비스디자이너의 비중을 본 것인데 핀란드는 40%가 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이 서비스디자인 산업이 가장 큰데도 서비스디자이너 비중은 약 10% 밖에 안 되는데 핀란드는 이에 비해 서비스디자인이 주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도 참고해 보실 수 있겠습니다. 다른 나라에는 서비스디자인 산업이 어떤 정도로 성장하고 있나 하는 점이 궁금하실 거예요. 말씀드린 네 가지의 보고서 등 조사 결과들을 살펴보시면 조금이나마 해소가 될 것 같습니다. 

4. AI X 디자인

마지막으로 AI 이야기를 잠깐 할게요.
이런 보도사진 많이 보셨죠?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 작가들이 시위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AI가 창의산업에 영향을 준다는 거예요.

이것은 포토샵에서 '제너레이티브 필'(Generative Fill)이라는 기능이 지난달 업데이트되었을 때 제가 그걸 설치하고 처음 열었던 파일이에요. AI가 수정한 거죠. 제가 찍은 사진은 (다음장) 이것이었습니다. 캔버스를 늘려서 채워달라고 했더니, 보세요. 사람들도 다 없앴죠. AI가 만들어낸 뒷부분에 보면 파라솔도 있고... 장소가 리조트라는 걸 인식한 거예요. 뒷부분 그림을 다 그려준 것이 놀랍지 않습니까?
저는 베타 버전이나 테스트를 한다고 할 때 많이 사용해 보는 편인데 이렇게 첫 사용부터 압도적인 퀄리티로 결과가 나오는 걸 보는 건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엔 진짜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자료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는데, 생산성 면에서 진짜 상상할 수 없었던 그런 세상이 되었다는 반증입니다.
이걸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처음에는 이런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었어요. 처음 초기 이미지가 만들어진 다음에 변형을 만들어줘라고 하니까 이게 30분 만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각각의 이미지들이 이런 정도의 퀄리티예요. 미쳤죠. 진짜.


지금은 패션 분야에서도 AI로 창작하는 콘테스트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나온 대상이 이거였어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공모전을 계속 이어서 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들어가 보시면 수상작을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예측도 인공지능을 통해서 한 사례도 있습니다. 이것도 아예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페북에 최근에 돌던 이미지인데 이것도 퀄리티가 대단하죠. 이제는 모델이 없어도 될 것 같아요. 모델이 없는 모델에이전시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그냥 챗GPT에서 키워드를 만들고 그걸로 미드저니로 만든 예입니다. 플러스엑스 변사범대표님이 만들어 페북에 올리신 것을 캡처했습니다.

팀 푸 Tim Fu라는 전 자하 하디드(Zaha Hadid Architects)의 디자이너가 만든 것인데요. 이 분은 스케치를 시작으로 그걸로 미드저니로 만든 많은 이미지를 아이디어 발상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에도 활용을 하고 있고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놀라운 생산성을 보입니다. 좌측은 종이를 구겨놓은 것인데 그 이미지를 소스로 해서 자하 하디드 스타일 또는 다른 설계사무소 스타일로 순간적으로 이렇게 만들어내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엄청나죠? AI는 우리가 지금까지 상상해보지 못했던, 창의성의 영역을 펼쳐놓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어디에 챗GPT를 쓰고 어디에 쓰지 말아야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의견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정답이 있는 세계와 정답이 없는 세계가 있을 거예요. 정답이 있는 세계에서 생성형 AI를 쓰면 큰일 납니다. 정답이 없는 세계에 써야 돼요. 그러니까 기획을 한다든가, 미래를 구상한다거나 하는 것처럼 아직 답이 찾아지지 않는 영역이요.
그런데 기존에 창작가가 하던 역할이 정답이 없는 세계에서 뭔가를 만드는 거였잖아요? 창의성의 영역에서 인간의 기존 역할과 대치가 된다는 거예요. 거기에서 AI가 훨씬 더 잘, 엄청난 생산성으로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보셨던 것처럼 위기감을 느낀 창작자들이 시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10년 전쯤 AI가 디자인의 영역에서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상상했을 때는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고, AI는 인간이 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부분, 즉 실행의 영역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팀 푸라는 분은 지금 반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기획 단계에서 자기의 아이디어 발상의 선택지를 늘리는 데 쓰고 있고 그중 선택을 하게 되면 3D로 바꾸는 작업은 본인이 하고 있습니다. 창안은 AI가 하고 막일은 인간이 하는 셈입니다. 지금은 과도기니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더 다음 단계가 되면 그것마저도 AI가 하겠죠. 지금은 그렇다는 겁니다.

* 서비스디자인 작업에서 AI의 활용 가능성(챗GPT가 작성) - 시간관계상 자료로 대체하고 생략함 

Discover (탐색) 기획서 작성: 기초적인 아이디어와 목표를 설정하는 초기 단계에서 챗GPT를 활용해 기획서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고객 인터뷰 분석: 음성이나 텍스트 데이터를 챗GPT로 분석하여 복잡한 인사이트를 도출해낼 수 있다.
데이터 클러스터링 : 대규모 언어 정보에서 의미를 찾거나 정리하는 것에 탁월하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 대량의 조사된 문자 정보를 빠르게 분류하고 키워드나 테마로 묶을 수 있어,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초기 단계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기존에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카테고리나 관계를 제시할 수 있다.
Define (정의) 페르소나 작성: 챗GPT가 고객의 특성 및 니즈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페르소나의 특징을 도출한다. 복잡한 데이터 세트에서도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다.
Develop (개발) 아이디어 도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챗GPT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이는 정답이 없는 창의적 과정에서 특히 유용하다.
시나리오 생성: 다양한 고객 행동 패턴에 대해 챗GPT가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복잡한 시나리오에서도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을 도와준다.
Deliver (전달) 프로토타이핑 테스트: 챗GPT가 실시간으로 사용자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하여 프로토타이핑의 효과성을 측정하고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다.


제가 볼 때 지금 우리나라 서비스디자인에 필요한 부분은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낙관주의.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시작된 지 12~3년이 채 되지 않았죠.
다른 나라 상황도 보니까 크게 다르지 않더라. 그래서 더 무분별하게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지치지 말고 해 보자. 마지막으로 그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정보는 제가 새롭게 카카오 채널을 만들어서 공유를 하려고 합니다.
카카오톡채널  http://pf.kakao.com/_LYLlu
만든 지 얼마 안 됐습니다. 쓸만한 웹사이트의 정보를 여기서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이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가능한 발표 당시 내용을 유지했지만 설명이 부족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은 일부 보완, 수정했음을 알립니다.


행사 후 인터뷰 내용이 디자인 정글 서비스디자인드링크 서울 기사에 실렸습니다. 잘 정리해 주신 손민정 님 감사합니다.
[디자인정글 > 디자인이슈] AI와 서비스디자인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서비스디자인드링크 서울(SDD Seoul) 2023’  https://www.jungle.co.kr/magazine/205591

 

[디자인 이슈] AI와 서비스디자인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서비스디자인드링크 서울(SDD Seo

서비스디자인은 고객이 서비스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모든 유무형의 요소(사람, 사물, 행동, 감성, 공간, 커뮤니케이션 등) 및 모든 프로세스, 시스템, 인터랙션, 터치포인트 등에 대해 고객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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