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3. 00:01ㆍ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이너를 위한 안내서
'경험디자인은 사용자가 느끼는 총체적 경험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서비스디자인은 사용자의 경험뿐 아니라 공급자 측면에서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룬다.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은 다루는 대상의 범위, 방법론, 결과물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경험디자인은 고객이 보고 경험할 수 있는 전방업무에만 초점을 맞추고, 서비스디자인은 전반적인 맥락에서 제품/서비스 혁신을 찾으며 전방업무와 후방업무를 모두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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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디자인과 비교할 때 ‘새로운 디자인’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사용자경험 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 서비스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많은 점에서 비슷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이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겠다.
우리나라에서 UX는 이미 보편적 용어가 되었다. 사용자가 느끼는 총체적 경험의 디자인을 의미하는 사용자경험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사용자 측면에 더 중점을 둔 말이라고 한다면, ‘서비스디자인’은 공급자 측면의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서비스디자인과 비교하기 위한 개념으로서의 사용자경험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은 CX(Customer Experience)와 UX(User Experience)를 포괄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린다.
* 우리나라에서 사용자경험은 광의로서 ‘고객(Customer)’이 아닌, ‘사용자(User)’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사용자’라고 하면 고객 중에서도 특히 ‘복잡도가 높은 매체에 구현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특정 고객을 의미하는 것인데, 여기서 ‘복잡도가 높은 매체에 구현된 서비스’란 대체로 복잡한 기기 및 프로그램상에 구현된 서비스, 시스템 등을 의미하며 복잡도는 사용자의 이용에 대해 반응을 하는가 아닌가(인터랙션이 일어나는가 일어나지 않는가),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는가 아닌가로 판정할 수 있다. User가 IT기기 사용자를 의미한다고 할 때 Customer는 IT 기기 외에도 일상 생활용품, 환경 등 고객 경험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대상을 포괄한다. 따라서 Customer는 User보다 좀 더 폭넓은 제품, 서비스의 이용자를 의미한다. 실제 국내에서는 UX디자인이 주로 컴퓨터 기반의 시스템, 모바일기기 등의 국한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기에 이와 같이 이해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마케팅에서 Customer와 User는 구매자(장난감을 구매하는 아버지)와 실제 사용자(장난감을 이용하는 아이)의 차이로 (같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여기서는 디자인의 활용 범위의 차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서, 제품/서비스 경험의 디자인이라는 포괄적 의미에서 사용자경험디자인이라는 개념을 사용했다.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은 1) 디자인의 대상, 2) 방법, 3) 결과물의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1)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이 - 대상
기존의 디자인은 제품, 시각, 환경, 패션 등과 같이 디자인이 실현되는 대상을 기준으로 대체로 명확하게 구분된다.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이 다루는 대상은 제조업 및 서비스산업 전반의 영역을 다 다루고 있으니 이 점에서는 차이는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경험디자인은 IT, 가전산업 등에 국한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경험디자인 방법은 산업에 제약 없이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차이가 없다고 한 것임)
단, 대상을 다루는 범위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경험디자인에서 다루는 디자인의 대상은 고객 경험의 여정에서의 전방업무(Front stage)* 상의 Touch point(고객과 제공자 측과의 접점)를 주요 범위로 하는 것에 비해, 서비스디자인의 경우는 전방 업무뿐 아니라 후방 업무(Back stage)**에서의 시스템과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 등에도 주목하여 전체적인 맥락에서 제품/서비스의 혁신 방안을 찾고자 한다는 점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 전방 업무 Front stage : 서비스의 가시 영역을 뜻한다. 서비스 프로세스 상에서 ‘고객’과 ‘고객이 접촉 가능한 제공자 측’(예를 들면 레스토랑에서 매장 내에 있는 음식 주문을 받는 직원)이 이루는 고객 경험의 시/공간적 영역을 의미한다.
** 후방 업무 Back stage : 서비스상 고객과 직접 접촉 안 되는 제공자 측의 비가시 영역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 식자재를 공급하는 회사 등을 말한다.
아래 그림을 보면 UX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이 어떤 범위를 다루는지 알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전방 업무와 후방 업무 모두를 다루기 때문에 후방 업무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블루프린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그림 : 서비스블루프린트의 구성. UX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이 다루는 범위를 표시함
경험디자인에서는 고객과 직원, 서비스 공간, 기기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생기는 문제 요인들을 제거해서 전체적 서비스 경험 품질을 향상시키는 해결책을 만든다면, 서비스디자인에서는 앞의 경우를 포함하여, 고객이 경험하지 못하는 서비스 뒤쪽(Back stage. 위 그림에서 가시선 아래쪽 회색부분)의 개선을 포함해, 전체적 맥락에서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게 하는 해결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레스토랑의 예로 보자면 경험디자인 프로젝트인 경우 고객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접점에 주목하여 숨겨진 욕구를 발견하고 개선한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디자인이 주목하는 만큼 후방업무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경험디자인 프로젝트에서는 고객과 제공자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전방업무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장소, 고객, 대면 서비스 제공자간의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는 프로젝트의 수행자가 시야를 넓혀서 서비스공급자를 포함한 복잡한 이해관계자들을 두루 살핀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경험의 총합이 가지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문제점을 빼놓지 않고 파악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방법을 활용한다. 레스토랑의 경우 주방 안쪽 공간 구성을 살피거나 요리사를 조사하고 식자재를 배송하는 운전자와 인터뷰를 통해 자재 공급에서의 문제점을 발견한다거나, 일하는 조직의 구성을 조정함으로써 서비스 개선안을 찾게 된다.
2)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이 - 방법
‘방법론’의 경우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경험디자인에서는 고객을 심층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위주가 된다. 서비스디자인에서는 그것을 포함하여 해당 비즈니스가 갖는 특징, 기업의 문제, 이해관계자 간의 관계성 등을 조망함으로써 문제를 해석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여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Co-Creation 워크숍 같은 방법의 활용도가 더 높다. 경험디자인 리서치에서 사용되는 Ethnography, Survey, Persona, Usability Testing, Scenario, ‘고객 여정 맵(Customer journey map)’ 등 방법론은 서비스디자인에서도 사용되며, 추가로 Back stage를 조망할 수 있는 ‘서비스 블루프린트(Service blueprint)’ 등의 방법이 사용된다.
3)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이 – 결과
‘결과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대체로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에서는 Stakeholder 관계도, Service blueprint, Customer Journey Map, Service Prototyping 등이 프로젝트 진행 중 산출물로써 나오게 된다. 따라서 프로젝트 중 이와 같은 부류의 산출물이 나오게 된다면 그것은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최종 결과물은 서비스 지침(가이드라인), 제품, 환경, UI 등등 다양한 형식의 시각화, 형상화된 산출물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서비스 블루프린트(Service blueprint)가 없다면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라 할 수 없는가”라는 식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미 많은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들은 알려진 많은 방법론을 활용하면서도 자신들 회사의 특성과 프로젝트의 특성에 맞도록 기본 방법을 새로운 방법으로 변형하거나 아예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며 서비스디자인의 방법론을 진화시켜 가고 있다. 따라서 ‘특정 산출물이 없다면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가 아니다’는 식으로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서비스디자인에 관한 전문적 기술과 방법론을 갖춘 서비스디자인 전문기업 또는 기업 내부 전문 인력을 통해 시행된 프로젝트라면 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오해가 있을 수 있기에 덧붙여두자면 이처럼 경험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의 차이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이유는 다름이 큼을 보이려는 의도가 아니라 실제 거의 차이점이 없기 때문에 미세한 차이점을 규명해 개념을 더 선명히 하고자 하는 것이다.
* 관련된 글 : 경영컨설팅, 서비스디자인, 경험디자인의 비교
* 출처 : 보이지 않는 서비스, 보이는 디자인, 윤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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