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서비스디자인이 답을 찾다 - 산업단지정책해커톤 현장 리포트. 2026.4.17~18. 산업통상부, 산업단지공단, 한국디자인진흥원

2026. 4. 22. 23:39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 소식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서비스디자인이 답을 찾다 
서비스디자이너, 청년과 정책 담당자, 이해관계자가 함께 만든 현장 기반 정책 실험의 기록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현장 리포트


일시 : 2026년 4월 17일 11시 ~ 18일 16시30분
장소 : 스플라스 리솜 (충남 예산군 덕산면) 
주최 : 산업통상부 
주관 :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디자인진흥원 
사회 : 김지현 MYSC 이사
시상식 사회 : 이승희 아나운서

심사위원 : 나건 부산광역시 총괄 디자이너, 이석현 중앙대학교 교수, 김선아 국립금오공과대학교 교수, 노승범 한양대학교 교수, 정재호 목원대학교 교수
총괄 진행 : 김경진 엑스플로어 대표,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강민지 정화예술대학교 교수, 김동호 디자인내일 대표, 김진원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송기연 시프트디자인컨설팅 대표, 유해영 서원대학교 교수, 이종휘 크레타입 대표, 임보리 리디엑스 대표, 최소윤 디자인내일 디자이너, 최승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상무 
비주얼라이터 : 권동현, 김나연, 김민채, 김성은, 김소윤, 김영주, 김혜진, 박지은, 임규리, 정주은 
참가자 : 산업단지 노동자, 거주시민, 공공기관 직원, 공무원 등 약 100명

 

 

"현장의 소리가 담긴 아이디어가 공감을 얻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다. 팀빌딩 게임과 마시멜로 챌린지로 친해진 산단 근로자들은 점차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꺼냈고, 참석자 모두가 공감하게 된 현장의 진짜 문제는, 흔한 해커톤과 달리, 문제를 창의적으로 푸는 기법을 활용해 현장에서 꼭 필요했던 해법을 찾았다. 현장의 목소리와 창의적인 해법을 이끈 서비스디자인 방법들,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의 맥박이었다."

해커톤 총괄진행자 김경진. 2026.4.20. 

 

낯선 사람들이 팀이 되기까지

구미에서, 창원에서, 완주에서. 각자 짐을 싸들고 온 청년들이 4월 16일 저녁에 모였다. 17일과 18일 이틀간 진행될 '해커톤(Hackathon)' 참여를 위해서다. 쉬지 않고 달리는 마라톤처럼 아이디어를 짜내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집중형 협업 프로그램이다. 산업단지 근로자, 지역 주민, 문화예술 기획자, 기술 전문가, 산업부 사무관… 공통점이라곤 산업단지에 발을 걸쳐두고 있다는 것 뿐인 100여명, 열 개 팀으로 나뉜 참가자들은 이튿날 오후까지 1,770분을 함께 달려야 했다. 행사의 시작에는 특별한 배경이 있었다. 지난 1월 22일, 장관이 완주 간담회에서 한 청년의 제안을 직접 들었고, 오늘은 그 약속을 실행하는 자리였다.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드문 사례였다.
이번 해커톤은 일반적인 해커톤과 달리, 정책 수요자와 정책 담당자, 이해관계자가 한 팀이 되어 '현장의 소리와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진짜 문제를 공감하고 틀에 박힌 아이디어 내기가 아닌 문제를 창의적으로 풀어내는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활용하여 현장에 기반한 정책 아이디어를 만드는 행사로 기획되었다. 또 이번 해커톤이 특이했던 점은 이례적으로 이틀 간 모든 일정에 10개 팀에 산업통상부 사무관이 한 명씩 팀원으로서 참여했다는 점이다. 다음날 해외 순방 일정이 있었는데도 리조트에 방문해서 결과를 모두 꼼꼼히 살펴보고 격려의 말을 남겼던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의 특별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전체 프로그램의 총괄 기획과 현장 진행은 김경진 엑스플로어 대표가 맡았다. 각 팀마다 전문 서비스디자이너인 퍼실리테이터(아이디어 촉진 및 개발 리딩)와 비주얼라이터(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전문가)가 한 명씩 배정됐다. 김 대표와 각 팀의 퍼실리테이터, 비주얼라이터는 해커톤에 앞서 세 차례 사전 모임을 열고 진행 방식과 역할 분담, 아이디어 도출 흐름을 함께 고안하고 보완했다. 참가자들이 흩어진 경험과 불안을 막연한 의견으로 남기지 않고, 수요자 요구의 발견에서 문제정의, 아이디어 발산과 구체화로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미리 서비스디자인의 구조를 단단히 짜두었기 때문이다. 행사 내내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토론에 집중하는 순간, 팀원과 머리를 맞대는 순간, 발표 직전 긴장한 표정까지 렌즈가 따라붙었다. 

밤을 지새운 사람들

오리엔테이션, 아이스브레이킹, 서비스디자인 강의, 아이디어 도출·확산·구체화 세션이 1일차를 채웠다. 저녁엔 팀빌딩 게임이 이어졌다.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팀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저희는 아침 식사 스킵할께요. 잠깐이라도 눈 좀 붙이려고요"
아침 7시 한 퍼실리테이터한테서 문자가 왔다. 퍼실리테이터와 비쥬얼라이터가 발표 준비를 하느라 밤을 샌 것이다.  
한 참가자는 이 시간을 이렇게 기억했다. "제한된 시간 안에 극한의 아이디어를 도출했습니다." 
어떤 참가자의 설문에는 이런 말이 이어졌다. "제 능력의 한계치를 시험했었고, 제가 이런 능력 있다는 것을 오랜만에 다시 깨닫게 됐습니다."
한 퍼실리테이터는 단 한 줄로 정리했다. "하얗게 불태웠음."
이튿날 오후, 열 개 팀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산업부 유튜브로 생방송도 흘렀다. 심사는 문제정의·필요성·창의성·효과성 네 항목 기준으로 전문가 5인이 실시간으로 채점했다.

 

10팀의 발표내용

 

1. 왕산단 — 산단지기: 어둠을 밝히는 등대 (발표자료...)

"20대 시절 경기도 안성 공단에서 일했습니다. 퇴근이 늦은 날 어두운 공장 사이를 걸어가다 길을 잃기도 하고, 누군가와 마주치면 흠칫 놀란 적도 많았습니다." 발표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팀은 문제를 이렇게 정의했다. "실제 위험 여부보다 안전하다고 느끼는지가 더 큰 문제입니다."
아이디어는 '산단지기'. 빈 건물을 활용해 24시간 불을 밝히는 복합 안심 공간이다.
"산단지기는 산업 역군들이 안심하고 머물며 꿈을 꿀 수 있는 희망의 불빛입니다."

현황 및 문제점: 야간의 산업단지는 사람이 빠져나가 공동화되며, 어둡고 고립된 환경 탓에 근로자들이 안전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을 크게 느낀다.
목표: 산단의 어두움을 해소하고 근로자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안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공간 구축
내용: 빈 건물을 활용해 1층 클린존부터 멘토링, 창업 인큐베이팅, 숙박, 휴식 공간을 갖춘 복합시설 '산단지기'를 조성하고 외벽에 안전 전광판과 랜드마크 불빛을 설치한다.
- 1층 산단 근로자의 신체적·심리적 회복공간 '클린존', 
- 2층 기술장인과 초보 청년 창업가를 연결하는 멘토링 공간인 '커뮤니티 존', 
- 3~4층 청년 창업가를 위한 '스타트업 오피스', 
- 5층 산업단지 근로자, 창업가, 지역 청년 등이 학습과 업무를 하는 개방형 공간인 '코-워크 오피스', 
- 6~7층 3교대 근무 등으로 즉시 귀가가 어려운 근로자를 위한 숙박 공간 '스테이', 
- 옥상 산업단지 및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휴식공간 '루프탑'으로 구성된다. 외벽 전광판은 실시간 대기질, 악취, 소음 등 안전 정보를 알려준다. 최상단에 설치된 등대의 불빛은 어두운 산업단지를 밝게 비춰,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강민지 정화예술대학교 교수
비주얼라이터 권동현
참가자
완주 권경안
창원 노민호
구미 박영균
완주 이은경
완주 이채원
산업부 오유경 사무관

2. 시브릿지(C-bridge) — 은하수 로드: 산단의 밤을 다시 그리다 (발표자료...)

문화(Culture), 연결(Connection), 창조(Creation)의 가치를 이름에 담은 이 팀도 어두운 산업단지의 밤에서 출발했다. 팀은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가상인물로 늦은 밤 퇴근길이 무서운 20대 여성 근로자 '김미소' 씨와 야간 근로 후 운동을 원하지만 시설이 부족한 30대 남성 근로자 '이영웅' 씨를 설정했다. 팀은 두 인물을 통해 근로자의 고충을 전달하고, 안전한 귀가와 활기찬 일상을 위한 '은하수로드'와 '안심정류장'을 제안했다. '은하수로드'는 보행이나 러닝 시 발생하는 압력으로 전기를 만드는 자가발전 보도블록과 축광 페인트를 결합해 밤마다 스스로 빛나는 길을 만드는 아이디어다. 여기에 공공기관의 유휴 차량을 심야 셔틀버스로 활용하는 '안심정류장' 방안을 더했다. 이는 공공기관에는 ESG 경영 성과를, 근로자에게는 안전한 정주 여건을 제공하는 상생 모델로 설계됐다. 팀 발표자는 "산단의 직선형 격자 구조는 스마트 러닝 코스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며, "러닝 중에 만난 인연이 결혼으로 이어진다면 그보다 좋은 사례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황 및 문제점: 24시간 공장은 돌아가지만 주변 거리는 조명 부족과 대중교통 단절로 인해 근로자들이 귀가 시 불안함과 문화적 소외를 겪고 있다.
목표: 산단의 밤을 새로운 빛으로 채우고 활기찬 일상을 제공한다.
내용: 공공기관 버스를 공유하는 '공유형 안심버스'를 운영하고, 보행자의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자가 발전 보도블록과 축광 페인트를 활용한 '은하수 로드'를 조성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유해영 서원대학교 교수
비주얼라이터 김영주
완주 강선미
구미 손성우
완주 임재학
창원 왕정현
구미 추승민
산업부 김광수 사무관

3. 산단 Lab소디 — 맡겨줘 부르미: 시간을 되찾아드립니다 (발표자료...)

이 팀이 정의한 문제는 '시간 격차'였다. "근로자는 일을 하느라 일을 못 한다." 공장 라인을 비울 수 없으니 실비보험 청구도 못 하고, 은행 업무도 미루고, A/S는 휴일에나 받을 수 있다. 가상의 페르소나 '나바빠'씨의 하루를 통해 이 현실을 풀어냈다. 해법은 '맡겨줘 부르미' , 검증된 대행자가 근무 시간 중 생활 행정을 처리해주는 플랫폼이다. "저희 서비스는 일만 대신하는 게 아닙니다. 시간을 되찾아드리는 서비스입니다." 신뢰를 위해 공공기관과 연계하고, 초기엔 3~5개 프로토타입 서비스로 시작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했다.

현황 및 문제점: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생활 서비스 운영 시간과 근무 시간이 겹쳐 행정 업무나 개인적인 볼일을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목표: 사업주와 근로자가 상생할 수 있도록 근로자의 '시간 격차'를 해소하고 본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내용: 모바일로 간편하게 접수하면 검증된 대행자가 실비보험 청구 등 생활 행정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플랫폼 '맡겨줘 부르미'를 제안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이종휘 크레타입 대표
비주얼라이터 김나연
구미 이유진
구미 이태근
구미 윤규진
창원 최세린
완주 최현진
산업부 류진선 사무관

4. 붕어빵 — '온통(On-通)이음' 정류장: 기다리는 시간도 경험이 된다 (발표자료...)

"30분 기다렸는데 버스가 그냥 지나쳤다. 다음 버스는 한 시간 후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팀원들이 직접 출퇴근 근로자와 버스 역할을 맡아 무대 위에서 연기를 펼쳤다. 버스가 그냥 지나쳐 버리는 황당함, 야근 후 어두운 정류장에서 홀로 버스를 기다리는 불안감…익숙한 장면이었기에 웃음과 함께  공감이 있었다. 팀명 '붕어빵'은 '붕~하고 달려가서 어떤 산단의 문제도 빵%로 만들겠다'는 의지에서 나왔다. 팀이 주목한 건 차 없는 뚜벅이 산단 근로자의 출퇴근 시간이었다. 대도시에 비해 배차 간격이 긴 것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불규칙한 도착 정보, 눈앞에서 지나쳐 버리는 버스, 불 꺼진 정류장의 긴 기다림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팀이 내놓은 해법은 버스 정류장을 산단의 게이트웨이로 바꾸는 구상이다. 핵심은 네 가지다. 지역 기업 홍보 전시 부스, 산단 청년 예술가 전시 공간, 어두운 밤에도 승객을 놓치지 않는 버스 호출 LED 시스템, 그리고 QR 기반 지역 정보 허브. '기다리는 시간'을 안심하고 가치있는 경험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실현 가능성도 챙겼다. 기업 홍보 채널로서의 광고 수입을 재원으로 삼고, 현존 기술을 활용해 운영 현실성을 확보했다. 삭막한 대기 공간이 소통과 정보가 흐르는 복합 경험 공간으로 바뀔 수 있을까. 붕어빵 팀의 대답은 명확했다. "정류장은 이미 거기 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시간을 채우는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을 경험으로 바꾸자는 이 제안은 최우수상인 산업통상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황 및 문제점 : 지방 산단 버스 정류장은 도착 정보가 불규칙하고, 야간 조명이 부족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기 시간은 길지만 정류장이 제공하는 기능은 단순 대기에 그쳐, 근로자들에게 그 시간은 낭비로 느껴진다.
목표 : 버스 정류장을 단순 대기 공간에서 소통·문화·정보가 흐르는 복합 경험 공간이자 산단의 게이트웨이로 전환한다.
내용 :  기업 홍보 부스·청년 예술가 전시로 대기 시간을 문화 경험으로 채우고, 버스 호출 LED 시스템으로 야간 안전과 승차 편의를 확보한다. QR 기반 정보 허브로 지역 정보를 연결하며, 광고 수입과 기존 기술을 활용해 지속 가능한 운영 기반을 갖춘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최승환 마크로밀엠브레인 상무
비주얼라이터 박지은
창원 김기남
구미 김석준
완주 양지희
완주 이건웅
구미 이유빈
구미 조하연
산업부 황상윤 사무관

5. 산단에 산당 — 산단파크: RPG 속에서 외로움을 없애다 (발표자료...)

"멀리 완주에서 혼자 구미 산단으로 왔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퇴근하면 게임하고 영상 보는 게 다입니다. 정말 외롭습니다." 발표자는 비단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아이디어는 산단을 RPG 게임 맵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회색 공장이 테마파크 어트랙션이 되고, 출근길이 퀘스트 수행길이 되는 '산단파크', 이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구현된다. 기상 인증, 독서 토론, 소셜 다이닝 등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퀘스트가 주어지고 활동 후기를 남기면 산단 코인이 주어진다. 외롭고 단조로운 일상이 게임이 되고, 온라인을 통해 이어진 관계는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진다. 주어진 산단 코인은 지역 상권과 연계되어 지역 경제 순환으로 확장된다. 이 팀은 우수상을 받았다.

현황 및 문제점: 타지에서 온 청년 근로자들은 퇴근 후 혼자 시간을 보내며 극심한 외로움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있으며 어울릴 수 있는 문화 활동이 부족하다.
목표: 산단 내 단조로운 일상을 RPG(롤플레잉) 게임 같은 재미 요소로 바꾸어 자연스러운 관계 형성과 오프라인 참여를 유도하려 한다.
내용: 산단 전체를 RPG 맵으로 설정하여 퀘스트(미션)를 수행하면 코인을 지급하고, 온라인 소통에서 시작해 실제 동호회 및 산단 올림픽으로 이어지는 '산단 파크' 앱을 운영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김진원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비주얼라이터 김성은
구미 김동규
구미 김재민
구미 김태연
창원 석예은
완주 전별
구미 정유민
산업부 성민석 사무관

6. 잘 산단 말이야 !— 기술교환 플랫폼: AI 시대,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발표자료...)

[프로젝트명: 공장장님, 그 AI를 써보세요]
팀은 '29세 청년 근로자 김정관'의 이야기로 시작했다. 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지만 미래가 막막한 그는 어느 날 상사에게 "요즘 AI로 하는 거 있다던데 알아봐라"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진다. 나름 직장에서 젊고 트렌디하다고 생각했는데,막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기술은 존재하지만 현장과 연결되지 않고,  연결되지 않으니 사람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AX(AI Transformation) 시대와  정부가 추진 중인 M.AX (Manufacturing AX) 정책 흐름 속에서,  산업단지는 여전히 기술 전환을 체감하지 못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
해법은 '기술교환 플랫폼'이다. 숙련자의 현장 경험과 AI·첨단기술을 연결하고,  기술이 학습과 적용을 통해 순환되는 구조를 만든다. 기업·대학·연구소·행정을 하나로 연결하여  청년이 실제로 배우고, 적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단순 교육이 아닌  M.AX 정책을 현장에 구현하는 실질적 실행 플랫폼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기술이 흐르면 사람이 남고,  사람이 남으면 지역이 살아납니다."

현황 및 문제점: AX 시대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산업단지 청년들은  기술 도태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으나, 현장에서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구조는 부족하다.
목표: 과거의 숙련 기술과 미래의 AI 기술을 연결하여  청년이 기술 인재로 성장하고, M.AX 기반 산업 전환과 지역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한다.
내용: 정부,기업, 대학, 연구소, 행정을 연결하여  기술 데이터와 학습 콘텐츠를 공유하고, AI 기반 매칭을 통해 기술을 학습·교환·적용하는  '기술 순환형 플랫폼'을 구축한다.
이 팀은 장려상을 받았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김동호 디자인내일 대표
비주얼라이터   김혜진
구미   김문영
완주   김영열
창원   남향은
구미   배규진
구미   원현선
창원   전상욱
산업부   김동영

7. 케더산(K+산단) — 산단이 궁금해! 산단과 썸타다 : 썸단 (발표자료...)

"왜 산단 청년들은 자기계발에 소극적일까?" 팀은 이 질문의 해답을 '프라이드(자부심)의 부재에서 찾았다. 산단은 대한민국 GDP와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심장이지만, 현실은 삭막하고 위험하다는 낡은 편견에 갇혀 있다. 그 결과, 지역민(단이)에게 산단은 '기피 시설'이 되었고, 근로자(산이)는 내 일에 대한 자부심을 잃었다. 프라이드가 없는 수동적인 상태에서는 결코 능동적인 자기계발이 일어날 수 없다.

목표: 공공(산단공 등)의 공식적인 지원과 제도를 통해 근로자의 자부심을 되찾아주고, 지역민의 오해를 해소하여 산단을 '기피 공간'에서 '공존과 성장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기대효과: 선순환 구조 창출  (근로자의 자부심 회복 ➔ 능동적인 자기계발 시작 ➔ 기업의 생산성 향상 ➔ 산업단지의 혁신 ➔ 궁극적인 국가(K-산단)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다.)
핵심 솔루션 : 산단과 썸을 타는 3단계 정책 (오해-알림-기억)
STEP 1. 오해를 풀고 (긍정적 인식 제고): 지역 커뮤니티 타운홀 미팅과 유튜브 콘텐츠(Vlog)를 통해 산단이 얼마나 첨단화되고 살기 좋은 곳인지 알린다. 나아가, 산단이 대한민국 경제와 국가 발전에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거대한 위력을 제대로 알리며 지역민의 닫힌 마음을 연다.
STEP 2. 인정받고 (국가 차원의 프라이드 보장): 근로자가 국가를 이끄는 핵심 인력임을 공공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2~3대째 근무하는 가문을 예우하는 '산업단지 명문가' 선정, '산업단지 명장' 임명, '국립거점대학 교육' 지원 및 '우수사원 보장' 제도를 통해 근로자들에게 강력한 프라이드를 준다. 이렇게 국가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은 근로자들은 비로소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자기계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된다.
STEP 3. 함께하고 (지역민과 근로자의 화합의 장): 9월 14일 기존의 '산단의 날'을 '썸단의 날'로 개편하여 모두가 함께하는 축제를 연다. 오전에는 산단 내 우수 기업들을 알리고 지역민과 연결하는 '채용 박람회'로 상생의 장을 열고, 오후에는 산단 부지를 활용한 '야간 축제(나이트런, EDM 등)'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근로자와 지역민이 완벽하게 화합하며, 산단에 대한 새롭고 힙한 긍정적 이미지를 공유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최소윤 디자인내일
비주얼라이터 김민채
완주 곽상탄
완주 송은오
창원 심준보
구미 정예경
구미 조현진
창원 홍혜란
산업부 김일호

8. 청심환 — 산단 한마당 : 일터에서 삶터로 - 우리 삶의 무대가 되는 산업단지 (발표자료...)

산단 근로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무대에 섰던 한 팀원은 그 뜨거웠던 기억을 이어가고 싶지만, 정작 일터인 이곳엔 설 무대가 없다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타지에서 창원으로 온 또 다른 청년 근로자는 동호회 활동을 꿈꿨으나 정보가 부족해 퇴근 후 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상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시선 또한 다르지 않았다. 구미, 창원, 완주의 시민들, 소상공인들은 산업단지를 곁에 두고도 "정확히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지역 경제의 심장이 뛰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겐 고립된 일터였고 누군가에겐 낯설고 딱딱한 회색 공간이었던 셈이다.
근로자에겐 문화를 누릴 무대와 사람을 만날 연결고리가 필요했고, 시민에겐 산업단지의 진정한 가치와 역사를 체감할 기회가 절실했다. 이에 청심환 팀은 산업단지가 지역과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다. 근로자에겐 일상의 활력과 일터에 대한 정당한 자부심을, 시민에겐 산단을 재발견할 통로를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지역 대표 축제와 산업단지를 연결한 '산단 한마당'의 시작이다. 축제 내에서 동아리 공연과 기업 홍보, 산단의 역사를 담은 콘텐츠와 가족 참여 공간을 하나로 묶고, 지역화폐 리워드로 지역 경제의 선순환까지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현황 및 문제점: 산단 근로자들은 문화·여가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도 무대, 정보, 교류 기회가 부족하고, 지역 주민들은 산단을 자신들과 상관없는 폐쇄적이고 딱딱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지역경제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가치와 역사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있다.
목표: 근로자에게는 활력과 자부심을, 시민과 근로자에게 산업단지의 가치와 역사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제공하고자 한다. 산업단지를 닫힌 생산 공간이 아닌 사람·지역·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바꾸고, 궁극적으로 일터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삶터로 확장한다. 
내용: 지역 대표 축제 내에 '산단 한마당' 구역을 조성하여 문화공연·기업홍보·헤리티지 체험 중심으로 운영한다. 근로자 동아리 공연, 기업 홍보 부스, 산단 유니폼 체험 등 정체성 콘텐츠와 지역화폐 연계를 추진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임보리 리디엑스 대표
비주얼라이터 정주은
구미 노경현
창원 류인희
창원 문준호
구미 이정미
완주 정인욱
구미 한송현
산업부 유영찬 사무관

9. 산당해 — 공장 비워드림: 비워야 채울 수 있다 (발표자료...)

서울에서 17년을 보내고 완주 산단에서 가업을 이어받은 발표자는 공장 지붕에 올라가 실리콘 작업을 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좀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산단이 되었으면 한다." 이 팀의 시선은 이제까지 사람들이 아직 주목하지 않았던 곳에 닿아 있었다. 공장 안팎에 쌓인 낡은 철골, 불법 주정차 화물차, 좁아진 통로. 원인은 구조적 결함(설계 당시 한계), 경제적 요인(비용 절감), 심리적 요인(안전 불감증)이 얽혀 있었다. 해법은 '공장 비워드림'—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을 진단하고, 불필요한 공간을 비워내는 서비스. "비워진 공간에 산단의 안전이 채워집니다." 이 팀은 우수상을 받았다.

현황 및 문제점: 노후화된 산단은 불법 주정차와 무분별하게 쌓인 적치물로 인해 통행이 불편하고 사고 위험이 높으며 삭막한 작업 환경을 초래한다.
목표: 공장 내외부의 불필요한 공간을 비움으로써 안전을 확보하고, 그 자리에 청년의 꿈과 미래를 채울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려 한다.
내용: 전문 컨설턴트가 현장을 진단해 공간 정리와 재배치를 돕는 '공장 비워드림' 사업을 실시하고, 비용 지원과 표준 가이드를 통해 상시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강동선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비주얼라이터 김소윤
구미 김지영
창원 박강열
구미 이어진
창원 이인재
완주 조한나
산업부 유상원

10. 창구완나예 — 따로 또 같이: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한다 (발표자료...)

팀명부터 특이했다. 창원의 '창', 구미의 '구', 완주의 '완'—세 지역이 한 팀이 되었다는 선언이었다. 발표는 연극으로 시작됐다. "식빵아, 언니 이제 갈게, 울지 마." 집에 혼자 남겨진 강아지가 짖고, 집주변은 하루종일 우는 강아지 소리에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일이 손에 안 잡혀." 대한민국 국민 세 명 중 한 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한다. 그러나 산단 근로자를 위한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는 어디에도 없다. 아이디어는 산단 반려동물 돌봄 센터다. 여기에,  AI기반의 관리  환경 조성, 펫 기업 유치, 지역 소상공인 연계 운영. 
"기존 산업단지가 효율과 생산성 중심이었다면, 산단 청년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산단 근로자의 심리적이고 정서적 안정입니다. 이를 통해 온전히 일에 집중하면서 생산성 역시 함께 극대화될 것입니다. " 발표를 들은 심사위원은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내 딸을 어린이집에 맡기던 그 불안감이 공감됐습니다. 반려동물은 이미 우리 가족입니다."
이 팀은 장려상을 받았다.

현황 및 문제점: 반려동물을 키우는 산단 청년 근로자들은 근무 시간 동안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에 대한 걱정으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심리적 불안을 겪는다.
목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사회적 흐름에 맞춰 근로자에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고 청년 복지가 실현되는 문화 산단을 만들고자 한다. 이는 산단 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업이 될 수 있다. 
내용: 산업단지 내에 AI 기반 '반려동물 돌봄 센터'를 설치하고 관련 펫테크 기업을 유치하여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근로자가 근무하기 좋은 산단이 만들어질 수 있다.

서비스디자이너(퍼실리테이터)   송기연 시프트디자인컨설팅 대표 
비주얼라이터 임규리
구미 김은영
구미 신혜림
창원 이창현
창원 정덕희
구미 최주희
산업부 권준형 사무관 


 

해커톤을 마치고

"처음 의견이 충돌했는데 마지막에 함께 디자인으로 연결됐습니다"
발표가 끝나고 설문지를 받아 든 참가자들의 손끝에서 이틀간의 경험이 글로 쏟아져 나왔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다양한'이었다. "다양한 직업군의 분들과 함께해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전국의 산단 참여자분들을 직접 뵐 수 있다는 것이 의미 있었습니다." 
한 공무원 참가자는 자신이 가장 즐거웠던 순간으로 단 한 단어를 꼽았다. "직접 소통과 참여." 딱딱한 간담회와는 달랐다는 뜻이었다.
완주에서 온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자체장이 시민들에게 립서비스 하는 걸 많이 봐왔는데, 이번에 이게 진짜 이루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역시 중앙부처는 뭔가 다릅니다."
한 참가자는 처음엔 서로 의견이 부딪혔고 다른 의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신기하게 하나의 결과물로 이어지는 경험을 했다는 소회를 남겼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강윤주 원장이 전한 말

강윤주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은 시상식에 앞선 인사말에서 이번 해커톤의 의미를 이렇게 짚었다. "디자인은 오랫동안 제품이나 공간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서비스와 정책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영국, 덴마크, 핀란드에서는 이미 공공 정책에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문화선도산단 청년디자인리빙랩이 그 국내 대표 사례라고 밝혔다. 2025년 대상 산단을 선정해 리빙랩에서 과제를 발굴하고, 올해 해커톤을 통해 그 방식을 전국 산단으로 확장했다는 설명이었다. "청년 근로자가 직접 참여해서 산업 정책을 발굴한다는 것은 참으로 매력적이고 멋진 일입니다." 그리고 덧붙였다. "서비스디자이너 분들을 비롯해 프로그램을 준비하신 모든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제안된 소중한 아이디어가 일상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디자인진흥원도 매진하겠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의 말

"현재 전국 산업단지는 1,359개. 갈 길이 참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오늘 발표를 들으며 그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산업단지의 미래가 밝다고 느꼈고, 우리가 어떤 사업을 더 발굴해서 장관님을 조르고 현장에 실행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 중 즉시 적용 가능하다고 꼽은 아이디어는 버스 정류장 개선이었다. 서비스 플랫폼, 증강현실 활용 아이디어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산업단지는 1964년 이후 62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미지 개선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의 말로 마무리했다. "공장에서 일하시는 우리 젊은이들이 소명감을 갖고 대한민국 발전의 한 축을 이룬다는 생각을 가지며 일하실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건 심사위원장의 총평

나건 심사위원장(부산광역시 총괄 디자이너)은 총평을 이렇게 열었다. "점수는 단지 숫자에 불과합니다. 점수에 상관없이 모든 분들은 다 1등입니다."
열 팀의 발표를 꿰뚫는 공통 주제는 세 가지였다. 공간(야간 산단의 환경), 이동(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생활(일과 삶·건강·정체성·지역 주민·반려동물과의 조화). "결국 모두가 찾은 건 안전하고 즐겁고 행복한 무언가였습니다." 그는 참가자들이 이틀 동안 자신도 모르게 서비스디자인 프로세스를 밟았다고 짚었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팀원들이 처음엔 의견이 부딪혀 짜증스럽고 피곤했을 것이라며, "그게 여러분들한테 가장 남는 자산입니다. 다른 관점을 체험적으로 이해한 것, 그것이 이번 행사에서 가지고 가시는 보이지 않는 큰 가치입니다"라고 했다. 창의성이 나오는 두 가지 조건도 언급했다. 하나는 절박감, 다른 하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다. "내가 아무리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내도 우리 팀은 다 소화해서 멋진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신뢰감이 공유되면, 그 팀은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서비스디자인의 가치에 대해 한마디를 남겼다. 한국에서 서비스디자인이 '공짜로 해주는 서비스'처럼 오해받아온 현실을 짚으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그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했다. "이틀은 일회성 맛보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에서 계속 적용하고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주변에 전파해야 할 책임도 있습니다. 그렇게 거듭하다 보면, 여러분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전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디자인이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산업부 김정관 장관의 ABC

시상식이 끝나고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내일이면 인도와 베트남 순방길에 오를 강행군 일정에 있는 와중에도 그는 시간을 냈다. 그만큼 지역 청년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읽혔다. 이 자리에 오기 일주일 전부터 고민했다고 했다. "20~30대인 여러분에게 도대체 내가 뭐라고 해야 삶에 좀 도움이 될까.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가 꺼낸 건 'ABC'였다.
A—불안(Anxiety)과 야망(Ambition). "저도 굉장히 불안합니다. 미국 관세 문제, 원유 수급 이슈. 그런데 불안하지 않고 느긋하면 준비가 안 됩니다. 오늘 발표를 통해서 여러분도 비슷한 불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불안을 인정하고, 불안을 통해 준비하십시오."
B—균형(Balance)과 담대함(Boldness). "균형에만 안주하면 진보가 없습니다. 누군가는 말해야 하고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 그때 필요한 게 담대함입니다."
C—유능함(Competence)과 성격(Character). "실력은 기본입니다. 긴 호흡에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성격이 좋은 사람입니다. 실력을 키우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열정과 담대함과 따뜻한 마음을 보면서, 저도 내일부터 인도 출장 일정이 힘들겠지만 힘내겠습니다."

여기는 마라톤의 출발점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행정안전부와 12년간 '국민디자인단'을 운영하며 서비스디자인 방법론을 정책 기획에 접목해왔다. 정책 개발자가 탁자 위에서 아이디어를 짜내는 대신, 수요자가 직접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그 경험을 산업단지에 옮겨 심은 것이 문화선도산단 사업 안의 '청년디자인리빙랩'이다. 지난 1년, 진흥원은 이 리빙랩을 운영하면서 산단 청년들이 직접 과제를 기획하는 방식을 운영해왔다. 이 해커톤은 그 연장선에서 기획됐다. 리빙랩에서 쌓은 방식 — 수요자로부터 시작해, 현장에서 부딪히고 다듬어지는 과정 — 을 전국 산단으로 확장하는 실험이었다. 기존 정책 개발이 전문가의 아이디어가 정책으로 만들어지는 방식이었다면, 디자인 접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수요자들로부터 나온 아이디어는 프로토타이핑과 시범운영을 거치며 정책 타당성을 검증받는다. 현장에서 다시 부딪히고, 다시 다듬어지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이번 해커톤에서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한 이종휘 크레타입 대표는 정책 개발에 서비스디자인이 필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많은 정책이 '제공하는 사람의 논리'로는 잘 짜여 있어도 '이용하는 사람의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현장의 문제는 제도나 행정의 언어가 아니라 사람의 시간, 감정, 동선,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 서비스디자인은 관찰, 인터뷰, 여정맵, 이해관계자 분석, 프로토타입 등의 과정을 통해 공급자가 놓치기 쉬운 불편과 맥락을 드러내고, 문제를 다시 정의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 근로자의 어려움은 단순히 '은행이 멀다', '병원이 부족하다'는 개별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시간과 생활 서비스 시간이 충돌해 기본적인 일상조차 처리하기 어려운 구조의 문제일 수 있다. 문제를 이렇게 다시 정의할 때 비로소 시설 확충이나 정보 제공을 넘어 대행 서비스나 연결형 인프라 같은 현실적인 해법이 나온다. 결국 서비스디자인은 정책을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정책이 실제 삶 속에서 작동하도록 만드는 방법이다. 

완주에서 온 참가자는 이 흐름을 체감하고 있었다. "청년디자인리빙랩에 참가했던 경험이 여기 해커톤 참여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리빙랩 같은 게 지역에서 계속 잘 이루어진다면 중앙부처 정책들이 더 잘 나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후속 프로그램 참여 의향을 묻는 설문 문항에도 참가자들의 답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변화의 현장에서 계속 아이디어를 내어 기여하고 싶습니다." "좀 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제 정책으로 이끌고 변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발표를 마치고 나온 한 참가자의 말이 오래 남는다. "진짜 안 쉬고 계속 달리게 되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집단지성의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1,770분. 구미와 창원과 완주에서 온 청년들이 처음 만나 팀을 이루고, 산단의 밤을 밝히며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버스 정류장을 바꾸고,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는 상상을 했다. 
그 시간이 몇 년 후 누군가의 퇴근길을 바꿔놓을 수 있지 않을까? 이 마라톤은 그 목표를 위해 시작된 셈이다.

정리 : 한국디자인진흥원 

관련 링크

(사진앨범) 20260416~18_산단정책해커톤 https://photos.app.goo.gl/XMC615DkrFXFJWs37  
(사진앨범) 산단정책해커톤 아이디어 모음 https://photos.app.goo.gl/7KE6C6L2Qm8gNJos5   
(영상) 산업부 생방송 : https://www.youtube.com/live/MaJCRZiFSiM   
(영상) 산단정책 해커톤 하이라이트 : https://youtu.be/sBcq3cJFLu8   
(영상) 산단정책해커톤 10개팀 인터뷰 : https://youtu.be/5wiq03Us6gI   
* 영상 제공 : 산업부 대변인실


발표자료

반려동물과 함께 출근하는 일상, 마음까지 케어하는 ‘산단 돌봄 서비스’
서비스디자이너 송기연
비주얼라이터 임규리

AI 시대의 생존 전략, 사람과 기술을 잇는 ‘기술교환 플랫폼’
서비스디자이너 김동호
비주얼라이터 김혜진

일상이 퀘스트가 되는 곳, 청년 근로자를 위한 ‘산단 파크’
서비스디자이너 김진원
비주얼라이터 김성은

산단의 밤을 기회로 바꾸는 빛의 가로지름, ‘시브릿지(C-bridge)’
서비스디자이너 유해영
비주얼라이터 김영주

일터에서 삶터로, 산단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산단 한마당’
서비스디자이너 임보리
비주얼라이터 정주은

자부심을 더하고 편견을 빼다, K-산단의 새로운 이름 ‘썸단’
서비스디자이너 최소윤
비주얼라이터 김민채

비움으로 만드는 안전, 산단의 내일을 채우는 ‘공장 비워드림’
서비스디자이너 강동선
비주얼라이터 김소윤

일과 삶의 빈틈을 채우는 시간 대행 플랫폼, ‘맡겨줘 부르미’
서비스디자이너 이종휘
비주얼라이터 김나연

산업단지의 밤을 밝히는 상생형 등대, '산단지기'가 온다
서비스디자이너 강민지
비주얼라이터 권동현

기다림이 경험이 되는 공간, ‘온통(On-通)이음’ 정류장
서비스디자이너 최승환
비주얼라이터 박지은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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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공장 비우고 '반려동물·AI' 채운다…100억 쥔 청년들, 해커톤으로 '산단 개조' -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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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산업단지 정책 해커톤 대회' 개최 - 환경일보   

* 청년디자인리빙랩 지역참여단 참여 신청하기...  https://www.kidp.or.kr/?menuno=1502 

* 출처 : 디자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