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이너를 위한 안내서

1.2.3 서비스디자인기업이 필요해

SERVICE DESIGN 2023. 4. 3. 00:40

'수요 감소와 해외 기업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국내 디자인 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 디자인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디자인을 연구하고 이를 서비스 산업의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과 자유무역 확대에 맞서 서비스디자인 산업이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 역량을 갖춘 서비스디자인 기업의 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

서비스디자인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고 서비스의 전달체계를 개선하는 등 서비스를 인간 중심으로 혁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이 활용될 수 있는 시장은 크게는 민간과 공공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민간 부문은 제조산업과 서비스산업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서비스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는 수요시장의 특성을 중심으로 서비스디자인의 주요 역할은 다음의 표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표 : 수요시장별 서비스디자인의 역할(윤성원, 2010)


표 : 산업별 서비스디자인의 주요 역할 및 활용 예시

민간분야
- 제조산업 : 제조서비스화를 실현하는 방법론
   * 예 : 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서비스 융합 사업 모델 개발 
- 서비스산업 : 서비스산업을 고도화하는 방법론
   * 예 : 새로운 금융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개발
공공분야
- 공공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는 방법론
   * 예 : 에너지 절감 행동 유발과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디자인


해외 국제적 기업을 중심으로 서비스 혁신에 전통적인 경영컨설팅 회사가 아닌 디자인기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빌리는 추세가 생기면서 2000년경부터 서비스 개발을 수행하는 이른바 ‘서비스디자인 기업’(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통해 서비스 개발 컨설팅을 하는 전문기업)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서비스디자인 분야의 동향을 고려해 볼 때 우리는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는 것 아닌가, 앞으로 나타날 고객 경험 및 서비스디자인 산업 영역에서 해외 유명 디자인기업에게 일거리를 빼앗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된다. 

최근 디자인업계의 관계자들은 디자인산업의 일거리(수요시장)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것은 잘못 결정했을 때 그만큼 경영상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개발 이전 단계에서의 디자인 리서치가 상대적으로 중요해지고, 경험 디자인의 중요성도 그만큼 커진다. 따라서 세계 선두 그룹이 된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의 우세를 이어가기 위해 R&D, 특히 그중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R&D 투자는 절대 줄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대기업 발(發) 디자인용역이 늘어나야 할 것인데, 줄어들고 있는 것은 왜일까?

그 원인은 두 가지로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는 대기업이 내부 디자인 인력을 늘림으로써 외주 용역의 전체적인 물량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국내 디자인 전문기업을 대상으로 하던 외주가 점차 해외 디자인기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점이다. 국내 모 대기업에 확인 결과 국내외 디자인기업에 의뢰한 용역비 예산의 비율이 2007년까지도 약 4 : 6 정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다가 2010년 2 : 8로 해외 디자인기업의 용역 비중이 크게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국내 대기업의 디자인 리서치, 전략 개발, 고객 경험,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가 해외 디자인기업의 일거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앞으로 고객의 잠재 욕구 분석을 위한 리서치 방법론을 확보하고 서비스전략을 제안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해외 디자인기업들이 속속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대기업뿐 아니라 웬만한 규모를 가진 기업의 서비스 개발 프로젝트들도 해외 디자인기업의 몫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도 서비스산업에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속히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국내 디자인기업은 서비스디자인 시장에서 해외 선진 기업과 경쟁하여 이길 수 있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더군다나 FTA 등으로 디자인산업도 미국 등 선진국과 보호조치 없는 자유 교역이 확대될 전망인데, 디자인업이 속한 ‘사업서비스업’의 경우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34개 OECD 회원국 중 33위로 꼴찌나 마찬가지이다. 꼴찌와 우등생을 같은 조건에 링에 올려 싸움을 붙이면서 꼴찌에게 맷집이 생길 것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또한 경영 컨설팅, 디자인과 같은 사업서비스업은 국제시장의 승자가 부를 독식하는 경향이 큰 특성이 있어 영세한 국내 디자인기업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대단히 우려된다. 디자인산업은 속히 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붕괴할 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디자인기업도 형상화에 치중하는 디자인을 넘어 소비자의 잠재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무형적 가치를 디자인해야 한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서비스산업에서 디자인을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할 방안에 관해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서비스산업 시장에 대비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춘 서비스디자인 기업이 신속히 나타나야 한다.



* 출처 : 보이지 않는 서비스, 보이는 디자인, 윤성원

< 이전 글 목차 다음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