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산업의 서비스화에 있어서의 역할도 있습니다. 이것은 약간 어려운 개념이긴 한데요. 서비스경영, 서비스마케팅, 서비스엔지니어링, 서비스사이언스 이런 학문들이 최근 서비스를 혁신하는 방법으로 주목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디자인도 있죠.
앞서 말한 4개는 SSME(Service science, management and engineering)라고 부릅니다. 4개가 성격이 약간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SSME랑 디자인이 어떻게 다른지를 사례로 설명해 볼게요.
굉장히 멋지죠? 호시노 리조트(https://www.hoshinoresorts.com/kr/)인데, 망해가는 리조트를 인수해서 좋은 리조트로 바꿔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호시노 리조트의 서비스 혁신이 서비스사이언스의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 사례를 소개한 보고서(서비스, 과학과 손잡다. 서비스사이언스의 부상. 2013. 1, 삼성경제연구소 SERI, 경제포커스)에는 이런 이야기들이 나와요.
생산성 증진,
근무방식 재조합,
직원 수 줄이기,
이동 동선 파악,
직원의 적정 배치,
대기시간 줄이기
업무량 측정,
인력 낭비 최소화...
대체로 '제공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서 서비스를 개선한다'라는 말로 요약이 됩니다.
사실 이 케이스만이 아니고 SSME의 서비스 혁신 사례들 대부분이 다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공급자가 다른 공급자들보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서 잘하면 된다라는 거예요. 이것은 전통적 제조산업에서는 통했죠. 하지만 서비스 산업의 상황은 상당히 다릅니다.
이번엔 SSME의 방법과 디자인 방법이 어떻게 다른가를 설명드리기 위해서 뽑은 사례입니다.
존스 홉킨스 병원(Johns Hopkins Medicine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병원으로 20년 이상 연속 미국 최고 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명성 있는 의료기관), 굉장히 우수한 병원입니다. 미국은 병원 순위 평가를 하거든요. 1위부터 쭉 발표하는데 여기가 거의 1, 2위를 합니다. 그렇게 탁월한 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잘 안 되는 게 있었습니다.
퇴원 요약지를 의사들이 제대로 안 써주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잘 쓰게 할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회사에 의뢰를 했어요. 그것도 의외죠. 보통 그런 일이라면 경영컨설팅 회사 같은 곳에서 할 텐데 말이죠. 실은 그전에 경영컨설팅 회사가 그 과제를 받았었지만 해결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 디자인기업에 같은 일을 다시 시킨 것이죠. 디자인기업의 문제 접근이 재밌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스테이시 창(Stacey Chang) 팀장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뵐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이 소개해 준 이야기입니다.
병원에 이해관계자라 하면 의사, 간호사, 환자, 환자 가족 이렇게 네 그룹이 있어요. 이해관계자들의 심리를 조사했다는 거예요. 의사 같은 경우 의사의 의사 결정을 결정짓는 어떤 마음속의 가장 큰 동기, 심리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엇일까를 조사했대요.
답은 뭐였을까요?
두려움이었던 거예요. 공포심. 의외죠? 의사는 본인의 판단이 환자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환자에 대해서 자기 옆방에 있는 다른 의사하고 상의할 수가 없대요. 온전히 자기가 결정하고 그 책임을 지는 겁니다. 그래서 마음속 깊이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디자인 팀에서는 그 두려움을 극복하고 의사가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한 의사결정을 하게 할까 이런 식의 그 과제를 만들어서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던 거죠. 온전히 그런 심리적 불편함에 대한 깨달음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럼 의사들은 왜 퇴원 요약지를 제대로 안 쓰는 걸까, 그걸 잘 쓰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이렇게 접근한 거죠.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끝났습니다.
* 관련 글 : 의사들에게 퇴원요약지 작성하게 하기, 미국 존슨홉킨스병원, IDEO
저는 서비스산업을 혁신하는 데 있어서 디자인적인 접근이 중요한 착안점과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까 얘기했던 호시노 리조트의 사례에서는 해결책이 공급자가 잘하면 된다라는 거였잖아요. 그것은 제조산업, 그중에도 제품이 부족하던 시절에 통하는 이야기였어요. 남들보다 더 빨리, 싸게, 좋게 만들면 팔렸으니까요.
그런데 서비스산업은 다릅니다. 수요자에게 얼마나 좋은, 차별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가가 성패를 좌우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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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중심 공공 서비스디자인, 공공정책에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할까?
2023.5.17.
윤성원. 해남군청 공무원 대상 강의 내용 요약
1. 산업) 인간 중심 전환 전략으로써의 디자인
2. 산업) 산업의 서비스화에 기여하는 디자인
3. 공공) 우리가 꿈꿀 만한 미래를 만드는 디자인
4. 공공) 모두를 위한 국가를 만드는 디자인 - 1. 말과 글을 넘어 사용자를 들여다보기
5. 공공) 모두를 위한 국가를 만드는 디자인 - 2.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포용디자인의 중요성과 가능성
6. 공공) 모두를 위한 국가를 만드는 디자인 - 3. 서비스디자인 과정과 구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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