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2. 2. 19:19ㆍ서비스디자인/서비스디자인이란?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실장
2024.1.31. 20:00~20:40 . 공공기관공공디자인협의회 정책디자인분과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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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주제를 발표하겠다고 요청드렸던 이유는 우리 정책디자인 분과에서 정책디자인의 개념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전에 이승호 교수(UNIST)님이 발제를 해주신 것이 저는 매우 적절했다고 생각하고 각자 돌아가면서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을 말해보는 게 어떤가 하는 생각을 했기에 제가 다음으로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거기 추가해서 작년에 제가 조사했던 서비스디자인에 관련된 국내외 동향을 공유해드리려고 합니다. 1부, 2부로 나눠서 1부는 정책디자인의 개념에 관한 이야기고 2부는 서비스디자인 동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1부 -
정책 및 공공서비스에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서비스 접근성을 향상하고, 나아가 공공의 이익을 실현할 핵심 전략이다. 따라서 정책 결정자와 공공서비스 제공자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정책과 서비스 개발 과정에 통합해야 한다. 디자인 사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가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정책에 왜 디자인이 필요할까요? 이 사진은 아파트 단지 내 도로입니다. 과속 방지턱이 있지요? 여기서 사고가 났기 때문이죠. 굽은 도로라서 앞이 안 보이니까 사고가 난다고 해서 과속방지턱을 세운 거예요. 그런데 그 결과 반대로 사고가 더 늘었어요.
사람들이 과속방지턱을 피해 이렇게 주행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공급자 중심의 설계라는 게 얼마나 허망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이 들고 또 한편으로는 공급자 중심의 정책에 큰 허점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이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디자인의 발전 단계에 대한 이야기를 드릴게요. 덴마크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의 활용을 이렇게 4단계로 표현합니다. 이것으로 자국 디자인 산업의 발전 단계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을 사용하지 않는 단계에서부터 고도로 사용하는 단계, 이걸 디자인 사다리라고 부르는 이유는 밑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윗 단계로 올라갈 수 없기 때문에 그런 비유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단계에서 많이 경험을 해봐야만 더 고도화된 단계로 나갈 수 있다는 뜻이겠죠.
10년 전인 2013년에 공공의 이익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보고서가 영국 디자인카운슬과 기타 여러 기관의 협력으로 만들어졌었는데 여기에서는 공공 영역의 디자인 활용을 세 단계로 분류했습니다.
첫 번째는 디자인을 통한 문제 해결(프로젝트 단위에서 활용되는 단계), 두 번째는 일하는 방식으로써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 세 번째는 정책의 의사결정자들의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 이렇게 나누고 있는데 최상위 단계가 정책디자인(Policy Design)입니다.
이 두 개의 모델(덴마크 디자인사다리와 영국 디자인카운슬 디자인 활용 단계)을 합쳐보면 이렇습니다.
첫 번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을 설명한다고 할 수 있겠죠. 가치 창출 과정에서 디자인이 어떤 단계에서 역할을 하느냐를 따지던 게 기존의 덴마크 디자인 사다리였습니다. 영국 디자인 카운슬이 조사했던 두 번째와 세 번째 단계는 덴마크 디자인 사다리의 4단계를 뛰어넘는 겁니다. 가치 창출의 주체와 이해관계자의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디자인 역할이 있다는 것인데요. 덴마크의 디자인 사다리가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러한(2, 3단계에 해당하는) 디자인 역할이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았던 거겠죠. 최근에는 이런 예시가 풍부하게 나오고 있고 이것이 앞으로 더 주목받는 디자인 역할이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디자인 커뮤니티들에 이런 자료들이 나오고 있는 걸 보면 이것은 저만의 생각이 아니고 어느 정도 이런 현상에 동의하는 것 같아요. 구글에서 디자인 사다리라고 검색해 보면 기존 네 단계에 두 단계를 덧 대서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예를 많이 볼 수가 있습니다. 디자인의 역할이 상위 단계로 확대되고 있음을 표현한 것인데,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그 영역에는 여러 가지 이슈들이 있을 수 있겠죠? 조직을 만든다거나 시스템을 구축한다든가 그런 부분에서 디자인이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992년에 카네기멜론 대학의 리처드 뷰캐넌 교수님이 제안했던 모델로, 디자인 활동의 네 가지 차원을 표현하는 그림입니다. 세 번째 차원에 서비스디자인과 UX가 위치되어 있고요. 그리고 그다음 차원은 엔터프라이즈 디자인, 시스템과 환경에 관한 디자인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말이 나온 게 1991년이었으니까 1992년에 네 가지의 차원으로 디자인이 활용이 될 거다라고 예상하신 건 굉장한 선견지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시스템 디자인과 같은 용어도 등장할 거라고 예상됩니다.
이것(디자인 활용 단계)으로 다시 돌아가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두 번째와 세 번째에 주목을 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공공영역에서의 디자인을 ‘정부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정의한다고 할 때 공공디자인과 공공서비스디자인, 정책디자인이 이렇게 배치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은 규정, 규칙, 방침에 관한 영역이고, 서비스는 '정책이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체계' 및 '전달되는 무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아래 단계는 공공의 물리적인 영역에 관한 디자인이죠. 환경, 건축, 시설 등 물리적 영역을 다루는 공공디자인은 전통적인 디자인이 해 온 영역입니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서비스의 기획, 개발, 실행에 디자인사고와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으로,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제공 방식을 혁신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중에도 정책디자인은 정책의 기획, 개발, 실행에 디자인사고와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아까 말했던 영국 디자인카운슬의 세 번째 단계 중에 최상위 단계와 동일합니다.
지금부터가 제가 오늘 말씀드리고 싶었던 가장 핵심 내용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공공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수요자 중심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한계를 극복해야 된다라는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샴푸와 린스 통인데 샤워할 때는 이런 식으로 보이잖아요. 그래서 늘 실수하게 되고요. 뭐가 샴푸고 뭐가 린스인지…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된 세상의 결과인 거죠. 공급자들은 자기 브랜드가 중요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샴푸나 린스나 외형을 다 똑같이 디자인하죠. 그리고 브랜드가 중요하니까 매대에서 자기 브랜드가 잘 보이도록 브랜드를 가장 크게 만들고요. 샴푸나 린스라는 표기가 사용자들한테 더 필요한 정보인데 이 상태로 보이게 되고 사용자는 계속 실수를 하게 되는 거죠.
이것을 규제나 규칙 이런 걸 통해서 강제할 수 있어요. 일본은 샴푸통에 돌기를 만들게끔 되어 있고요. 유통을 하려면 이 기준을 지켜서 제조해야 되니까 그렇게 만들겠죠. 돌기 없는 것은 린스, 돌기 있는 것은 샴푸. 그래서 사용자는 실수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더 세련된 방식으로 이렇게 할 수도 있어요. 이건 디자이너 성정기 님이 만든 콘셉트 디자인인데요. 하나는 린스, 하나는 샴푸 이렇게 정해두면 눈 감고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겠죠. 이게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역할입니다.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는 공공 부문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죠.
수요자 중심의 자판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자판기가 공급자 중심의 세상을 상징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 얘기를 하는 겁니다. 자판기가 만들어진 지 200년 됐거든요. 그런데 특허 등록할 때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합니다. 위쪽에 선택하는 메뉴가 있고 아래쪽으로 선택한 물건이 나오게끔 돼 있어요. 전기로 작동하는 자판기이니까 돈 넣는 자리에 제품이 나오게 할 수 있을 텐데 제품이 바닥으로 떨어져 나오기 때문에 허리가 아프신 분이라면 이용을 못하겠죠. 고령자들이 자판기를 이용하시는 걸 보신 적이 없죠?
전자제품에도 하나의 버튼만 남긴다라고 하면 당연히 전원 버튼이라고 하실 텐데요. 스티브 잡스는 그걸 없애자라고 해서 엔지니어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습니다. 근데 그 솔루션을 본인이 직접 제안했어요. 만지면 켜지면 되고 놔두면 꺼지게 하면 되지 않느냐 해서 실제로 아이팟에는 전원 버튼이 없죠. 어떤 전자제품이든 전원 버튼이 있어야 된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제품 중심적인 사고방식 아닙니까? 우리 중심으로 생각하면 우리가 만졌을 때 켜주면 되지라는 발상을 할 수 있을 거잖아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세상을 수요자 중심으로 바꾸지 못하게 하는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요자 중심으로 해야 된다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는 원래부터 그렇게 해왔다'라고 답을 하는데요. 베인 앤 컴퍼니가 조사한 결과로 보면 그게 허상이라는 걸 알 수가 있습니다. 당시 고객 중심으로 경영을 한다는 300대 기업을 대상으로 리서치를 했는데 80% 정도가 우리는 고객들한테 잘하고 있다고 답을 했고요. 진짜로 그 고객들한테 다시 가서 물어봤더니 한 8% 정도만 거기에 동의를 했다는 겁니다. 갭이 엄청나게 크죠.
왜 '우리는 늘 고객 중심이야. 원래부터 고객 중심이었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었어요. 대체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면 거의 100% 공급자 중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질 거 아닙니까? 그래서 개념적으로 100% 공급자 중심 제품이 있고 100% 수요자 중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대체로 공급자 쪽에서 시작하겠죠?
그래서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 더 수요자 중심 쪽으로 갈 거고 계속 이동하겠죠. 그렇지만 이동 속도가 너무나 느리다는 겁니다. 실제 어디쯤 있냐면 여기(8%)에 있다는 거죠. 여기 어딘가가 될 거예요. 세계에서 가장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한다는 기업들한테 물어봤었던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공공 서비스는 그럼 어디쯤 일 것인가를 생각했을 때 그것보다는 더 뒤쪽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공급자들은 모두 피로도를 느끼고 있죠. 그래서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된다는 얘기를 하면 질색을 하는 겁니다.
다음은 어떻게 수요자 중심의 국가를 만들 것인가라는 문제인데요.
세 가지 정도의 서로 다른 가치관의 유형이 있다고 생각해요.
1) 여기는 런던, 2만 개의 CCTV가 있습니다. 어디든 차를 잘못 두면 다 사진에 찍히기 때문에 주정차 함부로 못하고요. 무조건 벌금을 내야 되니까요. 분명히 규제와 기술로 질서를 지키게끔 하는 것이죠. 규제와 기술로 바른 국가를 만들자는 가치관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자면 많은 인프라 투자가 있어야 되고 국민 간의 합의도 필요하겠죠.
2) 굉장히 현명하게 그걸 해결하고 있는 국가도 있습니다. 여기는 독일 베를린 사진인데요. 여기 정지선과 신호등 위치를 보면 여러분들이 운전자라면 여기다가 차를 대셔야만 됩니다. 아니면 신호등을 볼 수가 없게 되니까요. 머리 위쪽으로 지나가게 돼서 신호를 못 보게 되니까 자연적으로 질서를 지키게 되는 거죠. 사람을 잘 이해하고 그 사람들의 행동을 미묘하게 조정하는 환경을 조성해서 바른 국가로 만드는 방법이죠.
3) 이것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너무 수요자들한테 친절한 건지 아무튼 잘못 디자인되어 있죠. 정지선이 이 화면 바깥에 있잖아요. 그런데 신호등은 여기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차들이 여기다 정차하는 것이죠. 여기다 차를 정차해도 신호를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거의 모든 4차선 이상 되는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두 쌍씩 있습니다. 이 앞쪽에도 있어요. 그래서 바쁜 사람들은 차를 이쪽에다가도 대죠. 국민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결국 그것으로 인해 질서가 지켜지지 않게 됩니다. 효과적이지 않죠. 여기에서는 어떤 통치 철학과 가치관도 보이지 않습니다.
OECD 국가들 중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나라거든요. 영국과 독일의 국민들은 굉장히 질서를 잘 지키잖아요. 그래서 국민성 탓을 하는데 사실은 시스템의 문제입니다. 시스템이 설계되는 과정이 잘못돼 있는 것이고요. 거기에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있는 누군가가 없는 것이죠.
* 박막례 할머니 맥도널드 방문기
https://www.youtube.com/watch?v=1BzqctRGgaU
지금 우리 공공 서비스가 대부분 이렇게 무인화될 상황에 있죠.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 세계 1위고 합계 출산율 세계 꼴찌고 혁신지수는 세계 1등입니다. 이 세 가지 요인이 서로 결합된 결과 엄청나게 빠르게 무인화가 오게 됩니다. 키오스크로 공공서비스가 전환되는 것만 보자면 우리나라만큼 빠른 전환 속도를 갖는 나라는 세상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는 적당히 만들어진 공공서비스가 일반적이었죠. 사용자 중심 디자인,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이 탑재가 된 상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거치게 된다면 잘 디자인된 서비스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게 상당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특히 디지털 서비스는 한번 구현되면 재사용될 때 비용이 0에 수렴할 만큼 효율적이 됩니다. 따라서 누구나 사용하는 공공서비스는 가장 고품질로 구현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래야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효율이 높아질 테니까요. 기존과 같이 공공조달에서 최저가 입찰 원칙을 고수한다면 공공서비스는 현 수준에서 가장 저품질이고 저열한 수준의 기술로 만들어지겠죠. 이래서는 해결될 방법이 없습니다.
따라서 공공서비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맞아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일은 뛰어난 서비스 개발자가 참여할 수 있게끔 공공서비스 개발의 조달 방식, 규칙이 완전히 바뀌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수요자 중심 국가를 만들 거냐는 주제에 대한 저의 결심이자 제안은 이겁니다.
공공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평가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실현된다면 좀 더 수요자 중심의 공공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공조달이 이런 평가 기준을 갖추게 된다면, 우리가 앞으로 만나게 될 공공서비스의 수준은 확연히 향상될 수 있을 것이고 무엇보다 수요자인 국민 중심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리려던 첫 번째 내용이 이것이었습니다.
- 2부 -
서비스디자인의 발전과 확산은 학계와 초기 프로젝트들의 선도 아래,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시작되었으며, 이후 공공 및 민간 영역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관련 교육 및 정책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전망이 큰 분야다.
두 번째로는 국내외 서비스디자인 확산 경과를 제가 경험한 범위 안에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은 1991년 디자인의 한 분야로 소개가 되면서 서비스디자인이라는 이야기가 회자되기 시작했는데요. 시작은 미하엘 엘호프 교수님(1946~2021)을 통해서입니다. 그리고 그 2년 뒤인 1993년 당시 애플의 부사장이던 도널드 노먼(1935~ )이 유저 익스피리언스 디자인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면서 UX도 시작됐죠. 그러니까 서비스디자인은 학계에서, UX는 업계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후 이런 경과를 거쳐서 사람들한테 많이 알려지게 됐고 2007년 영국의 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 도트 07 Dott07이라는 프로젝트가 큰 규모로 실행이 되면서 디자인계에 서비스디자인이라는 영역이 많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1991년, 시작된 지 한 15년 정도가 지난 다음 그런 변화가 있었던 건데요. Dott07의 전신은 사실상 2004년에 있었던 레드 RED라는 프로젝트입니다. 힐러리 코탐이라는 당시 디자인 카운슬의 팀장이 주관을 했던 프로젝트였고 사회 문제를 다루는 그런 주제였습니다. 이분은 이 해에 이걸 성공적으로 이끈 다음에 그다음에 영국의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됩니다. 그리고 지금 서비스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계시는 걸로 알아요. 레드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관심사가 사회 문제 해결 디자인 쪽으로 많이 옮겨갔다고 생각이 돼요.
2007년에 Dott07이라는 프로젝트가 시작이 될 수 있었는데 이것은 굉장히 거대한 목표를 갖고 시작된 프로젝트였습니다. 10년 동안 영국 전역을 돌면서 지역의 사회 문제 해결을 한다 디자인이 그런 슬로건을 가지고 시작이 됐던 것이죠. 이 결과가 상당히 성공적인 부분이 많았었기 때문에 디자인계에서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를 크게 두고 많이 알려지고 했었죠.
그리고 그 뒤로는 굉장히 빈번하게 서비스디자인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이런 용어들을 쓰게 되고요. 이런 프로젝트들이 좀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중에는 세균 퇴치에 관한 프로젝트도 있었고요.
그리고 그간의 경과를 서비스디자인 네트워크가 이렇게 보고서로 정리를 한 시점이 이런 정도로 있습니다. 이게 공공 영역에 그간 좀 주목할 만한 그런 프로젝트들에 대해서 소개를 한 보고서였고, 또 헬스케어에 관한 거, 미국의 서비스디자인 동향에 대한 거, 또 핀란드의 동향에 대한 거 이런 보고서들이 주목할 만한 보고서였다고 생각이 되고요. 이 자료들을 보시면은 서비스디자인이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확대되고 있는지를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거는 이 보고서들보다 2022년 9월에서 10월 링크드인을 통해서 (영국 서비스디자인회사) 리브워크 livework의 대표 벤 리즌이 서비스 디자이너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었는데 그 결과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그중 일부 캡처한 겁니다.
어떤 나라의 서비스디자인이 이렇게 많이 활성화돼 있나 그거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응답자 중에는 압도적으로 영국이 많았죠. 근데 이것은 벤 리즌의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편향이 있을 거라고 감안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한국은 아마 한 두 명 답을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어디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하는지를 물어봤을 때 공공 영역도 한 10% 정도 있었고요. 가장 많은 거는 서비스디자인 에이전시죠 비즈니스는 인하우스를 말하는 거고요.
그리고 어떤 영역에서 서비스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느냐라고 했을 때 헬스케어가 가장 많았고 금융 서비스가 그다음이었습니다. 근데 이것은 다른 나라들도 이런 경향이 있더라고요. 헬스케어 다음에 금융 서비스 그다음 공공… 이런 식으로, 가장 먼저 반응을 하는 게 의료 쪽입니다. 그것도 신기해요. 이게 모든 나라가 다 똑같더라고요. 거의 비슷하게 서비스디자인 도입은 의료와 금융서비스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서비스디자인을 배우냐 어떻게 서비스 디자이너가 되느냐… 학위를 받아서 된다는 답이 많았는데 이게 서비스디자인 전공 학위 만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다음은 독학이죠.
그리고 서비스디자이너가 유사 분야의 활동하는 전문가들에 관한 답에는 핀란드가 좀 독특해 보였는데 많은 비중으로 답을 했고요. UX가 많죠. 다음으로 제품 디자인과 서비스디자인 이 정도 비율로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미국이 좀 작아 보이고 핀란드가 특이하게 많아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벤리즌의 설문조사를 통해서 본 서비스디자인산업 동향이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이라는 키워드로 구글 트렌드 검색을 해보면 한글로 검색했을 때 일본어로 검색했을 때 영어로 검색했을 때가 이렇게 차이가 있습니다. 데이터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5배 이상 많고요. 영어는 15배 이상이 됩니다. 표를 보시면 이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근데 그래프에서 특이하게 튀어나온 부분 있죠? 이것은 잘못된 데이터입니다. 2020년 5월 일본 국회에서 정경 유착 비리 사건이 문제가 되었었는데 그 기업 이름이 ‘무슨 서비스디자인’이라는 회사였거든요. 그래서 이 데이터는 제외하고 봐야 됩니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활동이 월등히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제가 텐지티라는 회사의 서비스디자이너와 이야기를 나누며 알게 된 내용입니다. 텐지티는 일본의 서비스디자인 회사입니다. 직원이 950명 정도이고요. 텐지티 밀란, 텐지티 도쿄 이런 식으로 7개 국에서 운영되던 서비스디자인 회사를 NTT DATA라는 일본 회사가 인수해서 텐지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대부분 NTT 데이터의 프로젝트를 한다고 들었고요.
NTT 데이터는 18만 명의 직원이 있고 시스템 통합 분야에서 세계 8위의 기업입니다. 거기서 공공 부문, 금융 부문 이런 식의 사업 분야가 있는데 거대한 프로젝트를 할 때 앞부분 서비스디자인 전문가들이 함께 기획을 한다고 해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큰 서비스디자인기업이 운영되고 있는 거죠. 지금도 사람을 뽑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콘센트라든가 IDEO 일본 등의 기업이 있고요. 이런 회사들이 일본의 서비스디자인 회사들이고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규모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제가 알기로 평균 5-6명 내외거든요. 서비스디자인 회사의 규모로나 역량이나 잠재력 여러 가지 활동 면에서 일본과는 격차가 크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시작은 우리가 빨랐는데 말이죠. 아쉬운 점이죠.
국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국내의 경우 2008년에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말이 처음 언급 되는데 안그라픽스에서 출간된 서비스디자인시대라는 책을 통해서였어요. 이런 새로운 개념이 들어올 때 번역서가 먼저 들어오는 게 일반적인데 특이하게 이것은 이 저자들이 책을 쓴 거였죠. 책의 반쯤의 내용은 유럽의 서비스디자인 동향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2008년에 또 이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언급이 나왔던 것은 정부(한국디자인진흥원)의 보고서인데요. 여기에 서비스디자인이 공공 부문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산업 육성 방안 연구라고 이게 저희가 산업연구원에 용역을 줬던 정책 연구 보고서입니다.
그리고 디자인다이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저와 서비스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모여 총 500여 명 정도가 참여를 했습니다. 서비스디자인을 공부하는 스터디로 시작을 했다가 그거를 실제로 뭔가 프로젝트를 해보자라고 해서 여러 기관들과 같이 시나리오도 만들어보고 프로토타입도 해보고 하는 식으로 서비스디자인의 여러 가지 케이스들을 이렇게 진행을 했었고요. 이 모임을 통해서 만났던 분들끼리 창업을 하시게 된 분들도 있고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꽤 있죠.
그리고 2011년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이런 시범 프로젝트를 하게 돼요. 서비스디자인 방법으로 고지서를 바꿔서 에너지 절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것이 시작이 됐었고 결국 전국에 확대되게 됩니다. 저희가 제안했던 디자인 안은 가운데 거였는데 실제로 지금 전국에 확대되고 있는 거는 에너지공단에서 그 내용을 변경한 이 디자인으로 확대가 됐죠.
그리고 이어서 국민건강보험공단하고 했던 프로젝트였는데 혈액검진결과표를 이렇게 바꾸면서 사람들이 좀 더 이 검진 결과를 쉽게 알 수 있도록 그렇게 하는 프로젝트가 있었고요. 이것도 전국적으로 다 확산이 된 케이스였습니다.
다음으로는 IDEO의 HCD 툴킷. 당시 번역본 전문이 공개되었고 이걸 통해서 서비스디자인이 많이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는 이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을 하고 2013년 전담 부서를 만들게 되고요. 2013년 이후로 해마다 2개 이상 시범사업을 하면서 다양한 주제의 서비스디자인사업을 하게 되는데 그게 국민디자인단과 같은 정책 사업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 활동의 와중에 법도 바뀌게 되고요. 산업디자인진흥법이 국내 디자인을 육성하기 위한 법이거든요. 거기에 2014년 개정되면서 서비스디자인이라는 말이 들어가고 같은 해에 국민디자인단이 운영이 되기 시작해요. 이건 행정절차법 시행령(25조의 2)의 내용입니다. 여기에 공공서비스디자인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서술이 되어 있죠.
그리고 2020년에는 서비스경험디자인기사 국가기술자격 시험도 생기게 됩니다. 지금 654명의 취득자가 있고요. 올해도 시험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건 2023년 정책 연구 결과로 앞으로 서비스디자인을 어떤 주제로 확대를 해가면 좋을지를 연구한 내용입니다. 아마 보시면 상당히 흥미로워하실 내용일 거라 생각합니다.
* 해외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목록('18-'23) https://servicedesign.tistory.com/546
출처 : '서비스디자인 확산을 위한 정책 및 발전로드맵 개발' 결과보고서 중 일부 발췌, 2023, 한국디자인진흥원
연구: 홍익대학교 서비스경험디자인연구소(구유리 교수)
그리고 2024년, 행정안전부는 공공서비스디자인 운영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만들겠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를 한다고 하니까 기대를 갖게 됩니다. 이 운영 규정 안에 담아야 될 내용이라든가 이런 의견이 혹시라도 있으신다면은 저희를 통해 반영이 될 수 있도록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공공기관 공공디자인협의회 정책디자인분과 3차 회의(2024.1.31. 20:00~21:30) 중 윤성원 발표만 발췌해 기록하고 일부 수정 보완한 내용입니다.
'서비스디자인 > 서비스디자인이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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