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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궁금해 2021 - 디자인산업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에 대한 이해(V3)

카테고리 없음

by USABLE USABLE 2021. 8. 2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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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_디자인이 궁금해2021_한국디자인진흥원_s.pdf
6.37MB

 

2020.7. Ver. 1. https://servicedesign.tistory.com/199
2021.3. Ver. 2. https://servicedesign.tistory.com/236 
2021.8. Ver. 3 https://servicedesign.tistory.com/262

 

아래는 구글 검색엔진을 위해 본문을 붙여넣기했습니다. 내용은 PDF파일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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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궁금해 2021

디자인산업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에 대한 이해

 

들어가는 글

디자인산업의 현황과 전망을 조망합니다. 디자인산업의 특징, 디자인 수요시장과 디자인서비스 공급자의 사정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국디자인진흥원에 주어진 과제, 디자인산업이 해결해가야 할 과제는 무엇이고, 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우리나라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과 사업을 중심으로 디자인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전망하는 데 도움이 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한국디자인진흥원 직원 교육용 교재를 일부 수정한 자료입니다.

2021.8.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혁신실 

 

목차 

01_디자인은 무엇인가

 

디자인은 무엇인가?  8

디자인은 어떻게 분류되나?  10

디자인 사다리, 각국의 동향  15

 

 

02_디자인, 왜 중요한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22

공급자 중심의 세상  31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39

욕구를 찾고, 혁신을 만드는 디자인  44

 

 

03_한국디자인진흥원

 

국가 산업 발전과 한국디자인진흥원  52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 과정  58

디자인진흥기관이 하는 일  63

한국디자인진흥원 경영 프레임워크 70

 

 

04_우리나라의 디자인

 

K-디자인, 우리 디자인의 특징  74

K-디자인을 말한다 80

숫자로 본 우리나라 디자인  84

연도별 디자인산업 주요 통계 88

너무 많은 디자인 전공자 89

전문인력양성과 고용창출 정책  92

디자인전문기업의 중요성  95

국내 디자인산업 현황 및 문제점  103

 

 

05_디자인산업 특징과 전망 

 

디자인 수요시장에 대한 이해  106

수요시장의 변화1) 제조의 서비스화  108

수요시장의 변화2) 서비스경제화의 물결  113

수요시장의 변화3) 공공부문의 거대한 변화  122

디자인 신영역의 시범사업, 왜 중요한가?  127

시범사업,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136

디자인경영, 어떻게 할 것인가?  144

현시대의 위대한 디자인 100  150

패키지디자인 이야기  154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디자인(사례)  161

디자인으로 성매매를 줄일 수 있을까?(사례)  166

06_디자인 연구개발

 

산업융합을 이끄는 디자인  170

스타일산업과 기술을 연결하는 디자인 179

정부R&D와 디자인  186

 

 

07_디자인, 앞으로의 과제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 198

포용국가를 실현하는 디자인 208

포스트코로나, 디자인의 미래  214

코로나19, 디자인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225

통일한국, 왜 디자인을 말해야 하나? 227

 

 

 

참고한 글  231

키워드  233

 

 

 

 

 

 

 

 

 

 

 

 

01디자인은무엇인가

디자인은 무엇인가? 

#디자인정의 #개념

 

 ‘디자인은 공기이다’라는 식의 철학적 정의로부터 지극히 실용적 개념까지, 대량생산을 통한 산업화에 기여하는 공예로서 산업디자인의 개념이 성립된 이래 디자인은 매우 다양하게 해석되어 왔다. 

 디자인은 최종 산출물의 형식적 특성으로 정의하는 것도 어렵고 그렇다고 가치사슬 속에서의 어떤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으로만 규정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막연하게 태도와 관점, 생각하는 방식, 가치관, 철학과도 같이 표현되는 특징이 있다.

 가치사슬 개념에 따르면, 디자인산업은 소비자조사, 제품설계, 제품제조, 제품포장, 브랜드, 광고, 서비스 등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 걸쳐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 

 기업 내부(in-house) 디자인 부서의 경우 소속 기업이 어떤 산업에 있는가에 따라 섬유, 의류, 가죽, 피혁, 신발, 문구, 출판, 조명, 가구, 전자, 자동차, 조선, 항공기, 건설, 광고, 도소매, 요식, 관광, 정보통신, 의료, 미용 등 다양한 산업을 다루게 되고 그 안에서 제품, 시각, 포장, 환경, 서비스의 다양한 디자인을 개발,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디자인은 ‘창의성과 혁신을 연결하는 것’1)1) Sir George Cox (2005), Cox Review of Creativity in Business, Design Council

이라는 관점으로 볼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고 실제화시킴으로써 사용자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제품, 서비스, 프로세스가 되도록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분야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포괄적 관점에서의 디자인은 특정 수요시장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시각화된 결과물, 조형의 영역을 넘어서며 제품 및 서비스의 가치를 새롭게 규정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 디자인산업과 관련된 법률로는 산업디자인진흥법, 문화산업진흥기본법, 건축기본법,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디자인보호법이 있다. 「산업디자인진흥법」은 디자인의 개념, 역할, 산업적 진흥을 위한 방안을 언급하고 있는 법으로 순수미술로서의 디자인과의 법적 구별을 위해 산업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산업디자인을 ‘제품 및 서비스 등의 미적ㆍ기능적ㆍ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함으로써 생산자 및 소비자의 물질적ㆍ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창작 및 개선 행위(창작ㆍ개선을 위한 기술개발행위를 포함한다)와 그 결과물을 말하며, 제품디자인ㆍ포장디자인ㆍ환경디자인ㆍ시각디자인ㆍ서비스디자인 등을 포함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2)2) 법률 제16128호 산업디자인진흥법 제2조 정의.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는 디자인의 정의 및 분류를 서비스업에 포함하는 ‘전문디자인업’이라는 분류번호 746번을 부여하여, 인테리어디자인, 제품디자인, 시각디자인, 기타전문디자인업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2014년 12월 30일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안 공포로 1977년 산업디자인진흥법 재정 이래 최초로 디자인 영역에 무형의 디자인인 서비스디자인이 편입되었다. 디자인의 정의도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의 디자인산업 육성은 제조산업을 주요 정책대상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양상으로 확장된 디자인 영역을 고르게 포괄하지 못하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 산업에서 디자인은 법률적 정의에서 의미하고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폭넓은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역동적으로 변화되는 디자인산업 발전 속도에 비해 법은 보수적인 입장이며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부처 간의 합의를 거쳐야 하기에 유연성과 신속함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디자인진흥법을 비롯한 각종 법, 제도상에도 디자인의 정의와 분류가 산업 변화와 현실을 반영할 수 있게끔 개정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디자인은 어떻게 분류되나? 

#디자인분류체계 #디자인분류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최종 결과물의 유형에 따라 분류되는데 제품디자인, 운송기기디자인, 그래픽디자인, 환경디자인, 인테리어디자인, 디스플레이디자인, 포장디자인, 편집디자인,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컴퓨터그래픽, 웹디자인, 게임디자인, 영상디자인, 광고디자인, 패션디자인, 도시디자인, 브랜드, 사용자경험, 서비스비즈니스모델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다양하다. 각 디자인 대학, 대학원의 학과들은 이러한 분류로 해당 분야의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특정 디자인영역 안에도 다양한 업역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게임 산업에서의 디자인 역할을 보자면 원화 일러스트레이터, 캐릭터 모델러, 배경 모델러, 애니메이터, 이팩트 디자이너, 매핑 디자이너, 렌더링 디자이너, UI디자이너, UX디자이너 등 디자이너의 업역이 세분화 되어 있고 이에 따라 역할과 필요한 역량은 매우 상이하다. 소트프웨어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엔지니어와 자동차를 정비하는 엔지니어는 다 엔지니어이지만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디자이너도 산업영역, 가치사슬에서의 단계, 수행하는 역할에 따라 하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전문분야에 따라 필요역량, 프로세스, 방법론,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다. 자동차 외관 디자이너와 편집디자이너는 직업에 대한 의미, 직업인으로써 직장 내에서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서도 서로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기업이 특정 활동을 통해 가치를 형성하고 그것을 소비자에게 전달, 소비되는 과정 속에서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가를 기준으로 보면 더욱 다양한 측면이 있다. 미래 비전을 창조하고 시각화하는 디자인에서부터, 사람들의 행위와 심리를 파악하여 트렌드를 예측하고 향후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시하는 역할, 다양한 이종 분야 간 협력을 주관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기획을 통해 콘셉트를 도출하는 역할, 상상 속의 이미지를 사실적 형상으로 표현하는 역할, 제품과 서비스의 형상, 실제화를 결정하는 역할, 결정된 디자인이 제조로 연결될 수 있도록 컴퓨터로 모델링을 하는 역할, 제작된 모델에 이미지를 씌우고 움직임을 가미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 최종 소비자에게 특별한 개념과 인식을 형성함으로써 차별적 가치를 주는 역할 등 매우 다양하다. 최근 ‘사용자경험디자인’(User Experience Design)이나 ‘서비스디자인’3)3) 서비스디자인이란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과정 전반에 디자인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경험을 향상시키는 분야로서 사용자 중심의 리서치가 강화된 새로운 디자인 방법으로 제조에 서비스를 접목하거나 신 서비스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 종합 육성 계획 중. 2012.8.)

과 같이 새로 등장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근대 디자인 개념이 시작된 이래로 디자인산업은 산업 발전과 더불어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확대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 디자인은 산업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의 영역으로까지 확산되며 공공정책과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은 공히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해 내는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결국 비슷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살펴본 것처럼 실체를 규정하기 어려운 엄청난 다양성이 있고 각 분류 사이에 이질성이 너무 커서 서로 다른 디자인 영역을 동일한 속성을 가진 산업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는 의문을 품게 될 정도이다. 이러한 디자인산업의 다양성을 극복하고 많은 이해관계자들에게 공통으로 적절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개발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간의 디자인정책은 제조 산업을 주요 대상으로 맞추고 있었기에 분야별로 확장되며 다변화되는 디자인산업의 각기 다른 사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일률적으로 계획, 운영되어 온 경향이 있다. 현재 디자인산업과 관련해서는 4개의 다른 정부부처와 기관이 업무특성에 따라 각각 분류 단위나 명칭을 다르게 운영하고 있다.

<표 : 디자인산업 관련 각 부처의 분류체계>

 

구분

특성

분류체계 내역

산업통상자원부

산업

1

· 디자인산업 특수 분류 : 시각디자인 등 11개

고용노동부

직업 직무

2

· NCS(국가직무능력표준) : 시각디자인 등 12개

· 워크넷 직업분류 : 시각디자이너 등 6개

통계청

직업 직무

2

· 한국고용직업분류(KECO) : 시각디자이너 등 5개

· 한국표준직업분류(KSCO) : 시각디자이너 등 5개

한국연구재단

학술 연구

1

· 국가과학기술표준분류 : 시각디자인 등 8개

 

 

세계의 주요 표준산업분류에서 디자인은 다음과 같이 분류되고 있다. 

 

<표 : 각국의 전문디자인 산업 분류체계>

 

CODE 

UN 국제표준산업분류(ISIC)

CODE 

한국표준산업분류(KSIC 10차)

7410

Specialized design activities

7320

전문디자인업

7410.1

fashion design

73201

인테리어 디자인업

7410.2

industrial design

73202

제품 디자인업

7410.3

activities of graphic designers

73203

시각 디자인업

7410.4

activities of interior decorators

73204

패션, 섬유류 및 기타 전문 디자인업

CODE 

유럽연합 표준산업분류(NACE)

CODE 

북미 표준산업분류(NAICS)

74.10

Specialised design activities

5414

Specialized design services

74.10.1

fashion design

54141

Interior deisgn services

74.10.2

industrial design

54142

Industrial design services

74.10.3

activities of graphic designers

54143

Graphic design services

74.10.4

activities of interior decorators

54149

Other specialized design services

 

디자인의 분류도 산업과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어야 하고 디자인정책도 확장되는 디자인 개념에 맞춰 변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맞춤형으로 디자인산업의 필요에 따른 정책을 계획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정책도 디자인 분야별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상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 ISC사무국에서는 2019년 ‘디자인 분류체계 재정립 연구’를 통해 디자인분류체계를 9개로 구분하고 확대되고 있는 세부영역을 규명하는 등 최근 산업의 실상이 투영된 분류체계를 제시하기 위한 시도를 하였다. 앞으로도 꾸준한 연구를 통해 다양화되는 산업의 현실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갈 것이다. 

 

<표 : 디자인 분류체계4)4) 2019년 디자인 분류체계 재정립 연구 보고서. 한국디자인진흥원. 2019 

>

 

구분

의미

세부분류(예)

제품디자인

Product Design

제품의 기능, 사용, 가치 및 외관 등을 최적화 하도록 사양을 기획 및 디자인하는 디자인 서비스 활동

. 전기·전자 제품디자인 (Elcetronics & Machinery Design)

. 생활용품디자인 (Living Goods Design)

. 가구디자인 (Furniture Design)

. 운송기기디자인 (Automotive & Transportation)

시각/ 정보디자인

Visual 

Communication 

Design

특정 메시지, 이미지 또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전달하거나 가상 현상 등을 시각적으로 명확하게 전달 또는 표현하기 위한 시각 전달 매체를 기획, 

디자인 및 관리하는 산업활동

. 정보디자인 (Information Design)

. 패키지디자인 (Package Design)

. 브랜드디자인 (Brand Design)

. 광고디자인(advertising design)

. 편집, 타이포디자인(editorial, type design)

.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

공간/ 환경디자인

Space /

Environment 

Design

인간의 생활환경으로서 필요한 생활공간과 환경을 안전성, 편의성 등을 고려하여 보다 기능적, 미적, 경제적으로 디자인하는 산업활동

. 실내건축디자인 (Interior Design)

. 전시디자인 (Exhibition Design)

. 환경디자인 (Environmental Design)

패션/텍스타일 디자인

Fashion/Textile 

Design

인간의 인체와 심리적, 감성적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예술적 창의성을 지닌 의상이나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드는 일

. 의상디자인 (Apparel Design)

. 텍스타일디자인 (Textile Design)

. 액세서리디자인 (Accessories Design)

서비스/경험 디자인

Service/Experience 

Design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사고와 방법을 기반으로 제품 또는 서비스에 관여하는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발굴하여 사용자경험 만족을 위한 유·무형의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산업활동

. 서비스디자인 (Service Design)

. 사용자경험디자인 (Experience Design)

디자인 일반

Design Context

제품 및 서비스 등이 미적· 기능적· 경제적 가치를 최적화하기 위해 필요한 이론 및 정책, 법률 등 기반적 요소와 유통· 전시· 소비· 활용 등 이와 관련

된 활동

. 디자인 연구 (Design Research)

. 디자인 경영 (Design Business)

. 디자인 교육/정책 (Design Education & Policy)

디지털미디어

/콘텐츠디자인

Digital Media/

Contents Design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환경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콘텐츠를 사용 목적과 용도에 맞게 최적화하여 디자인하고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산업활동

. 디지털미디어디자인 (Digital Media Design)

. 콘텐츠디자인 (Contents Design)

. 게임디자인 (Game Design)

. 영상디자인 (Video/Film Design)

산업공예디자인

Craft Design

문화적 요소가 반영된 기법, 기술, 소재, 문양 등을 바탕으로 기능성과 장식성을 추구하여 수작업으로 물품을 만드는 산업활동

. 금속공예디자인 (Metal Craft Design)

. 도자공예디자인 (Ceramic Craft Design)

. 섬유공예디자인 (Fabric Craft Design)

. 목공예디자인 (Wood Craft Design)

. 기타 공예디자인 (Other Craft Design)

융합디자인

Convergence 

Design

제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생태계를 디자인할 수 있도록 기술과 인문학, 감성 등을 융합하여 디자인의 산업적 가치와 역량을 향상시키는 통합적인 디자인 활동

. 기술융합디자인

. 인문융합디자인

. 감성융합디자인

 

 

 

디자인 사다리, 각국의 동향 

#디자인발전단계 #공공서비스디자인 #공공부문혁신 #해외동향

 

 덴마크디자인센터는 디자인의 활용단계를 4단계로 구분해 이를 '디자인 사다리'(Design Ladder)라고 이름 짓고 자국 산업의 디자인 활용 수준이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측정하는 모델로 사용한다. 

1단계. 디자인 미활용 단계

2단계. 디자인을 스타일링으로 활용하는 단계

3단계. 디자인을 프로세스로서 활용하는 단계

4단계. 디자인을 혁신도구로서 활용하는 단계

4번째 단계는 디자인을 기업의 최고 혁신 전략으로 활용하는 애플과 같은 기업의 경우를 말한다. 디자인 성숙도를 ‘사다리’로 비유하고 있는 이유는 디자인의 활용 수준이 1단계에서 4단계처럼 비약적으로 변화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디자인을 활용해 보아야 나중에 그것을 점차 고도화 된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010년 서울시가 ‘디자인서울’을 슬로건으로 내세웠을 때 전시행정이 아닌가 하는 시민들의 부정적 여론이 많았고, 힘이 될 것 같았던 디자이너들 사이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의외로 많았다. 디자인사다리로 본다면 스타일링으로서 디자인을 사용하는 2단계일 뿐인데 왜 3, 4단계를 하지 않는가라는 식의 지적이 있었던 것이고 논란이 커짐에 따라 예산도 사라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당시 1%도 되지 않았던 디자인예산이 그렇게 모두의 주의를 집중시켰던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큰 파급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갈 길이 멀고, 많은 시도가 필요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2010년 조사에 따르면 산업단지의 입주기업 80% 이상이 아직 디자인을 접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디자인을 혁신전략으로서 활용하는 디자인 혁신기업의 등장은 당장 실현되기 어려운 현실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이 주도하는 인간 중심의 산업단지를 위해 디자인이 혁신의 도구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타일링으로서 디자인의 활용이 양적으로 많이 일어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고, 이에 더해 디자인 활용의 양적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더 고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산업단지에서 디자인 활용에 있어서는 어떤 주제를 먼저 다루는 것이 바람직할까?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지 않던 영역에서 디자인을 처음 활용할 때 좀 더 효과적인 분야 또는 주제가 따로 있지 않을까? 이것은 인간의 욕구 단계에서 착안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매슬로는 욕구 단계설5)5) 매슬로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 : 인간의 욕구가 일련의 단계를 형성한다는 동기 이론.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하위의 욕구가 충족되면 다음 단계의 욕구가 나타남.

을 통해 인간의 욕구가 일련의 단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하나의 하위 욕구가 충족되면 위계 상 상위층의 다른 욕구가 생겨나는 인간 심리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가 상위층으로 점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고 본다면 디자인의 활용 과제 역시 단계적으로 고도화되는 로드맵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가장 하위에 위치한 욕구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이다. 이는 물리적 가치 추구의 욕구이면서 기본적인 생리적 욕구(의, 식, 주, 수면, 성에 관한 욕구)와 안전의 욕구(신체적, 심리적 안전 및 위험회피에 관한 욕구)에 관한 문제를 말하는데 이에 대한 디자인 과제들이 가장 먼저 다루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그 기준으로 볼 때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디자인 적용 분야는 범죄 예방, 안전한 근로와 생활환경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디자인카운슬은 '공공을 위한 디자인'6)6) ‘Design for Public Good’. Design Council, 2013

에서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는 정황을 3단계의 계단으로 표현했다.

1단계. 디자인을 통한 문제해결

2단계. 조직 역량(일하는 방법, 조직문화)으로서 디자인의 활용

3단계. 정책을 위한 디자인

 

 덴마크 디자인센터의 디자인 사다리는 '가치생산과정에서 디자인의 역할'에 관한 모델이다. 디자인 사다리의 4단계는 모두 영국 디자인카운슬의 3계단 중 첫 번째 단계(Step 1)에 해당한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디자인이 생산의 도구로서 역할을 넓혀가는 정황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간의 수요시장의 요구 변화, 디자인에이전시의 역할 변화 등을 보면 분명 새로운 층인 2단계(Step 2) 이상으로 발전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는 가치생산과정에서 디자인의 역할에 관한 논의보다 가치생산자의 조직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디자인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림 1, 2 : 디자인 활용모델>

 

디자인활용모델

 

 

디자인사다리, 덴마크디자인센터. 2003년

공공영역의 디자인사다리. 영국 디자인카운슬. 2013년

설명

재화를 생산하는 가치창출 과정에서 디자인의 역할을 표현한 모델

가치 창출의 주체와 이해관계자의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디자인의 역할을 표현한 모델로서 기존 디자인사다리(덴마크디자인센터)는 이 중 1단계에 해당됨

 

<그림 3 : 새로운 디자인 역할의 의미>

 

 

 

 

 

디자인을 통해 공공부문 혁신을 시도하는 각 국의 주요 조직들7)7) 정부를 위한 디자인, 2016년 4월호, 월간디자인

 

 

 다음은 공공부문의 디자인 주도 혁신을 위해(앞서 살펴보았던 1~3단계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 운영되는 조직의 예이다. 

 

 

 (덴마크) 마인드랩(Mindlab) http://mind-lab.dk MindLab은 세계 최초의 공공 부문 디자인 혁신 연구소.(2002~) 그 연구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 배치 된 비슷한 실험실 및 사용자 중심의 설계 방법론의 확산을 촉발시켰다. 시민과 기업 중심의 정책개발 추구, 질 높은 공공서비스의 개발, 공공부문과 민간영역에서 쉽게 확산될 수 있게 하는 사용자 중심의 툴 개발, 사용자 중심의 정책개발을 위해 부처 간에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하도록 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9년 Disruption Task Force라는 명칭의 수상 직속 조직으로 바뀌었다.

  (호주) 사회혁신센터(TACSI, The Australian Center for Social Innovation) http://tacsi.org.au 2009년 설립된 독립적인 비영리기관이자 호주의 대표적인 사회혁신센터. 호주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들을 직접 실행하면서 대안을 만들어내는 기관으로 사회학자, 인류학자, 서비스디자이너, 사회복지사, 마을 만들기 활동가, 파이낸스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일한다.

 

 (미국) 퍼블릭 폴리시 랩 Public Policy Lab  http://publicpolicylab.org 퍼블릭 폴리시 랩은 2011년 발족한 뉴욕의 비영리 단체로, 디자인 방법론을 통해 공공 서비스와 그 전달 방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참여 디자인 및 시스템 사고에 전문성이 있는 사용자 경험 디자이너를 비롯해 커뮤니티 기반의 디자이너, 서비스 디자이너 등이 초빙 연구원으로 참여한다. 뉴욕시 여러 부처와 함께 적정형 주택 공급 서비스, 공립 고등학교 진학 안내 서비스, 소수계/여성 소유 사업체(MWBE) 지원 서비스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네덜란드) 케니스랜드 Kennisland&#160; www.kl.nl &#160;‘지식 주도 사회 개발을 위한 원동력이 되겠다는 목표로 1998년 설립한 비영리 기관이다. 온ㆍ오프라인 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플랫폼을 만들어냄으로써 사회적 지위나 지역에 상관없이 여러 시민들의 지식과 재능, 경험, 직관을 모으고 이를 통해 사회 혁신을 이끌어 낸다.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교육의 개선 가능성, 효율적인 정부, 개방된 문화유산, 저작권법의 현대화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혁신적 방법론을 제시하는 등의 활동을 한다. 

 (영국) 행동통찰팀 Behavioural Insight Team&#160; www.behaviouralinsights.co.uk 행동통찰팀은 영국 내각의 행동경제학 유닛이다. 경제, 심리학, 정책 입안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갖춘 연구원들이 행동과학 원칙을 바탕으로 공공서비스를 다시 디자인하고 있으며 <넛지>로 잘 알려진 리처드 탈러(Richard Thaler)가 자문으로 참여 중이다.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8)8) 노벨 경제학상 수상, 행동경제학의 창시자

의 행동경제학 이론을 근간으로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이들은, 최근 스핀 오프(spin off)하며 독립적인 기관이 되었다. 현재는 영국, 시드니, 뉴욕에 오피스를 두고 전 세계 정부들을 돕고 있다.

 

기타 영국 정부와 디지털서비스디자인 설계 원칙, 호주의 디지털 정부 혁신 전담반(DTO)(사용자 니즈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공공서비스 개발 운영에 서비스디자인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9)9) 호주 DTO는 2010~2015년 영국의 정부디지털서비스(GDS; Government Digital Service)를 벤치마킹한 것

), 싱가포르 정부 내 디자인 조직인 ‘THE Lab’ 등의 사례가 있다. 싱가포르 정부의 경우, 디자인산업 육성 전략인 ‘디자인2025’ 발표 시 ‘정부의 디자인 활용 확대(디자인 전문가 채용, 조직 구성, 시범사업 실행)’를 강조한 바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도 디자인의 혁신적 사례를 만들고 있는 위 기관들의 비전, 정책, 사업,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연구하여 정책 수립 및 신사업 개발 시에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02디자인, 왜 중요한가

소유에서 경험으로 

#경험디자인 #서비스디자인 #제조서비스화 #사용자중심 #행동경제학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경험

 

 MP3플레이어는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실현하는 휴대기기로서 한때 사람들의 이용 경험을 지배했었다. 지금 그 역할을 하는 제품은 MP3플레이어가 아닌 휴대폰이다.&#160;더 좋은 디자인과 좋은 기능이 있었다면 MP3플레이어가 아직 사용될 수 있었을까?

 

 

그림  필립스 MP3 플레이어

 

* 사진 출처 : http://www.philips.co.kr/c-p/SA1MXX04K_97/gogear-mix-4gb 

 

 ‘휴대할 수 있는 음악’이 필요했던 사용자의 욕구가 전에는 워크맨에서 MP3 플레이어로, 이제는 휴대폰을 통해 충족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언제든 음악을 듣고자 하는 사용자의 욕구이다.&#160;그 욕구는 제품을 통해 충족되지만 ‘제품의 소유’가 주는 만족감은 순간일 뿐이다. 본래 사용자가 원한 것은 제품의 소유 자체가 아니라 제품이 매개되어 제공하는 어떤 ‘서비스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MP3가 더 팔리는 데 필요한 것은 제품성(제품성능, 가격, 기능, 외관 디자인…)이 아니다. 어떤 가격, 뛰어난 기술과 기능, 멋진 디자인도 MP3 시장을 지속하도록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MP3뿐만이 아니다. 사용자가 본래 느끼고 있던 필요를 충족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나타나는 순간 기존의 제품, 기존 산업은 사라질 것이다. TV는 본래 원거리 영상 콘텐츠를 전해주는 기능을 구현하는 제품으로 사용자는 TV를 통해 원거리의 영상을 보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TV는 이제 기술적 관점에서 더 어떻게 혁신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 만큼 현장감을 높이는 최대치의 기술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더 큰 크기, 더 높은 해상도, 곡면 화면,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 등 생산자는 모든 기술을 이용해 제품을 고도화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그 서비스를 실현하는 대상물은 꼭 TV가 아니라도 관계없다. 벽지, 빌트인 서랍장의 문, 안경, 콘택트렌즈 등 무엇이건 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의 욕구이다. 이제 생산자들은 새로운 TV나 휴대폰이 아니라 사용자가 갖는 욕구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떤 대상물 또는 서비스로 실현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필요한 건 세탁이지 세탁기가 아니잖아요.”라는 백준상 연세대학교 교수의 말은 그것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산업이 변환기를 맞고 있다. 생산 중심의 제조산업에서 경험 중심의 서비스산업으로, 제조산업에도 이제 수요자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산업은 생산품(제품, 농산물, 에너지 등)의 생산에 집중해왔다.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을 통해 생산력을 높이는 데 힘을 기울여 온 것이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생산자 중심의 관점이다. 사용자는 생산품의 구매에서 만족을 느끼는 단계를 넘어 정서와 심리적 만족을 욕구하고 있다. 사용자는 이미 생산품 자체가 아닌 서비스 경험을 구매한다.

 

 

 

그림  소비자의 인식 변화.생산품 소유에서 서비스경험 추구로 

 

 

 

맛있어서 비싼 걸까, 비싸서 맛있는 걸까?

 

 커피 시장 1위 기업은 스타벅스이다. 소비자들이 꼽은 커피전문점 만족도도 늘 최상위권이다. 그런데 스타벅스의 가격은 가장 비싼 편이다. 그런데 정말로 가격이 비싼 만큼 품질도 좋고 그에 따라 만족도가 좋은 것일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것은 아닐까? 그것을 짐작하게 하는 실험이 있다. 

 

 

그림  맥카페 - 커피 소비자들의 심리보고서 (개인 편). 2009.

 

* 동영상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D7sRTGCKfXA 

 

 2009년 맥도널드 커피 브랜드 맥카페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일 때 매체에서 방영되었던 실제 실험이다. ‘2,000원’과 ‘4,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두 개의 컵에 (사용자는 모르게) 같은 커피를 담아 맛보게 했었다. 두 커피는 혀에 느껴진 맛이 당연히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이 4천 원짜리 커피가 더 맛있다고 답했다. 

“2천 원짜리 커피는 신맛이 좀 더 강한 것 같은데, 4천 원짜리는 커피 자체의 원두 향이 좀 더 깊게 나는 것 같아요.” 

“4천 원짜리가 더 좋은 것 같아요. 향이 좀 더 진하고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고, 자꾸 더 손이 가게 되는 것 같아요.”

“나는 맛에 민감한 편인데, 4천 원짜리 컵에 담긴 이 커피는 부드럽고 향이 오래가고 쓴맛이 좀 덜해서 시럽이나 설탕을 넣지 않고 먹어도 될 만큼…….” 

등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비싸다고 생각한 심리가 동일한 제품의 가치를 다르게 지각하게끔 작용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커피가 제일 비싸기 때문에 가장 맛있다고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 아닐까? 심리적 요인이 경제적 가치를 결정한다. 

 

 제공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서비스는 생산품 + 사람 + 환경 + 전후 관리 등의 생산요인으로 구성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용자 측면에서 서비스는 매우 다양한 경험 요소로 구성된다. 경험은 생산품이 포함된 서비스를 통해 형성되며 사용성, 감각, 인지, 감정, 감성, 심리, 느낌, 기억의 복합체이다. 사용자가 생산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어떤 가치를 느끼게 되는지 알고 그에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까지 생산요소를 최적화하는 것이 생산자의 핵심 경쟁력이었다고 한다면, 앞으로 사용자의 경험 가치를 최적화할 수 있는 능력이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이제는 사용자 경험이 문제다

 

 가치 생산과정 전반에서 영향력의 중심이 제공자로부터 사용자로 이동하면서 심리적 가치가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는(= 경제적 가치는 심리가 결정한다는 인식) 전환이 왔는데, 그 전환을 상징하는 인물이 바로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이다. 대니얼 카너먼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심리학에 근거한 경제학)의 창시자이다. 그가 아모스 트버스키와 함께 썼던 ‘휴리스틱과 편향(Heuristics and Biases)’이라는 논문은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이 만들어지는 씨앗이 되었다. 행동경제학이 기본적으로 갖는 전제는 인간은 논리성에 근거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늘 주먹구구식으로 편향되게 사고하며 한 번 했던 실수에 대해서도 같은 조건을 주면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의 뇌는 원래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기관(무게는 체중의 2%에 불과하나 에너지 총량의 20%를 소모)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뇌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므로 정보를 처리하면서 패턴화시키고 단순화시키는 기능을 발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대체로 휴리스틱(직관적이고 주먹구구식의 의사결정)에 기반을 두어 사고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사고 성향은 편향을 가져온다. 뇌의 생리적 특성으로 인해 인간의 사고가 쉽게 고정관념을 가지게 되고 이는 편향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행동경제학은 최근 경제학의 주류가 되었다. 대니얼 카너먼에 이어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는 효율적 시장이론을 비판하고 행동경제학의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넛지’의 공동 저자인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는 행동경제학 이론을 실제 정책에 적용해 실증하기 위해 노력하며 행동경제학을 학문적으로 성숙시키고 확산하는데 이바지한 결과 2017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게 된다.10)10) ‘노벨경제학상, 리처드 탈러 美 시카고대 교수…경제학에 심리학 접목 ‘행동경제학’ 창시자‘, 2017.10.11. 조선비즈

 

 

 최근 행동경제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1. 인간의 심리가 경제적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입증하는 사례가 많아짐으로써 경제이론이 인간의 행동을 통해 실증 가능한 영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 인간의 심리와 행동으로 경제 현상을 해석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제학과 심리학이 통합되고 있다. 

3. 과거보다 인간의 심리와 감정을 다루는 학문 분야가 더 주목받게 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앞으로 디자인의 역할에 대한 기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용성과 매력도를 높이는 역할에서 정책 수요자의 심리를 조정하여 정책 효과를 높이는 역할로까지 변화하고 확장하게 될 것이다.

 

 인간이 매사에 이성적으로 구매 의사결정을 한다고 하면 있을 수 없는 경제 현상이 나타나고 전통적 경제학으로는 이를 해석할 수 없게 되자 심리학에 기반을 둔 경제학인 행동경제학이 주목받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심리가 경제적 가치를 결정한다.

 

 

 

 최근 경제경영서 베스트셀러로 심리학 서적들이 많이 발견되는 현상도 경영자들이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를 찾아내는 방법론에 관심을 두게 된 경향을 보여준다. 이것은 서비스산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되면서 생기고 있는 일이다. 제조산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제조서비스화 경향과 서비스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산업구조는 제조산업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점차 전환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이제까지 공급자 위주였던 것이 모두 수요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시장(사용자) 중심으로, 비전(미래 통찰력) 중심으로, 감성과 민감성 중심으로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것은 학문에도 영향을 미쳐 기업의 내부자원을 잘 이해하고 효율화함으로써 차별적 경쟁우위를 지속하고자 하는 관점의 경영학, 경제학, 마케팅 등의 학문 대신, 점차 수요자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학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수요자의 니즈를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분야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소비자 통찰, 왜 디자인인가?

 

 세상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디자인에 주목하는 경향이 생기고 있다. 뭔가를 새로 만들 때 우리가 가진 기술로부터 생각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하라 켄야는 최근 몇 년째 주거의 미래를 그리는 ‘하우스 비전’이라는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재난재해, 노령화 등의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거는 어떤 형태여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디자이너의 관점으로 해답을 제시하는 전시이다. 

 

 

그림  하우스비전 전시. 2016. 도쿄.

 

 

 그는 2007년에는 사양 산업이 되어 가고 있는 섬유산업의 미래를 그리는 ‘센스웨어’ 전시로 섬유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림  센스웨어 전시작. 모듈형 의상

 

그림  센스웨어 전시작. 물방울 형태의 가방

 

 

 사진은 모듈형의 섬유 타일로 조합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옷과 특이하게 직조되어 물건을 넣으면 물방울처럼 형태가 부푸는 가방이다. 디자이너가 앞으로 산업의 새로운 용처를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디자인포럼 발표에서 하라 켄야는 “제품 생산 위주의 산업은 끝났다”면서, “이들(하우스비전, 센스웨어) 프로젝트의 목표는 새로운 산업의 비전, 가능성을 시각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디자이너의 능력으로, 인류가 가진 가능성을 눈으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일반인들에게 가능성을 일깨워주는 것으로도 의식을 진보시킬 수 있다. 일반인의 의식이 변화되면 사회는 다음 단계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은 느끼기 어려운 사회 전반의 불편과 사용자의 드러나지 않는 니즈를 민감하게 감지하여 이를 토대로 미래를 제시하는 디자이너의 능력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말이었다.

 

 국내 기업들 중에도 최근 ‘사용자경험디자인’ 등의 내부 조직 역량을 강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변화를 나타내는 증거이다. IBM, GE, 엑손모빌 등 세계 주요기업들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제적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인텔의 경우 ‘상호작용 및 경험연구소’ (IXR)를 통해 ‘기술의 주인은 사람’이라는 명제 하에 디자이너, 심리학자, 소설가 등이 주도가 되어 인간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연구함으로써 미래에 필요해질 기술의 비전을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디자인센터도 인문학 전공자가 15%가 넘으며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기업도 소비자의 욕망을 포착해 새로운 경험을 주는 신사업을 개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공급자 위주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디자인산업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디자인의 수요시장과 공급자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다.

 

 

공급자 중심의 세상 

#사용자중심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포용디자인 #수요자중심

 

우리는 공급자 중심의 세상에 갇혀있다

 

 

그림  전형적인 자동판매기의 형태

 우리는 수요자 중심의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 아니라는 증거가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 자동판매기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방식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하나의 증거다. 동전투입식 자동판매기가 1800년대 후반 개발된 후 2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대부분 자동판매기는 허리가 불편한 노약자나 허리를 굽히기 힘든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사용하기에 불편하고 나쁜 형태이다. 물건을 집기 위해 허리를 굽히는 불편을 감수하고 이용하거나 허리를 굽히기 고통스러운 고령자들은 자판기를 이용하지 않는다. 자판기 사업자도 원래 고령자들은 자판기 사용을 선호하지 않으니 고령자를 위한 제품은 비치할 필요가 없다고만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 왜 모든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허리쯤에 맞추어 음료가 배출되는 자동판매기를 만들지 않는 것일까? 자동판매기는 전기로 작동하니 음료가 꼭 바닥으로 떨어지게 해야 할 이유가 없다. 대부분 사람은 적당히 건강하므로 사소한 장애는 쉽게 극복하고 그 상황에서 어떤 위화감이나 문제점이 존재하는지 찾아내기 어렵다. 이 불편함을 알아차리는 사람은 위화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예민한(또는 불편한) 사람뿐이다. 우리는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세상에 갇혀 살고 있지만, 그 불편함이 치명적이지 않아서 감지하지 못할 뿐, 따지고 보면 여러 불편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림  샤워 중에 샴푸와 린스 용기를 구별할 수 있습니까?

 샤워할 때 눈을 감고 있어서 샴푸와 린스를 쉽게 분간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패키지 모양이 같고 샴푸와 린스를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이 작아서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해야 하니 패키지 모양은 똑같아야 하고 제품명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니 샴푸나 린스라는 표시보다 브랜드가 더 커야 한다. 그 결과 우리는 샴푸와 린스를 쉽게 분간하기 어렵다. 사소한 불편이니 상관없다고? 건강하지 못하거나 약하고 어린, 나이 든 사용자들에게는 사용을 불가능하게 하는 불편일 수 있다. 

 규칙, 규제를 통해 이런 불편한 요소를 제거할 수도 있다. 일본은 패키지 표준규격에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규격이 포함되어 있어서 샴푸와 린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샴푸에는 패키지 옆이 울퉁불퉁한 돌기가 있고 린스에는 돌기가 없어 같은 형태라고 해도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만져보면 패키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림  샴푸, 린스를 쉽게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일본)

 

* 사진 출처 : https://press.ikidane-nippon.com/ko/a00005/ 

 

 

그림  시각장애인도 쉽게 구별할 수 있는 샴푸 용기. 디자인 성정기

 

* 사진 출처 : https://t1.daumcdn.net/cfile/blog/20056D334F3E338307 

 

 이것은 디자이너 성정기가 눈을 감고 샴푸와 린스 용기를 구분하지 못해 실수했던 경험을 토대로 눈감고도 쉽게 구분할 수 있게 세로 홈과 가로 홈을 내 디자인한 샴푸와 린스 용기이다. 이것은 시각장애인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007년 독일 레드닷 콘셉트 어워드11)11) 독일 레드닷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디자인 공모전의 하나. 제품, 커뮤니케이션, 콘셉트 부문으로 나뉜다. https://www.red-dot.org/

의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를 수상했다. 

 

 이렇게 얼마든지 해결책이 있는데 왜 세상은 여전히 불편한 걸까? 공급자 관점에서 설계된 제품과 환경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불편이 대다수에게 치명적인 것도 아니고, 오랫동안 고착되다 보니 우리는 이것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못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로 일상생활 곳곳에 숨어있는 사소한 불편함은 거대한 비효율과 스트레스를 만들어내는 지뢰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보편적인 수요자는 느끼지 못하는 생활 속의 숨어있는 불편을 디자이너가 민감하게 감지해 내고 그것을 해결할 대안을 제시해야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진다. 노약자, 장애인 등 소외된 소수의 불편까지 고려해서 제품과 서비스가 잘 디자인된다면 다수의 수요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쉽고 편하게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모두가 불편을 덜 느끼는 사회가 실현될 것이다. 아직 많은 부분이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된 채로 남아있고 우리는 여전히 그 세상에 갇혀있다.

 

수요자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디자이너

 

 이케아의 디자이너 그레엄 핀들리(Graeme Findlay)가 책상 밑에 있는 아래 사진은 자신의 아이가 체험하고 있는 세계로 들어가 보기 위해 연구 중인 장면이다. 아이들을 위한 수납장은 지금까지 천편일률적으로 네모난 서랍들을 하나로 묶어놓은 모양이었다. 

 

 

 

그림  그레엄 핀들리(Graeme Findlay)

 

 

그림  기존 어린이 수납장, IKEA

 

 

 

 Graeme Findlay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고, 어떻게 물건과 환경과 관계를 맺고, 어떻게 물건을 보관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가구와 독특한 관계를 맺으며 가구 자체도 놀이의 대상이 됨을 알게 되었고 정형화된 박스형 수납장 대신 장난감을 고정하는 고무 행거를 디자인하게 된다. 아이들이 스스로 장난감을 정리하는 행동 자체를 놀이처럼 하게 되는 개념의 모듈형 수납시스템 ‘Makalos’은 세계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수요자의 처지가 되어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지금까지 생각지 못했던 무언가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림  IKEA ‘Makalos’

 

 

그림  IKEA ‘Makalos’ 모듈

 

 

 

화성에서 온 공급자, 금성에서 온 수요자

 

 

‘기업이 고객에게 우수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

고객이 ‘기업이 고객에게 우수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동의한 경우

 

* 출처 : Closing the delivery gap, 2005, Bain & Company, Inc.

 

 컨설팅회사 배인앤컴퍼니(Bain & Company, Inc.)가 2005년 세계 362개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5%는 "우리 회사가 고객지향적인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80%의 기업들은 자기 회사가 경쟁사보다 차별화되고 우수한 상품,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고 믿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들의 믿음과 고객의 인식은 너무나 달랐다. "당신과 거래하는 기업이 경쟁사보다 차별화되고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느냐"는 똑같은 질문에 대해 고객 중 불과 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공급자인 기업은 수요자의 마음을 알지 못한다. 공급자는 제공자로서 자기 입장과 시각을 가지고 있어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하기 어려운 것이다. 공급자에게 ‘수요자 중심으로 생각해야 함’을 지적하면 대부분 ‘우리는 원래부터 수요자 지향의 노력을 해왔다’고 말한다. 공급자가 가진 현실 인식이 고객이 느끼는 체감과 차이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

 

A                           B

 

 

 그림처럼 A지점은 100% 공급자 중심의 제품서비스를, B지점은 100% 수요자 중심의 제품서비스를 의미한다고 가정해보자. 초기에는 전적으로 공급자의 관점인 A지점에서 제품서비스를 제공했겠지만, 점차 수요자 중심의 B의 방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아주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고 해도 어쨌든 변화는 하고 있기에 공급자들은 ‘우리는 늘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해오고 있다’는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그 결과가 충분히 수요자 중심의 제품과 서비스라고 말할 수 없다. 어떤 제품과 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인가 아닌가의 판단은 수요자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8%, 앞서 언급했던 배인앤컴퍼니의 조사 결과로 설명된다. 수요자 중심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수요자 중심,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여름 모 지자체에 국내 최초로 비키니 족을 위한 선탠 전용 해수욕장이 생겼다. 이 해수욕장은 전적으로 수요자 중심으로 개발된 것이었다. 지자체가 전년도 피서객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들이 남성들의 시선이 싫다고 말했던 의견을 토대로 여성을 위한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이 해수욕장, 그 해 핫플이 되었을까? 전혀 아니다. 이용자 수가 전년보다 절반 이상 줄었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지만 정작 원했던 것이 생기고 나니 사람들이 오지 않은 것이다. 수요자에게 원하는 것을 묻고 그것을 제공하는 1차원적 수요자 중심 디자인은 실패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이다.

 ‘여자를 너무 몰라~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이 폭망한 이유?’12)12) 국민일보 쿠키뉴스, 2014.7.31. http://m.kukinews.com/newsView/kuk201407310132 

라는 기사에서는 “남자가 없는데 비키니가 뭔 소용?”, “비키니를 차려입고 해변을 찾는 여성들의 마음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등 시민들의 의견을 통해 수요자 의견을 그대로 받아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림  모 지자체의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 2014.7.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자동차를 개발한 헨리 포드는 “내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고객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라고 했고 스티브 잡스도 “많은 경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른다.”라고 했는데 이것도 같은 맥락이다.

 

 수요자 중심이라고, 무조건 정답이 아니다. 무턱대고 해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답을 내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식으로는 실패한다. 더군다나 디자인은 본래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새로 창안해서 구현하는 일이기에,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을 한다면서 수요자도 경험해보지 않는 무언가를 수요자에게 물어봐서 개발해서는 안 되고 또 가능하지도 않다.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실패는 수요자에게 의견을 묻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니즈(Needs)를 파악할 수 없고, 이에 따라 바른 정책적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음 글에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수요자의 욕구를 어떻게 발견해야 하는지,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관점, 방법을 다룬다. 

 

 

 

수요자 중심의 디자인 

#사용자중심디자인 #관찰 #고객욕구 #수요자중심

 

전원 버튼은 필요한가? 

 

 전자제품에 하나의 버튼만 있어야 한다면 그것은 전원 버튼이라 생각하기 쉽다. 아이팟 개발 초기 회의 중에 스티브 잡스는 모든 버튼을 없애자고 했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당황한 연구원 한 명이 ‘아무리 그래도 전원 버튼은 필요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 스티브 잡스는 '사용자가 기기를 사용하지 않으면 서서히 전원이 꺼지고 다시 사용하기 시작하면 전원이 들어오게 만들면 충분하지'라는 말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상황을 정리했다. 아이팟에는 전원 버튼이 없다. 

 

 

사진 : 1세대 아이팟, 2001, 애플

 

 

 사용자로서는 음악재생이 되면 될 뿐, 제품의 전원을 켜는 단계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 ‘전자제품이라면 전원 버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공급자 중심의 세계관이 만들어 낸 편견 아닐까?

 수요자 중심의 접근방식은 혁신의 기회를 만든다. 디자인은 수요자의 입장에 서서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수요자 중심의 접근, 디자인적 접근이 왜 강조되어야 하는지 사례로 살펴본다.

아이를 위한 칫솔, 작으면 된다?

 

 아이들 칫솔의 생김새를 떠올려보라. 고무 재질의 통통한 손잡이와 작은 칫솔머리……. 지금 떠오른 이미지는 1996년에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디자인기업 IDEO는 오랄 비(Oral-B)를 위해 5~8세용 어린이 칫솔을 디자인하면서 아이들의 이 닦는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고정관념을 깨는 제품을 만들게 된다. 1996년 이 제품 출시 전까지만 해도 어린이용 칫솔은 어른 칫솔보다 작다는 정도 개념의 제품만 있었다. IDEO 디자이너가 아이들을 관찰해보니 실제로 아이들은 어른들처럼 칫솔을 손가락으로 잡는 대신 네 손가락과 손바닥을 함께 써서 주먹을 쥐듯 칫솔을 붙잡고 있었다. 손가락 하나하나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것을 더 쉽게 잡을 수 있게 하려면 오히려 어른의 칫솔대보다 더 두꺼워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결과 만지작거리기 좋은 느낌의 통통한 고무 손잡이를 가진 어린이 전용 칫솔이 탄생했다. 

 

 

그림  아이들 칫솔의 전형이 된 오랄 비 어린이용 칫솔

 

* 사진 출처 : http://www.ideo.com/work/gripper/ 

 

 이 사례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아이들 칫솔을 만들 때 누구도 아이들 행동을 관찰해보려고 하지 않았었다는 점이다. 칫솔을 사용한 오랜 역사 이래 불과 몇 년 전, IDEO의 시도 전까지는 아이의 처지에서 어린이에게 필요한 칫솔이 무엇일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아이들의 경험쯤은 이미 잘 알고 있다고 전제한다. 무언가를 경험했다고 해서 그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아이였기 때문에 경험이 선입견이 되어 오히려 겸허하게 아이에게 불편한 것이 무엇이고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을 못하게 된 것인지 모른다. 

 IDEO의 디자이너들은 아이들이 자기 의사를 분명히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관찰 방법을 사용했던 것일까? 사용자 대부분은 자기가 불편한 것,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래서 디자인은 말이나 글 외에도 사용자를 관찰하는 조사 방법을 사용한다.

 

수요자 관찰을 통해 숨겨진 욕구 발견하기

 

 앞서 소개했던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실패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묻는 것으로는 진정한 욕구(Needs)를 파악할 수 없고 해결책도 찾을 수 없기에 생긴 결과였다. 사람의 욕구와 의사소통 방식에 대한 이해가 커지면서 수요자에 대한 조사 방법도 고도화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설문이나 인터뷰처럼 수요자에게 물어보고 그 응답을 근거로 여러 개선점을 찾는 조사 방법을 주로 써왔는데, 사람들은 자기 욕구를 잘 알지 못하고, 원하는 것을 알고 있어도 그것을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하고, 설령 용케 표현했다 해도 전달되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긴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 공급자가 아무리 수요자 중심으로 하겠다고 작정해도, 공급자와 수요자 간의 처지는 문화와 언어가 다른 이민족 같아서 공급자가 수요자들의 심정을 헤아려 사소하지만 중요한 애로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럼 어떤 방법을 사용해야 할까? 

 문화인류학은 서로 언어가 달라 소통이 안 되는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도 연구해야 하는 학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래전부터 말과 글에 의존하지 않고 수요자의 의도를 알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었다. 이런 유형의 연구 방법을 참여 관찰(participant observation) 또는 민족지학(ethnography), 민속지학이라고 한다. 수요자 심리를 알아내고자 하는 분야에서 비언어적 조사를 하고자 할 때 이러한 연구 방법을 참고할 수 있다. 설문조사,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발견할 수 없는, 수면 아래에 잠재된 수요자의 욕구 세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측면이 있기에 마케팅에서도 일찍이 소비자조사에 관찰 방법을 도입하고 있고 디자인 분야에서도 관찰과 협력적 워크숍 등 민족지학적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선입견 없이 사람의 행동을 관찰해 표현하지 못하는 욕구를 찾아내고 그 속에 숨겨져 있는 의미를 찾아 해석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내게 말해보라. 그러면 잊어버릴 것이다.  내게 보여주라. 그러면 기억할지도 모른다.  나를 참여시켜라. 그러면 이해할 것이다.” 

 

 이것은 필립 코틀러가 '마켓 3.0'에서 인용한 중국 속담이다. 말이나 글로 표현되는 것보다도 행동 관찰이, 행동 관찰보다는 참여를 통해 더 깊이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사용자조사 방법의 연구자 Sanders와 Dandavate는 사용자조사 방법의 특징을 다음 표와 같이 표현한다. 

 

 

 

* 그림 : 사용자조사 방법론 간의 특징(Sanders & Dandavate 1999)

 

 말이나 글로 하는 리서치보다는 관찰 리서치가, 그보다는 함께 하는 워크숍 등의 참여적 리서치가 더 깊이 있는 잠재 욕구를 발견할 가능성이 더 큼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중국 속담과 완전히 똑같다. 또한 이것은 수요자 중심의 제품/서비스 개발에 있어 설문조사보다 관찰조사 방법이 선호되며 디자인씽킹 워크숍과 같은 참여형 워크숍이 점차 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한다.

 

 

욕구를 찾고, 혁신을 만드는 디자인 

#고객욕구 #공감 #관찰 #민감성 #유니버설디자인 #사회문제해결디자인

 

감춰진 욕구를 찾고 그것을 실마리로 디자인한다

 

 존스 홉킨스 병원(Johns Hopkins Medicine)13)13) 존슨 홉킨스 병원 : 미국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 있는 병원으로 21년 연속 미국 최고 의료기관으로 선정된 명성 있는 의료기관이다. 

은 의사들이 퇴원 요약지를 잘 작성하지 않는 것이 고민이었다. 경영컨설팅 회사에 문제해결을 요청했었지만, 컨설팅 결과는 실패였다. 병원 측은 보다 창의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같은 과제를 디자인기업에 다시 의뢰하게 된다. 디자인회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퇴원 요약지에는 퇴원하는 환자의 진료기록과 퇴원 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에 관한 내용이 기록된다. 퇴원 시점에 의사가 작성해주어야 하지만 한참 지나서야 작성되는 문제가 있었고 그마저 절반쯤 작성되거나 내용도 부실한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너무 많은 내용을 기재해서 필요 정보를 찾기 어려운 예도 있었다. 

 의사 대부분은 퇴원 요약지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고, 인턴들에게 작성을 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인턴들은 퇴원 요약지 작성법을 배운 적도 없었고 작성할 줄 몰랐다. 퇴원 요약지는 일반 병원에서 참고하는데, 일반 병원에서는 누가 작성한 것인지 알 수 없어 상세한 정보가 필요해도 다시 요구하지 못했다. 작성자 또한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자기가 잘못 작성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프로젝트를 맡게 된 디자인기업 IDEO는 시작하면서 병원의 대표적인 이해관계자를 의사, 간호사, 환자, 환자 가족의 네 그룹으로 구분하고 이들을 움직이는 심리적 동기가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한 조사를 했다.

 의사의 의사결정을 이끄는 근본적 욕구, 동인(이끄는 힘)은 무엇일까? IDEO가 찾아낸 것은 ‘공포’라는 단어였다. 의사는 어떤 누구의 조언도 받을 수 없는 고독한 존재다. 때로는 의사의 결정이 환자의 생사도 가른다. 의사는 설령 확신이 없더라도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믿고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그 상황 자체가 두렵다는 것이다. 또 의사들은 자기가 정답을 모르고 있을 때도 이를 환자에게 숨겨야 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의사들의 행동이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으로 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디자인적 접근은 ‘어떻게 하면 의사에게 공포심이라는 무거운 심리적 짐을 줄여줄 수 있을까? 그 공포심을 극복하고 더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그것을 위해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IDEO는 의사들이 마음속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퇴원 요약지가 잘 작성되지 않는 것은 두려움이 작동하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남에게 물어보지 못하는 심리, 세부요소를 빠트리면 환자에게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뭔가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흔적을 남기기 싫다는 무의식과 같은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해석했던 것 같다. 

 설문이나 인터뷰만으로는 숨겨진 심리를 알기 어렵다.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나중에 생길 수 있는 문제에 엮이기 싫어요. 퇴원 요약지를 알아보기 쉽게 작성하기 싫습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솔직하고 솔직하지 않고의 여부를 떠나서 잠재되고 억압된 욕구이다 보니 말로 표현하기 불가능하다. 공감하는 능력과 민감성이 뛰어난 디자이너가 말이나 글이 아닌 행동 관찰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을까? 먼저 인턴과 레지던트들에게 퇴원 요약지 작성법을 교육했다. 주치의가 회진할 때 중요 정보를 요약 기록해서 그것을 퇴원 요약지에 적어 넣을 수 있게 하였다. 환자가 퇴원 요약지를 들고 원외 의료기관을 찾았을 때, 그 기관의 의사들이 이를 읽고 평가, 피드백해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의사들은 성적이 나쁘게 나오는 것을 두려워했기에 그 효과는 매우 좋았다. 이 조치 후 환자 퇴원 뒤 3일 이내에 90%의 퇴원 예약지가 작성되었고 2주 후에는 99%가 작성되게 바뀌었다.

 이것은 디자인의 차별화 된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사례이다. 사용자의 사정을 공감하고, 그의 행동을 관찰하고, 마음속 어떤 심리가 그 행동을 만드는지 해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불편에 대한 민감성이 혁신을 만든다

 

 2차 대전 때 잠수함에는 산소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측정하는 기술이 없어서 함 내에 토끼를 두었다가 토끼가 죽으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식으로 산소포화도 감지기 대신 토끼를 활용했다.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의 문제를 발견하는 토끼가 될 수 있다.

 디자이너는 직업인으로서 훈련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미세한 제품/서비스의 차이를 느끼고 불편을 감지하는 훈련을 거듭한다. 지각, 인지, 감성의 예민한 감지자로서 미묘한 위화감(불편함)을 잘 알아차리고 공감력으로 사용자 경험의 문제를 발견해내서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가로 키워진다.

 

 

그림  한국 실무디자이너와 ‘트라이포드 디자인’과의 디자인워크숍 장면. 사토시 나카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2008, 해외선진기관워크숍사업)

 

디자이너들이 시각, 촉각의 감도를 낮추는 도구를 사용해 고령자의 경험을 시뮬레이션하고 제품을 개선한다.

 

 일본의 디자인기업 ‘트라이포드디자인’(tripod design)의 대표이자 도쿄대학 교수 ‘사토시 나카가와’(Satoshi Nakagawa)는 유니버설디자인의 전문가이다. 트라이포드디자인은 제품 개발할 때 만 명이 넘는 ‘리드 유저’(lead user)라는 사용자 풀(Pool)을 활용한다. ‘감각’이 앞서 있다는 뜻의 리드 유저는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가진 장애인들로, 디자인 개발 시 아이디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도록 이들을 참여시키고 있었다. 장애인들과 디자이너들이 한 팀이 되어 제품과 서비스의 불편함을 고도로 세세한 부분까지 감지해 개선한다. 

 예를 들어 젓가락을 디자인한다면 어깨나 손목 근육, 손가락 등이 불편한 사용자들을 팀에 합류시켜 디자이너들과 함께 디자인한다. 디자이너들이 장애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찾고 개선하면서 배운다. 장애인은 ‘불편함’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예민도가 높아서 제품의 위화감에 대한 민감성이 최고 수준인 전문가이다. 이들도 편하게 느끼는 제품이라면 비장애인에게는 더욱 편리할 것임이 분명하다. 

 실제 이들은 완만한 곡면과 각진 면을 가져 힘을 주지 않아도 손에서 빠져나가지 않고 잘 구르지 않는 투명한 젓가락을 디자인했고 이것은 일본항공 JAL의 일등석용 제품의 원형이 되었다.

 

 

 

 

그림  장애인과 협업을 통해 개발된 젓가락 (시제품)

 

 

그림  JAL에 최종 납품된 젓가락2008년 시카고 아테네움 굿디자인어워드 수상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되는 중이고, 장애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노약자, 장애인, 디자이너들처럼 예민한 사용자는 생활 속의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레이더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감지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 해결책을 제안하고, 그것을 구현한다. 

 

사회문제해결, 누가 할 것인가?

 

 일상생활에서도 위화감을 민감하게 느끼고 불편해해야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다. 높은 공감력을 갖고 민감성이 뛰어난 예민한 디자이너야말로 문제점과 사용자의 잠재 욕구를 발견해내는 좋은 제품/서비스의 설계자가 될 수 있다. 평균치의 민감성만으로는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을 찾아내기도 어렵고, 문제를 모르니 개선하기는 더 어렵다. 앞서 소개했던 자동판매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예시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예민한 사용자로부터 배워야 한다. 그리고 예민한 사용자가 우리의 제품/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까다롭고 엄격한 품질관리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과 같이, 제품/서비스가 까다로운 관점에서 세심하게 설계되어야, 덜 예민한 보편적인 사용자들도 편안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공감력이 뛰어나고 예민한 사람이 문제를 더 잘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다. 

 

 

보이는

보이지 않는

 문제는 아래 그림의 1~4단계처럼 다양한 정황으로 존재한다. 

 

 

1. 문제가 명백하고 해결방법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단계

2. 문제가 드러나 보이지만 해결방법은 잘 보이지 않는 단계

3. 문제가 보이지 않지만 불편을 느끼는 단계

4. 문제가 보이지 않고 불편함도 거의 인식 못하는 단계

 

표  다양한 구성원들이 문제를 인식하는 4단계 (출처 : Tripod Design)

 

 

 

 그림의 세로선들은 민감성이 서로 다른 사회 구성원을 의미한다. 길이가 제각각인 것은 구성원 각자가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는 수준이 서로 다른 것을 말한다. 불편함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들은 3, 4단계의 위화감을 알 수 없는 반면, 좋은 디자이너, 예민한 디자이너, 장애인은 이것을 느낀다. 

 문제를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해야 더 정확히, 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문제해결이라는 주제에 대해 디자이너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고 있는 것도 디자이너들에게 이러한 인식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정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제품/서비스의 개선과 산업에서 문제해결이라는 과제를 넘어, 공공서비스의 개선과 사회문제해결의 과제에 디자이너들이 더 관여도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최근 환자경험평가14)14) 의료질 향상을 목적으로 의료진과의 의사소통, 치료과정에서 겪었던 경험 등을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병원을 평가하는 제도. 국내에는 2017년부터 시행되어 상급종합병원과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적용 중이다.

와 같이 수요자 중심으로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공공서비스 부문도 수요자 중심의 혁신 방법이 정착될 수 있어야 하겠고, 디자인이 수요자 중심의 개발 방법으로 주목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03한국

디자인

진흥원

국가 산업 발전과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설립배경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설립된 배경을 살펴보면 정부정책에서 디자인진흥기관이 했어야 할, 해야 할 역할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설립(1970)하고 디자인 진흥을 위한 법을 마련(산업디자인진흥법, 1977)하는 등 정부가 디자인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 지 만 50년이 넘었다. 그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사례가 없는 기세로 성장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세계 최초로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되었고 2020년 세계 GDP 10위이자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 국가가 되었다. 그 어떤 나라도 해내지 못할 고도성장의 배경에는 1962년부터 1997년까지 이어졌던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같이 근대화를 명분으로 한 불균형성장 전략, 국가 주도로 일사불란하게 추진되었던 산업발전의 계획과 실행이 자리하고 있다. 

 불균형 성장 전략이란 한정된 자원을 특정한 곳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양적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방법이다. 재벌 육성, 서울, 영남 등 특정 지역의 집중 개발, 중공업, 중화학공업 등 제조업 중점 개발, 수출 중심 경제와 같이 특정 분야를 선택해 집중 성장시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나라는 초고속 압축 성장이라는 빛과 양극화라는 그림자를 얻게 된다. 정부 주도 계획 경제로 우리나라 산업 발전이 이루어졌기에 그 내면을 이해하자면 정부 정책이 어떤 목표를 정했고 실현했는지 알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을 통해 정책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 디자인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1970년 이후 정부가 국가 발전을 위해 디자인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추진체계로 한국디자인진흥원(당시 한국디자인포장센터)을 설립한 후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펼쳐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정부의 정책 방향에 조응해 디자인산업에 관한 정부 정책을 실행해 오는 과정에 디자인산업의 변화,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디자인산업 진흥의 역사를 디자인의 발전사와 분리해내서 살펴보려고 시도한다면 디자인산업의 현실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계점도 분명하다.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디자인산업 육성은 디자인산업 자체를 육성해 디자인산업 간 국제 경쟁을 하려던 것이 아니라 제조산업과 수출 성장에 디자인이 필연적으로 필요했던 것이었기에, 제조산업 외 생활 문화, 환경, 공공정책 곳곳에 역동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디자인의 다양한 면모를 아우르지 못한다. 정부 주도 산업 육성 정책은 대체로 두 가지 한계점을 갖는다. 해당 행정부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특정 산업을 바라보는 관점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전략적 선택의 과정에서 의도적으로나 그랬거나, 의도치 않았지만 시대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함으로 인해 배제되는 영역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국내 디자인산업 현황을 정부의 산업 육성 정책에 의한 결과로만 보기에는 그간 정부 영향이 시장을 좌우할 만큼 압도적인 자원이 투입되었던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정책의 작용 결과를 인과관계로 따져보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비약적 경제 성장으로 세계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우리나라는 이제껏 국가 주도의 경제 성장 정책의 성공 요인에 대해 정확히 평가,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산업 발전에 있어 경제 발전 모델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지도 못했고, 달성한 성과와 함께 사회문화적으로 발생한 각종 문제 요인과 문제의 원인, 해결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높지 않다.15)15) 이종일, 박문수, 「한국경제 50년사 분석 및 산업정책 시사점 고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pp.4-5, 2013.

 우리의 예상 범위를 넘어 산업, 기술이 너무나 빠르게 발전, 변화되었고 이에 따라 사회, 문화, 우리가 처한 환경도 빠르게 복잡성을 더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성장, 포용성의 상실, 자원의 불균형 심화 등 당면하게 된 총체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지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주어진 조건 속에서 최대한 효과를 높이자고 하면, 지나온 50년의 디자인산업 육성정책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나타날 기술, 사회변화 동향을 예측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정부 정책 방향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발전단계 또는 시대별 구분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부터 정의하고 단계별로 당시 정부가 투입한 자원과 전략, 추구했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디자인수요시장의 상황, 사회, 경제, 문화적인 상태에 따라 달성된 것이 무엇인가를 평가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간의 디자인 정책 성과 분석과 평가를 통해 코로나 이후 시대 디자인 정책이 추구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를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

 

수출 강국의 꿈, 정부 주도 디자인 정책의 시작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가 주도로 설립된 디자인 진흥기관으로서 디자인 법/제도, 디자인권리보호, 인재육성, 기업지원, 문화확산, 인프라 제공 등 한국의 디자인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디자인과 포장으로 수출 한국을 견인하겠다는 목적으로 한국디자인포장센터라는 이름으로 1970년 창립되었다. 

 1960년대 수출 중심 성장이라는 국가적 과제는 정부 주도 디자인산업 진흥이 시작되었던 배경이다. 1960년 2천 2백50만 달러, 1961년 4천 1백만 달러였던 수출이 1964년에 1억 1천 9백만 달러로 급격히 증가16)16) 1964년 11월 30일 1억 달러를 돌파했는데, 정부는 이날을 기념해 ‘수출의 날’로 정했다.

17)17) ‘기록으로 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국가기록원 웹사이트(주요 이슈 > 수출 증대). 2021.

하자 사람들은 제2차 경제개발5개년 계획의 완성연도인 1971년 수출 목표 10억 달러 달성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도 있음을 예감하게 된다. 1960년대 10년간 연평균 41%, 세계 최고의 수출 신장18)18) 동 기간에 수출 신장 연평균 30%를 넘었던 국가는 세계에서 2개국, 한국과 리비아 뿐이다.

을 기록하며 우리나라는 저개발국가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했고 1971년 수출 10억 68백만 달러로, 도달하기 어려울 것처럼 보였던 수출 목표를 달성한다. 

 

 

 

‘자랑할 것 없는 나라, 세계 제일은 가을 하늘’, 

1964년 주간한국 창간호 표제19)19) 이 표제가 등장한 1964년은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1962년∼1966년)이 시도되던 중으로 월남전 파병, 한일협정으로 외화를 벌던 시기였다. (사진 출처: ‘자랑할 건 '가을 하늘'뿐이던 나라서 반도체 자동차 등 연 6000억 달러 '수출 강국'으로’, 주간한국, 2019.09.23.)

 

당시 우리나라 산업발전상황에 대한 현실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1968년 해외 수출품에 대한 문제 제기가 13%에 달하고 그중 중요한 문제가 포장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오자, 포장 문제는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디자인과 관련해 1965년 10월 29일 상공부 인가로 설립된 민간기구 ‘사단법인 한국포장기술협회’, 1966년 정부가 우수 디자인 제품 생산을 통한 수출 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한국공예디자인연구소’20)20) 한국공예디자인연구소는 설립 첫해인 1966년 ‘대한민국 상공미술전람회’를 처음으로 운영했다. 이것이 현재의 DK어워드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이다. 

, 1969년 수출용 골판지 상자 제작해 수출기업에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수출품포장센터’와 같은 기관이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포장기술협회’와 ‘한국공예디자인연구소’는 포장기술과 디자인의 연구개발 기관이었고, ‘한국수출품포장센터’는 포장재인 골판지의 생산 공급으로 수출 포장에 직접 관여하는 기관이었다.

 1969년 정부는 외국 저명 디자이너 초청, 포장센터 설치 등에 예산을 배정21)21) ‘수출진흥확대회의 녹취록 심화 연구’, p152, KDI, 2014

했고 1970년 4월 20일 개최된 청와대 수출진흥확대회의22)22) 박정희 대통령은 1964년 10월 5일 수출제일주의를 정부 경제시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을 것을 천명하고 1965년 2월부터 1979년 9월까지 14년간 월 1회 수출진흥확대회의를 주관했다.(수출진흥확대회의 녹취록 심화 연구, KDI, 2014) 

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기존 세 기관을 통합해 ‘재단법인 한국디자인포장센터’를 설립하기로 한다. 5월19일, 당시 상공부 장관인 이낙선이 겸직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정부 기관과 민간이 통합된 디자인 진흥기관인 ‘한국디자인포장센터’가 설립되었다. 이것이 현재의 ‘한국디자인진흥원’이다.23)23) 오근재, ‘디자인 코리아’(2020, 한국디자인진흥원) 중 발췌, 요약. pp25-28. 

 

‘한국디자인진흥원’은 10억 달러의 수출 목표를 꿈꾸었던 1970년, 수출 상품 포장 개선의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디자인으로 국민의 염원인 수출 강국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던 것이다.

 

 2차 경제개발계획까지 경공업 수출에 집중했던 우리나라는 수출의 비약적 확대를 위해서는 중화학공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2년~1976년)부터는 중화학공업에 집중하여 종합 제철, 석유화학, 기계공업 등 중화학공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24)24) 1970년대 중화학 공업을 산업화의 성장 엔진으로 삼고 정부가 집중적으로 지원한 결과 1979년 중화학 공업화율은 51.2%에 달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1970년대에는 기계, 선박, 철강 등 중화학 공업 제품이 수출의 40-50%를 차지한다. 

 이것은 수출의 극적인 확대로 이어져 1980년 초까지를 목표로 했었던 1백억 달러 수출을 1977년에 조기 달성하게 되었고, 외신들은 한국의 놀라운 경제 발전을 ‘한강의 기적’이라고 칭하면서 한국을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함께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부르게 된다.25)25) "중화학 국가로 간다"…박정희 대통령 결단, 國力 증폭시켰다. 2014.08.28. 아시아경제

 

 

 1960년대는 낮은 인건비를 경쟁력으로 하는 1차 산업 생산품과 옷, 신발, 가발 등 경공업 제품이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했기에 포장과 제품개발 등 디자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 될 수 있었지만, 1972년부터 중공업, 중화학 중심의 수출로 정부 정책이 크게 전환하게 되면서 한국디자인진흥원도 수출에 기여하는 기관으로서 역할 정립에 대한 큰 고심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림  1965년부터 14년간 박정희 대통령이 주관해 매달 개최했던 수출진흥확대회의. 사실상 수출 정책을 총괄하는 최고정책기구였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창립 이후 시대별로 정책과 사업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되어 왔는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 과정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산업 #산업육성정책 #디자인정책

 

 

디자인코리아, 2020,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변화 과정을 몇 개의 단계로 구분한다면 그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창립 시점인 1970년을 기준으로 10년 단위로 각 시기가 갖는 정책과 주요 사업이 어떤 양상으로 변화되어 왔는지 특징을 정의하는 단순한 접근이 있을 수 있다. 2020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산업 육성의 과정과 성과를 기록한 ‘디자인코리아’를 발간했는데, 여기에서 50년의 경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1970년대에는 디자이너등록제, 포장기사제도 시행, 디자인포장진흥법 공포 등 포장과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자 주력했다. 

 

 1980년대에는 시각, 산업디자인 영역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우수디자인 상품 선정제를 도입해 이를 진흥하고 육성하기 위한 역할을 하였다. 

 

 1990년대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 제도를 운용하고 디자인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보다 체계를 갖추어 디자인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국디자인포장센터. 1970~2000, 서울 종로

 2000년대를 맞아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 산업디자인대회 등 우리의 디자인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는 많은 계기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광주, 부산, 대구·경북에 지역디자인센터가 개소되는 등 세계화와 동시에 지역화 동향이 나타났다. 특히 인터넷 확산에 따라 웹, 사용자경험, 콘텐츠 등 디지털디자인 영역이 크게 성장했다. 

 

 2010년대에는 제조서비스화와 서비스산업 확대 등 산업 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다양한 정책을 통해 서비스디자인 분야가 생겨날 수 있도록 해 신 수요시장을 개척하였고 스타일산업 등 상대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지 못했던 다양한 디자인 분야로도 지원영역을 확대하였다. 또한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돕는 거점을 마련하여 한국디자인 세계화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으며 해외 디자인 나눔 사업으로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함께 극복하며 국제사회에 과거에 받았던 바를 보답하는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표 : 시기별 디자인산업과 한국디자인진흥원 역할, 진흥 정책 변화>

 

구분

디자인산업성장

한국디자인진흥원역할

주요 내용26)26)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이 궁금해」, pp.9-10, 2020.

 

1970~1979

포장디자인

제도화

· 디자이너등록제, 포장기사제도 시행, 디자인포장진흥법 공포 등 포장과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1980~1989

시작디자인, 제품디자인

기반구축, 인식확산

· 시각, 산업디자인 영역이 자리 잡기 시작

· 우수디자인 상품선정제를 도입해 이를 진흥하고 육성하기 위한 역할을 함 

1990~1999

웹, UI, 디지털디자인

역량강화, 산업진흥

· 산업디자인전문회사 제도를 운영하고 디자인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체계를 갖추어 디자인산업 역량 강화와 국민적 인식 확산을 위해 노력. 

2000~2009

콘텐츠, UX디자인

세계화, 지역화

·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 산업디자인대회 등 우리의 디자인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됨

· 국내 광주, 부산, 대구경북에 지역디자인센터 개소 등 지역화 동향

· 인터넷 확산으로 웹, 사용자경험, 콘텐츠 등 디지털디자인 영역 크게 성장 

2010~2019

서비스디자인

융합화, 특성화

· 제조서비스화와 서비스산업 확대 등 산업구조적 변화에 대응해 서비스디자인 분야 신수요시장 개척 

· 스타일산업 등 상대적으로 정책적 지원을 하지 못했던 디자인분야로 지원영역 확대 

· 베트남, 중국 등 해외 진출을 돕는 거점 마련, 한국디자인 세계화를 위한 노력과 해외 디자인 나눔사업으로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함께 극복하며 과거에 국제사회에 받았던 바를 보답하는 역할을 함

 

 이에 비해 정치, 사회, 경제, 문화의 다양한 측면에서 이전 시대와 비교할 때 가장 의미 있게 변화된 중요한 변곡점을 갖는 시기를 기준으로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2020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작은 정책연구’27)27)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20년부터 공모를 통해 소규모 정책 연구를 지원함(주제 : 평가지표, 데이터경제, 한국디자인사, 사회문화, 공공혁신. 연구제목 : 남북통일 대비 디자이닝 비즈니스 기반 구축, 사회혁신디자인을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디자인정책 제안, 디자인진흥정책 관점에서 본 한국디자이너 1세대 논의 및 쟁점).

에 참여한 김성천은 정부 정책의 시행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수용한다는 것에 착안하여 정치 권력의 집권 시기를 기준으로 다음과 같이 한국디자인 진흥 정책의 시기를 구분하였다.28)28) 김성천, 「디자인 진흥 정책 관점에서 본 한국 디자이너 1세대 논의 및 쟁점」, 한국디자인진흥원, pp.20-24, 2020.

 

 

 

<표 : 정권에 따른 디자인 진흥 정책의 변화>

 

시기구분

주요 내용

1945-1969

디자인 진흥정책 태동

· 해방 후 6.25 한국전쟁과 정치적 혼란기를 거치며 디자인 진흥 정책 및 제도의 모색

· 서울대학교 예술대학 미술부 도안과(1946년) 개설부터 이화여대, 홍익대학교 등으로 이어지는 디자인 교육 실시

· 한국공예시범소(1957년) 설치. 국내 최초로 디자인진흥기관의 기틀 마련

· 대한민국상공미술전람회 개최로 제도적인 디자이너 등용문 마련(1966년)

1970-1980

정부 주도 디자인 육성1기

디자인 제도 정비

 

· 제3공화국 후반

· 제4공화국

· 5.16 군사정변을 통해 정권을 창출한 제3, 제4공화국의 경제개발 위주 정책 아래 정부 주도 디자인 육성 정책 수립

· 경제개발 촉진을 위해 3개 기관을 통합, 한국디자인포장센터 설립(1970). 정부 주도의 통제와 관리를 통해 디자인과 포장 기술을 발전시킴

· 디자인 환경이 열악한 초창기에 디자인포장센터가 거점 역할로 디자인 활성화를 유도

· 상공미전 운영으로 프로 디자이너 배출, 디자이너 등록 실시(1970년) 및 디자이너 등록제(1972년) 시행, 디자인포장기사 제도 시행 (1974년)을 통해 디자인 인적자원에 대한 정부 관리 시작

· 우수 디자인 인력을 디자인포장센터에서 채용, 디자인 직접 개발을 통해 일반 기업 디자인 지원

· 산업디자인포장진흥법 제정 (1977년)으로 디자인 진흥을 위한 근거 마련

1981-1992

정부 주도 디자인 육성2기

디자인 산업 활성화

 

· 제5공화국

· 제6공화국

· 신군부 정권에서 세계적 스포츠 및 문화 행사 개최를 계기로 올림픽 상품디자인 개발위원회 설치(1982년), 중소기업 디자인/포장 상담실 운영(1984년), 우수디자인(GD) 선정제(1985년) 같은 성과 중심의 디자인산업 활성화 추진

· 88서울올림픽을 전후하여 대기업의 세계 진출을 계기로 한국디자인의 수준과 목표를 상향시킴

· 한국산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으로 개칭(1991년), 공인산업디자인전문회사 등록제도 실시(1992년),

· 제1차 산업디자인발전5개년 계획(1992년)을 통해 디자인산업 기반 조성

1993-2007

디자인 생태계 조성과

세계화

 

· 문민정부

· 국민의정부

· 참여정부

· 문민정부 출범 (1993년) 이후 산업디자인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디자인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

· 일반중소기업 R&D 지원을 한국디자인진흥원 직접 개발에서 디자인전문회사를 통한 개발 관리로 전환

· 디자인혁신센터 DIC 설립(2000년), 대전 디자인혁신센터 개소, 코리아디자인센터 준공(2001년), 광주디자인센터(2005년), 부산디자인센터 (2007년)가 설립되며 지역 거점을 통한 지역 디자인 지원 확산

· 제1회 대한민국 진흥대회 개최(1999년) 이후 세계그래픽디자인대회(2000년), 세계산업디자인대회(2001년) 개최, 디자인코리아 해외 전시(베이징 2004년, 상하이 2006년)와 글로벌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2003년) 등을 통한 한국 디자인의 세계화 추진

2008-현재

디자인 인프라 구축과

K-DESIGN 확산

 

· 이명박정부

· 박근혜정부

· 문재인정부

· 디자인R&D 관리기능 이관(2009년) 이후 디자인 인프라 구축과 지원 강화

· 한국디자인 DNA 발굴 정립 사업(2010년), 미래디자인융합센터(2015년), 사이즈코리아센터 (2017년) 등 연구 인프라 구축

· 국내외 유통지원 등 디자인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 디자인분쟁조정위원회(2012년), ISC인적자원개발사업 (2014년), 세대융합창업캠퍼스(2018년), 가산 DK웍스 (2019년) 개소

· 한류 확산에 맞춰 해외 디자인나눔사업(2010년)를 실시하고 KIDP 중국사무소(베이징, 2013년), 중국 이우 한국생활디자인센터 개소(2015년), 한베디자인센터(2018년), 한국디자인 순더비즈센터 개소(2019년) 등 해외 거점을 구축 한국디자인기업 해외진출을 통한 K-DESIGN 확산

 

 

 정부 시책의 변화를 기준으로 구분을 하는 방법은 정부 시책 이외에도 디자인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변화 요인이 있다면 그것을 기점으로 정책의 변화 단계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그러한 전환 시점에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도 전략적으로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국민이 생활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지금이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임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시기를 등 간격으로 나누어 보는 관점과 특정 변화 요인을 기준으로 나누어 보는 관점 모두 

1) 1970년을 전후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디자인산업 진흥을 시작하였음을, 

2)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이 직접 개발에서부터 점차 간접적 역할로 변화하고 있음을, 

3) 디자인산업 분야가 매우 역동적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4) 최근 들어 국제화, 지역화의 경향이 강해지는 현상을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디자인진흥기관이 하는 일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정책 #디자인산업진흥

 

 세계 각국의 디자인 진흥기관들이 하는 활동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29)29) Department of Innovation Industry & Regional Development, Developing Victoria’s Design Capability, 2003, pp.32~34

 하나는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에게 초점을 둔 디자인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디자인수요자에게 초점을 맞춘 수요 중심의 접근법이다. 디자인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은 보조금 지원, 디자이너 역량개발, 디자인 유산보호 같은 것이 있으며 디자인의 수요자에 초점을 둔 정책은 디자인수요자의 인식을 높이고 산업의 디자인 활용 능력을 제고하며, 수출을 지원하고 정부 조달 사업을 통해 수요를 창출하는 것 등이 있다. 수요 중심의 접근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 방법은 여러 가지 인식 증진 사업이나 디자이너와 산업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같은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소기업의 디자인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자문을 제공함으로써 디자인의 잠재적 소비자를 지원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교육 또는 훈련을 통해 디자이너의 실질적 기술이나 비즈니스 기술을 강화해주거나 국내외 시장 진출을 도와주는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이 있다.30)30) 디자인정책(2009), 세계디자인경영연구원, pp.67~70

 

 

디자인산업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

 

① 보조금 사업 : 디자이너와 디자인기업, 단체에 생계유지, 작업 활동 등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다.(네덜란드) 수출 진흥을 위해 해외 전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도 있다.(영국)

② 디자이너 역량개발 : 디자이너 재교육, 인력양성 사업을 말한다.

③ 디자인 유산 보호 관리 : 자국의 디자인 유산을 보존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국가 및 여러 기관이 디자이너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심포지움, 전시개최, 디자인분야 출판물 지원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네덜란드, 스웨덴)

④ 기타 : 기타 직접 지원의 예는 온라인 디자이너 DB 구축 운영, 해외 시장조사 정보 제공 등이 있다. 

 

디자인 수요시장을 활성화하는 정책 

 

① 시상 제도 : 디자인의 우수성과 유익을 홍보하기 위한 디자인 시상제도를 의미한다.

② 전시 : 디자인의 우수성과 혁신에 관한 전시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사업이다. 특히 국제 전시는 수출 증진의 매개이자 문화 외교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③ 공모전 : 공모전은 그 결과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유도함으로써 디자인 인식을 효과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④ 디자인의 가치에 대한 실증 제시 프로젝트 : 시상제도나 전시, 공모전 등은 이미 디자인에 대해 알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대상들만을 위하게 될 위험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디자인의 가치를 제시하는 프로젝트들이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영국 디자인 카운슬에서 운영하는 ‘Designing Demand’ 사업이다. 이 사업은 기업의 경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디자인의 진정한 가치를 잠재적 사용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해준다.

⑤ 출판 및 세미나 : 일반적으로 많이 시행되는 디자인 활용 촉진 프로그램의 대표적 사례들이다.

⑥ 수출 증진 : 주요 무역 박람회와 전시회 참가 지원을 의미한다. 현재 영국에서는 무역투자청 UKTI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⑦ 직접적인 기업 지원 및 디자인 경영 지도 : 정부는 디자인 진흥을 위해 중소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의 ‘디자인 기술개발사업’인데 디자인전문기업을 통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디자인 경영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⑧ 미디어 활용 : 보다 광범위한 대중을 상대로 디자인 진흥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⑨ 공공 분야 사업 : 정부는 우수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사례를 직접 제시하고 디자인 서비스 구매를 통해 활동을 장려함으로써 디자인 시장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디자인 진흥 활동은 그 목적에 따라 ‘디자인 장려encouragement’

‘디자인 지원support’으로 구분할 수 있다. ‘디자인 장려’는 디자인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게 하고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시회 개최, 디자인 시상제도 실시, 국제 교류 등의 활동을 전개하는 것을 말한다. ‘디자인 지원’은 디자인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반 조성, 디자인 관련 사업 지원, 혹은 산업에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활동을 말한다.31)31) 디자인진흥기관 역할모델개발 연구(2006), 한국디자인진흥원·KAIST, p.85

 

 

구분

진흥기관명

국가 차원

지방 차원

디자인 장려

디자인 지원

디자인 장려

디자인 지원

한국

한국디자인진흥원

 

 

 

 

지역디자인진흥원

 

 

 

 

영국

Design Council

 

 

 

 

The Lighthouse

 

 

 

 

Design Wales

 

 

 

 

RDA team

 

 

 

 

일본

JDP(구 JIDPO)

 

 

 

 

JDF

 

 

 

 

OSAKA Design Center

 

 

 

 

NAGOYA Design Center 

 

 

 

 

TOYAMA Design Center

 

 

 

 

AXIS

 

 

 

 

독일

iF Hannover

 

 

 

 

Design Zentrum NRW

 

 

 

 

Design Center Stuttgart

 

 

 

 

German Design Council

 

 

 

 

덴마크

Danish Design Center

 

 

 

 

스웨덴

Svensk Form

 

 

 

 

SVID

 

 

 

 

Malmo Design Center

 

 

 

 

프랑스

APIC

 

 

 

 

VIA

 

 

 

 

Lyon Design Center

 

 

 

 

<표 : 각국의 디자인진흥기관 별 관장영역 및 진흥활동의 목적>

 

각국의 디자인 정책 수단을 크게 정책개발, 시상 및 인증, 전시, 출판 및 홍보, 국제교류, 교육 및 연수, 연구조사, 개발 및 지원의 여덟 가지로 분류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32)32) 디자인진흥기관 역할모델개발 연구(2006), 한국디자인진흥원·KAIST, p.95 

 

 

 

구분

진흥기관명

활동 종류

정책

개발

시상/인증

전시/행사

출판/홍보

국제

교류

교육/연수

연구/조사

개발/지원

한국

N

한국디자인진흥원

R

지역디자인진흥원

 

 

 

 

영국

N

Design Council

 

 

 

 

 

R

Digital Yorkshire

 

 

 

 

 

 

 

R

The Lighthouse

 

 

 

R

Design Wales

 

 

일본

N

JDP(구 JIDPO)

 

 

 

 

N

JDF

 

R

OSAKA Design Center

 

 

 

R

Int, Design Center NAGOYA 

 

R

TOYAMA Design Center

 

 

독일

R

iF Hannover

 

 

 

R

Design Zentrum NRW

 

 

 

R

Design Center Stuttgart

 

 

R

German Design Council

 

 

 

 

덴마크

N

Danish Design Center

 

 

 

스웨덴

N

Svensk Form

 

 

 

N

SVID

 

 

 

 

프랑스

N

APCI

 

 

 

 

N

VIA

 

 

 

R

Lyon Design Center

 

 

 

 

 * N정부차원, R지역차원 <표 : 각국의 진흥기관 별 활동 분석> 

 

산업디자인진흥법(제11조.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설립 등)에서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해야 할 사업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1. 개발 지원사업

2. 전시사업

3. 출판 및 홍보사업

4. 정보화사업

5. 교육ㆍ연수사업

6. 지방의 산업디자인 진흥을 위한 사업

7. 국제교류ㆍ협력사업

8. 정부의 위촉사업

9.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8년과 2020년 조직 개편을 했고 현재는 3본부 12실의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경영방침과 조직 구성 원리, 특성별 업무 유형은 다음 표와 같다.

 

경영방침

핵심가치 9D

관련본부

슬로건

특성별 업무 유형

공감, 소통

(Empathy)

· Design(디자인 중심적 사고)

· Definition(법ㆍ규정의 재정의)

전략경영

디자인씽킹으로 혁신하다

· 조직혁신

전문성, 세계화

(Glocal)

· DNA(한국디자인의 정체성 발굴)

· Digital(디지털 플랫폼 구축)

· Database(디자인 자료의 가시화)

역량강화

디자인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다

· 디자인인력양성 및 교육

· 디자인연구 및 정책개발

· 해외시장진출

· 디자인문화확산

디지털, 융합

(Smart)

· Deliverable(지속 가능한 에코시스템 구축)

· Dynamic(활발한 디자인 산업 육성)

· Diverse(다문화, 다양화, 국제화 지향)

혁신성장

디자인으로, 신시장을 창출하다

· 기업지원 및 창업육성

· 서비스디자인 및 제조혁신

· 플랫폼 구축 및 정보제공

포용, 안전

(Happiness)

· Dream(행복 실현, 덕업일치)

공통

-

· 사회적 가치 실현

 

 

* 참고 : 각 부서별 미션 및 주요사업 (2018년 설정되었던 내용을 현 조직 기준으로 일부 조정함) 

 

본부

슬로건, 본부미션

부서

부서미션

주요사업

전략경영 

"디자인씽킹으로 혁신하다"

디자인씽킹, 산업육성정책, 사회적 가치실현을 통해 국민의 행복한 삶 디자인

01감사윤리

Definition

사회공헌을 통해 미래를 바꾸고 반부패 청렴 문화 정착

감사, 윤리경영, 민원

02디자인혁신

Design

디자인씽킹으로 수요자 중심 조직문화 개선

혁신, 디자인, 홍보

03 뉴딜성과창출

Definition

평가, 뉴딜 성과 창출

기관경영평가

04 기획조정

Definition

디자인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디자인정책 개발 제공

예산, 법/정책, 대정부/국회

05 경영지원 

Dream

공공성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 국민, 직원, 정부의 만족 

인사/노무, 회계, 지원

역량강화

"디자인산업의 미래를 준비하다"

전 주기 디자인 인재육성, 연구, 글로벌화 선도

06 인재육성

Digital 

세계적 디자인인재 육성으로 디자인산업 기반 강화

융합, 생애전주기, ISC

07 디자인연구

DNA

국가R&D 융합 촉진을 이끌 디자인 융합 연구로 미래사회 대비

미래연구, 연구인프라, 연수

08 K디자인

Diverse

산업 전반에 우리 디자인 우수성 전파, 글로벌 명성 창출

GD, DK

어워드

09 글로벌확산 

Diverse

해외디자인네트워크를 확충하고 해외 진출기반 구축

해외네트워크구축,

해외진출지원

혁신성장

"디자인, 신시장을 창출하다"

4차 산업혁명 기술기반의 디자인산업 신생태계 조성

10 서비스디자인

Dynamic

산업사회혁신의 전략적 대안 제시, 체계적 사업화 기틀 마련

제조서비스, 공공, 사회문제

11 산업육성

Deliverable

공정하고 활기찬 디자인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중소기업 성공경영 지원

창업육성, 디자이너, 명품

12 데이터플랫폼

Database

다양한 디자인자료를 DB로 구축해 쉽게 활용할 수 있게 제공

DB.com, 디자인플랫폼, CMF

13 지역균형발전

Deliverable

지역거점운영, 근거리 지원으로 지역균형발전

컨설팅, CMF

 

 

한국디자인진흥원 경영 프레임워크

#한국디자인진흥원 #비전체계 #프레임워크

 

 

 

 

 

 

 

 

 

 

 

 

04우리나라의디자인

K-디자인, 우리 디자인의 특징 

#한국성 #문화확산

 

 한국은 산업(5G 세계 최초 상용화:2019), 경제(3050 그룹33)33)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천만 명 이상. 우리나라는 207년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초과해 세계 7번째로 3050클럽 국가가 되었다.

: 2018), 정치(남북미 정상 판문점 최초 만남:2019) 문화예술(BTS 빌보드 1위:2018,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달성:2020), 보건(코로나19 모범대응:2020), 국제적 위상(UNCTAD 선진국 변경 발표34)34)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7월 2일 한국을 개발도상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1964년 유엔무역개발회의 설립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2021)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세계인의 주목을 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 국민도 스스로 세계를 이끄는 국가의 일원이라는 인식과 함께 각 분야에서 정체성을 재정의 하려는 자각이 생기고 있다. 우리 디자인의 정체성을 찾고 그 정체성을 기반으로 K-디자인의 가치를 세계에 구현해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이자 디자인계와 함께 고민하고 극복해 가야야 할 과제이다. 

 K-디자인에는 공감과 배려, 유연성과 창의성, 통합과 융합, 정교한 구현력 등의 특징이 곳곳에 배어 있다. 특히 전통적인 측면에서 여백, 소박, 조화 등의 미적 DNA와 홍익인간, 민본사상, 애민사상, 실사구시 등 철학적 DNA가 융합되어 있다. 

 한국의 디자인은 과거 근대 서구 문화에서 파생된 디자인 개념을 넘어 우리 안에 자생한 디자인 DNA와 융합, 더욱 창의적인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35)35) 디자인코리아. 2020. 한국디자인진흥원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2년 이래 K-디자인 비전을 선포하고 디자인에 있어 한국성을 연구하는 등 한국디자인의 실체를 구체화하려 노력해오고 있다.

 

유연함, 포용성

 

 이어령은 보자기 인문학에서 동양의 문화는 서양의 ‘넣다’와 비교되는 ‘싸는’ 문화라고 규정한다. 서양의 문화는 도시든 옷이든 미리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넣는 문화이다. 가방도 그렇다. 우리는 오래도록 가방 대신 보자기를 사용해왔다. ‘싸는’ 보자기는 병을 싸면 길쭉해지고 수박을 싸면 둥근 것이 된다. 쓰다 버린 천 조각을 이은 ‘조각보’로도 보자기를 만들어 이용한다. 보자기를 사용하는 우리 문화에 정형화, 규격화 되지 않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한국인의 자질이 담겨있다고 말한다. 보자기는 규격화된 덩어리가 아니라 유연한 네트워크이다.

 자체로는 아무 형태를 갖고 있지 않아 융통성을 가지면서도 서로 다른 모서리를 연결해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창조는 서로 다른 꼭짓점을 연결하는 유연성에서 생겨난다. 보자기를 이용하는 우리들은 디자인의 창의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참고 : 이어령. 보자기 인문학.

 

변화에 대한 높은 수용성

 

 우리나라는 2018년 12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고 2019년 4월에는 세계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최신기술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점보다 빠르게 신기술을 수용하는 사용자가 있는 시장이라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 현재 세계 28개 통신사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중 우리나라는 독보적이다. 우리나라는 4개월 만에 사용자 2백만 명을 돌파했고 매일 2만 명씩 늘고 있다. 세계 5G 가입자 5명 중 약 4명이 한국인이다. 한국에는 빠르게 5G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높은 민감성과 수용성을 보이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주목하며 신제품, 신서비스의 테스트베드로 한국 시장을 활용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으로서는 새로운 것에 대해 높은 수용성을 가진 국민들은 가장 좋은 기업 활동의 토양을 의미한다.

*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5_FNahXNbXU 

 

창의성

 

 1997년 한국은 세계 최초로 디지털 파일로 음악을 듣는 제품을 개발한다. MP3 플레이어는 인류의 음악청취 방식을 디지털로 변화시키며 기존 CD, 카세트테이프 등 아날로그 음악 재생매체를 옛것으로 규정하게 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었다. 한국의 벤처기업이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190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 국내 제조 기업들이 주목받게 되었다.

* 사진 : 1997년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 MP-F10 개발 (한국의 벤처기업 디지털캐스트 사)

* 참고 : http://it.donga.com/3476/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소재인 전분으로 만들어져 사용 후에는 녹는 이쑤시개를 개발했다. 기존에 사용되던 나무 이쑤시개는 음식 쓰레기에 섞여 동물 사료로 쓰이면서 동물들의 내장을 구멍 내는 문제가 있었다. 1995년 나무 이쑤시개를 대체할 수 있는 `녹색의 전분 이쑤시개’가 개발되어 많은 가축의 생명을 구하면서 당시 국내외에서 선풍적 인기를 일으켰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런던 디자인뮤지엄 상설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 전분 이쑤시개 개발 : 김윤영 (장영실과학문화대상 수상)

* 참고 : https://namu.wiki/w/이쑤시개 

 그 외에도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싸이월드 개발, 세계 최초의 CDMA 통신서비스 상용화, 세계 최초의 5G 통신서비스 상용화, 세계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차 개발(현대자동차), 세계 최초의 롤러블TV 개발(LG전자, 2019년 우수디자인상품선정 대통령상), 세계 최초의 접는 휴대폰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 창조해내고 있다.

융합, 다른 것을 서로 연결하기

 

 전 세계에 우리나라처럼 섞고, 비비고, 끊이는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고 한다. 비빔밥은 섞고 비비는 음식 가운데에서도 특히 우리 음식문화의 원리와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주자이다. 비빔밥은 서로 다른 이질적 음식 재료들이 고추장, 참기름과 함께 버무려지면서 하나의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된다. 그렇다고 그 재료들의 본래 속성과 형태가 변하지 않고 ‘섞고 비비는’ 과정을 통해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음식으로 바뀌게 된다. 섞는 과정 후에 음식을 먹어 보면 그 변화된 속성을 느낄 수 있다. 융합형 음식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요리할 때는 통합, 먹을 때는 융합의 특성을 가진다. 비빔밥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재료를 통합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음식으로서 디자인 발현의 과정과도 매우 흡사하다. 

* 출처 : http://www.brainmedia.co.kr/Opinion/12654 

 

정교한 구현력

 

 젓가락을 사용하는 대표국인 한중일 중 한국의 젓가락은 미끄러운 쇠 소재이면서 가장 납작하고 가늘고 가장 무거워 다루기에 매우 까다롭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 끼니마다 이 어려운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모든 국민들이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어 먹을 수 있다. 손을 많이 움직이는 젓가락사용은 뇌 신경세포를 자극. 뇌 발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한 번 젓가락을 사용할 때 30개의 관절과 60여 개의 근육을 사용하게 된다.(포크 사용 시의 두 배) 한국인들이 정교한 작업을 하는 능력이 발달한 것에는 젓가락 사용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지배한다. - 엘빈토플러. 미래 혁명

“한국인의 젓가락질은 밥상 위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신기하다” - 펄 벅

한중일 젓가락 사용의 비교

https://www.youtube.com/watch?v=S0ozdR7bAhg 

빨리빨리

 

 커피도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1976년 세계 최초로 믹스커피 패키지가 개발된다. 어떻게 하면 더 쉽고 빨리 커피를 타 먹을 수 있을까 고안한 결과 간편하게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커피 패키지를 개발하였고 이것은 국민들의 커피 문화를 바꾸었다. 한국의 커피숍 매출액은 현재 세계 3위이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1인당 커피를 더 많이 소비한다. 자원이 없더라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요자가 있다면 기술도, 시장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만하다. 

* 사진 : 1976년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인스턴트 믹스커피 패키지. 동서식품. 

* 참고 : https://news.joins.com/article/23412668 

 

K-디자인이란? 

 

K-디자인이란 한국의 디자인 정체성(한국다움, Koreanness)이 조화롭게 구현된 국내외에서 기획·생산되는 모든 우수 디자인을 의미한다.36)36) K-디자인이란(2013), 한국디자인진흥원

 

여기서 한국다움이란 한국의 미적·철학적 DNA와 현재 세계인이 인지하고 있는 한국 디자인의 특성을 의미한다. 

이중 미적인 DNA는 여백미, 소박미, 조화미를 말한다. 여백미는 자연과 사람을 배려하는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에서, 소박미는 단순하며 기하학적인 한국 가구의 소박함에서, 조화미는 도자기의 선과 색, 의복의 화려함과 단아함과의 조화를 통해 엿볼 수 있다. 한국의 철학적 DNA는 홍익인간, 민본사상과 애민사상, 실사구시의 정신을 의미한다. 홍익인간은 인간을 골고루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민본사상과 애민사상은 사람을 우선하는 정신을, 실사구시는 사실에 입각하여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를 말한다. 

 

K-디자인의 개념은 한국의 디자인과 국가브랜드를 바라보는 해외 수용자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2013년 세계의 디자인 거장들과의 인터뷰37)37) 왜 K-design인가 3편(2013), 한국디자인진흥원

에서 나온 의견은 한국다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ㆍ담대함, 독창성, 신뢰성

ㆍ밝음, 대담함, 비비드한 컬러

ㆍ따뜻함, 관대함, 정(情)

ㆍ위계질서

ㆍ집단의식, 사회적 배려심, 근면, 아이디어를 개선하려는 노력

ㆍ단순성, 기능성, 효율성

 

또한 해외 디자이너들은 한국디자인을 ‘기능적, 합목적적, 감각적, 신속함, 수용적, 융합적’인 특징으로 말하고 있다.

· (기능적, 합목적적) 산업과 상품의 발달로 기능적이고 합목적적 디자인이 많이 나타남

· (감각적, 신속함) 초고속 산업화, 정보화, 사회성장을 배경으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고 이를 빨리 수용하는 점

· (수용적, 융합적) 다양한 디자인을 블렌딩(blending) 또는 믹싱(mixing)하기를 잘함38)38) 왜 k-design인가1,2,3’(2013. 총 3권), 한국디자인진흥원

 

 

K-디자인을 말한다

#한국성 #문화확산 #인터뷰 

 

디자인진흥 50년 기념 디자이너 인터뷰

한국디자인진흥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디자인에 대한 디자이너들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나건 홍익대학교 교수

“저는 다이나믹스를 한국적 특성이라고 봅니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받아들여서 그것을 써 보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 어느 나라도 할 수 없는 우리 국민이 가진 중요한 디자인적 특징이라고 봅니다.”

 

고수영 삼성SDS UX그룹장

“한국 사람이 갖고 있는 '파이팅'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이 들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남들한테 관심도 많고 그렇잖아요. 인간에 대한 이해, 공감 능력이 뛰어나요. 파이팅과 공감이 만나서 새로운 어떤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힘. 그게 한국 디자인의 중요한 특징이 아닐까요?”

 

안장원 한국디자인산업연합회 회장

“본질만 남고 다 버려라, 가장 우수한 디자인은 본질만 남겨놓고 군더더기를 다 버리는 디자인이고 거기에 남은 것이 우리가 가진 정체성이에요. 그것에서 시작하면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나와요. 이것으로 세계와 승부를 해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디자인 한국디자인진흥원 공식 유튜브 

 

K-디자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개의 주요 질문]

 

① 한국적 디자인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② 4차 산업혁명(AI)시대의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요구되는 역량은 무엇일까요?

③ 미래 디자인의 역할과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④ 세계적인 국가 디자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요?

⑤ 코로나19, 디자인 업(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설문 참여하기 URL: http://m.site.naver.com/0Dnbx 

 

 

‘디자인의 길을 묻다’  지금까지의 설문 결과보기

URL: http://m.site.naver.com/0DnbE 

 

숫자로 본 우리나라 디자인 2019년 기준39)39) 디자인산업통계조사2020(2019년 기준), 2021,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산업 #통계조사

 

디자인산업 규모 : 18.29조 원 

 

* 디자인산업 규모 = 활용업체, 전문업체, 공공부문, 프리랜서, 고등교육

* 명목 국내총생산(GDP) 1,919조 원 대비 0.95% 

* 디자인산업 규모 조사대상 38개국 중 6위, GDP 대비 9위 (2018년 기준) 

 

 

구분

조원

%

디자인활용업체

12.81 

70.03 

디자인전문업체

3.96 

21.67 

프리랜서

1.04 

5.69 

교육부문

0.25 

1.36 

공공부문

0.23 

1.26 

합계

18.29 

100.00 

 

 

 

 

 

디자인전문기업 평균 매출액(디자인분야별)

 

 

* 단위 : 백만 원 

 

구분

디자인전문업체 수

평균매출액 

산업 규모

제품디자인

1,437

706.52

1,015,276

시각디자인

2,346

419.97

985,244

인테리어디자인

1,613

883.14

1,424,502

기타패션텍스타일디자인

868

619.51

537,737

 합계

6,264

632.62

3,962,759

 

 

디자인인력수 : 33만 명

* 디자인인력 = 디자인활용기업 인하우스디자이너, 프리랜서, 디자인전문회사, 연구·교육자, 

 

구분

%

인하우스디자이너

266,075 

79.2 

프리랜서

49,847 

14.8 

디자인전문회사

17,026 

5.1 

연구·교육자

2,333 

0.7 

공공부문

621 

0.2 

합계

335,902 

100.0 

 

 

 

 

 

 

 

 

 

 

 

 

 

 

 

 

 

 

디자인 전공자 배출 : 연 2.1만 명

 

* 고등교육기관에서 ’19년 2.1만 명의 디자인 전공자 배출 

* 2019년 학위별 졸업 비중 : 학사(20,276명 ; 97%), 석사(4966명 ; 2.4%), 박사(148명 ; 0.7%)전체 대학 졸업자 및 디자인전공 졸업자는 ’16년부터 다소 감소 추세

 

 

 

 

 

 

 

 

 

 

 

 

 

 

연도별 디자인산업 주요 통계40)40) 디자인산업통계조사, 2021,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연구실

 

 

구 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18년대비증감

디자인 활용률(전체산업 기준)

13.7%

16.0%

16.4%

16.8%

17.2%41)41) 디자인 활용률(전체산업기준) : ’19년부터 전체산업 사업체에서 전문디자인업을 제외한 디자인활용업체 비중

 

0.4%p

디자인 활용률(특수분류 기준)

29.0%

33.6%

34.4%

35.9%

37.1%

1.2%p

디자인 산업규모

15.65조원

16.91조원

17.55조원

17.86조원

18.29조원

2.4%

디자인활용업체 디자인투자

112,525억원

120,411억원

123,490억원

127,580억원

128,083억원

0.4%

디자인전문업체 매출액

30,599억원

33,578억원

35,247억원

36,245억원

39,628억원

9.3%

디자인전문업체 평균매출액

6.15억원

6.19억원

6.41억원

6.51억원

6.33억원

△2.8%

공공부문 디자인투자

2,717억원42)42) 디자인 전담 부서 예산 총합 + 디자인 전담 부서가 없는 기관의 디자인 예산 총합

 

(367억원)43)43) 전문디자인업체 등에 발주하는 디자인 용역비를 제외한 공공부문 산업 규모

 

2,321억원44)44) ’15년 대규모 용역발주(경기도 양주시 511억(’15) → 1.35억(’16) 등)로 인하여 공공부문 디자인투자액 감소

 

(99억원)

2,343억원

(429억원)

2,292억원

(320억원)

2,308억원

(351억원)

0.7%

프리랜서

8,210억원

10,342억원

11,895억원

9,991억원

10,408억원

4.2%

고등교육

2,464억원

2,485억원

2,476억원

2,517억원

2,482억원

△1.4%

디자인 인력규모

30만명

32.4만명

33.3만명

33만명

33.6만명

1.8%

디자인활용업체 고용 디자이너 수

240,866명

254,489명

255,047명

261,760명

266,075명

1.6%

디자인전문업체 종사자 수

15,232명

(22,728명)45)45) 비디자이너 포함 전문디자인업체 총 종사자 수

 

18,803명

(29,536명)

18,645명

(29,480명)

17,566명

(27,670명)

17,026명

(25,284명)

△3.1%

공공부문 고용 디자이너 수

676명

708명

823명

830명

621명

△25.2%

프리랜서 수

41,214명

47,655명

56,004명

47,847명

49,847명

4.2%

디자인 관련 고등교육 종사 교원 수

2,690명

2,623명

2,524명

2,408명

2,333명

△3.1%

디자인산업 업체(기관) 수

102,829개

123,640개

131,062개

139,068개

148,517개

6.8%

디자인활용업체

97,572개

117,934개

125,278개

133,216개

141,971개

6.6%

디자인전문업체

4,976개

5,425개

5,502개

5,570개

6,264개

12.5%

공공부문(지자체,정부부처)

281개

281개

282개

282개

282개

-

고등교육 부문 인력 현황

디자인관련 학과 졸업자 수

25,975명

24,203명

22,709명

(20,673명)46)46) 진학자, 입대자, 취업불가능자, 제외인정자, 외국인유학생 등을 제외한 학생 수

 

21,975명

(19,650명)

20,920명

(18,404명)

△4.8%

디자인관련 학과 취업자 수

14,569명

14,688명

13,427명

13,014명

12,178명

△6.4%

디자인관련 학과 취업률47)47) 취업률 = 취업자/{졸업자-(진학자+입대자+취업불가능자+제외인정자+외국인유학생)}*100

 

65.1%

66.3%

64.9%

66.2%

66.2%

-

수/출입 격차

671억원

779억원

672억원

548억원

448억원

△18.2%

수출액

741억원

882억원

807억원

711억원

598억원

△15.9%

수입액

70억원

103억원

135억원

163억원

150억원

△8.0%

경제적 가치

94.2조원

103.8조원

117.4조원

124.3조원

128.3조원

3.2%

#디자인산업 #통계조사 

너무 많은 디자인 전공자 

#디자인산업 #인력양성 #디자인교육 #디자이너

 

“디자인 인력의 평균 연령은 33.9세였습니다. 전체 취업자 평균연령이 44.7세임을 고려하면 다른 직종에 비해 약 10년 정도가 젊은 것입니다.” 

기사48)48) ‘디자인 직종, 취업 후 3∼5년이 고비’. 연합뉴스. 2014.11.29.

 중 고용정보원 관계자 인터뷰 발췌

 

 이 말이 의미하는 실상은 디자이너가 타 직종 보다 10년 정도나 일찍 퇴직이나 전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디자인산업의 서비스 공급자(디자인 전문인력)가 다른 산업보다 10년 정도 더 경력이 적다는 것을, 디자인산업의 전문역량이 상대적으로 숙성되지 못한 현실을 말하고 있다. 이것은 디자인이 문제의 기획 단계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역할로서 활용되기 보다는 주로 스타일에 국한된 문제해결 방법으로 활용 되는 결과로 나타난다.(누가 초급사원에게 중요한 역할을 맡기겠는가?)

 또한 이 사실은, 오랜 디자인 경력을 통해 얻은 디자이너의 노하우가 사회 곳곳에 활용될 기회가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 수요자를 중심에 두는 디자이너의 창의적 관점으로 고령화, 보건, 복지, 교육, 치안, 문화, 교통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선진국의 경우와 비교할 때 사회적으로 큰 활용가치를 가진 인적자산이 잘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디자인 업종의 이직, 퇴직이 다른 직종보다 10년 정도나 빠른 원인은 무엇일까? 낮은 급여와 많은 업무 등 열악한 근무 조건으로 추정된다. 수요에 비해 과다한 인력 공급, 상당부분 대학의 과다한 전공자 배출이 그 원인이다.

 우리나라는 인구대비 디자인 전공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49)49) 영국 캠브리지대학 국가디자인역량평가 결과. 2009

 디자인 전공자의 과도한 인력 배출이 디자인산업 생태계에, 좁게 보면 디자이너의 근무여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에서의 전공자 배출은 2019년 기준 20,920명 규모로 335,903명(디자인 활용업체 디자이너 266,075명, 디자인전문업체 디자이너 17,026명, 공공부문 디자이너 621명, 프리랜서 49,847명, 고등교육 2,333명)50)50) 디자인산업통계조사2020(2019년 기준), 2021, 한국디자인진흥원

 내외인 국내 디자이너 인력 규모를 감안할 때 과공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체 재직자의 6%에 달하는 신입 인력이 매년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셈이다. 디자이너 자격제도 등 인력시장의 제도적 진입장벽이 없었던 결과 비전공자의 경우에도 디자이너로 취업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디자인전공자가 디자이너로 직장을 갖게 될 기회는 더욱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인력 공급은 디자인산업의 나쁜 근무여건을 만들고 있고 이는 디자인산업의 고도화를 가로막는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3.58년에 불과한 디자이너의 짧은 평균 근속연수51)51) 2009 산업디자인통계조사, 한국디자인진흥원(2009), 해당 지표는 2009년 이후 조사되지 않음.

는 디자인 인력시장이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공급자 과다로 인해 생기는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디자인산업의 인력 수급 조절을 위한 정책과 교육의 고도화 등 디자인 교육과 관련되어 혁신적 조치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전공자가 매년 학교에서 과다하게 배출되고 있음에도 디자인 전문기업들은 사정이 좋은 극소수의 기업 외에는 예외 없이 고질적인 구인란에 시달리고 있다.52)52) 2020년 코로나19 이후 상황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조사된 바 없음

 그것은 또 왜일까?

디자인전문기업이 우수 인력이 취업하고 싶은 기업으로써 매력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 근무할 동기를 주지도 못하고 있다. 대기업 내부의 디자인팀에서 근무하는 것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한 대기업들은 우수한 인력이라면 신입이고 경력이고 가리지 않고 채용하고 있다. 우수한 디자이너가 대기업으로 옮겨가면, 여전히 디자이너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지만 디자인산업 생태계에서 볼 때 기존에 공급자였던 인적자원이 수요자로 전환되는 것이며 디자인서비스업의 전문성이 소실되는 대신 대기업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이다. 전문기업에서 다양한 기업들에게 디자인서비스를 제공하던 개인이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면 해당기업의 디자인업무만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니, 대기업으로의 디자이너의 이직은 결과적으로 전체 국가 디자인역량의 총합을 줄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우수한 디자이너가 대기업으로 이직하면 디자인전문기업의 역량은 줄어들고, 이 디자인전문기업의 컨설팅을 받던 중소기업의 디자인 품질은 낮아지고, 디자인전문기업의 매출이 줄어들고, 디자인전문기업 디자이너의 근무여건은 나빠지고, 결과적으로 디자인전문기업은 우수한 디자이너를 뽑기 더 어려워진다. 이 악순환은 외부의 조정이나 개입 없이는 가속될 것이다.

 이것을 해소되려면 우리나라에도 모든 디자이너들이 취업하고 싶고 근무하고 싶은 좋은 디자인기업들이 다양하게 나타나야 한다.

동시에 디자이너 경력관리를 통해 1인 기업, 작은 디자인기업에서 근무해도 디자이너로서 경력이 체계적으로 관리 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2019년 디자인 대가기준, 표준계약서, 경력관리를 위한 시스템과 관리체계가 마련되어 비로소 디자인계 오랜 숙원이 해소될 여건이 갖추어졌다.

 

 디자인산업의 인적 자원은 양적 차원에서는 세계 최고다. 경제활동에 있어 원유와도 같은 부존자원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이것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할 것인가가 우리의 과제다. 

전문인력양성과 고용창출 정책 

#디자인산업 #디자인전문기업 #디자이너 #일자리창출 #기업지원 #인력양성 #디자인교육 

 

전주기적 디자이너 양성의 필요성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공급자인 디자이너 인력에 대해 전주기형 인력관리 모델을 수립하고 각 단계별 특징에 따라 맞춤형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재학단계’, ‘재직단계’, ‘퇴직 이후 단계’로 구분하여 각 단계에 따라 적절하게 특성화된 인력 양성의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재학단계'에서 디자인 전공자는 확장되어가는 디자인산업에 보조를 맞추어 산업융합, 서비스산업 고도화, 사회문제 해결과 같은 주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자극받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학교는 이러한 주제를 다학제 동료들과 함께 풀어나가며 수용성이 높은 전문인력으로서 육성될 수 있는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 디자인과 인지과학, 인간공학, 경영학, 인문학, 심리학 등이 융합된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美 ‘스탠포드 디자인 스쿨’53)53) 예를 들어 美 스탠포드 디자인 스쿨 (d-School)의 경우 디자인과 함께 공학, 비즈니스, 사회과학을 종합적으로 교육하고 외부 전문가와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 진행. 디자인과 여타학문의 융합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방법론을 연구  

과 같은 디자인 명문학교를 육성해야 한다.

 

 ‘재직단계’의 인력활용 대책에서 고려해야할 것은 실무 디자이너를 위해 대학 및 유사 교육기관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다. 현재 디자인 전문 기업 내에서 재교육 방안으로 자체 교육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업 내에서 체계적인 재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교재 및 교육 운영 매뉴얼 등을 공통으로 개발하여 보급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재직자 중 해외에 근무하는 고급 인력의 국내 복귀 정책도 고려되어야 한다. 현재까지 디자인산업에서는 국내의 역량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해외에 진출시키는 단기 고용창출 위주의 정책이 채택되어 왔다. 하지만 천재적 디자이너가 산업지배적인 상품을 개발하는 디자인계의 특성상 디자인 인재의 유출은 곧 결정적 산업 경쟁력 유출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수 인력의 해외 진출을 위한 정책은 다양한 고려사항을 검토한 후 신중하게 추진되어야 한다.54)54) 예를 들어 세계 자동차 산업에 있어 한국인 디자이너 활약이 두드러짐. 이로 인해 국내 자동차 제조기업들은 한국인이 디자인한 경쟁사 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임.  - 폭스바겐 수석디자이너 이상엽은 ‘범블비’로 유명한 ‘시보레 카마로’를 디자인  - 벤츠 미국 디자인센터 본부장 이일환은 벤츠 쿠페 ‘The New CLS’를 디자인    - GM 디자이너 서주호는 `그래나이트 컨셉트카`로 2010 디트로이트모터쇼 최고디자인상 수상  - 닛산 디자이너 이운한이 디자인한 ‘인피니티EX’는 미국에서 최고 크로스오버카로 선정

 해외 주요 기업 및 디자인 전문기업에 취업한 인력 풀을 파악하여 일정기간 선진 방법론을 학습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한 고급 인력을 국내에 다시 유치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국내 디자인산업을 육성시키는 견인차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1970년대 후반 과학기술분야의 재외 유치 과학자 사업으로 현재까지 약 1,600여명의 고급인력이 국내로 귀환했으며, 이 사업은 결과적으로 과학기술R&D의 획기적 발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퇴직 이후 단계’에서는 노년기의 축적된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고도로 숙련된 디자인 전문인력은 다양한 문제해결 방법론의 습득을 통해 혁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전문가로서 높은 활용가치를 갖게 된다. 따라서 디자인 전문가들이 비교적 긴 재직기간을 거치고도 결국 타 분야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이 발견되는 점은 사회적 효율성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를 앞둔 시점에서 아직까지 디자인 인력 육성 정책 대상으로서 고려된 적이 없던 퇴직 이후 단계 디자이너의 사회적 재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위험한 고용창출 정책

 

 디자인분야는 특성상 1인 창업이 용이하므로 정부 차원에서 고용창출 정책이 고안될 때 창업 지원 대상으로 고려될 개연성이 높다. 그리고 많은 경험이 확보되지 않은 신규 창업자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합심하여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고 있어 이미 많은 소기업들이 나타났고, 더 많아질 조짐이다. 정부의 단기 고용 확대를 위한 사업이 추진되면 그것은 곧 디자인 전공 졸업생들의 창업 러시를 불러온다. 그러나 디자인 개발 역량이 낮은 1인 창직자들의 양산은 미래 디자인산업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요시장이 확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청년 창업자를 양산되면 가뜩이나 취약한 디자인전문기업의 수요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1인 창직 정책은 반드시 디자인산업 수요확대 정책의 시장개입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 이후에 검토되어야 한다. 

 디자인산업에서 창직 정책이 위험한 더 큰 이유는 성급한 창직 유도가 장기적으로 디자인시장을 위축시킬 부정적 궤적을 남기게 될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은 고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지식서비스로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제공자의 전문역량이 요구되는 특성이 있는 만큼, 경험이 일천한 졸업자의 1인 창업은 곧 성숙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중소기업의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충분히 자라지 않은 풀을 먹고 탈이 나듯 실패한 경험을 가지게 된 기업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투자는 기회가 아닌 모험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역량이 부족한 디자인서비스 제공자를 시장으로 이끄는 정책은 디자인 투자 성공이 다시 수요를 만드는 선순환적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기 어렵다. 창직 지원 정책이 시행되어야 할 경우라도 정책대상으로서 최소한의 실무 경험을 갖춘 경험자를 선별하고 평가 관리체계를 둠으로써 디자인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디자인전문기업의 중요성 

#디자인산업 #디자인전문기업 #디자이너 #수요시장 #기업지원

 

 최고의 디자인기업 중 하나인 IDEO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5개’55)55) 세상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25, 비즈니스위크

 중 하나로 꼽힌 전력이 있다. IDEO는 동시에 나머지 24개의 혁신기업을 컨설팅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MP3 제조업체 레인콤은 2002년 디자인전문기업 ‘이노디자인’의 컨설팅을 통해 삼각형 모양의 특이한 형태의 ‘프리즘’을 생산하게 되면서 당시 MP3 매출 세계 1위 기업이 되었다. 레인콤의 기술력도 뛰어났지만, 파격적인 디자인이 사용자가 구매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이노디자인의 디자인역량이 뛰어났기에 있을 수 있던 일이다. 판매하는 제품당 디자인 로열티를 받는 형식(성과 배분)의 디자인 계약으로 성과를 낸 대표사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IDEO나 이노디자인과 같은 우수한 디자인전문기업들이 있고, 그 기업들을 잘 활용한다면 혁신적 성과를 내는 기업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디자인산업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산업의 중간재’라는 것이다. 경영컨설팅, 법률, 회계 컨설팅 등과 함께 비즈니스서비스업(사업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디자인산업은 전후방 산업연관 효과가 큰 중간재 형 산업이다. 중간재 산업의 경쟁력 수준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한 나라의 디자인산업의 수준이 디자인을 활용하는 국가 전체 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디자인산업은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인프라 산업(infrastructure)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전문기업이 얼마나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가는 디자인산업 뿐 아니라 전체 산업 생태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디자인전문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다른 기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것과 같이 중요하다. 디자인산업의 수준이 높다면 기업들은 같은 노력을 들이고도 더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디자인의 국제 경쟁력은 10위~15위 수준으로 측정56)56) the Design Innovation Centre at the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in Helsinki (2011), GLOBAL DESIGN WATCH

되고 있는데 이것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역량을 갖춘 소수 대기업의 영향으로, 과대평가된 경향이 있다. 또 이 대기업들은 디자인산업 생태계에서는 서비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이다. 디자인서비스의 공급자인 디자인전문기업은 대부분 영세하고 경쟁력이 취약하다. 또 시간이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디자인산업은 세부 분야에 따라 매우 다른 특징과 다른 속성을 갖고 있어 디자인전문기업도 분야에 따라 서로 다른 사정이 있지만, 분야를 막론하고 현재 국내 디자인전문기업이 공통으로 처한 중요 사항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1. 디자인 수요시장이 커지지 않는 가운데 치열한 경쟁으로 디자인서비스 공급자들의 수익성이 낮아져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 디자인산업은 높은 경쟁적 환경에 있다. 디자인산업의 공급자는 느는데 반해 수요는 늘지 않기 때문이다.57)57) 국내 디자인 활용률은 34.4% (2017년 디자인산업특수분류 기준.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 선진국(디자인 활용률 영국 67%, 독일 67%, 스위스 68%)의 1/2 수준에 불과하다.

 디자인전문기업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58)58) 2021일 7월 1일 기준 1만 개의 디자인전문회사가 등록되어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1992년부터 디자인회사의 전문성 강화 및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디자인전문회사 신고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크게 줄고 있다.

 디자인전문기업은 3,982개(’10년)에서 6,264개(’19년)59)59) 2021년 7월1일 기준 한국디자인진흥원 등록 디자인전문회사 10,006개 

로 157% 증가하였는데, 동 기간 연 평균 매출액은 6.48억원(’10년)에서 6.33억원(’19년)으로 오히려 줄었다. 물가상승을 고려 (소비자물가지수)하면 10년 전의 80% 수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유사한 지식서비스산업인 ‘지식재산서비스업’이 ’11년 평균 매출액 6.38억 원으로 디자인업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17년 11.5억 원으로 2배 성장60)60) 손수정, 양승우, 우청원, 목은지, 박현준,「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 추진전략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p 25, 2020.

 한 것과 비교해 보면 디자인업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알 수 있다. 디자인전문기업의 영업이익 또한 9천2백만 원(’10년)에서 5천2백만 원(’19년)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61)61) 디자인산업통계조사2020(2019년 기준), 2021, 한국디자인진흥원, p.35

 

* 디자이너 월평균 임금은 전 산업 월 평균 임금보다 약 30만원 낮음. 디자인산업(168.1만원)은 전 산업 월평균(199.4만원)보다 31.3만원 적고, SW산업 월평균 (327.1만원)보다 159만원 적음(한국디자인진흥원, 2019)

 

 디자인의 활용 영역은 급속히 확대되고 있음에도 국내 기업들이 여전히 디자인에 돈을 쓰지 않은 이유는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고, 잘 활용했을 때 어떤 가치로 돌아오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잘 투자했을 때 어떤 효용이 있는지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에 디자인을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많은 디자인수요기업들은 디자인을 잘 하려면 누구와(디자인전문기업과 일을 해야 할 지, 디자이너 채용을 해야 할지 등), 어떤 내용의 일을, 어떤 방법과 절차로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

 

2. 디자인산업은 경쟁자는 많고 진입장벽은 낮다. 

 

 디자이너는 산업 규모에 비해 과잉 배출되고 있다.62)62) 연간 디자인 전공자 배출 : 한국 2만1천명, 영국 1만9천명

 또한 자격제도 등 실질적 진입장벽이 없어 비전공자도 디자이너가 되기 쉬운 여건으로 인해 전공자의 활동 기회는 더 적다. 디자인 전공자의 과다 배출은 인력시장에 많은 잉여자원을 만들어 디자이너 노동여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취약한 생태계를 만든다. 따라서 현재 공급자 과다로 인한 서비스 제공자의 낮은 역량수준, 과당경쟁 등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디자인산업의 인력 수급 조절 정책과 교육 고도화 등 디자인 교육 관련 혁신적 정책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정부는 2003년부터 IT산업에서 인력수급 조절을 위해 시행된 ‘IT인력양성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정책’으로 효과를 본 바 있다. 그 시행 경과와 성과를 분석해 디자인 인력시장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3. 정보화, 세계화의 진전으로 해외의 경쟁자들과도 경쟁해야 한다. 

 

 대기업들의 해외 수출용 신제품, 통합적 제품 컨설팅, 신제품 전략 개발, 선행디자인 등 규모 있는 일거리는 해외 디자인기업에게로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국내 모 대기업에 확인 결과 국내와 해외 디자인기업에 의뢰한 용역비 예산의 비율이 2007년까지도 약 4:6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가 2010년 2:8로 해외 디자인기업의 용역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디자인리서치, 전략 개발, 고객 경험, 서비스개발 프로젝트 등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고 부가가치가 높은 디자인용역이 해외 디자인기업의 일거리가 되어가는 것이다. 국내 디자인전문기업은 난이도가 낮고 수익도 낮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공공부문의 경우는 그 나름대로 저가 입찰, 까다로운 입찰 자격 조건 등으로 인해 소규모의 디자인전문기업들이 참여 기회를 갖기 어렵다. 이런 사정으로 국내에서는 경영상 수지를 맞추기 어렵다보니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디자인전문기업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이 속한 ‘사업서비스업’의 무역수지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34개국 중 33위) 

*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은 제조업 대비 50.3%, OECD 33개국(비교가능국) 중 32위 

 

디자인의 새로운 수요시장이 나타나고 있고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그 전망에 비해 아직 국내 디자인 서비스 제공자인 전문기업들은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보기 어려운만큼,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디자인서비스 공급자의 역량을 고도화시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도와야 할 것이다. 

 정부(산업통상자원부)의 ‘디자인산업육성정책’도 본래 디자인산업 자체를 육성해 디자인산업 간 국제 경쟁을 하려고 시작되었던 것이 아니라, 제조산업의 성장과 국가 수출 성장에 디자인이 필연적으로 필요했던 것이었기에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은 오래도록 제조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시각에서만 다루어졌다. 그러다보니 디자인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의 정부 사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산업부R&D 중 역사가 오래지 않은 ‘디자인기업역량강화사업’ 정도가 유일하게 그 취지에 부합하는 사업일 것이다. R&D도 다양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그 외에도 디자인기업의 역량을 높일 다양한 정책 사업의 개발 운영이 필요하다. 

 

4. AI, 자동화 기술 등 신기술이 디자이너가 하던 역할을 대체해가고 있다. 

 

 지금까지 산업디자이너는 표준화된 대량 생산품을 디자인해 왔지만 인공지능이 디자인하고 개인화된 소량 맞춤 생산, 유통의 시대가 오고 있다. 디자이너의 노동력이 상당부문 AI와 기계로 대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신기술에 대해 높은 수용성을 가져, AI도입과 자동화와 무인화도 빨리 이루어질 것이다. 이미 로봇 도입률은 세계 1위이다.63)63) 2016년 기준 제조업 노동자 1만명당 로봇 531대로 1위. 2위 싱가폴 398대. 세계평균 69대

 

 오랜 시간 노하우로 익혀야 했던 디자인기술을 AI와 자동화가 대신하게 되면 누구나 쉽게 디자인할 수 있게 되면서 동시에 디자이너의 일거리는 사라질 것이다. 

이만하면 디자인전문기업과 디자이너에게는 사면초가라 할 만하다. 

 

디자인전문기업의 현황, 특징

 

 디자인산업의 공급자는 디자인전문기업이다. 디자인전문기업이란 "디자인 컨설턴트(design consultants)"나 "디자인 컨설팅회사(design consultancy)"를 말하는 것으로, 고객과 기업들을 위한 전문적인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디자인 용역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컨설팅 산업으로 분류되어 서비스산업으로 분류된다. SIC 코드에 의한 산업 분류체계를 따르면, 디자인전문기업들(design consulting firm)은 경영 및 홍보 서비스(management and public relations services)분류에 속해있다. 

 디자인전문기업은 소규모의 디자인 스튜디오와 대규모의 디자인컨설팅 기업으로 구별할 수 있다. 소규모의 디자인 스튜디오는 디자인의 전문분야를 다루며 대체로 작가주의적인 경향을 보이며 이탈리아의 스타 디자이너가 경영하는 디자인스튜디오를 예로 들 수 있다. 대규모의 디자인전문기업은 디자인의 종합적 범위를 수행하며 디자인리서치, 트렌드, 전략 컨설팅 역량이 강조되며 서비스 개발 등 경영컨설팅 전문기업과 유사한 서비스도 수행하고 미국의 IDEO와 같은 기업을 예로 들 수 있다. 디자인전문기업은 단순한 디자인 개발용역 이외에도 디자인 컨설팅이나 제품/서비스 개발, 사용자 리서치, 미래 전략 개발 등 여러모로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국내 디자인전문기업은 주로 매출을 단순 디자인 개발용역을 통해 얻고 있으며(매출비중 중 약 60%) 앞으로 단순 대행 업무를 하는 에이전시(agency), 컨설팅회사(consultancy), 독자적으로 제품/서비스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기업(firm)의 개념이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 구분되어 보다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64)64) 유영선 등 (2010), ‘디자인전문기업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디자인진흥원

 

 

 우리나라 디자인의 국제 경쟁력은 10위~15위 수준으로 측정65)65) the Design Innovation Centre at the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in Helsinki (2011), GLOBAL DESIGN WATCH

되고 있으며 국내 소비자들도 산업디자인에 있어 대체로 우수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것은 산업 전반의 수준이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소수 대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역량을 갖추고 있어서 생기는 착시이다. 또한 이들은 디자인산업 생태계에서 보자면 서비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이다.

 우리나라의 디자인역량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국내 디자인전문기업은 대부분 영세하고 경쟁력이 취약하며 시간이 갈수록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다. 디자인기업은 공급과잉에 따른 과당 경쟁으로 불안정한 경영과 좀처럼 늘지 않는 수요시장 속에서 힘든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산업디자인통계조사 결과 평균 직원 수는 4.97명, 2~4명이 55.9%로 가장 많다. 디자이너 수는 평균 3.15명이다. 매출액은 평균 6억3천만 원이다. 2008년 평균 매출액은 6억6천만 원이었다. 물가상승을 고려(소비자물가지수)하면 2019년은 1.218배66)66) 통계청 화폐가치 계산 http://kostat.go.kr/incomeNcpi/cpi/cpi_ep/2/index.action?bmode=pay

, 평균 매출액은 8억 원 이상이 되어야 하지만 11년 전보다 더 줄어들었다.

 현재 국내 디자인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좀 더 잘 설명하는 지표는 디자인이 속한 비즈니스서비스업의 무역수지라 할 수 있는데 34개 OECD 국가 중 33위로 경쟁력이 낮다. 2011년 한미 FTA는 비즈니스서비스업 세계 1위 국가인 미국과 꼴찌에 가까운 수준의 우리나라가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 것으로, 디자인산업의 측면에서 볼 때 매우 위험한 환경변화다. 꼴찌와 일등을 같은 조건에 링에 올려 싸움을 붙이면서 꼴찌에게 맷집이 생길 것을 기대하는 것 같은 상황이다. 국제무역의 경쟁이 높아질수록 경쟁력이 낮은 국내 비즈니스서비스업의 생존이 우려된다.

 

디자인전문기업 & 인하우스 디자인팀

 

 디자이너들은 표준산업 분류상 서비스업으로 분류되는 ‘디자인전문기업’과 기업 내부의 디자인부서 및 연구소와 소속 디자이너들, 소상공인, 1인기업, 프리랜서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기업 내부의 디자인부서나 연구소는 디자인 서비스의 공급자가 아니다. 기업 내부 디자인 수요에 따라 디자인하기는 하지만 산업 생태계 차원에서 볼 때 디자인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기업에 디자인을 제공하는 공급자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의 기업 내부에 강한 디자인팀이 있는 것보다 하나의 강한 디자인전문기업이 있는 편이 산업에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든다. 삼성 회계팀에 뛰어난 전문가들이 몰려있는 것보다 회계 컨설팅을 잘하는 기업 하나가 많은 다른 기업들에 뛰어난 수준의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산업에 큰 효과를 미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대기업에 디자인역량이 몰려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독일 IF 디자인어워드에서 55개를 수상하여 역대 최대 수상 실적을 기록하였다. 대기업들이 수없이 따내고 있는 주요 국제공모전 수상작 수를 보면 그들의 높은 디자인역량을 가늠할 수 있다. 

 대기업들의 뛰어난 디자인 수준을 우리나라의 공통역량이라고 할 수 없다. 대기업 내부로 들어간 디자인역량은 산업에서 공통 활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마트에 있어야 할 카트들을 언제부터인가 각자의 집으로 가져가 사용하는 것과 같다. 산업의 중간재인 사업서비스업은 개인용 카트가 아니라 마트의 카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업이다.

 

 디자인산업 진흥을 위해서는 수요기업들이 디자이너를 채용해 디자인역량을 내부화하기보다는, 산업에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수 디자인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역량을 강화시켜 뛰어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국내 디자인산업 현황 및 문제점67)67) ‘디자인산업비전2020’(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윤성원 등, 2011) 토대로 수정 

 

 

구분

주요 내용

경쟁

환경

○ 취약한 국제 경쟁력

 - 국내의 디자인산업은 급속히 쇠퇴(2007년 9위 -> 2010년 15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

 - 1) 중소기업의 디자인에 대한 낮은 인식, 2) 이로 인해 늘지 않는 디자인 수요시장, 3) 인력공급과다와 노동환경 취약성으로 우수인재의 유인성 낮음 4) 디자인 전문기업의 역량 미흡과 영세성 등 세계 수준에 비교해 볼 때 국내 디자인산업은 많은 취약점이 존재

○ 글로벌 경쟁 심화

 -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디자인기업이 국내 기업의 디자인 개발에 참여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음. 국내기업은 디자인 리서치 등 종합적 컨설팅 역량을 발휘할 기회가 줄어듦

R&D

○ 정부 R&D 투자 부족으로 공통 활용 기술력 저하

 - 국내 디자인 R&D 예산은 597억 원(2021년 기준)으로 R&D 예산 27.4조 원의 0.2%에 불과, 디자인리서치, 컨설팅 등 공통 디자인기술 연구의 질적, 양적 수준 미흡* 산업부 디자인R&D는 주관기관이 대부분 제조기업이라 디자인기업의 역량강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음 

 * 민간기업의 연간 디자인투자는 3.5조원(‘08년)으로 전체 R&D 투자 대비 14.6% 수준

○ 디자인산업에서의 R&D 육성 전략 부족

 - 기존 정부R&D 중 디자인 관련 예산은 디자인산업 고도화에 기여하기 보다는 대부분 제조기업의 제품개발시 제품 외관의 실제화 역할로서 디자인개발비를 지원한 성격이 많았음

 - 제품디자인 역할이 해당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판매촉진에 기여한 바는 분명하나, 1) 공통 기술로서 타제품에의 응용되는 등 관련 산업에의 파급효과가 적고 2) 디자인기업의 본원적 역량 향상에 기여된 면이 적었던 점 등 한계를 가짐 

○ 대기업의 디자인 R&D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

 - 삼성,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은 디자인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R&D에서 디자인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디자인주도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세계 선도 기업으로 성장함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디자인 R&D 수준 격차가 매우 크고 차이가 심화되고 있음

○ 전문기업의 R&D 역량 부족에 따른 디자인기술 역량 취약

 - 디자인전문기업 영세성에 따라 우수한 인재가 국내 디자인산업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대기업이나 해외기업, 타 산업분야로 이동함. 결과적으로 디자인산업의 공급자인 전문기업의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음

인프라 

○ 인력 수급 부조화

 - 연 2만명 내외의 전공자가 고용시장에 배출되고 있으나 인력수요시장 부족으로 많은 인력이 국내 및 해외의 상급 단계로 진학 또는 타 산업으로 진출하는 등 많은 노동생산요소가 손실되고 있음

○ 수요 맞춤형 인력양성 미흡

 - 전공자 배출이 과다함에 비해, 디자인학과는 스타일링 위주의 교육으로 융합적 역량을 필요로 하는 업계 수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음

 - 디자인전문기업의 사내 교육기관 보유비율이 1%에 미치지 못하는 등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실무자 교육투자 미약(디자인기업 사내 교육기관 비중: 대만 41.2%, 英 20%, 한국 0.6%. 2008 기준)

 - 고급 전문 인력이 양적ㆍ질적 증가 중이나 대학 및 연구소, 대기업에 편중

기업

○ 공급자 역량 미흡, 수요자의 디자인 활용 수준도 미흡

 - 디자인전문기업의 디자인 기초기술 및 종합적 디자인컨설팅 능력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

 - 디자인수요자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디자인을 제품의 외형개선으로만 인식, 활용하는 경향. 先기술개발ㆍ後디자인개발에 따라 경영성과제고 영향 미약

#디자인산업 #디자이너 #디자인전문기업 #법제도 #인프라 #디자인R&D

 

 

 

 

 

 

 

 

 

 

 

05디자인산업특징과 전망 

디자인 수요시장에 대한 이해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1) 일찍이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저자 다니엘 핑크(Daniel H. Pink)는 ‘지는 MBA, 뜨는 MFA(The MFA is the new MBA)’라는 글을 통해 기업 경영에서 예술 관련 학위가 가장 인기 있으며, MFA(Master of Fine Arts)가 MBA(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를 대체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 2013년 5월, 직원이 22만 명이 넘는 글로벌 경영컨설팅 기업인 엑센추어는 200여명 규모의 영국 서비스디자인기업인 피요르드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경영컨설팅 회사로 잘 알려진 모니터그룹은 디자인리서치로 뛰어난 역량을 갖추었다고 평가받는 더블린 그룹을 인수하였다. 규모 있는 경영컨설팅 회사가 디자인기업을 인수하여 새로운 사업을 대비하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1), 2) 두 사례는 서로 관련이 있다.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산업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효율과 생산성, 최적화로 승부하는 제조산업의 논리 대신 소비자의 심리와 욕구에 중점을 두어 서비스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한 마디로 경영컨설팅은 가고, 디자인이 오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생기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인의 수요시장이 변화된 디자인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의 발전,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의 변화, 소득수준 향상 및 Well-being 추구에 따른 수요자의 욕구 수준 상승에 대응하여 디자인 수요는 필연적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디자인의 개념이 확대되고 디자인산업 생태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 : 확장되고 있는 디자인의 개념, 수요시장에 따른 역할68)68) 윤성원 등 (2011), ‘대한민국산업기술혁신비전2020’,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

 

구분

 

확장된 디자인산업의 수요시장

기존 주요수요시장

 

범위

제조산업

서비스산업

공공분야

정의

제품의 본원적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가 전달받는 가치가 향상되도록 하는 실체화의 과정 및 결과

서비스의 본원적 목적을 유지하면서도 사용자가 전달받는 가치가 향상되도록 하는 실체화의 과정 및 결과

공공서비스의 문제점을 디자인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이루는 분야

디자인의 역할

제품가치 극대화를 통한 기업의 수익 창출

서비스 가치 혁신,

고객 경험 가치 향상

공공서비스 혁신,

사회 문제 해결, 

국민 삶의 만족도 향상

 

 

 

앞으로 3회에 걸쳐 디자인 수요시장의 변화에 대해 다루어보려고 한다. 

 

디자인 수요시장의 변화 1 

(제조산업) 제조의 서비스화

 

디자인 수요시장의 변화 2 

(서비스산업) 서비스경제화의 물결

 

디자인 수요시장의 변화 3 

(공공부문) 공공부분의 거대한 변화 

 

 

 

수요시장의 변화1) 제조의 서비스화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제조서비스화 #산업서비스화

 

제품 본연의 경쟁력 보다 사용자의 욕구에 집중

 

전구 제조업을 예로 든다면, 이제까지 전구의 경쟁력은 ‘얼마나 밝고, 오래 가고, 가격이 싼가’이다. 우리나라 전구 제조업체가 여전히 밝고 오래가는 전구 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때 필립스는 약 20년 전부터 제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넘어, 빛이 사람에게 어떤 경험(감각, 감성, 감정, 느낌, 심리, 기억 등)을 주는지를 연구해 기존에 없던 제품으로 새로운 수요시장을 만들었다.

필립스 조명의 ‘Hue’(사진)는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제어해 집안 분위기를 조절한다. 미세하게 조정된 빛이 뇌에 전달되어 정서적 안정, 기분 전환, 집중력, 에너지를 높여 주는 것이다. 제조기업이 수요자의 욕구에 관심을 가질 때, 새로운 수요시장이 열린다. 

 

 

 

그림. 사용자 경험에 주목하는 필립스 조명. Hue는 스마트폰으로 조명을 제어해 집안 분위기를 조절한다.

 

 

제품은 서비스의 플랫폼이 된다.

 

 삼성의 패밀리허브 냉장고는 식품을 신선하게 보관한다는 제품 본연의 기능을 넘어 식재료를 인식해 식단을 짜고 식재로를 구매하는 등 가정의 식생활 서비스의 플랫폼으로서 기능을 하는 제품이 되고 있다. 

 아이폰 구매자는 뛰어난 기능, 품질, 가격 때문에 아이폰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제품이 제공하는 쾌적하고 통합된 서비스경험 속에서 익숙해진 사용자는 점점 이탈하기 어려워진다. 냉장고, 휴대폰 뿐 아니라 많은 영역에서 제품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

 제조원가가 250달러로 추정되었던 킨들 파이어는 2011년 199달러에 판매되며 시장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기자들이 어떻게 이런 가격에 판매할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는 “우리는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구입할 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사용할 때 벌고자 한다.”고 말했다. e북을 보기 위한 단말기 구매는 한 번뿐이지만 e북을 읽기 위해서는 수시로 e북을 구매하기 때문이다. 제품이 서비스의 플랫폼이 되면 서비스의 빈번한 구매가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또 제품이 서비스의 플랫폼이 될 때, 사용자경험디자인은 기존 개념의 제품에서 보다 월등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제품판매가 아니라 사용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필립스 라이팅69)69) 2018년 시그니파이(Signnify)로 사명을 바꿈.

은 2015년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에 조명기기를 설치하고 유지보수했다. 공항에 설치된 전등은 필립스의 소유로, 이에 따른 모든 설치 및 유지보수의 책임을 진다. 필립스는 이 모든 비용을 무료로 하는 대신 얼마나 공항을 밝게 해주었는가를 기준으로 공항으로부터 비용을 받는다. 공항 측에서는 초기비용 없이 효율성 높은 LED로 교체,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LED 사용에 따라 절감된 전기사용료를 내면 된다. 제조에서 서비스업으로 성격을 확장하는 것은 제조기업에게도 많은 장점을 준다. 필립스는 제조-유통-사용-폐기에 이르는 제품 라이프사이클 과정 전반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제품 수거 후 재처리가 쉬워지는 등 효과적으로 원가절감을 이루게 된다. 또 마음 놓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된다. 제조기업이 제품 판매를 통해서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에서는 경쟁사보다 조금 더 잘 만들면 된다. 지나치게 내구성이 좋아 오래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설령 영원히 작동하는 전구를 만들 수 있다 해도 그 제품을 팔면 미래의 전구시장이 없어지기에 기업은 그런 제품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전구의 밝음을 서비스로 제공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최대한 오래, 잘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것은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데에도 유리하다.

 

제조의 고부가가치를 위한 제조서비스화

 

 2017년 이후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기존 산업을 보다 효율 높은 산업으로 변화시켜 적은 생산인구로도 경제의 산출을 유지, 확대해야 한다. 더 많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낼 수 있게 바꾸어 노동력이 사라지는 당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그러자면 제조업은 더 많은 부가가치를 내야 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제조의 서비스화(Servitization)’가 촉진되어야 한다. 

 

 세계적으로 제조업 가치사슬(생산, 판매, 유통, 유지보수컨설팅)에서 서비스가 중간재로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제품 판매보다 디자인, 브랜드, 유통, 사전/사후 서비스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제조과정

사례(서비스화 내용)70)70) ‘한국 제조업의 서비스화 현황과 해외 진출 사례’, 2020,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생산

·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생산과정 중 ICT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1:1 맞춤형 제품을 생산한다.

판매

· HP는 프린트기를 사용량(Pay per Use) 기준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유통

· 하이마트, 삼성디지털프라자 메가스토어 등 가전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온라인몰로 유통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다. 

유지보수 컨설팅

· 애플은 아이튠즈,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판매한다. 

표 . 제조서비스화 사례

 

 

 서비스 중간 투입률이란 제조업에서 최종 부가가치 창출까지 디자인·광고 등 서비스가 중간재로 투입되는 비율을 말하는데, 2015년 기준 미국 34.9%, 독일 31.7%, 일본 27.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18.1%로 낮은 수준이다.71)71) ‘한국 제조업의 서비스화 현황과 해외 진출 사례’, 2020,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특히 디자인·엔지니어링 등과 같은 비즈니스 서비스에 대한 활용 인식 부족 및 제조업의 긴축경영의 결과로 제조업의 서비스 중간 투입의 비중은 지금까지 매우 부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 서비스 중간 투입률 = (서비스 중간재 부가가치) / (제조업 최종수요 부가가치)

 

 제품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은 제조 중간과정에 제조품의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는 서비스업에 대한 투입이 부족해서이다. 지식서비스 중에서도 특히 디자인, 컨설팅과 같이 제조업을 지원하는 비즈니스서비스업의 투입 예산을 늘릴수록 그만큼 제조품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 비즈니스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제조업이 고부가가치화될 수 있다. 

 

 제조산업이 스마트해지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은 제조의 서비스화, 서비스업 고도화, 나아가 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72)72) 산업의 서비스화(Servitization) :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서비스의 상품화, 기존 서비스와 신서비스의 결합 현상을 포괄하는 개념. 결과적으로 산업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높아가는 현상.

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루기 위해 정부도 비즈니스서비스산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디자인은 

1) 지금까지 주목하지 않았던, 사용자의 잠재된 욕구를 만족시키는 신제품을 만들고(Hue), 

2) 제품이 서비스 플랫폼으로서 역할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통합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고(아이폰 UX 디자인), 

3) 제조역량을 토대로 서비스비즈니스 모델을 설계(스키폴 공항의 조명 서비스 운영 모델)하여 ‘제조를 서비스화’ 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디자인이 수요자 중심의 제품/서비스를 실현하는 효과적 방법이라는 점을 어필하여 산업서비스화를 선도할 전략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디자인산업을 강화, 확장함으로써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사용자 경험상의 불편함을 민감하게 포착해서 개선하는 디자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요시장의 변화2) 서비스경제화의 물결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서비스산업고도화 #산업서비스화 #서비스디자인 #경험디자인 #서비스R&D

 

 서비스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이미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서비스산업은 전통적으로 제조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근원적 부를 창출하지 못하는 사업으로 치부되어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면이 있다. 제조산업에 집중하는 중에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중요한 기회를 잃는 건 아닐까?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주요국은 이미 서비스산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고 그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제의 가치창출 원천이 제조에서 서비스로 변화되어가는 것을 ‘서비스 경제화’라고 하는데, 서비스 경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서비스업을 주로 수행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춘지에 따르면 1990년 세계 100대 기업 중 서비스기업은 7개에 불과했으나 2011년 100대 기업 중 서비스기업은 58개가 되었다. 

 둘째, 전통적 제조기업들도 부가가치를 더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사업 쪽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변화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PC를 제조하던 기업이었으나 2004년 PC하드웨어 부분을 매각하며 당시 세계 최대 규모의 경영컨설팅기업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PWC)를 인수하는 등 전체 매출 중 서비스 쪽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되었고 2010년 기준 IT서비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서비스기업으로 변화되었다.73)73) IBM은 2004년 미국 경쟁력 위원회에 서비스 혁신 방법을 위해 과학적 방법, IT기술을 활용하는 '서비스과학(Service Science)'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기업으로서 서비스 사이언스의 확산을 위해 노력 중임

 결과적으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커져가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서비스산업이 주도적 산업이 됨으로 인해 크게 다음 두 가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첫째, 수요자의 권력이 커짐에 따라 첨단의 기술력과 같은 공급자 관점에서의 경쟁력 보다는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수요자 관점에서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게 되었다.

 둘째, 제품의 제품력 자체보다 수요자가 얻게 될 경험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설계/디자인해 좋은 경험을 만들 것인가가 중요해졌다.

이 두 가지 이유가 앞으로 산업에서 디자인에 주목하게 할 배경이 될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가 고도화 되면서 이제는 제공자의 기술로만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디자인은 수요자의 보이지 않는 니즈를 다루는 기술이며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을 잘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디자인은 서비스산업이 당면하게 될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서비스산업 고도화 방법에 대한 수요도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기존의 제조산업과 크게 다른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대안적 방법과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 방법으로서 서비스디자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이 제품, 시각, 환경, 패션 등 분리되었던 디자인 서비스 영역을 통합해 제공하는 것이라는 식의 이해는 적절치 않다. 단순히 분야별 디자인 개발이 합해진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디자인이 주로 가치생산과정의 최종 단계에 기여했었기에 그런 분류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서비스 전반의 개발을 계획하고 개발하는 역할로 확장되었기에 제조된 결과로만 분류하는 것은 어렵다. 디자인이 정해져있는 문제를 푸는 문제해결자로부터 서비스의 문제를 재정의하는 역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는 역할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분리된 디자인 영역에서 고려할 수 없었던, 새로운 차원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클라이언트에게 디자인에 대한 투자 방향을 제품 혹은 환경디자인에서부터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과제로 바꾸어 제시했던 ‘아셀라 프로젝트’가 대표적 예가 될 수 있다. 

 

 

아셀라 프로젝트

 

 1999년 미국 북동부를 운행할 새로운 고속철도가 필요했던 ‘앰트랙’사는 IDEO에게 새로운 열차인 ‘아셀라(Acela)’의 객실디자인을 의뢰하게 되었다. IDEO는 이 일을 의뢰 받고 세계 최고의 열차 객실 벤치마킹을 하고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까? IDEO의 개발팀은 고객과 함께 여러 차례 기차 여행을 했을 뿐이었다. 그러면서 여행객이 전체 여행을 경험하는 단계를 순차적으로 나타낸 ‘고객여정맵(Customer Journey Map)74)74) 고객여정맵 : 서비스디자인의 대표적 방법 중 하나. 고객의 전체 서비스 이용 경험을 감정의 고저로 그림으로 표기함 

’을 개발한다.  맵은 ‘1) 여행정보를 학습하는 단계 &#8211; 2) 여행을 계획하는 단계 &#8211; 3) 기차역에 가는 단계..’에서부터 ‘9) 목표 역에 도착한 단계 &#8211; 10) 다음 여행을 계속’까지 총 10단계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중 객실 좌석에 앉게 되는 것은 8단계에 이르러서였다.  ‘고객이 열차 대신 비행기를 이용하는 이유는 객실의 디자인이 좋지 않아서가 아니다.’, ‘열차표를 예매하는 것도 불편하고, 역사에서 기다리는 것도 지루하고, 탑승 절차도 번거롭다.’ 

 결국 이 것은 객차를 금으로 장식한다 해도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통된 문제인식을 갖게 된다. 결과적으로 IDEO는 객실 디자인에 국한되지 않고, 비행기 여행과 비교하여 모든 면에서 우월한 통합적인 서비스경험을 디자인하게 된다.

* ‘디자인에 집중하라’(팀브라운, 2010, 김영사) 내용을 참고해 고쳐 씀

 

 

 

감(感)의 경영에서 디자인경영으로

 

 프렌차이즈 커피숍 ‘@카페’의 매장은 전국에 1,000개가 넘는다. @카페의 매장 환경이 어떻게 디자인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매장 인테리어 개편 공모에 대해 몇 군데의 인테리어 디자인회사가 각자 디자인 시안을 개발해 제시한다. @카페의 경영진은 그중에서 예쁜 디자인을 고르고 선택된 디자인 안이 전국 매장에 적용된다. 이 모든 것이 실질적으로는 소수 경영진의 미적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요행히 경영진이 안목이 높다면 그 기업의 프렌차이즈 매장은 매력적인 디자인의 공간이 될 것이고, 운 나쁘게 안목이 낮다면 그 기업의 매장은 트렌드에 뒤처지는 디자인으로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전 국민이 이용할 카페를 디자인하는 중요한 일에도 감과 느낌으로 경영을 하는 것이다. 서비스산업에는 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 환경이 사용자에게 실제 어떤 느낌, 어떤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인지를 실험, 테스트하고 평가, 검증하는 체계적인 절차와 방법을 이용한다면 어떨까?

 미국 메릴랜드주 메리어트 호텔 본사 지하 2층에는 3백 평 규모의 서비스혁신 연구소 ‘The Underground’가 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험하는 공간이다. 새로운 아이디어 중 직원들 다수가 지지하는 아이디어는 테스트 공간에 적용해보고 숙식해보면서 테스트하며 평가한다. 여기에서 개발되고 채택된 아이디어는 실제 호텔에 적용하게 되고 그 결과는 이용하는 고객들이 평가하고 다시 개선한다. 

 구석구석 고객을 배려하는, 생각 못 했던 지점까지 오감을 만족시킬 만큼 민감하게 설계된 공간과 그 공간에서 운영되는 서비스를 만들자면 디자이너 개인의 직관과 창의성을 넘어선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 서비스디자인은 고객의 경험을 미세한 감정의 변화까지 포착해서 가시화하고,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험해보고 최종 디자인하는 과정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만든다. 스타일링으로만 디자인을 활용하는 단계를 넘어 서비스디자인의 가능성을 활용한다면 국내 서비스산업을 고도화할 수 있는 효과적 전략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느 나라보다 디자이너가 많고, 우리 민족이 가진 창의성, 우리 국민들이 가진 불편한 점은 참지 못하고 개선하려고 하는 수요자로의 특징 등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데 아직 제대로 투자를 해오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에 디자인을 제대로 활용할 때 폭발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산업은 아직 R&D가 익숙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R&D 투자는 5%에 불과해 미국 32.1%, 영국 56.3% 대비 크게 미흡하다.75)75) OECD 2016년 자료 기준

 국내총생산(GDP) 중 제조업은 27.5%임에 비해 서비스업의 비중이 60%가 넘는데도 투자는 하지 않는 것이다. 

 서비스업은 철저하게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게 될 것인가를 고려하여 개발되어야 한다. 그러자면 개발될 환경에서 제공될 서비스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주는지 측정하고 사용자에게 최선의 심리적, 감성적 경험을 주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것이 최선의 방안인지를 실험하고 검증하는 고객 중심의 체계적인 절차와 방법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경쟁력 낮은 서비스산업, 급발진시킬 묘수는?

 

 많은 세계 주요국들과 우리나라에서 서비스산업은 주도적 산업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경쟁력은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어 서비스산업 고도화는 국가의 과제가 되었고 해결방안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래 제조산업 고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학문 중 경영, 마케팅, 공학, 과학, 디자인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언급한 학문은 제조산업의 공급자들이 더 빠르고 싸게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 공급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도왔다. 삽으로 땅을 파는 육체노동의 과정을 잘게 쪼개 면밀하게 분석했던 1880년대의 프레데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은 공급자 관리를 통해 제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대표하는 상징이라 할 만하다. 제조산업의 발전사를 보면 대체로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으로 공급자, 노동력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왔음을 알 수 있다.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경영, 마케팅, 공학, 과학, 디자인각자의 영역은 서비스산업의 특성에 맞추어 발전되었다. 서비스혁신을 위한 학문은 ‘서비스디자인’ 외에도 ‘서비스사이언스’, ‘서비스경영’, ‘서비스마케팅’, ‘서비스엔지니어링’ 등이 있다. 제조산업에서 경영, 마케팅, 디자인이 각자 제 역할을 해 온 것처럼 서비스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양한 학문이 서로 간에 차별점을 갖고 다른 역할을 하면서 발전되고 있다.

 

 

그림  제조산업과 서비스산업을 고도화하는 학문들

 

 

 세계 각국은 자국의 서비스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각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일본, 독일, 핀란드, 영국, 아일랜드 등은 서비스산업의 중요성과 서비스산업을 혁신하기 위한 연구개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서비스 연구개발(R&D) 중이다. 이들 국가는 오래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서비스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을 위해 정책을 연구하며 구체적 실행 또는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최근의 서비스산업화 추세에 따른 서비스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세계 주요국들이 인식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한 기술혁신 전략과 과제’76)76) 2007,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라는 보고서에서는 주요국의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한 서비스R&D의 특징에 대해, 1) 미국과 영국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연구하고 있고, 2) 독일과 일본은 서비스 산업의 낮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 엔지니어링’을 연구하고 있으며, 3) 핀란드는 보건 분야와 공공적 목적을 위한 분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등 나라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보임을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제조산업에 있어 강한 경쟁력을 가진 독일과 일본은 서비스산업 혁신에 대해서도 (제조산업을 성장시키면서 그랬던 것처럼) 공급자의 생산성 향상과 생산 공정상의 혁신을 중시하는 특성을 보인다. 제조산업의 성공을 가져왔던 DNA를 서비스산업에도 이식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과 영국의 서비스산업 혁신 방안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특허 활동을 통해 새로운 고부가가치 신규 산업을 창출하려는 산업 R&D적 특성이 나타난다. 

 우리나라도 이 시점에서 우리나라의 서비스 혁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 것인가, 그 모습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은 어떤 방법을 채택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일단 서비스는 제조와 근본적 차이를 갖는다. 따라서 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기존 제조산업에서 효과가 있었던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 의문을 가져야 한다. 서비스산업에도 제조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사용한 것과 같은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제조업을 레고블록에 비유한다면, 서비스업은 유기체로 비유할 수 있다. 제조산업에서는 제조생산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분석, 해체하는 방법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체, 재구성으로 대응하는 식의 해결책이 어느 정도 유효했다.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관점에서, 대상을 해체해서 문제가 생긴 부품을 찾아내고 새것으로 갈아 끼운 다음 재조립하는 것이다. 지금껏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이 제조산업 혁신 방법으로 유효했던 이유이다. 반면 서비스업에서는 이런 식의 문제 정의와 문제해결 방법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서비스업은 서비스의 요소와 요소 간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가치가 생겨나고 부분의 합이 전체와 같지 않은, 유기체와 같다. 서비스산업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잘게 쪼개 분석하려고 하면 그 순간 실체는 다른 어떤 것으로 변화된다. 예를 들어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로 이루어진 서비스 전달체계 상에 문제가 되는 누군가가 있다고 해서 그 관계를 해체하고 그 사람을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되지 않는다. 생각지 못했던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제조업에서 사용했던 것과 같은 기존의 방법과 규칙이 더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다. 제조산업과 큰 차이가 있는 서비스산업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전체의 문제를 통합적으로 보고 해결하려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서비스가 갖는 대표적 특징은 형체가 없는 ‘무형성(intangibility)’, 생산과 구매, 소비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비 분리성(inseparability)’, 표준화와 규격화가 어려운 ‘이질성(heterogeneity)’, 보관과 저장이 불가능한 ‘소멸성(perishability)’이 있다.77)77) ‘서비스경영’, 정기영, 2009 

 그러다 보니 구체성이 떨어지고, 서비스가 실현되는 현장에서 대충 실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서비스 제공자마다 품질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제조업과 비교했을 때 서비스산업에서는 서비스 경험을 구체적으로 시각화, 실제화하고 표준화하여 서비스의 경험 가치를 높일 체계적 방법론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서비스산업, 디자인이 필요해

 

 서비스산업은 크게 세 가지 큰 과제를 가진다.

첫째, 첨단의 기술력 같은 공급자 관점에서의 경쟁력보다는 수요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차별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등 수요자를 이해하는 역량이 한층 더 중요하기 때문에 서비스산업이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서비스 공급자들의 수요자를 이해하는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제품 자체보다도 수요자가 얻게 될 경험을 어떻게 잘 설계(디자인)해서 좋은 경험을 하게 할 것인가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이다. 수요자의 경험을 다루는 사용자경험, 서비스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정부는 디자인 수요시장에서 서비스디자인이 잘 확산되고 좋은 성과가 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해야 할 것이다.

 셋째, 코로나19와 4차산업혁명의 기술적 혁신이 맞물리면서 서비스의 비대면화가 가속화되며 산업에 본질적인 변화가 오고 있어 그 변화에 신속히 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서비스산업을 고도화시키기 위해 우리가 디자인에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서비스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공급자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산업을 위한 접근방법 대신 소비의 주체로서 인간의 욕망과 행동에 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디자인은 수요자의 니즈를 다루는 학문, 기술이며 어떻게 하면 좋은 경험을 잘 만들 것인가에 대한 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서비스 시스템과 전달체계를 인간 중심으로 혁신하는 분야이다. 따라서 서비스산업이 당면한 문제의 해결안을 제공할 수 있는 디자인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부각 될 전망이다. 

 제조산업에서 디자인이 스타일링 위주의 역할을 맡아왔던 것에 비해 서비스산업에서의 디자인은 서비스 개발은 물론이고 서비스의 체계를 만들고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이해관계자 간 구성을 재구축하는 설계자, 혁신가, 중재자로서, 지금까지와는 완연히 다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수요시장의 변화3) 공공부문의 거대한 변화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공공서비스 #공공서비스혁신 #수요자중심 #국민디자인단 #서비스디자인 #공공서비스디자인

 

수요자 중심 공공서비스를 실현하는 디자인

 

 정부가 비전으로 제시하는 ‘혁신적 포용국가’는 수요자 중심의 공공서비스78)78) 공공서비스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공급하는 유·무형의 생산물을 의미한다. 정부개혁과 관련된 많은 논의가 공공서비스에서 형평과 효율을 기준으로 상하수도, 가로등, 도로교통, 쓰레기 처리 등과 같은 일상생활 영역에 필요한 공공서비스 개혁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새행정학, 대영문화사 2013)

가 실현될 때 가능한 목표이다. 우리 사회는 공공서비스가 수요자 지향으로 바뀌는 거대한 변화를 맞고 있다. 공공서비스는 국가와 국민이 접하는 최전선에서 국민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는 만큼 정부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럼에도 국가경쟁력 조사 대상 141개국 중 사회자본 72위, 정부규제가 기업 활동에 초래하는 부담 87위, 부패지수 42위79)79) 세계경제포럼(WEF), 2019년 국가별 경쟁력 평가 결과 

이고 OECD 35개국 중 정부 신뢰도는 2017년 32위, 2019년 22위80)80) OECD의 한 눈에 보는 정부(Government at a Glance)

 등 평균 이하의 수준으로, 민간과 비교할 때 우리 공공부문은 아직 많은 부분 개선이 필요하다. 반면 국민들의 인식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공공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의 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구매자 성숙도는 2019년 기준 세계 1위이다.81)81) 세계경제포럼(WEF), 2019년 국가별 경쟁력 평가 결과 

 

 최근 공공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혁신에 대한 요구가 세계적으로 거세게 일면서 우리나라도 공공서비스의 혁신에 디자인이 활용되는 동향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디자인의 새로운 수요시장으로서 특별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공공디자인’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디자인’이다.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정책, 공공서비스를 구상하고 개발, 전달하는 과정 전반에 서비스디자인82)82) 서비스디자인이란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과정 전반에 디자인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경험을 향상시키는 분야로서 사용자 중심의 리서치가 강화된 새로운 디자인 방법으로 제조에 서비스를 접목하거나 신 서비스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한국디자인진흥원 (2012.8.), 서비스디자인 종합 육성 계획 중)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기존에 우리가 공공디자인이라 부르던 영역에서 디자인이 시각, 제품, 환경, 시설물 등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해 왔다면, 공공서비스디자인은 공공정책이 설계되고 서비스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방법으로 사용되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 과정에 디자인을 적용한다니, 디자인을 ‘스타일링’, ‘꾸미기’ 정도로 정의하던 관점으로는 매우 생소한 개념이 아닐 수 없다. 국내에 공공디자인이라는 용어를 익숙하게 사용하게 된 것도 불과 20년이 채 되지 않았고, 그나마 공공디자인의 범위83)83) ‘공공디자인진흥법’에서의 공공디자인의 범위는 ‘일반 공중을 위해 국가기관 등이 조성, 제작, 설치, 운영 또는 관리하는 시설물과 용품, 시각이미지 등’을 말함

라면 최근까지 간판, 캐릭터, 공공 건축, 환경 시설물 등 문체부가 관장하는 일부 영역만을 의미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디자인이 국내 공공영역에서 그렇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이, 서비스디자인은 선진국에서 공공서비스 혁신을 이루기 위한 영역으로서 20여 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영국 디자인카운슬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혁신,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등 유럽의 선진국들은 공공영역의 정책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과정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해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고 있다. 디자인카운슬 외에도 덴마크의 준 정부기관이자 정부를 위한 컨설턴시인 마인드랩(MindLab), 핀란드의 시트라(The Finnish Innovation Fund Sitra)의 전략디자인유닛, 호주의 사회혁신센터 택시(TACSI) 등 디자인을 공공정책과 사회혁신의 전략으로서 활용하고 있는 정부 기관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디자인은 기존에 디자인이 활용되어 오던 영역 외에도 각 디자인 요소를 통합해 시스템과 서비스를 설계하거나 수요자 중심으로 공공서비스를 혁신함으로써 정책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방법으로서 활용된다. 

서비스디자인 확산을 주도한 한국디자인진흥원

 

 우리나라에서도 2010년대부터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부처를 비롯해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주요 지자체에서 공공서비스디자인 혁신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서비스디자인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2011년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제도, 교육, 디자인기업지원, 문화 확산 등 기관 전반의 활동에서 서비스디자인의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해왔다. 국내 최초의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 결과는 아파트 에너지 고지서였다. 같은 평형대 이웃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 빨간색 고지서를, 보통은 노란색을, 적게 사용한 집은 녹색 고지서를 받게 된다. 이 디자인은 에너지관리공단을 통해 수정되어 전국 아파트 고지서로 사용되고 있다. 

 2013년 서비스디자인 전담팀을 갖추고 보건의료산업, 국방산업, 산업단지, 경로당, 장기요양소, 전통시장, 종합민원실 등 다양한 분야에 서비스디자인 사례를 만들어갔다.84)84) 윤성원 등 (2013), ‘공공정책, 책상에서 현장으로’, 한국디자인진흥원

85)85) 이 책 내용 중 ‘서비스디자인의 도입, 확산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역할’ 부분 참고

 시범사업의 결과가 전국적으로 적용되어 영향을 미친 것은 에너지고지서 외에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결과표, 국민디자인단 등이 있다.

 

국민디자인단86)86) 현재는 ‘국민정책디자인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었음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공공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디자인다이브 design dive’를 운영하며 공공부문에서 디자인이 어떤 가능성을 갖는지 확인했던 경험을 토대로 2014년에는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와 행정(정책 기획 및 개발의 과정)에 디자인방법을 적용하는 ‘국민디자인단’을 시범운영했다. 2015년에는 행안부가 정책사업으로 확성하여 10배 이상 확대된 규모로 사업을 본격화하며 2020년까지 전 정부부처와 지자체도 거의 빠짐없이 참여해 2천 개 이상 과제, 1만여 명 이상 참가해 정책과 서비스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해왔다. 국민디자인단은 소통과 참여의 정책 개발을 중시하는 정부 기조에 발맞추어 대표적 국민 참여형 정책개발의 방법으로 정착되면서 그간 공급자 중심의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고 공공영역의 디자인 시장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확장되고 있는 공공영역의 디자인수요

 

2014년 국가인적자원 양성의 표준이 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서비스경험디자인 표준 모형이 개발되었고, 산업디자인진흥법이 개정되면서 디자인의 범위에 서비스디자인이 포함되었다. 국민디자인단 확산을 위해 행정안전부는 2017년 행정절차법을 개정하여 공공서비스디자인 방법이 공공행정 전 과정에 활용될 수 있게 규정화하였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도시재생특별법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을 서비스디자인 전담기관으로 지정해 도시재생뉴딜사업 전반에 서비스디자인 활용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토록 규정화하였다. 

국가기술자격에 서비스·경험디자인 기사를 신설하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서비스·경험디자인 기사 자격 관리기관이 되었고 2020년 1회 시험에 744명이 넘게 접수해 116명의 합격자가 배출되는 등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 최초로 별정직 공무원(6급) 중앙정부, 지방정부 약 10명의 공공서비스디자이너 채용이 있었다. 공공부문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행, 민간으로의 파급,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규정화, 제도화가 이루어지며 서비스디자인은 이제 우리나라에서 하나의 주요 디자인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8년 공공서비스디자인부서와 서비스디자인혁신부서를 서비스디자인실로 통합하고 2020년에는 서비스경험디자인실로 개편해 산업/사회/공공 분야의 서비스디자인사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디자인혁신실도 신설해 조직내 조직문화, 일하는 방법개선과 타 기관간 협업에 있어서도 디자인씽킹, 디자인주도의 접근법이 자리잡게 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했다.

 

‘디자인 수요시장에 대한 이해’ 및 ‘수요시장의 변화 1)~3)’의 글에서 언급했던 서비스산업과 공공영역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디자인역할 인식과 수요시장 변화에 따른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모습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그림 : 디자인산업 생태계 모델>

 

 

 

 

 

 

디자인 신영역의 시범사업, 왜 중요한가?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시범사업 #서비스디자인 #에너지고지서

 

 국가 정책의 차원에서 디자인 영역 확장은 시범사업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시범사업은 민간과 공공 모든 영역에서 실행되고 있다. 시범사업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실행되고 있는 이유는 적은 예산으로 소규모 실행해 그 결과를 확인, 평가할 수 있고 문제를 발견하거나 개선 방향을 찾아 본래 해야 할 사업을 더 정교하게 재설계하여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범사업들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원래 시범사업은 실패를 감안하고 하는 것이라고, 또 실패를 통해서 실패하지 않으려면 해야 할 점을 찾는 것에 의의를 둔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범사업도 실패보다는 성공이 낫다. 작게라도 성공에 근접하게 도달해야 이른바 ‘탄착점’에 더 가까이에서 의미 있는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국내 서비스디자인 도입에 앞서 공공부문에서 최초로 시도되었던 2011년의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이 추진되었던 배경과 과정, 시범사업의 결과 새로운 디자인 영역이 확장되어 현재까지 이어진 경과를 살펴봄으로써 신영역에 디자인 역할과 효과를 입증하는 시범사업을 시도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본다. 다음 회에는 시범사업을 어떤 주제와 방법으로 추진해야 하는지 다루어 보겠다. 

 시범사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본 사업에서 목표로 하는 정책 대상과 유사한 조건의 적정 수 이상의 대상에게 실행된다. 본 사업에서 제공 가능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한 품질로 일정한 기간 제공한다. 시범사업은 적용 후 효과를 확인하고 그 결과를 통해 본 사업을 시행하기 위한 경과로서의 효용 가치를 갖는다. 따라서 시범사업 실행 이후 결과에 대한 평가와 문제점의 확인, 분석, 개선방안 도출과 적용 등의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시범사업은 '디자인이 새로운 영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정책 대상자들에게 알려 인식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써 가치를 갖기 때문에 디자인 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영국 디자인카운슬이 보건부와 공조해 추진했던 '디자인 세균퇴치 프로젝트(Design Bugs Out)'의 경우도 사업 첫해 의료기기(제품디자인) 개선으로 의료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성과를 낸 후, 다음 차 년에 프로젝트를 확대해 ‘응급실에서의 폭력 사고 저감’ 등 서비스디자인으로 의료서비스와 의료시스템을 개선하는 식으로 점진적으로 디자인의 역할 확대를 실현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리적인 제품, 환경 개선으로 감염을 줄이는 실질적 성과를 낸 후, 심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영역으로 디자인 역할을 확대해 간 것이다. 

 

 아직도 디자인이 문제해결 방법론으로서의 가치로 보다는 '실체화된 무엇'으로만 인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통념상 정부 정책관계자 및 민간에게 새로운 차원의 디자인 역할, 예를 들면 '서비스디자인'을 디자인의 영역으로 인식되게끔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디자인 세균퇴치 프로그램의 예에서처럼, 의료 등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않은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디자인 개발 사업을 우선 추진한 이후, 디자인 결과물이 활용되는 서비스를 개선하는 식으로 보편적 정서상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 눈에 보이는 것(물리적, 피상적이고 즉시 해결 가능한 단순한 문제)에서 시작해서 보이지 않는 것(정서, 감성 등 심리적이고 보다 본질적인 것,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복잡한 문제)으로. 특히 개선을 추진해야 할 주체가 개선을 열망하지 않으며(개선 결과가 성과와 연계되지 않음으로) 개선 결과가 국민 다수에게 혜택을 가져올 수 있는 공공영역을 중심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2010년 9월 디자인산업 육성의 주관부처인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현 산업통상자원부 엔지니어링디자인과)의 박종원 과장(현 경상남도 경제부지사)은 디자인산업 육성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인 한국디자인진흥원으로부터 서비스디자인의 개념을 접하게 된 후,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서비스디자인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것을 사례로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에너지 고지서를 다시 디자인함으로써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해 에너지 절약을 하게끔 하는 도전적 주제의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계획한 것이다. 이것은 국내 공공부문에서 최초로 시도된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이었다.

 2010년은 영국 디자인카운슬 등 해외 선진국의 디자인 진흥기관과 연구소, 학계, 디자인 커뮤니티에서 ‘범죄 유발 심리를 줄이는 디자인’, ‘학교에서의 생활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디자인’, ‘건강관리를 잘 할 수 있게 유도하는 디자인’ 등 생각과 행동을 바꾸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역할을 주장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던 때였다. 사회문제해결 디자인의 무한한 가능성과 효과를 입증하는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해 콘퍼런스, 학술대회, 디자인커뮤니티의 논의 주제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회문제해결 디자인과 같은 주제는 정부는 물론이고 디자인계에서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고 디자인 정책의 범위와 과제로도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서비스디자인의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당시 정부 관계자, 그중에도 특히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공무원을 설득할 수 있는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사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실질적 증거를 만들자는 산업부와의 합의에 따라 이 시범사업이 계획되었다.

 산업부가 주관하는 산업영역 내에서 에너지 문제는 현안 과제 중 늘 선두에 있는 문제였기에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통한 에너지 절감’을 주제로 결정하였다. 한정된 자원을 고려해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데 가장 효과를 크게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꼽았는데 그것이 '에너지 고지서'였기에, 고지서의 디자인 개선을 세부 목표로 정했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의 디자인을 바꿈으로써 그 고지서를 받은 사람들의 에너지 절감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이 시범사업의 도전 과제가 되었다. 민간 서비스디자인 연구 기관인 한국디자인지식산업포럼 (책임연구자 최미경)이 연구, 디자인개발 등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그림: 기존 고지서(좌), 새로 개발된 새로운 아파트 에너지 고지서(우)

 

 같은 평형대 이웃보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면 빨간색 고지서를, 보통은 노란색을, 적게 사용한 집은 녹색 고지서를 받게 된다. 정보디자인을 활용하여 사용량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개발했다. 고지서에 담긴 정보는 오래 정확히 기억될 수 있는 정보디자인으로 표현되어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기에만 좋은 고지서가 아니라 사용자 리서치와 테스트를 통해 에너지 절감해야겠다는 필요를 느끼고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디자인이다. 

 고지서는 2011년 1월~3월간 방배동 OO아파트 600가구를 대상으로 배포되었고 월평균 10%의 전기료 절감 성과를 냈다. 당시 한 해 전국 주택용 전기 사용액 7.6조 원의 10%면 연간 약 7천6백억 원의 예산 절감을 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사례는 2011년 국제디자인공모전 IDEA어워드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고 2011년 11월 행정제도 선진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 금상을 수상했고, 2014년 에너지 절약 촉진대회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적용한 에너지 절약형 고지서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 시범사업의 결과가 매체에 알려지면서 ‘고지서 디자인이 왜 서비스디자인인가, 시각디자인이 아닌가’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각디자인, 제품디자인, 환경디자인과 같이 디자인행위의 결과가 어떤 대상물에 구현되는가에 따라 분류되던 기존 디자인 분류 개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달 체계 중 사용자의 에너지 절약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한 가장 적합한 매개물을 고지서로 보았기에 고지서를 디자인한 것이었으며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디자인이었다. 무엇보다 이 시범사업은 전술한 것처럼 서비스디자인을 디자인산업의 새로운 확장된 영토로 끌어들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던 것이었기에 과정도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활용해 실행했고 결과도 서비스디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에너지 고지서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매년 2개 이상의 공공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시행하게 되면서 다양한 분야로 시범사업의 범위를 확대하였고 이것은 국내에 서비스디자인을 확산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범사업이 서비스디자인의 서막을 열다

 

 2010년대 이후 디자인은 기존 영역을 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비스디자인87)87) 서비스디자인 : ‘서비스를 설계하고 전달하는 과정 전반에 디자인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키고 경험을 향상시키는 분야로서 사용자 중심의 리서치가 강화된 새로운 디자인 방법으로 제조에 서비스를 접목하거나 신 서비스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함’ (2012. 한국디자인진흥원)

은 그 변화의 선두에 있는 신생 디자인 영역이다. 사용자의 ‘서비스경험’을 디자인하는 활동 및 이를 전문적으로 실행하는 디자인 영역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서비스디자인은 매우 다양한 개념 정의가 존재한다. ‘디자이너가 디자이너의 자질과 도구를 가지고 경영컨설팅이 다루어 왔던 서비스기획이라는 대상을 다루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서비스디자인은 여러 분야에서 실현된 사례들을 종합해보면 서비스의 제공자 및 수요자의 향상된 경험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제공자의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두는 경영컨설팅과 비교할 때 관점, 접근 방법, 결과가 매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용자에게 어떤 차별화 된 경험을 주는 가로 제화의 가치가 결정되는, 경험경제 (experience economy) 시대가 도래한 것이 경험디자인, 서비스디자인과 같은 무형의 디자인 역할이 주목받게 된 배경이다. 1993년 애플 부사장 도널드 노먼이 사용자경험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만든 이래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을 만드는 영역은 디자인의 영역으로 인식되고 있다. 

 

* 1990년대 후반부터 해외 IT기업, 제조업 등에 UX디자이너, 서비스디자이너 직군이 생겨남 

* 삼성SDS UX팀은 200명 이상, 삼성전자도 제품디자이너 대신 UX디자인 채용이 늘어남

 

2008년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 IDEO의 팀브라운(Tim Brown)이 사고방식으로서의 디자인(Design Thinking)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경영자 사이에서도 무형의 디자인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었다.

서비스디자인은 무형의 영역을 다룬다는 측면에서 유형의 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1990년대 이전)의 디자인의 역할과 큰 차이점이 있다. 최근에는 조직문화 혁신, 사회혁신, 사회의 복잡한 문제해결 등 복잡하고 기존 방법으로는 해결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방법을 활용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서비스디자인이 국내에 자리 잡게 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2010년부터 산업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시범사업 및 R&D 과제로 서비스디자인 과제가 추진되면서 수요시장과 디자인계에도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2010년 ‘에너지 고지서디자인’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첫 시작으로 에너지, 보건의료, 복지, 산업단지, 전통시장, 학교 등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으로 다양한 공공분야의 사례를 만들어 갔다. 2011년 한국디자인진흥원 주관으로 ‘design dive’라는 서비스디자인 워킹그룹 활동이 시작되어 2013년까지 6차례에 걸쳐 40여 개의 주제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이를 통해 총 5백여 명 이상이 참여했다. 참가자간 경험이 확산되면서 2011년 이후 공공기관, 지자체, 민간에 이르기까지 유사 형태의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되었고 참여자들 간 서비스디자인 기업을 창업하게 되는 등, design dive는 국내에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산업을 발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산업의 서비스화 경향이 나타나면서 민간 수요시장에서 사용자 경험의 총체적 가치를 향상할 방법에 대해 주목하게 된 것도 서비스디자인 확산에 영향을 미쳤다. 금융산업(2011, 현대카드)과 의료산업(2011, 대한병원협회 서비스디자인 국제회의)에서 가장 먼저 서비스디자인에 대한 움직임이 나타났고 제조업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장 빨리 인력 채용, 서비스디자인, 사용자경험디자인 인력을 보강하고 서비스디자인 교육과 연구 추진 등 내부 역량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서비스디자인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인식하고 2013년 서비스디자인 전담부서를 설치했고 제도, 교육, 디자인기업지원, 문화확산 등 기관 전반의 활동에서 서비스디자인의 기반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본격화했다. 지금껏 디자인이 시도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다양한 사례를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 연구개발, 교육 등 서비스디자인의 기반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추진함과 동시에 ‘산업디자인전문회사’, ‘우수디자인제품선정’ 등 각 주요 사업에 서비스디자인 분야를 추가함으로써 디자인 영역 확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체계를 갖추어갔다. 

 2014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은 행자부와 산업부와 함께 정책 기획 과정에 서비스디자인을 적용하는 ‘국민디자인단’ 시범운영을 통해 효과를 확인하고 2015년 10배 이상 확대된 규모로 국민디자인단 사업을 본격 시작, 2020년 현재까지 1천 개 이상 과제에 1만 명 이상이 참가해 정책과 서비스의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했다. 국민디자인단은 소통과 참여 중심의 정책 개발을 중시하게 된 최근 정부 기조에 발맞추어 국민참여형 정책개발의 대표적 방법으로서 정착되면서 그간 공급자 중심으로 개발되어 온 공공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식을 개선하고 공공영역의 디자인 시장을 확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4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협력하여 국가인적자원 양성의 표준이 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에 서비스경험디자인 표준 모형을 개발하였다.

 2014년 12월 30일 디자인의 범위에 서비스디자인이 포함된 산업디자인진흥법 개정안이 공포되었다. 산업디자인진흥법 재정(1977년) 이래 최초로 디자인영역에 무형의 디자인이 편입된 것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행정절차법 개정(2017.4.18.)을 통해 국민참여 방법으로 공공서비스디자인을 명시함으로써 서비스디자인이 공공행정 전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다.88)88) 국민디자인단의 확산을 위해 행정안전부는 2017년 행정절차법을 개정, 공공서비스디자인 방법이 공공행정 전 과정에 활용될 수 있게 규정화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행정절차법 시행령 개정 내용

제7장 국민참여의 확대

제25조의2(국민참여 확대를 위한 참여방법과 협력의 기회 제공)

② 행정청은 국민의 의사나 수요를 행정과정에 반영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기법을 활용할 수 있다.

1. 일반인, 전문가가 직접 참여하여 국민의 수요를 관찰·분석함으로써 공공정책 및 서비스를 개발·개선하는 공공서비스디자인 기법

2. 빅데이터(대용량의 정형 또는 비정형의 데이터세트를 말한다) 분석 기법

3. 그 밖에 국민의 의사나 수요를 확인하여 행정과정에 반영할 수 있는 기법

http://www.law.go.kr/lsInfoP.do?lsiSeq=193260&efYd=20170418#0000 

 

 

 서비스경험디자인 기사가 국가기술자격에 신설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국가기술자격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2019년 6월 1일 개정 고시되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국내 유일의 서비스경험디자인 기사 자격 관리기관으로서 지정되었다. 2020년 기사 자격 시험이 개최되었는데 744명이 접수하여 서비스디자인 영역과 새로운 자격제도에 대한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0년에는 최초로 별정직 공무원(6급) 중앙정부, 지방정부 약 10명의 공공서비스디자이너 채용이 있었다. 공공부문의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행, 민간으로의 파급, 법과 제도적 측면에서 규정화, 제도화가 이루어지면서 서비스디자인은 이제 하나의 주요 디자인 영역으로서 자리매김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아직까지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지 않지만 디자인을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기회 영역을 탐색하여 계속적으로 시범사업을 시도하고 성과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시범사업,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시범사업 #서비스디자인 #에너지고지서

 

 지난 글에서는 국내에 서비스디자인 분야가 확산된 계기가 되었던 에너지고지서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을 통해 시범사업의 의미와 필요성을 살펴보았다. 시범사업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고려가 필요한지, 주제선정시, 추진시 고려해야 할 점, 디자인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본다.

 우선 에너지고지서가 서비스디자인의 첫 시범사업 주제가 되었던 이유는 산업부 디자인과(당시 지식경제부 디자인브랜드과)는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와 같은 실이라서 실장의 의사로 적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실제 에너지관리공단이 바뀐 고지서를 아파트에 적용해서 얻은 절감효과는 2%대에 그쳤다. 원안이 대폭 수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고지서 제조업을 민간기업에 외주로 맡기고 있는데 제조업체 측에서 고지서 색상을 3가지로 늘리고, 각종 캐릭터나 시각적 이미지를 삽입하는 등 대규모로 개편하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제조비용이 올라간다는 이유였다. 고지서 제조업 시장을 한 기업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보니 경쟁입찰도 불가능했다. 결국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채택한 고지서는 기존 고지서와 수정안 사이에서 절충된 수준으로 확정됐다. 종이 상단 색깔을 3가지로 다양화하는 대신 가전제품에 흔히 쓰이는 에너지효율등급과 유사한 반원 모양 현황표를 삽입했다.(중략)  하지만 약간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절감효과를 거두면서 공무원들 인식도 바뀌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지난해 총 30만가구에 새로운 고지서를 적용했고 올해는 100만가구로 늘릴 계획이다.’‘디자인만 바꿨을 뿐인데…전력난 막은 숨은 공신’. 정순우 기자, 2013.09.12, 매일경제

 

좋은 디자인 결과물, 하지만 디자인이 변경되었다

 

 고지서 제작, 배부를 책임지는 민간 기업이 구현이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전면에 색상이 바뀌는 디자인을 적용할 수 없다고 했기에 기존안은 수정되었다. 본래 의도한 디자인이 최종까지 이어지지 못했기에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변경된 디자인도 에너지 절감 효과는 있었지만 핵심 아이디어를 지켰다면 더 큰 효과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89)89) 최초 제안 디자인으로 에너지 절감 효과 10% 달성, 수정된 디자인의 에너지 절감효과 2% 

 

 

 

좌: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제안했던 디자인, 우: 에너지관리공단이 수정한 디자인. 실제 적용된 아파트 에너지 고지서

 

 

 그림에서처럼 고지서는 초기 디자인에서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초기 산업부가 발표했던 디자인과 기능성, 심미성의 측면에서 크게 달라졌다. 특히 넒은 색상면을 통해 심리적 충격을 주는 부분, 다양한 그래프로 정확하고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는 측면 등 변경된 디자인은 당초 의도와 부합하지 않는다. 심리적 효과 및 에너지 절감 행동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바뀌었기 때문에 확인했던 것만큼의 에너지 절감 효과는 얻지 못했다. 에너지관리공단측은 2%의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발표하였다.

 

시범사업,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시범사업은 통상 짧은 기간, 적은 예산 등 부족한 자원으로 시행하는 경우가 많고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날 수 있어야 하기에, 효과적으로 정책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그 외에도 시범사업의 주제 선정에서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은 다음 표와 같다. 

 

 

구분

설명

시책 부합성

국내 외로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문제일 것

적합성

서비스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주제일 것

경제성

비용이 크게 수반되지 않아도 실행 가능한 주제일 것

파급성

경제적, 비경제적 파급력이 큰 주제일 것 

실행 용이성

의사결정 및 실행과 관련된 부서가 많지 않은 주제일 것

측정 용이성

적용 전, 후 효과에 대해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주제일 것 

 

 

 

 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의 경우, 적당한 주제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주제의 예는 다음과 같다. 

 

 

구분

좋은 주제

나쁜 주제

시책 부합성

고령화, 음주사고 

선거율을 높이는 디자인

적합성

왕따, 자살(심리 고관여)

재고상품 관리(심리 저관여)

경제성

행동변화 유발 캠페인

시설을 바꿔야 가능한 문제

파급성

자살율저감, 감염예방

수혜자가 극소수인 주제

실행 용이성

주민센터 활용 개선

교도소내 감화 프로그램

측정 용이성

골목길 범죄율 저감

재난 후 심리 피해 줄이기

 

 

시범사업 성공과 신 디자인영역 확대를 위해서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개발 과정에서 획기적 아이디어의 발견, 의도와 부합하는 디자인 개발, 효과 확인의 과정을 거쳐 실제 전국적으로 적용되는 최종 단계에서 개발 의도와 달리 디자인이 변경되는 것을 경험했던 담당자 입장에서 시범사업이 목적했던 바가 의도대로 구현되기 어려운 이유, 주의해야 할 점을 뽑아본다면 다음과 같다. 다음 내용을 극복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시범사업을 준비한다면 성공에 가까이 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공공영역은 디자인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인식 확산, 교육의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시범 개발된 디자인을 본 사업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에너지관리공단은 고지서 공급과 관련한 이해관계자 요구사항을 다양하게 가미하면서 원안 디자인이 가진 아이디어의 핵심적인 부분인 에너지 등급표의 색상 구성과 표현방식에서부터 글자의 위치, 각 요소의 크기 등 세부적 요소까지 많은 부분이 수정되었다. 그리고 수정과정은 디자인개발팀의 의도와 무관하게 에너지관리공단 책임 하에 진행되어, 수정되는 과정에서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가 없었다. 어떤 의도에서 디자인된 것인지, 어떤 것은 꼭 지켜져야 하는지 등 의견을 개진할 수 없었다. 디자인 개발까지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했지만 이후 적용은 에너지관리공단이 책임지고 하는 식으로, 공공기관은 서로의 역할이 분야별로 나뉘어 디자이너가 디자인 전후 공정까지를 통합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디자인이 관련된 전체 프로세스 전체를 관리하자면 관여된 공공기관들을 총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서비스디자인은 사용자의 심리와 감정을 미묘하게 터치해 행동 변화를 유발해야 하는데 이것이 애초 의도된 바대로 정교하게 구현되지 않는다면 목적한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공공부문에는 디자인 관련 의사결정을 총괄 관리해 권한을 행사할 전문가나 조직이 없기에 아무리 좋은 디자인이 제시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원안의 아이디어가 훼손되기 쉽다. 외부 전문가가 좋은 디자인이 만들어 전해주어도 조직 내부에 그 가치를 이해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주체가 없다면 디자인 성과는 보장할 수 없다.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 생산에서 발송까지 VAN, 전산업체, 광고, 아파트 입주민 협의체, 아파트 위탁 관리기관, 관리사무소 등 많은 이해관계자가 관여되어 있어 상호 조율에 어려움이 컸다.

 공공분야에서 디자인을 잘 활용하는 다른 나라의 경우, 공무원 디자이너를 채용하거나 디자인전문가가 관여해서 정책을 계획하고,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정책수요자가 겪는 애로사항을 포착하고 수요자 중심의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우리나라의 공공부분에서 이런 변화가 이루어지자면 우선 공무원의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야 한다. 디자인이 공공부문 혁신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인식하에 디자이너에게 그 역할이 주어지고, 디자인사업들이 시행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공무원에게 디자인 인식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공공분야의 서비스 계획과 개선에 디자이너가 관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디자이너가 공공분야에서 활동하게 해야 할 것이다. 아직은 공무원 중 디자인 분야 역할자는 공공환경디자인 전문가 정도가 있을 뿐이고, 2020년부터 비로소 공공서비스디자이너 전문직 공무원 채용이 시작되었다. 이들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공공서비스를 개선, 개발하는 디자이너 역할이 점차 커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둘째, 정부가 가진 정책의 영향력, 조정력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 시범사업 협력기관 사업 책임자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가 가진 정책의 영향력, 조정력이 생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고지서 개선사업의 실질적 수행자로 에너지 고지서를 인쇄 배급하는 역할을 위탁 대행하고 있는 기업이 당시 전국 고지서 인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정부(에너지관리공단)의 협상력이 좋지 않았다. 고지서를 국민에게 전달하는 산업 생태계의 다양성이 없는 것이고 그래서는 협상력이 작동할 수 없다. 절대적 역할을 하는 기업 결정에 따라야만 한다. 이 사례를 볼 때 정부는 특정 기업이 장악하는 구도를 피하고 다양한 경쟁자가 있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범사업 주제 탐색 단계에서 이해관계자가 복잡하지 않고 정부의 영향력이 큰 주제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진 중 장애가 생겼을 때 다소 번거로움이 있더라도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범사업 실행기관의 사업책임자 및 담당자의 의지가 중요하다.

 

셋째, 성과 도출과 측정이 쉽지 않다.시범사업 시작단계에서부터 어떻게 측정하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시범사업은 새로운 분야에 시도되는 것이어서 검증된 성과 측정 방법이 없다. 성과를 무엇으로 정의할 것인지, 어떻게 측정할 것인지 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범사업의 성과 측정 및 성과 도출에 대해 착안점을 얻을 수 있는 사례는 2012년 서울시 마포구 염리동 범죄예방 서비스디자인 사업이다. 이 사업은 범죄예방 효과 측정에 적합한 협력 기관인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프로젝트 초기부터 함께 참여하면서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성과평가의 기준을 설계하고 시범사업을 마치고 결과가 적용된 후 6개월간 그 성과를 측정하는 등 매우 모범적으로 운영되었다. 서울시는 서비스디자인을 개발, 시범 적용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후 성과분석을 위해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6개월의 기간을 두고 사업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정량적 성과를 확인함으로써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범죄예방 환경설계 가이드라인을 수립하여 우선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적용하고 관련 사업 대상지 전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범사업으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효과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 사례처럼 사업에서 무엇을 성과지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 것인지, 누구를 통해 발표되게 함으로써 권위를 부여할 것인지 등에 대해 미리 구상하고 성과를 설계, 측정, 분석, 홍보하기 위한 시간과 자원을 배분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시범사업 실행 이후 그 적용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시범사업 시행된 후에도 지속 관리, 성과 확산을 위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산업부의 2011년 R&D과제였던 ‘의료기기/환경의 수요자 중심 혁신을 위한 융합형 의료 서비스 디자인 플랫폼 개발’ 연구로 실행되었던 서비스디자인 시범사업으로 건강검진결과표가 개발, 시범 적용 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 디자인을 채택해 전국 확산을 결정한 것은 개발시점으로부터 4년이나 지난 뒤였다. 2015년 1월 27일 건강검진 실시기준(고시) 일부 개정안이 발령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건강검진표에 적용되었다. 시범사업을 통해 개발된 디자인이 전체 적용되기까지 주관기관이었던 한국디자인진흥원의 관여가 없었다면 실현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시범사업 시행 후 최소 2년간은 사업의 성과분석, 개선안의 반영, 응용안의 개발, 제도화, 적용 효과 분석 등 관련 과제가 정착될 수 있기까지 지속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을 통해 제기된 주제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정책 사업화되고 각종 규정과 제도에 반영되어 정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범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이 시범사업의 주제가 시행된 해를 넘겨서도 지속 관리 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의 후속 조치에 필요한 예산 배정과 책임과 역할을 부여해 관리해야 한다. 시범사업을 통해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핵심 아이디어가 국가 정책에 반영되어 궁극적으로 국민 전체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는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끝까지 감리하는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담당자의 관심과 헌신에 의지하는 것을 넘어, 과제 수립 시점이나 시범사업 적용 후 결과 평가 등에도 확산 계획과 실적을 평가하고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시범사업은 디자인이 그간 활용되지 않던 새로운 부문에서 활용될 때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기회다. 에너지 고지서 서비스디자인 사례에서의 시사점을 참고한다면 앞으로 실패의 위험을 낮추고 성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경영, 어떻게 할 것인가? 

#디자인경영 #애플 #스티브잡스 #인하우스디자인팀 #디자이너 

 

 2020년 미국의 최장수 비즈니스 잡지 포춘이 ‘현대 최고의 디자인 100’ 목록90)90) 포춘, ‘현대 최고의 디자인 100’ https://fortune.com/longform/100-best-designs/ 

을 발표했는데 1위가 애플 아이폰이었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 후 스마트폰 혁명을 일으켰고 통신뿐 아니라 인류의 생활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품91)91) 아이폰은 2017년까지 누적 판매 대수 약 13억 개, 매출은 8,000억 달러로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이다.(월스트리트 저널, 2017)

이 되었고, 그 결과 애플은 세계 1위 기업92)92) 애플은 2021년 7월 10일 기준, 시가총액 2조4천억 달러(2,756조 원)로 세계 1위 기업이다. 2위 마이크로소프트와 344조 원의 차이가 난다. 

이 되었다. 디자인이 기업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말할 때 아이폰의 디자인과 애플을 첫 번째로 꼽지 않을 수 없다.  현대 최고의 디자인을 한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는 ‘조너선 폴 아이브Jonathan Paul Ive’93)93) 조너선 아이브(Jonathan Paul Ive, CBE, 1967년~) : 영국 뉴캐슬 폴리테크닉(현 노썸브리아 대학) 졸업 후 1989이래 탠저린(영국 디자인기업)의 디자이너로 활동, 1992년 애플로 이직한다. 1996년 애플의 디자인팀장이 된다.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 사장으로 복귀한 후 iMac, iPod, iPhone, iPad 등 애플의 거의 모든 제품을 디자인하여 애플이 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20년 디자인기업 LoveFrom을 창업한다.

이다.

 

 

 

그림  조너선 폴 아이브(사진출처 : 위키피디아)

 

 그도 시작은 엉망이었다. 1992년 애플에 입사했던 그의 첫 프로젝트는 악몽과 같았다. 그가 디자인한 '뉴턴'은 애플의 첫 PDA로, 1993년 출시 후 그 제품 라인이 연이어 시장에서 참패94)94) 'Newton Original Message Pad'(1993)부터 'eMate 300'(1998)까지 총 8개의 제품이 출시되었다.

하면서 애플은 PDA사업을 포기했다. 뉴턴은 세계 최초로 필기 인식이 구현된 혁신적이며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복잡한 전형적인 기술 주도형 제품이다.95)95) 뉴턴 실패의 이야기는 도널드 노먼의 '미래 세상의 디자인'에 잘 소개되어 있다.

 초짜 디자이너로서 거부하기 어려운 엔지니어와 경영진들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을 것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속되는 디자인 수정을 가했을 것이고 결국 첨단기술로 무장했지만 사용도 불편하고 보기에도 매력적이지 않은 제품이 출시되었고 실패했다.

 

그림  애플 뉴턴(Newton), 1993

 

 

 

 

 뉴턴 출시 4년 뒤인 1997년,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온다. 그는 애플에 복귀한 이튿날 회사의 핵심 인사와 저널리스트들이 참여한 회의에서 '앞으로의 애플의 전략은 제품디자인을 효과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천명한다. 그리고 대대적인 인원 감축을 했다. 스티브 잡스는 당시 부사장이자 인지심리학자인 도널드 노먼을 포함, 전 직원의 65%에 해당하는 3천 명을 해고했다. 당시 애플에서는 스티브 잡스와 엘리베이터만 같이 타도 해고된다는 풍문이 돌 정도였다.

 다음으로는 디자인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에게 외주를 주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서버 컴퓨터를 만드는데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개발을 의뢰할 정도로 디자인에 대해 집착적인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보기에 그의 복귀 전까지 애플이 출시하던 제품들은 디자인이 엉망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최고 디자이너 에토르 소사스, 맨디니, 조르제토 주지아로 등을 물망에 올려서 검토하면서 동시에 내부 디자인팀은 해체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 와중에 디자인팀의 포트폴리오를 보게 되었고, 출시되는 제품은 별로였지만 디자인팀이 구상하는 단계에서의 디자인은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팀장 조너선 아이브를 임원 회의에 불러내 임원들에게 ‘앞으로 애플의 미래는 이 사람에게 물어봐라’라고 하면서 전폭적인 권한을 부여한다. 당시 조너선 아이브는 많은 동료를 해고하던 스티브 잡스가 회의에 자기를 부르자 사표를 주머니에 넣고 참석했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태도에서 확신을 얻고 퇴사하려던 마음을 접는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98년 5월,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뒤 첫 번째로 공개되어 암흑기에 있던 애플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제품이 아이맥이다. 

 

 

그림  애플 아이맥(iMac), 1998

 

 

 

 여기까지의 내용으로는 조너선 아이브가 짧은 기간에 디자인 실력이 급향상된, 개인의 성공 이야기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맥은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가 머리를 맞대고 새로 개발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아이맥은 스티브 잡스가 보았던 포트폴리오에 있었던 디자인으로, 조너선 아이브와 그의 팀이 이미 개발했던 디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기존 제품과는 너무 달랐기에 혁신성을 감당하지 못했던 애플 경영진은 그 디자인을 무시했던 것이다.96)96) 이 자세한 내용은 '제7의 감각, 전략적 직관'이라는 책에 소개되어 있다.

 뛰어난 디자이너는 뛰어나지 않은 조직에서 이런 대우를 받기 마련이다.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에 치욕적 실패를 안긴 뉴턴의 디자이너임과 동시에 혁신적 제품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어 낸 최고의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조너선 아이브를 최고로 만든 것은 스티브 잡스였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하지 않았다면 조너선 아이브는 능력을 펼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뉴턴의 아류작 같은 제품만 만들다 잊혀지는 디자이너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 사례를 볼 때 디자인경영의 성패는 경영자의 높은 미학적 수준, 강력한 실천 의지, 디자인 전문성에 관한 권한 이양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디자이너, 내부 디자인조직, 다른 부서 임직원들이 아무리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떠든다 해도, 어떤 강력한 시스템이나 체계가 갖추어져 있다고 해도, 심지어 조너선 아이브 같은 디자이너가 있어도 소용없다. 오직 경영자의 수준과 안목, 디자인경영 전략이 기업의 디자인 수준을 결정한다. 조너선 아이브는 원래부터 최고의 능력자였지만, 그가 애플의 구원자로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의 혜안과 전폭적 권한 이양이 있었던 시점 이후부터였다. 

 

 경영자가 스티브 잡스만큼 높은 수준의 통찰력과 심미안이 있고 조너선 아이브 같은 디자이너가 있다면 시장조사 등의 기술도 필요 없을지 모른다. 애플이 보편적 의미에서의 마켓 리서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애플엔 약 20명의 뛰어난 디자이너97)97) 팀원의 평균 연봉은 2007년 20만 달러로 업계 기준보다 2배 많은 수준이라고 한다.

가 있을 뿐이다. 이들은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경험을 만들기 위해 충분히 실험하고 실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연구한다. 디자인팀이 고품위의 디자인을 제시하면 엔지니어링 부서에서는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강도 높은 기술개발을 한다. 아이맥의 투명하고 선명한 색채를 제품에 구현하기 위해 디자인팀과 기술팀이 사탕 공장을 여러 번 방문하고, 원하는 플라스틱 케이스를 제조할 기업을 찾느라 수 개월간 아시아 공장을 찾아다녔던 사례는 유명하다. 

 

 이 모든 것이 최고 경영자가 디자인 부서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최고 경영자가 조급하게 디자인팀을 다그치고 경제성의 논리로 목표를 수정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디자인팀도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최고를 추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디자인팀은 조직의 권력 관계에 영향을 받고 자신의 견해를 방어하고, 조정하고, 다른 조건을 수용하는데 귀중한 재능과 시간을 낭비하게 되기 때문이다.

 평소 '디자인은 인간 창조물의 영혼이다.'라고 할 만큼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스티브 잡스는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디자인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중간 의사결정 체계를 두지 않고 조너선 아이브와 직접 상의했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 외에는 애플 내에서는 누구도 디자인에 관해 조너선 아이브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었다.

 

 미적 수준은 단기간의 학습이나 경험으로 극복이 불가능하다. 미적 감수성은 속성 학습으로 향상되지 않는다. 최고 경영자가 스티브 잡스만큼의 미학적 수준을 갖추지 못했다면, 경영자가 할 수 있는 차선의 전략은 적당한 전문가를 정하고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다. 최선의 디자인 팀을 꾸린 뒤 그들이 역할을 잘 수행 할 수 있도록 조건을 조성하고, 디자인은 전적으로 맡겨두는 것이다. 물론, 최고 경영자 외에도 디자인에 대해 전문성이 없는 조직 내의 누군가가 이들에게 해를 가할 수 있도록 방치해서도 안 될 일이다.

 

 애플이 디자인으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최고의 디자이너 조나선 아이브를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티브 잡스도 없고, 조나선 아이브도 떠난 지금98)98) 조너선 아이브는 2019년 애플을 퇴사했고 현재 본인의 디자인스튜디오 LoveFrom을 운영하고 있다.

, 애플이 최고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아니면 디자인의 힘을 잃고 스티브 잡스가 없던 암흑기로 돌아가게 될지는 디자인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애플 안에서 얼마나 유지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티브 잡스의 가장 위대한 디자인은 애플의 조직이다. 

 기술보다 디자인에 더 신경 쓰는 그 조직 말이다.”

 

 2011 NPR과의 대담 중.  존 마에다. 전 RISD(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총장

 

 

 

 

 

현시대의 위대한 디자인 100

#우수디자인 #디자인경영 

 

THE GREATEST DESIGNS OF MODERN TIMES(2020, 포춘)

 

순위

이미지

제목

디자이너, 개발시점

1

 

아이폰

애플(조너선 아이브), 2007년

2

 

매킨토시

애플, 1984년

3

 

구글 검색 엔진

구글, 1997년

4

 

임스 섬유유리 안락의자

레이 & 찰스 임스, 1950년

5

 

소니 워크맨 TPS-12

오가 노리오, 1979년

6

 

옥소 굿 그립 필러

샘 파버 & 스마트 디자인, 1990년

7

 

우버 택시

우버, 2009년

8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1997년

9

 

레고 빌딩 블록

레고 & 힐러리 피셔 페이지, 1939년

10

 

아이팟

애플(조너선 아이브), 2007년

 

 ...

 

 

 

그림  1959년과 2019년 선정 목록 간의 비교

 

 

 1959년에는 자동차 14종이 100위 제품에 선정되었지만 2020년 순위에는 4개의 종만 포함되었다. 오히려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인 우버가 4개 차종보다 높은 순위(6위)를 차지했다. 목록에 비트코인(90위)도 있는데 이것은 디자인의 정의와 평가가 재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3위의 구글 역시 시각적인 요소로 평가받은 것이 아니라 방대한 정보를 완벽하게 정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했다는 것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넷플릭스(8위)는 콘텐츠 배포 서비스로, 구글맵(11위)은 위치 정보 기반 서비스로 우리의 문화와 생활을 바꾸고 있다. 

 포춘은 ‘1959년의 디자인은 완제품을 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구체적인 목적이나 기능을 얼마나 우아하게 수행하는가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위대한 디자인 100개의 목록 중에 한국의 디자인은 없다. 패스트팔로워로 재빠르게 남의 디자인을 참고해 많이 팔리는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산업적 성취는 이루었지만, 아직 디자인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알려준다.

 

 

 

포춘, ‘현시대의 위대한 디자인 100’은?

 

 포춘은 1959년 당대 최고 디자인 제품 100개를 찾은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했었다. 당시 일리노이 공과대학(IIT) 디자인연구소의 제이 도블린 Jay Doblin이 리스트 작성을 총괄했다.

 포춘은 2019년 최고 디자인 리스트 작성 60주년을 기념해, 데니스 웨일 Denis Weil이 이끄는 IIT 디자인연구소와 명단을 다시 작성했다. 연구소는 도블린의 방법론을 따르면서, 일부 현대적 접근법도 병행했다. 교육자, 인플루언서, 프리랜서 디자이너, 그리고 기업 디자인 팀을 대상으로 그들이 진정으로 위대한 창작물로 생각하는 것을 조사했다. 1년 이상 기획, 조사, 그리고 자료 통합의 과정을 거쳐 2020년 결과를 발표했다. 1959년과 마찬가지로, 응답자들은 ‘현대 시대’의 최고 디자인이라고 생각하는 제품을 10개 꼽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이번에는 거기에 더해 선정 이유를 밝혀달라고 부탁했다. 응답자들은 300개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답했다. 추천한 순위 상위 25위권 안팎에서는 분명한 수렴 현상이 나타났다. 의견 일치가 안 된 나머지 순위를 정하기 위해, 연구진은 응답 내용에 대한 언어 분석을 사용해 다섯 가지 기준으로 순위를 매겼다. 1) 제품이 가진 적용 가능성과 확장성, 2) 사회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 3) 사용 편의성, 4) 상업적 성공, 5) 자신이 속한 분야를 혁신했는지 여부이다.

 

 

* 출처 : 포춘코리아(FORTUNE KOREA)의 해당기사 중 발췌 http://www.fortunekorea.co.kr 

패키지디자인 이야기 

#우수디자인 #패키지디자인 #친환경디자인 #ESG경영 

 

문명의 아이콘, 코카-콜라 

 

 인물이 아닌, 소비재로는 최초로 타임지 표지를 장식(1950년)한 것은 코카콜라다. 인류 문명의 아이콘으로 표현될 만큼 코카-콜라는 주목받는 제품인데 그 독특한 패키지디자인이 크게 한몫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독특한 병 디자인은 경쟁업체로부터 브랜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코카-콜라가 인기를 얻기 시작하자 많은 경쟁업체가 유사품을 만들었다. 초기 코카-콜라 병은 단순한 직선 형태라 모방도 쉬웠다. 모방을 막으려고 로고를 새겼지만 코카놀라(Koka- Nola), 마코카코(Ma Coca-Co), 토카콜라(Toka-Cola), 코크(Koke) 등 이름과 로고를 따라 한 유사품들이 많이 나왔다.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차별화된 병’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한 코카-콜라의 법무팀장 헤럴드 허쉬는 1915년 500달러의 포상금을 걸고 디자인을 공모했다. 조건은 두 가지였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만져도, 깨진 병 조각들만 보고도 코카-콜라 병인지 알 수 있는 디자인일 것"

 미국 인디애나 주에 위치한 루트 유리공장(The Root Glass Company)에 근무하던 병 디자이너 얼 R. 딘(Earl R. Dean)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도서관에서 코카-콜라에 대한 정보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대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보던 중 '코카'라는 항목 근처에 있던 카카오나무 열매 사진에 영감을 받아 병 모양을 디자인하게 된다. 

 ‘카카오 열매’를 모티브로 한, 길쭉하고 볼록한 모양과 겉면의 세로 주름을 표현한 디자인으로 공모전에서 수상한다. 1915년 11월 16일 디자인 특허를 받았는데 실제 병을 디자인한 얼 딘이 아니라 당시 공장 감독 알렉산더 사무엘슨(Alexander Samuelson)이 발명가로 등재되었다. 대신 얼 딘은 500달러 보너스 또는 Root Glass의 평생직장 중 선택하라는 제안을 받고 평생 직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1916년 코카-콜라의 공식 디자인 병으로 지정되었지만, 비용 부담 때문에 쉽게 바꾸지 못하다가 1920년이 지나서야 대다수 보틀링 파트너들이 공식 디자인으로 지정된 코카-콜라 병을 본격 생산하게 된다. 컨베이어벨트에서 넘어지는 문제 때문에 원래 디자인에서 가운데 지름을 더 줄여 쓰러지지 않도록 개선한 후 생산되었다. 코카-콜라의 패키지는 그 고유한 가치를 인정받아 1960년 미국 특허청에 상표로도 등록되었다.

 

 

그림  카카오 열매

 

 

그림  

(좌) 얼 딘이 디자인한 코카-콜라 병 초기 스케치

(우) 스케치대로 제작된 초기 디자인의 프로토타입. 현존하는 2개 중 하나가 24만 달러(2억7천만 원)에 경매되었다. 

 

그림 출처 : https://beachpackagingdesign.com/boxvox/tag/earl-r-dean 

 

 

국민 목욕탕 음료, 바나나맛우유

 

 국민들이 얼마나 목욕탕에서 바나나맛우유를 먹었느냐면, 빙그레 입사지원자들이 모두 '어릴 때 목욕탕에서 먹던 바나나우유를 떠올리며'라고 해서 신입사원 지원 동기 문항을 삭제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였다.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 1위에 꼽히기도 했던 바나나맛우유는 1974년 6월 출시 이후 계속 국내 가공유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서독 방문 뒤 서독에서 젖소 200마리를 지원받아 시작한 낙농업으로 우유가 생산되었는데 우리 입맛에 안 맞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등 신체적 거부반응으로 소비가 잘되지 않았다. 정부의 우유 소비 장려 캠페인 일환으로 초코맛, 딸기맛 등 가공유가 개발되면서 당시 소량만 수입되던 바나나를 우유로 맛보게 하자는 발상으로 바나나가 들어가지 않고 맛만 흉내 낸 바나나맛우유를 개발하게 된다.

 바나나맛우유의 독특한 패키지는 한국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바나나맛우유인 만큼 한국성을 나타낼 수 있는 용기 외형을 찾던 중 도자기 박람회에서 우연히 본 달 항아리에서 영감을 얻고 단지 모양의 용기를 개발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당시 산업화 가속으로 나타난 이농 현상을 반영해 고향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항아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바나나의 노란색이 잘 보이게 하기 위해(그러나 바나나는 하얀색) 반투명의 소재를 사용한다. 상하 분리된 구조로 위아래 각 부분을 고속회전하면서 생기는 마찰열로 중앙부를 접합해야 했는데 이것을 구현할 수 있는 설비를 독일에서 수입해야 했는데 현재는 그 제조사가 없어져서 전 세계에서 이런 용기를 만드는 회사는 빙그레 뿐이다. 출시 후에는 가운데가 볼록한 형태 때문에 유통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파손되기 쉽고 유리병이나 페트병보다 유통기한도 짧았다. 그래서 이 디자인은 출시 당시 내부 반대가 많았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50년에 가까운 세월을 동일한 디자인을 유지하였기에 이제는 용기 형태 자체가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독특한 패키지디자인은 해외시장에서도 경쟁자가 따라오지 못하는 장벽 같은 역할을 한다. 2008년에 빙그레가 중국에 진출했을 때 바나나맛우유가 중국인들 입맛에도 맞아 주목받게 되자 즉시 카피 제품이 등장했다.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를 수출할 때 지금까지 유통 상의 문제로 단지형 용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멸균팩(테트라팩. 직육면체 형태의 종이팩)을 사용했는데 중국에서 똑같은 형태와 색깔의 제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이에 대응하기가 여러모로 쉽지 않았는데 결국 중국 상하이에 빙그레 현지 법인을 만들어 단지 모양의 바나나맛우유를 판매하게 되자 비로소 카피 제품과 혼동되지 않을 수 있었고 빙그레의 중국 매출은 2010년 7억 원에서 2018년 223억 원으로 고속 성장하게 되었다. 2018년 기준 가공유 시장에서 80%의 시장 점유율, 하루 평균 약 80만 개, 연간 2억5만 개 이상 판매되며 2018년엔 매출이 2,000억 원을 넘었다. 이 제품 하나가 빙그레 전체 매출의 23.4%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 지위에 있는 제품이다.

 해외, 국내 음료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히트상품 두 개를 살펴보았다. 음료 산업에서 패키지디자인이 얼마나 결정적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식품은 패키지 자체가 제품으로서 역할도 하므로 더욱 중요하다. 패키지디자인은 다음과 같은 가치를 갖는다.

 

첫째, 패키지디자인은 브랜드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는 80조 원, 병 모양의 브랜드 가치는 4조 원으로 평가된다.

둘째, 패키지디자인이 특별할수록 브랜드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 차별화된 패키지디자인은 외관만으로 어떤 제품인지 떠오르게 하기에 기업들은 패키지디자인을 마케팅의 중요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셋째, 특별한 패키지는 그 자체로 경쟁자에게 장벽이 될 수 있다.

* 복잡한 구조나 기능을 갖는 패키지는 경쟁사가 모방하기 어렵게 한다. 패키지디자인에 투입하는 노력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음료 패키지는 음료를 마시기 전까지 버려지지 않지만, 대부분의 패키지는 구매 시점에서 바로 폐기되어 사용되는 시간이 극히 짧다. 그래서 제조 기업들이 ESG경영99)99) ESG경영 :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조직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를 추구하는 경영. 기업이 지속 가능하게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중시했던 매출, 영업이익과 같은 재무적 성과 이외에도 환경, 사회적 문제, 지배구조 투명성과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최근 국제회계기준(IFRS)에 비재무 정보로 ESG 지표가 포함되면서 글로벌 투자사들이 투자 의사 결정에 ESG를 활용하게 되니 기업들도 여기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실현을 위해 환경문제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패키지 디자인의 개선이다.

 

버리기 위해 제작되는 패키지, 디자인으로 구할 수 없을까?

 

 삼성전자는 친환경 디자인으로 포장재를 감축, 대체, 재활용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갤럭시도 신제품일수록 패키지는 좀 더 작아지고 플라스틱을 줄이는 등 친환경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아 모두 종이 재활용 코너에 버릴 수 있는 갤럭시 S20, 2020, 삼성전자

디자인 : 손목원, 김윤영

 

 

 

 

그림 대형가전의 버려지는 패키지를 가구나 반려동물용품으로 제작,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였다. 2020. 삼성전자 

디자인 : 윤대희, 황수현, 손성도

 

 

 TV 포장재에도 업사이클링100)100) 업사이클링(Upcycling) 디자인 : 버려지는 제품에 디자인을 가미해 새로운 용도로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재 제품화하는 것

 디자인을 도입했다. 2020년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 출고되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The Frame)’·‘더 세리프(The Serif)’·‘더 세로(The Sero)’ 포장재에 업사이클링 개념을 적용한 ‘에코 패키지(Eco package)’를 도입했다. TV 배송이라는 임무를 마치면 쓰레기로 여겨지는 포장재에 디자인을 적용해 반려동물용 물품이나 소형 가구 등으로 재사용 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CES2020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CES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ESG경영이 강조될수록, 그리고 지속 가능, 기후변화 등 환경과 사회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질수록 패키지디자인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은 더욱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참고한 글

백과사전 코카-콜라, 네이버 블로그 Sunrise

https://m.blog.naver.com/sieung/222081996682 

https://m.blog.naver.com/sieung/222082070922 

[코카-콜라를 만든 사람들 제2편] 코카-콜라 회사를 만든 ‘아사 캔들러’

https://www.coca-colajourney.co.kr/.../the-chronicle-of... 

코카-콜라 병 디자인은 사전에서 우연히 찾은 식물에서 탄생

https://adino.tistory.com/650

바나나맛 우유 VS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https://masism.kr/3786 

빙그레 바나나맛우유 성공기

http://www.fntimes.com/html/view.php?ud=20171112221041554121232f297a_18 

바나나맛우유, 전통 지키면서도 '힙'한 이유

https://paxnetnews.com/articles/50434 

한국의 디자인 아이콘 바나나맛우유

http://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3/78047 '고잉 그린'…삼성·LG전자, 친환경으로 간다https://zdnet.co.kr/view/?no=20210615134907 

 

 

새로운 개념을 만드는 디자인(사례) 

#디자인산업 #디자인수요시장 #서비스디자인 #경험디자인 #서비스산업고도화 #IDEO

 

더 저금하게 하는 디자인

 

세계 최대의 디자인기업 IDEO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의 의뢰를 받아 개발한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는 이름의 금융서비스이다. 이것은 행동을 바꾸는 디자인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했나?

 

 기존 스타일링을 위한 디자인의 개념으로 보자면 금융서비스 분야는 기업이나 사업 브랜드 디자인, 광고, 홍보, 업장 환경디자인 외에는 디자인이 별로 쓰임이 되지 않는 분야라 생각 할 수 있다. 

 ‘잔돈은 가지세요’ 서비스의 핵심 아이디어는 지불하는 물건 값의 거스름돈을 돌려받지 않고 다른 저축 계좌로 입금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4,7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면 나머지 300원을 잔돈으로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계좌로 이체시킴으로써 저금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현금을 사용하는 서비스도 아니고 체크카드를 쓰는 것이기에 따지고 보면 본래 자기 통장에 있던 예금액을 다른 계좌로 옮기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는 서비스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경제학과 마케팅, 기술적 관점에서 이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의미 없는 비즈니스 모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 이용자는 금융 전문가가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전혀 이야기가 다르다. ‘이렇게 하면 저금하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더 저금하게 된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일반인을 위한 것이기에 인간의 보편적 욕구나 사고방식을 가슴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간 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것이다. 디자인은 항상 사용자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우리는 생각보다 우리 자신을 모르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IDEO의 디자이너들은 주부들의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한 결과 보통의 여성 소비자들이 저축에 관심은 많지만, 왠지 어렵고 복잡하고 귀찮은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가계부를 쓰는 주부들이 각 상품의 금액을 계산해 기록하고 관리하는 것에 번거로움을 느끼고 있음을 발견했다. 많은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심리적으로 좀 더 싸게 느껴지도록 판매 가격을 49.8달러와 같이 결정하기에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IDEO는 구매 행동이 일어나는 시점에서 거스름돈을 저금통에 모아두었다가 은행에 저축하는 사용자들의 습관을 바탕으로 이 과정을 더 쉽고 편하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모델로 구현한 것이다. 인간의 의사결정이 실제로는 이성이 아니라 상당 부분 감정에 따른 결과이고 인간은 심리적 동물이기에 서비스산업에는 디자인이 필요하다.

 

결과는 무엇인가?

 

 ‘잔돈은 가지세요’ 서비스는 시행 첫해에만 250만 명의 고객을 끌어들였고, 결과적으로 1,20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개발된 다음 해인 2006년 비즈니스위크에 의해 ‘사회경제적 영향을 미친 최고의 서비스’로 선정되었고 ‘세계 상품개발관리협회(PDMA) 선정 최고 기업 혁신상’을 수상한다. 

 저축을 권장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캠페인 수준이 아니라 고객이 바라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신규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저금할 수 있도록 행동 변화를 일으키는 구체적 동기부여 조건을 디자인했다는 것이 기존의 디자인과 비교되는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서비스디자인의 특징을 매우 잘 드러내는 대표 사례다.① 기존 디자인과의 차별점, ② 타 영역(경영컨설팅)과의 차별점으로 구분해 살펴보겠다. 

 

① 기존 디자인과의 차별점 - 지향하는 목적이 다르다.

 

 금융서비스 산업을 위해 기존의 디자인이 기여해왔던 역할은 무엇일까? 기존의 디자인은 광고, 브로슈어, 브랜드, 사이니지, 통장, 카드, 건축, 인테리어, 매뉴얼, ATM기기, 웹, S/W, UX, UI.... 등 금융서비스의 터치포인트(고객과 서비스 제공자가 만나는 접점)를 디자인해왔다. 그것은 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도록 하고,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잘 전달하여 소비자의 서비스 이용을 촉진하는 측면에서 설계되고 제공된다. 

 ‘잔돈은 가지세요’는 소비자가 ‘더 저금하게끔’ 하기 위해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새로운 개념의 금융서비스를 디자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기존 디자인과 다르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서비스디자인에는 기존 디자인과는 다른 새로운 역량이 필요하게 된다. 기존 디자인은 이미 주어진 조건(정해진 스펙 또는 규정된 문제) 안에서 문제 해결자로서 역할을 해 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하면 되었다. ‘어떻게’의 영역에서는 문제를 푸는 ‘방법론’과 ‘스킬’에 집중하게 된다.

 서비스디자이너는 ‘왜’ 와 ‘무엇을’ 디자인해야 할 것인가와 같이, 문제의 조건을 규정하게 되는 새로운 상황에 부닥친다. ‘더 저금하도록,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사람들은 왜 저금을 하는 것일까?’ 이런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어떤 역량을 더 갖추어야 할까? 인간의 심리와 욕구, 동기, 다른 이해관계를 갖는 사람들 간의 상호 관계 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진다. 디자이너들만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다. 서비스디자인은 디자인 전공자로만 실행되지 않는다. 심리학, 소비자학, 사람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가 깊은 전문가들이 관여하기도 하고,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이 이루어진다. 

 

② 타 영역(경영 컨설팅)과의 차별점 - 바라보는 관점, 태도, 접근법이 다르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디자인기업이 아닌 경영컨설팅 기업에 똑같은 과제를 주었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경영컨설팅 회사 내부에서 ‘잔돈은 가지세요’의 아이디어가 제안되었다고 가정해보자. 회사는 그 아이디어를 선택하였을까?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합리성을 갖추지 못한 아이디어가 채택되기 어려운 토양이기에 아마도 아이디어는 채택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막연히 이렇게 하면 저금을 더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편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줄 수 있으나,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고객에게 어떤 경제적인, 실질적 부가가치를 주는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느낌, 감정에 따라 결정하고 행동한다. 금융산업이 가정해왔던 합리적 인간 가설은 부정되었다. 사용자가 이런 서비스를 통해 저금 할 수 있겠다고 느낀다면 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고, 결국 저금을 더 하게 된다. 이성적 판단에 소구하는 것보다 오히려 느낌과 감성, 심리적 터치가 더 유효 할 수 있다. 가장 건조하고 이성의 관여도가 높을 것 같은 금융서비스업에서도 말이다. 

 경영컨설팅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초기의 여러 가설을 부정해가면서 최적의 방안을 찾는 수렴적 방법을 사용한다. 과학이란 조건이 통제된 상황에서의 동일한 투입은 늘 일정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항상성을 전제로 한다. 현재 주어진 모든 조건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에 경영컨설팅 기업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하나로 수렴되기 마련이다. 

 이에 비해 디자인은 확산과 수렴을 반복하는 접근법을 취한다. 그래서 디자인기업의 개발과정에는 늘 시안A, 시안B, 시안C…… 와 같이 다양한 선택지가 등장한다. 의도적으로 변형을 만들어내고 그 변형 안에서 기존과는 좀 더 색다른, 창의적 해결책을 찾아내 또다시 변형하는 식으로 개발한다. 강성의 돌연변이가 종의 진화를 이끄는, 생태계 진화의 메커니즘과도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프로젝트에서도 IDEO는 10개가 넘는 서비스 모델을 제시하였고 그 중 채택된 아이디어가 ‘잔돈은 가지세요’였다. 

 

 이 사례는 서비스산업의 혁신을 위해서는 과학과 합리적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강박적 전제를 탈피해 고객의 잠재된 심리적 욕구에서부터 출발할 때 생각지 못했던 비즈니스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사례이다. ‘잔돈은 가지세요’ 서비스는 서비스산업에서 디자인이 기존의 역할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디자인으로 성매매를 줄일 수 있을까?(사례) 

 

 

 디자인으로 성매매를 줄일 수 있을까? 매춘은 이제까지 사회복지와 치안에 관한 주제였지 디자인의 주제는 아니었다. 디자인이 우리 사회를 개선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디자인 사례를 소개한다.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101)101) 서비스디자인네트워크 Service Design Network : 세계 최대의 서비스디자인 커뮤니티. 독일 퀼른 인터내셔널 스쿨오브디자인에 소재, 2004년 발족하여 저널 발간, 국제 컨퍼런스 개최 등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와 아인트호벤 디자인아카데미가 주도하였다.

 

무엇을, 어떻게 했나?

 

 2000년까지 아인트호벤 내에서 매춘이 이루어졌고 그 지역에는 마약상, 매춘 알선부, 범죄자가 증가했다. 그곳의 환경이 나빠지면서 아인트호벤 시민들에게 위험하고 볼품없는 곳으로 전락했다. 티플존(Tipplezone)은 네덜란드 내 법적으로 허락된 매춘지역이었다. 저녁 8시만 되면 매춘여성들이 호객행위를 했고 마약과 범죄가 끊이지 않았다. 2000년부터 2009년 사이 아인트호벤시는 약물에 중독된 거리 매춘부들이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구역인 티플존에 매년 50만 유로(약 6억2천만원)의 세금을 사용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우선적 목표는 논란이 많은 재정 낭비의 대체 방안을 찾는 동시에 이 여성들에게 더 나은 생활환경과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이 과제의 궁극적 목표는 티플존이 설립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지 않은 여성들을 위한 새로운 해결방안을 만드는 것이었다.

 디자인팀은 이 지역을 대상으로 두 달간 문제 인식을 위한 리서치를 시작했다. 리서치를 통해 매춘부들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결국 매춘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떤 접촉점(Touch point)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를 탐구하게 되었다. 합법적인 매춘부와 관련된 이해관계자 조사를 통해 경찰, 병원 등이 매춘부들과는 사회적으로 깊이 관계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케어를 하는 사람들도 매춘부와 인간적인 관계성이 낮고 관계 되어 있다고 해도 관심이 낮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남자 고객, 갱스터... 등 주변 인물들을 통해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했다. 결국 매춘을 제공하고 있는 그녀 스스로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레벤스크라프트(Levenskracht ‘활력’)라는 서비스를 기획하게 된다.

 디자이너들은 시스템에 대한 통찰력을 최대화하기 위하여 민속지학 조사연구 기법과 서비스디자인 방법을 사용해 시스템 분석을 수행하였다. 또한 시스템 내의 패턴, 긴장, 모순을 부각시키고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주요 문제점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시각화 방법을 사용했다. 

이후 이러한 통찰과 주요 이슈들은 현재의 문제를 기회로 바꾸었다.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가 창출 될 수 있는 창조 모임이 조직되었다. 이를 위해 서비스디자이너들은 다른 도시의 사회 복지사나 심리학자와 같은 전문가들 외에도 중독된 여성, 경비원, 정치가나 산업과도 협업하였다. 

 

결과는 무엇인가?

 

 2010년에 레벤스크라프트가 개발되었고 컨셉의 영향력과 재정적인 측면에 대한 분석, 실험, 개선을 위해 여성 시험 그룹들과 일하기 시작했다. 레벤스크라프트는 질병과 범죄로부터 여성들을 구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곳은 여성들이 마약과 매춘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인생 설계를 하도록 돕고 구직 기회, 의료 지원과 안전한 주거지를 제공한다. 레벤스크라프트의 서비스는 여성들과의 공동창작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은 서비스 제공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다. 레벤스크라프트의 개념은 여성들에게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닌, 그들과 함께 일한다는 책임의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1년에서 2012년 사이에 레벤스크라프트가 티플존을 대체하게 되었다.

 레벤스크라프트는 매춘녀가 마약으로부터 벗어나 사회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을 도우미가 함께 할 수 있도록 1인당 1명의 케어가 연결되도록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프로그램 시작 단계에서 매춘부에게 질문을 해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싶은지 아니라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선택하도록 했다.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은 개인의 삶의 변화를 지속하게 하는 강한 동력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 외에도 교육을 제공하고 대상자가 교육과정을 통해 받은 크레딧으로 평가하는 등 동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레벤스크라프트의 서비스는 두 가지 주요 서비스 라인을 포함한다. 기본 지원은 여성들의 약물 남용에 관해 자신의 삶에 큰 변화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건강, 독립, 교육 및 사회적 관계 개선을 도와준다. 고급 지원은 육체적, 사회적 해독에 도전하고 마약이나 매춘 없이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인센티브 프로그램은 서로 작은 성공과 동기부여의 경험을 상호간에 증진시키는 칭찬 시스템을 제공한다. 두 서비스 라인은 여성들과 복지사 간에 1:1 관계가 이루어지는 사회 복지 조직에 통합되어 있다. 레벤스크라프트의 핵심은 평생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이 서비스의 체계는 여성들이 자신감 향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여러 가지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하고 학습 환경을 다시 접할 수 있게 했다.

 티플존은 현재 공터가 되었다. 프로젝트 실행 후 매춘부가 새로운 직업을 찾아 하나 둘 티플존을 떠나 결과적으로 티플존이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그간 치안 유지 등에 투입 되었던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디자인은 이렇게 기존 방식으로는 풀리지 않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주목할만한 사례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06디자인연구개발

산업융합을 이끄는 디자인 

#디자인산업 #산업융합 #미래디자인 #디자인R&D #기업지원 #자이글 

 

 

그림  자이글. 자이글(주) 디자인 : 비타디자인. 2008년 우수디자인상 수상

 조리기기를 만드는 작은 기업이었던 ‘자이글’은 지난 2009년 한국디자인진흥원의 신기술디자인개발사업102)102) 정부자금 보조(디자인개발비의 50%를 정부 예산으로 지원)로 제조기업의 디자인개발을 지원하는 사업. 많은 단기 성과에도 불구, 수요기업이 디자인 투자를 정부에 의존하게끔 해서 장기적으로는 디자인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사업이라는 시각도 있다.영국의 디자인카운슬의 경우 디자인개발비 지원 사업을 잠시 추진했다가, 적극적 맞춤형 디자인 수요 창출 사업인 ‘디자이닝 디멘드 designing demand’로 개편하였다. 디자이닝 디멘드는 교육, 컨설팅으로 수요기업이 디자인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고 현재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높은 전문성을 갖춘 디자인컨설턴트 풀을 운영하고 이에 소요되는 디자이너 자문비를 지원한다. 대신 디자인개발에 소요되는 예산은 수요기업이 전액 부담한다. 좋은 디자인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이다.

을 통해 디자인전문기업인 ‘비타디자인’(대표 최정민)의 자문을 받게 된다. 정부 지원금 5천만 원으로 제조사조차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사업이었다. 디자인컨설팅을 담당한 비타디자인은 고기 굽는 불판과 전기히터를 붙여 고기를 상하 한 번에 굽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안한다.103)103) 최정민 대표는 당시 회의실에 켜져 있던 히터를 보고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제조사는 본래 불판 제조기술에 대한 기술에만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영역의 기술을 융합하는 것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는데, 디자인기업이 난방제품에나 쓰이던 원적외선 기능을 불판 위에 장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결국 양방향에서 고기를 구우면서도 연기가 나지 않고 고기도 타지 않는 ‘자이글’이라는 독특한 조리기를 개발하게 된다. 2008년 우수디자인상(한국디자인진흥원장 상)을 수상하였고 2010년 매출 200억 원, 2015에는 1천억 원을 돌파했는데 특히 수출이 60%로, 일본에 진출해 그해 일본 홈쇼핑 시장 주방가전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출시 8년간 250만대에 이르는 판매량과 홈쇼핑에서 147회의 매진 기록 등 가정용 조리기구 분야에서 독보적 매출을 올린 대박 히트상품이 되었다.

 

 고기 굽는 불판(조리기기)와 히터(난방기기)는 지금껏 서로 만난 적이 없던 이종 기술, 이종 산업이다. 디자이너가 조리 기구에 대해 이종 기술, 이종 산업을 연결해보자고 제안한다면, 평생 불판 조리기만 연구해 온 기술자의 입장에서는 주제넘은 황당한 의견으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분야의 전문가일수록, 전문성의 심도가 깊으면 깊을수록 오히려 눈가리개를 쓴 경주마처럼 전문성의 함정에 빠져 다른 산업과 기술과 융합으로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나 고객의 마음 속에 숨겨져 있는 기회를 폭넓게 보지 못한다. 그래서 문제해결을 하는 독특한 방법과 관점을 갖춘 전문가가 조리기기이든, IT기기든, 병원이나 은행이든, 사회 각처의 문제를 풀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식서비스산업 중에도 ‘사업서비스업(비즈니스서비스업)’이라고 부르는 전문영역, 우리가 통상 컨설팅이라고 부르는, 경영컨설팅, 디자인, 회계 및 법률 컨설팅 등의 영역이다. 

 

 사업서비스업은 전 산업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특징이 있어 인프라성 산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정부는 서비스업 중에서도 특히 사업서비스업의 육성과 발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그럼에도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육성 정책이나 제도 등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는 취약한 상황인 점이 안타깝다. 

 디자인전문기업이 제공하는 디자인컨설팅 서비스의 수준이 높고 창의적이라면 개발된 제품과 서비스도 차원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기에, 디자인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자국 기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게 하기 위한 좋은 재료를 준비하는 것과 같이 중요하다.

 

상상과 창의성이 주도하는 미래 비전

 

 1996년 필립스디자인센터는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이라는 짧은 영상을 발표했다. 10년 후(2005) 미래 사회의 모습을 전망하여 어떤 생활양식이 나타날 수 있을지 제품/서비스의 컨셉을 예상해 보여주는 것이었다. 1993년부터 1996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결과로 발표된 ‘미래의 비전’은 선행디자인’104)104) ‘선행디자인’이란? : ‘일반적으로 선행디자인은 디자인 중심의 경영전략을 의미하기도 하며, 좁은 범위로는 한 기업에서 상품개발을 진행할 때 디자인을 먼저 하여 디자이너의 의도가 제품에 충분히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함. 

 프로젝트로서 당시 디자인계는 물론 연구자, 제조사,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림  미래의 비전. 필립스디자인센터 (1996)

 

 

 디자이너뿐 아니라 문화 인류학자, 인간공학자, 사회학자, 엔지니어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300여 개 이상의 창의적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60여 개의 핵심 개념을 담아 개인, 가정, 공공, 이동의 4가지 영역으로 제시하였다. 발표 후 10년 시점에 확인해보니 제시되었던 기술 중 80% 이상이 상용화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필립스의 디자이너들이 기가 막히게 예측을 잘했다기보다는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시각화된 강렬한 비전을 통해 영감을 얻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공상과학 소설가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의 상상력은 대체로 과학기술을 20년 이상 앞서갔다. NASA의 과학자들도 그의 1997년 소설 ‘3001년 최후의 오디세이’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나노튜브를 이용한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가능성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미래의 비전’은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뀐 세상에서 디자인이 주도권을 가질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이 외형상 매력도를 높이는 치장의 역할이 아니라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미래를 제시하고 수요자에게 잠재된 욕구를 찾는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기 때문이다. 창의력이 뛰어난 누군가가 미래를 상상하여 구체화하면 그것을 보고 영감을 얻은 과학자, 기술자들은 그 상상력을 실현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 중심의 연구개발의 모습일 것이다. 

 삼성전자도 1900년대 후반부터 디자인 주도로 미래의 상을 그리기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했다. 지금 세계 최고 기업이 된 것도 이때 디자인 주도형 기업으로 변화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 원인 중 하나였다 할 수 있다. 2000년 중반부터는 디자인센터 내의 CNB 팀105)105) 삼성전자 내 Create New Business team은 중장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기획팀의 명칭. 5~7년 뒤에 발생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모습을 디자인 관점에서 창안함. 

이 구성되면서 디자이너들이 신사업 컨셉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는 변화가 생기게 된다.

 위 사례들을 볼 때 인간 중심으로 변화될 때 디자인 역할이 강화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화되면 이전보다 연결과 융합의 이슈가 더 중요하게 부각되게 된다.

 

신산업의 비전을 그리는 디자인

 

 2008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영국의 디자인기업 ‘시모어 파웰’106)106) 시모어 파웰 : 영국의 대표적 제품디자인전문기업. 약 100명의 직원 중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인력이 50명에 육박한다. 

과 함께 미래 주거생활의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아래 이미지는 그 개발 결과인 영상의 일부이다. 항공산업은 역사 이래 여행자를 원하는 지점까지 빨리 이동하게 함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것은 지금까지 실현된 적 없던 다른 무언가를 꿈꾸게 한다. 하늘에 떠서 생활하는 주거모델이다. 이 영상은 여러 나라의 상공을 떠다니며 여행하는 주거공간으로서 저속으로 비행하는 비행선, ‘에어 크루즈’의 컨셉을 제시하여 항공산업과 건설업의 융합된 미래를 그리고 있다. 디자인이 산업 융합의 매개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림 :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시모어 파웰이 제시하는 미래 주거 비전>

 

 

 

 비행선이 건강검진센터나 요양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이것은 항공산업과 헬스케어산업의 융합 모델로서 무궁무진한 새로운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신산업을 만드는 컨셉이 될 수 있다. 중동의 부호들이 한강에서 출발하는 에어크루즈에 모여 신체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휴가를 떠나는 것을 상상해보라. 크루즈와 같은 비행선 내에서 장기 투숙객에게 건강관리, 심리적 치유와 건강 검진, 유기농 식단 운영 등으로 건강을 되찾아주는 웰니스 헬스케어 센터, 이것은 세계 각지를 유영하면서 주요 도시에 정박해 여행과 특별한 문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여기서 디자인은 인간의 잠재된 욕구로부터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견함으로써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개념의 산업 생태계의 컨셉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서비스 모델을 창조하는 역할을 한다.

 

 

 

- 고품위 의료관광 컨설팅 서비스

- 웰니스에 관심이 많은 장기 비행 투숙객을 위한 숙박서비스

- 지상-항공간 원격 진료&#160;서비스

- 의료 검진 장비 렌탈 서비스

- 제한된 공간내 라이프로그 분석을 통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160;

- 웰니스 식단 컨설팅 서비스

- 비행선내에서 이루어지는 컨벤션사업 및 관련 서비스

- 비행선내에서 이루어지는 엔터테인먼트사업 및 관련 서비스&#160;등

<항공 + 헬스케어산업 융합로&#160;창출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예시)>

 

 

 이렇게 관련이 없던 산업과 산업이 만나면 많은 놀라운 새로운 시장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런데 항공산업과 헬스케어 산업을 융합하는 구상은 과연 누가 할까? 항공산업의 CEO일까 아니면 헬스케어산업의 CEO일까? 실제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경영진은 주가를 올릴 단기 경영성과에 집착하기 마련이라 당장 성과 없을 타산업과의 융합 구상에 집중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것이야말로 국가R&D가 맡아야 할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를 이끌고 나갈 새로운 산업융합의 비전을 그려야 한다. 인류가 문명을 통해 아직 경험하지 못했던 잠재된 욕구를 찾고, ‘항공산업 X 헬스케어산업’, ‘선박산업 X 건설산업’, ‘자동차산업 X 숙박산업’ 등 이종 산업을 서로 엮어 생겨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이중 향후 세계 선두가 될 수 있는 산업 분야를 설정해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기술 중심이 ‘Seed Base’라고 한다면 인간 중심은 ‘Needs Base’라고 할 수 있다. 기술 중심으로 무언가를 구상할 때는 기본적으로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토대로 하므로 씨앗(Seed)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을 중심으로 생각하게 되면 보유하고 있는 기술보다는 인간의 욕구가 무엇이고 어떻게 실현할까에 집중해야 하는데, 인간의 욕구를 탐구해보면 대게는 특정 전문분야의 기술, 제품 또는 특정 산업만으로는 충족되기 불가능하기 마련이다. 필연적으로 타 분야와의 연결이 필요해지게 되어 융합이라는 이슈가 크게 부각된다. 

 

<그림 : 코닝이 제안하는 미래 비전 : A Day Made of Glass 2. 2012>

https://www.youtube.com/watch?v=jZkHpNnXLB0

 

 

 

 사진은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중국에 있는 뇌질환이 의심되는 환자를 미국에서 실시간으로 협동 진료하는 장면을 그려낸 코닝107)107) 코닝 : 강화유리제조사. 아이폰의 강화유리 고릴라를 제조한다.

사의 비래 비전 영상의 한 장면이다. 이것은 헬스케어 산업, 미디어/영상 산업, 정보통신산업, 통신기술, HCI, 증강현실기술, 4D 영상기술, 의료정보 표준화, U헬스 표준 플랫폼, UX, 디자인 리서치기술 등 수많은 산업과 기술이 연관되어야 실현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비전이 우리의 욕구에 부합하는 매력적이고도 타당한 것일수록 사람들은 그것을 실현할 방법을 찾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기술, 산업 융합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인간 중심, 인간의 욕구를 중심에 두는 접근은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영역의 융합을 가져온다. 

 그렇다면 누가 이종 기술과 산업 융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누가 매력적인 미래를 그리는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

 

산업의 연결자 디자인 

 

 기술적 목표가 아니라 인간 삶의 고양이라는 차원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를 그리게 된다면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기술의 융합, 산업의 융합이 일어날 수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욕구 기반으로 설정된 목표는 분화된 개별 기술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융합적 기술/제품/서비스로만 실현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가진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찾는 것이 아니라, 먼저 인간의 욕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의 비전과 목표를 그려놓고 나서, 그에 따라 필요한 서비스, 제품, 기술이 무엇일까를 탐구해 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인간 욕구 중심의 비전 설정은 ‘융합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인간 중심, 시장 중심, 비전 중심의 혁신을 실현할 방법이다. 산업융합의 미래 전망이 기존 디자인산업에 주는 과제와 시사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디자인산업의 공급자와 전달체계가 더 적은 자원으로도 더 큰 효과를 미칠 수 있도록 산업이 전반적으로 더 고도화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디자인을 활용하여 가격 및 기술의 경쟁력 외에 고부가가치를 갖는 제품 및 신서비스 창출을 통해 산업 구조가 고도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디자인산업은 관광, 레저, 엔터테인먼트 등 타 서비스산업과 이종 서비스산업을 융합하고 서비스산업과 제조산업을 융합해 새로운 형태의 융합산업을 창조하게 될 것이며 그때 선도자로서 기회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기존에 서로 관계될 일이 없었던 A산업과 B산업이 서로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잠재 수요를 파악하는 예민함과 함께 다소 엉뚱한 창의성이 필요하다. 융합을 통한 신시장 창출을 위해서는 기존의 산업 안에서 요구되었던 경쟁력과는 다른 역량이 필요하다. 현재 잠재되어 있는 욕구를 발견하는 예리한 관찰력과 낯선 대상을 두려움 없이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연결하는 연결자가 필요해진다. 이 연결자는 위험회피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야 한다. 주어진 조건을 개선하기 보다는 없던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자여야 한다. 디자인은 융합의 촉매로 서로 관련이 낮았던 개념과 사물을 서로 연결하고, 서로 만나지 못했던 기술과 기술, 제품과 제품, 서비스와 서비스를 서로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공학, 과학 뿐 아니라 인문, 예술을 연결하는 연결점에서 디자인이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산업통상자원부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달이 디자인의 역할과 수요를 높임에 따라 2019년부터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기술과 패션섬유 산업을 융합한 ‘스타일테크’ 분야를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기업을 육성하고 사업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타일산업과 기술을 연결하는 디자인 

#기업지원 #스타일테크 #패션디자인 #스타일산업 #사용자경험

 

 ‘스타일테크 StyleTech’는 산업부 엔지니어링디자인과와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신산업 육성을 위해 만든 신조어다. 스타일테크는 스타일산업(패션·뷰티산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AI, Sensor, IoT, Cloud, AR·VR, Blockchain, Robot, 신소재 등)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신사업(기술, 상품, 서비스) 분야이다. 이 글에서는 스타일테크에서 어떤 가능성이 있고, 디자인을 통해 스타일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키고자 하는지 살펴본다. 

 

스타일산업의 재도약, 디자인으로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는 일, 패션 제품을 가상으로 착용해보고 구매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핀테크 산업 성장에서 알 수 있듯, 과거 오프라인 산업을 지원하던 온라인이 오히려 오프라인 산업을 집어삼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이며 맞춤형 서비스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서비스경험 디자인이다. 스타일테크 기업들은 고객의 생활이 불편함 없이 구현되도록 경험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다양한 비즈니스를 꾸려가고 있다. 

 

 스타일산업에서는 2010년대부터 미국의 스티치픽스(패션 구독 서비스), 펑션오브뷰티(개인 맞춤형 케어용품(샴푸, 화장품)), 한국의 룰루랩(피부측정 서비스), 패브릭타임(온라인 섬유 소재 DB 플랫폼) 등 시장의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가진 혁신적 비즈니스모델이 성장하고 있었다. 

 

  * 美 ‘스티치픽스’는 AI 기반으로 패션 제품을 추천·판매하는 서비스로 연 매출 1.5조원 기록, 270만 명의 고객, 700여개 의류 제조기업과 동반 성장

  * 美 ‘펑션오브뷰티’는 시장이 개인화 맞춤화로 변화하는데 착안하여 맞춤형 샴푸 서비스 론칭. 창업 2년 만에 기업가치 1,200억 원 달성

 

 

 고객의 생활 속에서 경험과 관련된 산업을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어 정책을 만드는 시점에 스타일테크라는 신조어를 시장에 제시했고, 지금은 네이버 오픈 사전에도 등재되고, 업계, 언론에서 인용하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나라 스타일산업은 제조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가치사슬, 제2의 벤처 붐, 똑똑한 소비자, 한류 문화 등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탄탄하다. 좋은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기존 산업의 플레이어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고, 사업 초기 허들을 넘을 약간의 발판만 있다면, 해외에 주목받는 기업의 성공을 뛰어넘는 획기적 사례가 국내에도 나타날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스타일테크 성장지원 프로그램의 차별점

 

 스타일테크 성장지원 프로그램은 역량 있는 유망기업을 선정해 기업들을 성장주기별로 지원한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링, 서비스, UX디자인 컨설팅, 전문 디자이너 지원, 공유 오피스 지원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아모레퍼시픽, 이랜드와 같은 대·중견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을 함께 선정하고, 협업의 기회를 마련, 직접 투자하는 등 산업을 이끄는 선두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데 차별점이 있다.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서 역성장하고 있는 패션, 뷰티산업이 같이 성장하는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매치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스타일과 기술, 디자인이라는 이종의 산업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과 사람이, 서로가 가진 장점과 함께 엮어가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생태계가 5년, 10년 뒤 스타일테크 산업이 한걸음 더 성장하는데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9 스타일테크 DKworks 개소식, 선정증 수여식

 

 

2019 스타일테크 데모데이 (2019.12.12, 코엑스) 약 700여 명의 스타트업, 산업계 관계자 참여

 

스타일테크, 주목해야 할 기업과 성과

 

패션 산업에 특화된 AI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 옴니어스(OMNIOUS)  

 옴니어스는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기반 자동 태깅 ‘옴니어스 태거’, 이미지 검색 ‘옴니어스 렌즈’, 트렌드 분석 ‘옴니어스 트렌드’ 등 서비스를 패션기업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2015년 카이스트에서 딥러닝 기술을 연구하던 공동 창업자가 설립했다. 현재 옴니어스의 서비스는 대형 유통사 롯데ON, 현대백화점, 홈쇼핑사 GS SHOP, 현대홈쇼핑, 패션 기업 LF, 이랜드, 패션 이커머스 기업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 등 50여 기업과 700여 개인 사업자 및 소상공인이 구독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12배 성장하여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올해 5월에는 기술성과 성장 가능성을 모두 인정받아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금액은 110억 원 규모이고 최근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제대로 만든 ‘1인’ 쇼핑미디어 플랫폼 &#8211; 보고플레이(VOGO play)

 외출이 쉽지 않은 요즘, 쇼핑 호스트와 비대면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보듯 생생하게 상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가 새로운 쇼핑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지와 텍스트 위주의 기존 온라인 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소통하며 상품 소개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라이브커머스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보고VOGO’는 이용자들이 접근하기 쉽도록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송을 즐길 수 있고 다른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고화질, 고품질 방송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또한 다양한 인터랙션으로 누구나 손쉽게 고퀄리티의 라이브 방송을 만들 수 있어 오프라인 매장의 소상공인들도 간편하게 라이브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 비대면 문화 확산 시기에 오프라인 매장의 활성화 및 지역 상인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가 기대된다. 

백화점 쇼룸을 가상공간에 그대로 재현하다 - 에프앤에스홀딩스(FNS Holdings)

 패션 메타 콘텐츠 플랫폼을 지향하는 ‘패스커 FASSKER’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타깃으로 패션 매거진과 SNS 기능을 접목시킨 신개념 플랫폼이다. 패션의 다양하고 트렌디한 정보를 AR/VR/3D 기술 기반으로 AR룩북, 3D리얼 스토어, 3D쇼룸 등 다양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실감 나게 제공하고 있다. 펜디, 롱샴, 토즈, 스와로브스키 등 글로벌 브랜드의 모바일 쇼룸을 구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패스커는 메타버스 산업 내 패션/커머스 부문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1년 6월 41억 5천만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108)108) ‘시리즈A 투자’란 스타트업이 시제품을 개발하고 본격적으로 시장진출하기 전까지 받는 투자를 의미한다. A, B, C로 단계가 나뉘는데, 시리즈A는 10억에서 30억 원 정도의 규모가 일반적이다. 

를 유치했고, 글로벌 패션 메타버스 몰 시장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의 결과 

 

 2019년부터 시작된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은 스타일 산업을 대표하는 지원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10122; 테크 기반 스타일산업 국내외 시장 경쟁력 강화

   - (투자유치) 기업 역량 강화 및 홍보활동을 통해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중 총 21개사 115.5억 원 투자 유치

   - 스타일테크 유망기업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은 후, 19년 선정기업은 매출액 465% 인력 36%이 증가했고 (’20.01.기준)

   - 20년 선정기업 매출액은 413%, 인력 260%가 증가함 (’20.11.기준)

 

&#10123; 단순 기업지원이 아닌 스타일테크 협업 생태계 구축 성과

   - 아모레퍼시픽, 이랜드, 삼양사 등 스타일산업 주요기업이 스타일테크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선제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선정한 유망기업과 협업 9건 진행

     *대·중견·중소기업 협업 프로젝트(6건), 선정 기업 간 협업(3건)

   - 주요 협업 사례  

 

 

 

스타일테크 기업, 이제 글로벌시장으로 

 

 2021년 11월, 스타일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프랑스 최대 창업 지원 기관 ‘StationF’(사진) 내 액셀러레이터와 우리 유망기업의 유럽 진출을 돕는 글로벌 데모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다. 3년간 지원한 54개사 중 까다로운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비즈니스모델을 검증하고, 글로벌 진출이 준비된 기업 5개사를 선정하여 유럽 진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프랑스 StationF : LVMH(루이비통, 크리스찬디올, 티파니 등 60여개의 유명브랜드를 가진 다국적 기업), 로레알,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액셀러레이팅, 투자 조직 등이 입주해있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클러스터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스타일테크 산업 혁신의 아이디어, 유망기업이 한국을 넘어 세계로,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글 : 이상민 한국디자인진흥원 산업육성실 디자인테크팀장

 

 

 

 

정부R&D와 디자인 

#정부R&D #디자인R&D #선행디자인 

 

디자인R&D가 추진되어 온 경과 

 

 한국디자인진흥원은 1984년부터 2008년까지 디자인R&D를 주관해왔다. 1997년~2008년 중 디자인기술개발사업의 세부사업으로 168개의 디자인R&D 과제가 추진되며 디자인에 대한 학문적 고찰부터 소비자조사, 공용DB 구축, 실용기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제가 연구 개발되었다. 

 2009년 정부의 R&D 통합관리 방침에 따라 한국디자인진흥원, 정보통신연구진흥원 등 산업부 산하 7개 R&D 지원기관의 평가관리 업무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으로 통합 이관되어 현재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디자인분야를 포함하여 산업부의 R&D를 통합 관리하고 있다. 

 기술분야와 통합되면서 구조적으로 디자인의 특수성을 고려한 평가관리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점, R&D 내에 디자인의 역할 확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은 향후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다.

 

디자인 R&D 현황과 한계점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각 국은 서로 R&D 투자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R&D 예산도 긴축 재정의 시기에도 예산이 축소된 적이 없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앞으로도 기술경쟁에 노력하는 모든 국가들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부R&D예산을 경쟁적으로 늘려갈 것이다. 따라서 정부R&D 안에서 디자인의 역할, 지분을 키워가는 것은 ‘디자인 역량 강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2010년 당시 지식경제부의 디자인R&D예산은 317억으로 산업부R&D 총예산 4.4조원의 0.72%,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의 디자인R&D예산은 421억(디자인혁신역량강화사업)으로 산업부 및 중기부R&D 총예산 4.9조원(2017년 중소벤처기업부 분리, 2019년 산업부 R&D예산 3.2조원. 2019년 중기부 R&D예산 1.7조원)의 0.86%,이다. 10년간 약 133%가 증가되었지만 아직 관계부처 R&D 예산 중 1%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산업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2021년 기준 국내 디자인 R&D 예산은 597억 원으로 R&D 총 예산 27.4조 원의 0.2%에 불과, 디자인리서치, 컨설팅 등 공통 디자인기술 연구의 질적, 양적 수준이 미흡한 상태다.109)109) 민간기업의 연간 디자인투자는 3.5조원으로 전체 R&D 투자 대비 14.6% 수준(‘08년 기준)

 우리나라R&D는 제조산업에 치중되어 있어 서비스산업을 위한 R&D 투자가 부족하다.110)110)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R&D 투자는 5%로 미국 32.1%, 영국 56.3% 대비 크게 미흡.(OECD 2016년 자료 기준)

 

 디자인산업에서의 R&D 육성 전략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산업부 디자인R&D는 주관기관이 대부분 제조기업이라 디자인기업의 역량강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 기존 정부R&D 중 디자인 관련 예산은 디자인산업 고도화에 기여하기 보다는 대부분 제조기업의 제품개발시 제품 외관의 실제화 역할로서 디자인개발비를 지원한 성격이 많았다. 제품디자인 역할이 해당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판매촉진에 기여한 바는 분명하나, 1) 공통 기술로서 타제품에의 응용되는 등 관련 산업에의 파급효과가 적고 2) 디자인기업의 본원적 역량 향상에 기여된 면이 적었던 점 등 한계를 가진다. 

 대기업의 디자인 R&D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은 디자인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R&D에서 디자인이 주도적 역할을 하는 디자인주도 혁신 프로세스를 구축함으로써 세계 선도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디자인 R&D 수준 격차가 매우 크고 차이가 심화되고 있다. 

 디자인전문기업의 R&D 역량 부족, 디자인기술 역량이 취약한 점이 개선되어야 한다. 디자인전문기업의 영세성으로 역량 고도화에 자원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들이 국내 디자인전문기업에서 대기업이나 해외기업, 타 산업분야로 이동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산업의 공급자인 디자인전문기업의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다. 

 

디자인, R&D인가 아닌가?

 디자인은 R&D인가, 아닌가? 지루하게 반복되어온 질문이다. OECD 국가들은 정부의 R&D 투자 기준을 가늠하는데 ‘프라스카티 매뉴얼(Frascati Manual)’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요는, 디자인은 R&D인 영역도 있고 R&D에 해당되지 않는 영역도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프로세스의 착안, 개발 및 구현(생산)에 필요한 절차, 기술 사양, 작동 특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 활동이라면 R&D에 포함된다. 예컨대, 외관의 구상(drawings)도 목적에 따라서는 R&D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러나 생산 또는 생산 준비를 위한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은 R&D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R&D에 해당되는 디자인 역할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111)111) 자세한 내용은 ‘디자인이 궁금해’(한국디자인진흥원, 2020)의 ‘디자인, R&D인가 아닌가’ 부분 참고

 

 디자인은 기술을 사용자에 맞추는 기술이다. 디자인의 특성은 매우 다양하여 R&D인 부분도 있고, R&D에 해당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그 논란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공유한다. OECD 국가들은 정부의 R&D 투자 기준을 가늠하는데 프라스카티 매뉴얼(Frascati Manual)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다음은 매뉴얼 중 디자인에 관해 언급된 부분을 정리한 것인데, 디자인은 R&D인 영역도 있고 R&D에 해당되지 않는 영역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경영활동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R&D에 해당되는 디자인역할은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R&D의 정의 및 범위

OECD(Frascati Manual, 2002)에 따르면 R&D는 ‘사람, 문화, 사회가 보유한 지식의 양을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활용을 고안하기 위해 이 지식을 활용하기 위하여, 체계적인 방법으로 수행되는, 창의적 작업’으로 정의된다.(2.1)

지식의 분야 또는 영역 등은 R&D 포함 여부와 무관, 즉 모든 지식 분야가 R&D에 포함될 수 있다. R&D의 범위는 자연과학 및 엔지니어링에서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망라하는데(1.6), 이는 R&D가 모든 지식 내지 학문분야를 포괄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특정 활동의 R&D 포함 여부는 활동의 유형이 아니라, 활동의 목적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R&D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되는 과학 및 기술 정보 서비스(scientific and technical information service : 자료의 수집, 코딩, 저장, 분류, 배포, 해석, 분석, 평가 등의 전문화된 활동)'의 경우에도 만약 이 활동들이 ’오로지 또는 주로 R&D 프로젝트를 목적으로 수행될 경우‘에는 R&D 활동으로 간주한다. 이러한 해석은 가장 분명하게 R&D에서 배제될 수 있는 교육훈련(Education and Training)의 경우에도 활동 목적에 따라서는 R&D로 인정될 수 있음을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 예컨대, 대부분의 교육훈련이 R&D에서 배제되나, 대학에서 박사수준 학생에 의해 수행되는 연구는 R&D의 일부로 포함될 수 있다.(2.2.1)

 

디자인 R&D

구체적인 디자인 활동의 R&D 여부 역시 해당 활동의 유형이나 내용이 아니라, 목적과 특성에 의해 구분된다. 즉, 디자인 활동의 목적과 특성이 R&D의 정의에 부합하는가가 판단의 핵심 기준이 된다.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프로세스의 착안, 개발 및 구현(생산)에 필요한 절차, 기술 사양, 작동 특성 등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 활동은 R&D에 포함(2.3.4. 124)된다. 예컨대, 디자인 외관의 구상(drawings)도 목적에 따라서는 R&D에 포함될 수 있다. 

새로운 제품 또는 프로세스에 대한 구상이나 기획이 ‘설계도(drawings)’ 또는 ‘별개의 자료(separate specification sheets)’에 구현되어도 가능하다.(2.3.4. 125)

매뉴얼은 산업디자인 및 드로잉(industrial design and drawing)에 대해서 ‘R&D 활동에서 필요한 경우 R&D에 포함'되는 것으로 정의(2.3.4)하고 있다. 즉, R&D의 정의에 부합하는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 활동은 R&D로 간주하는 반면, 생산 또는 생산 준비 목적에서 필요한 경우 R&D에서 배제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은 디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프로토타입의 개발, 엔지니어링활동 등의 R&D 포함 여부에 대한 접근에서도 다시 확인된다.(2.3.4.)

프로토타입(prototype)의 개발은 ‘일차적인 목적이 추가적인 개선(further improvements)에 있는 경우에 한하여’ R&D로 포함되며, 엔지니어링 활동(industrial engineering and tooling up)의 경우에도 신제품이나 신공정의 개발과 관련이 깊을 때에 한해 R&D에 포함된다. 한편, 디자인을 '서비스R&D' 관점에서 파악하더라도 위의 논의에는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

즉, 서비스 활동 중에 R&D의 정의에 부합하는, 즉 새로운 지식의 창출이나 지식의 새로운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체계적인 활동의 포함여부에 의해 판단된다.(2.4.3.) 따라서, 혁신 제품·서비스 개발 활동으로서의 디자인 활동과 이 활동의 달성을 위해, 또는 활동 과정에서 이루어진 디자인 지식·경험·스킬 등의 개선·혁신 활동도 디자인 R&D에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디자인 활동 또는 디자인 서비스의 제공과 관련한 방법론,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개발 또는 개선은 물론, 서비스의 제공방법(프로세스) 내지 조직화 방법(비즈니스모델 등)의 개발 또는 개선 등도 포괄된다.  

 

글쓴 이 : 허민구 크리엑티브컨설팅 대표추가 수정 : 윤성원

 

 

 

R&D,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기술이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의 개발로서 디자인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는 사례는 앞서 이미 소개했던 바 있는 필립스디자인센터의 예이다. 1996년 필립스디자인센터의 ‘미래의 비전(Vision of the Future)'은 10년 후 미래를 전망한 ‘선행디자인' 프로젝트로서 디자인계는 물론 연구자, 제조사, 일반인들에게는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필립스디자인센터의 영향이었는지 삼성전자도 1900년대 후반부터 디자인 주도로 미래의 상을 구상하고 이를 영상으로 발표해왔다. 2000년 중반부터는 디자인센터 내에 CNB팀(Create New Business team)112)112) 중장기 신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기획 팀의 명칭. 5~7년 뒤에 발생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모습을 디자인 관점에서 창안함. 

을 구성하고 디자이너들이 신사업 컨셉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림 : 삼성전자의 디자인 주도 제품개발 framework>

 

 

 

 

 '선행디자인'이란 '일반적으로 디자인 중심의 경영전략을 의미하기도 하며, 좁은 범위로는 한 기업에서 상품개발을 진행할 때 디자인을 먼저 하여 디자이너의 의도가 제품에 충분히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의미한다. Zapolski(2005)는 기업의 경영 전략이라는 넓은 범위에서 선행디자인 개념을 정의하여 ‘기업에서 전략적인 가치 창출의 근본적인 수단(Design as a Core Strategy)을 디자인으로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113)113) ‘국내 선행디자인의 개념 및 유형에 관한 고찰’, 상품학연구 제27권 제2호, 하수경, 김유진, 신철호, 2009

 현재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은 제품 개발에 있어 선행디자인 프로세스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도 디자인 주도형 개발의 장점을 잘 설명하는 대표 사례는 크리스털로즈 LCD TV를 들 수 있다. 

 삼성이 보르도TV를 출시한 이후 경쟁사들이 곧 디자인 따라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조차 흉내 낼 수 없게’라는 기치로 크리스털로즈 시리즈를 개발하게 되는데, 이것은 디자인팀이 제안한 선행디자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디자인팀은 신비한 유리 질감의 테두리를 가진 TV디자인을 제안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진들은 베니스의 유리 기술을 참고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통해 특별한 이중 사출기술을 적용해 생산하는 독특한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렇게 개발된 크리스털로즈 LCD TV는 출시 후에도 한동안 카피 자체가 불가능한 제품으로 시장에서 특별한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고 이것이 지금의 글로벌 최고기업인 삼성의 위상을 만들어 낸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은 ‘08년 4월 크리스털로즈 LCD TV 출시 후 미국에서 40인치 이상 LCD TV 점유율에서 47.7%로 소니(26%)를 처음으로 압도하게 되었다(크리스털로즈 출시 전 시장점유 : 소니 36.2%, 삼성 30.8%). 

 이 시점 이후로 삼성은 1위를 놓치지 않았고 소니는 삼성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또 미국 시장조사기관 TFC 조사 결과, '100달러를 더 주더라도 삼성 LCD TV를 사겠다'는 소비자가 82.6%에 달하는 등 고객충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였으며, 전 세계 특급호텔에 공급되는 등 2008년만 300만대 이상 판매되며 삼성의 브랜드를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애플, 삼성전자, LG전자의 디지털 TV, 현대/기아의 자동차 등 세계시장을 석권하는 제품과 기업 성장은 상당부분 디자인 주도형 프로세스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디자이너가 사업기획, 제품기획에서부터 형상화까지에 이르는 전 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 주도형 개발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를 창출하기 위해 사전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이 참여하고 있다. 

 기술과 제품 중심이 아닌 인간 중심 또는 시장 중심의 개발이 중요해지면서 산업의 미래를 구상하는 방식도 기술로드맵 대신 시나리오의 형식을 취하게 된다. 시나리오, 이야기라는 것은 본래 등장인물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물이다. 시나리오는 인간의 욕구를 토대로 작성되고 그 욕구가 보편타당하게 그려진다면 실제로 실현될 수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미래를 그럴듯하게 그리면 그것은 미래가 될 수 있다. ‘미래의 비전’의 경우와 같이 사회 구성원들의 공감을 불러오는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는 사람들을 움직여 결국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되도록 만든다.

 

<그림 : 기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R&D의 변화> 

 

 

 

 공감력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인간의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이다. 인간의 욕망이야말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근본적 힘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사회와 문화, 정치를 변화시키고 법과 제도를 변화시킨다. 앞으로 인간의 욕구에 대해 더 잘 연구하기 위한 디자인, 문화인류학, 심리학 등 인간에 대해 보다 잘 이해하는 학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인간의 욕구를 실현하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우선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찾는 것은 그 이후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인간 중심의 개발 프로세스가 실현된다면 다양한 기술과 기술, 제품과 제품, 서비스와 서비스, 산업과 산업이 만나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게 된다.

 

디자인이 필요한 정부R&D 

 

 산업연구원은 일반 기술R&D에 투자했을 때 보다 디자인에 투자할 경우 5배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디자인은 창의성과 혁신의 연결고리로서 R&D의 중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R&D에는 디자인 활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정부R&D 과제 기획 단계에서 디자인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R&D는 대체로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과제수행)에 주로 집중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는 그 이전 단계인 ‘어떤 필요 때문에,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과제기획)라는 본질적 탐구의 영역을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 영역에서 디자인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R&D에 ‘어떤 필요 때문에, 어떤 기술을 개발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서 연구할 때는 기존의 기술로드맵과 기술분야 전문가의 수요조사가 아닌, 사회ㆍ문화 맥락적 연구가 필수적으로 선행 되도록 R&D의 운영 규정이 수립되어야 한다. 현재는 정부R&D 과제가 만들어질 때 사용자가 어떤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는 어떤 니즈를 가지게 될지 디자인 리서치(사용자니즈 파악, 미래니즈에 대한 예측 등)와 같은 사회, 문화 맥락적 연구가 선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둘째, 정부R&D 과제 수행에 있어서도 디자인 활용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R&D에는 기능실현의 차원을 넘어 사용편의성, 감성적 만족 측면까지 수요자 중심의 혁신을 유도하는 장치가 없다. 어떤 기술이 시장에 나왔을 때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미세한 차별점이다. 감압식 풀스크린 터치 스마트폰(프라다폰)은 LG가 세계최초로 개발했지만 세계를 재패한 것은 아이폰이었고 우아하게 구현된 사용자경험 디자인, 편리한 사용성이 아이폰의 경쟁력의 핵심이었다. 기존의 R&D 평가 기준에도 사용자 중심의 평가 기준을 도입함으로써 디자인 활용을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오랜 기술 중심의 정부R&D의 관성을 깨고 사람 중심의 R&D로 변화 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유도하자면 보다 강력한 변화의 트리거가 필요하다. 사용자경험 만족도 등 사용자 측면에서 R&D의 평가지표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적용한다면 R&D가 사용자 지향으로 변화되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정부R&D 제도개선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R&D를 실현하는 기술로서 디자인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산업부R&D 사업비 산정기준에는 ‘디자인 정보조사’, ‘디자인 개발’, ‘디자인 컨설팅’ 등에 예산편성이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보다 다양한 기술 단계별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 제시해야 할 것이다. TRL114)114) TRL은 정부R&D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R&D의 프레임워크. 기술상용화 정도에 따라 총 9단계로 정의된다. 산업부의 R&D사업은 주로 TRL 2~7단계에 해당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본래 NASA에서 개발해 항공·우주 및 국방 분야 R&D에 적용하기 위한 것으로 국내 R&D 실정에 맞게 재개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으나 아직 이에 대응하는 모델은 없는 실정이다. 

단계별, 사업별, 제품별 특성에 따라 디자인의 활용 범위와 적용 효과는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디자인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가늠할 수 있는 표준안과 평가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현행과 같이 ‘디자인 정보조사에 대한 예산 편성을 허용한다’는 식의 소극적 방법이 아닌, 기술과 제품 특징에 따라 필수적으로 예산의 적정 비율 이상을 디자인에 활용해야 한다는 등 변화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관점에서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사용자의 경험 만족도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경험디자인, 서비스 이해관계자의 전반적인 욕구를 고려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드는 서비스디자인 등 사용자 중심의 연구개발이 될 수 있게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R&D에서 스타일링으로서의 디자인 활용은 R&D가 아니라는 논란을 가져올 것이므로 지양하는 것이 맞다. 기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디자인 역할, 사용자 리서치를 통해 기술과 제품, 서비스의 기획과 전략을 수립하는 디자인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우선적으로는 디자인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디자인R&D 과제를 체계적으로 기획하고 필요한 과제가 만들어질 수 있게 관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가능하다면 독특한 특성을 갖는 디자인분야 R&D의 전담기관으로써 사업을 총괄하여 성과를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정부R&D 내에서 디자인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입증하고, R&D에서 디자인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는 체계와 규정을 연구하여 R&D에 디자인의 관여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정부R&D가 보다 인간중심, 비전중심으로 변화되게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기술 중심의 세상을 좀 더 인간 중심의 세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해야 한다. 

 

07디자인,앞으로의 

 

 

 

 

 

 

 

 

 

 

과제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

#디자이너역량 #전략디자인 #문제정의 #디자인역할 #사용자중심디자인 #경험디자인

 

문제정의가 잘못되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1950년대 덴마크의 작은 지자체 공공 수영장 이용객의 수가 갑자기 줄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공무원들이 수영장 시설을 방문했다. 수영장을 둘러본 공무원들은 건물 시설이 낙후된 것이 사람들이 찾지 않게 된 이유라고 판단했다. 그들은 건축가를 고용해 이 건물을 고쳐 쓸 수 있는지 아니면 새로운 건물을 지어야 할지를 판단과 함께 새 건물의 디자인을 주문했다. 두어 달 뒤 새 건축물의 건축 계획안을 기다리는 공무원들과의 미팅에서 건축가는 전혀 다른 해답을 제시했다.

"수영장이 낡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사해보니 문제는 건물이 아니라 버스 시간표였습니다. 작년에 30분씩 옮겨진 버스 운행 시간으로 인해 사람들이 출근 시간에 수영장을 이용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에 방문객이 줄어든 것입니다.” 

핀란드 ‘시트라(Sitra)’115)115) 핀란드의 대표적 싱크탱크. 1967년 중앙은행이 출연해 만들어진 연구소로 복지국가의 개혁, 재생에너지와 환경 기술, 지속가능한 경제 등 국가 아젠다를 주도하는 기관이다. 중앙은행의 거액의 기금으로 지속가능하게 운영되고 있어 정부교체나 정권 성격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미래 연구를 추진한다.

 전략디자인부서장. 마르코 스테인베리 (Marco Steinberg) 

 

 이 가상의 이야기에는 배울 점이 있다. 건축물을 고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공무원들은 이 문제를 더 넓은 시야로 바라보지 못했다. 건축가가 사용자 조사를 통해 문제의 진짜 원인을 찾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고, 주어진 과제인 건물 고치기만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재건축에 많은 예산과 시간을 쓰고도 수영장 이용자는 늘지 않았을 것이다. 초기 기획 단계에 디자인 방법으로 수요자의 욕구를 고려해 정책을 구상하는 것은 수요자 중심의 정책을 위한 적절한 방법이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이다.

 

개입 시점이 늦을 때 디자인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은 적음

 

 

개입 시점이 빠르면 빠를수록 디자인이 가져올 수 있는 변화 가능성은 커짐

* 그림 출처 : Steinberg, Marco, the Finnish Innovation Fund Sitra

 

 

 위 그림은 디자인이 프로세스의 초반부에서 역할을 할수록 더 다양한 가능성, 큰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다. 문제정의와 같이 가능한 초기 단계인 단계에 디자인이 개입할수록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정책의 설계자들은 정책이 실패했을 때 그 원인을 ‘수요자의 요구를 잘못 파악했거나 문제정의를 잘못한 것이 아닐까’와 같이 정책 과정의 전반부에 착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고, ‘홍보 부족’과 같이 정책 과정의 후반부에서 생기는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116)116) 앞서 소개했던 여성 비키니 전용 해수욕장의 경우에도 관계자는 ‘홍보 부족에서 온 실패’로 규정했다.

 정책 공급자들이 문제를 정의하는 데도 여전히 공급자의 관점으로 생각하는 습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기존의 정책 과정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 방법을 결정하는 초반부보다 정책을 실행하고 알리는 후반부에 자원을 집중해서 사용하는 경향이 굳어진 상황이다. 대규모 홍보를 통해 수요자의 인식을 조정하고 받아들 수 있도록 강제하는 공급자적 관점을 취해 오고 있다. 시간표가 문제라는 점을 알지 못한 상태로 수영장을 재건축한 후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안 오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새롭게 개장했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과 같다. 

 계획 초반에 사람들의 요구를 잘 찾고, 행동 방식과 사고방식에 유념해 설계가 잘 되면 잘 될수록 실행 이후에 사람들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게 됨으로써 정책 집행 단계에서 사용되는 비용과 홍보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전체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림  기존 정책 과정에서 자원(예산)의 사용 패턴 

면적은 사용되는 예산의 총량을 의미함

 

실행과 홍보, 환류에 많은 예산이 사용됨

 

 

그림  정책 과정에서 자원(예산) 운용 변화에 따른 효과(예상) 

 

계획단계에 예산을 더 투입하면 상대적으로 실행 이후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됨(파란색)

 

 

 국민디자인단이나 서울시 공공서비스디자인 워크숍 등의 활동은 정책을 기획하는 단계에 디자인을 활용해서 수요자의 욕구를 반영한 정책개발을 하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민간에서 ‘선행디자인’이라 부르는 것과 같다. 선행디자인이란 제품을 개발할 때 먼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고 그에 맞는 디자인을 해서 사용자의 의도가 반영된 제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는 회사가 가진 기술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일을 돌이킬 수 없이 되었을 때 속칭 껍데기를 씌우는 일을 디자인이 맡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애플,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세계 선두 기업들이 선행디자인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을 사용자로부터 시작한다. 개발 과정의 앞부분에서 디자인은 사용자들의 욕구를 찾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왜, 무엇을 만들어야 할까’를 결정하는 일, 즉 문제를 정의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정책의 초반부에 디자인을 도입한다는 말은 정책을 수요자 중심으로 개발하는 ‘정책의 선행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정의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디자인

 

 디자인은 앞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역할보다는 문제설정을 하는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시험 문제를 푸는 데에 집중해 왔으나 이제 출제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문제 해결자로서 디자인이 가져야 할 필요 역량과 문제를 설정하는 디자인이 가져야 할 역량은 크게 다르다. 시험 문제를 잘 풀기 위해서는 필요한 공식과 풀이 방법을 잘 알고 충분히 연습하면 되지만, 좋은 문제 출제자가 되려면 문제해결 방법에 대해 연습이 많이 되어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왜,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근본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한다. 필요 역량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문제설정의 역할자로서의 디자이너가 되자면 그 준비가 시급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를 잘못 설정해서 생기는 결과는 사냥할 때 엉뚱한 목표에 겨누고 활을 쏘는 것과 다름이 없는 일이니 총을 쓸지 활을 쓸지 선택에 따른 결과, 즉 문제해결 방법을 잘못 선택하는 경우와 비교할 때 훨씬 큰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앞으로 역할이 커지는 만큼 디자이너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 디자이너에게 앞으로 주어지게 될 책임은 어떤 것이 있을까? 이것은 비단 서비스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앞으로 디자인의 과제라고 할 수도 있겠다.

 첫째, 디자이너는 철저하게 수요자의 관점에서 문제정의를 해야 할 책임이 있다.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된 세상을 다시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디자이너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디자이너는 사람의 심리와 행동양식을 이해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이제껏 공공정책이 추구하는 목표와도 유사하다. 디자인이 추구하는 목표가 공공정책이 추구하는 목표와 유사해졌다는 점은 흥미 있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공공서비스의 혁신 방법으로서 디자인의 활용 가능성과 필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다.

 

수요자의 처지에서 문제 정의하기

 

 앞으로 변화될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사례를 소개한다. 

어린아이가 처음 MRI 장비(자기공명영상 장비) 앞에 서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GE에서 24년간 일해 온 선임 개발자 더그 디츠(Doug Doetz)는 우연한 기회에 자기가 2년간 공들여 개발한 MRI 스캐너가 설치된 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기 위해 들어오던 소녀가 무서워서 우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그날에서야 80%의 어린아이들이 MRI 검사를 받기 위해 진정제를 투약해야 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들은 기계에 겁을 먹고 가만히 누워 있지 못했다. 자기에게는 더없이 훌륭하게 보이는 기계가, 아이에게는 단지 무서운 괴물 같은 존재라는 사실에 좌절감을 느낀 그는 어린 환자들도 겁내지 않을 MRI를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방법을 알아보던 중 상사가 자신이 경험해봤던 ‘스탠퍼드 D스쿨’117)117) 스탠퍼드대 부설 디자인스쿨. 창의성, 시각화 등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방법(디자인씽킹)을 교육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 설립. 공식 명칭은 ‘Hasso Plattner 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이다.

의 임원 연수 프로그램을 추천했고, 더그 디츠는 일주일간의 교육에 참여하게 된다. 스탠퍼드의 워크숍은 인간 중심적 접근법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를 구상하는 방법에 관한, 디자인씽킹 교육이었다. 교육에 참여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하고 특별한 재원 없이도 사용자의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집중한다. 교육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일일 보육 센터에서 아이들을 관찰하는 등 고객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자원봉사자, 지역 어린이 박물관의 전문가, 다른 병원의 의료진 등의 도움을 받은 끝에 첫 번째의 시제품을 만들어냈고 이것은 나중에 ‘모험 시리즈’로 발전하게 된다. 그것은 MRI 검사실을 어린이를 위한 모험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 소아병원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게 된다. MRI 촬영 기사들을 아동 전문가와 디즈니랜드의 캐스터들에게 교육을 받도록 조치하여 아동을 위한 박물관이나 테마파크 직원들처럼 만들었다. 기술적 부분에는 전혀 변형을 주지 않고도 환경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MRI 촬영 기사용 시나리오를 만들어 어린 환자들이 모험의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MRI 검진실에 들어오면서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촬영기사는 아이들은 해적선 내부로 모험을 떠날 거라고 말해주고 배에 타 있는 동안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좋아, 이제 너는 해적의 배에 오르게 된 거란다. 배에 오르게 되면 해적이 너를 찾지 못하게 가만히 있어야 한단다." 

숨죽이고 숨어 있는 동안 나쁜 해적은 사라지고 그 ‘항해’가 다 끝나면 아이들은 검사실 벽에 있는 해적의 가슴에서 작은 보물(사탕)을 하나 꺼내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림 : GE MRI 검사장비, 엔지니어 더그 디츠(Doug Dietz)

 

 

 MRI 기계가 원통형 우주선이 되는 시제품도 있었다. 이 이야기 안에서 MRI 기계가 내는 쿵쿵거리는 소음은 ‘초공간 항속 모드’로 바뀌는 중에 우주선이 내는 소리가 된다. 이렇게 지금은 아홉 가지의 모험 시리즈가 개발되어 있다. 새로운 어린이용 MRI 기계 덕분에 소아 환자에 대한 마취제 투여를 80%에서 10%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었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90% 상승했다. 병원에서는 진정제 투입을 위해 마취 의사를 쓸 필요가 줄었고 하루에 더 많은 수의 아이들을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더그 디츠가 큰 성취감을 느꼈던 것은 그러한 물질적 성과가 아니라 다음 장면에서였다. 여섯 살 꼬마가 변화된 MRI 검사실을 나오며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고 이렇게 이야기했다. 

“엄마, 나 내일 여기 또 오면 안 돼요?” 

 

새로운 디자인의 역할

 

 이 사례는 의미심장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우리는 사용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를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그 디츠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GE)에서 평생 경험을 쌓은 전문가였음에도 고객의 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와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현장에서 어린이 고객이 제품과 만나는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면 그는 자기가 만드는 제품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못 했을 것이다. 제공자는 사용자를 모른다고 가정하고 ‘실제적인 사용자’의 ‘구체적인 경험’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제적인 사용자’라는 것은 막연한 사용자가 아니라 ‘이제 막 여덟 살이 된 이선영’과 같이 구체적인 누군가를 말한다. 콕 집어 그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그 사용자의 ‘구체적인 경험’ - 느낌, 감정, 위화감, 불편함 등 - 을 세부적으로 공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애정, 관심, 배려심, 공감력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이들을 만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디자인이 ‘굿디자인’이라는 점이다. GE의 MRI 장비는 좋은 디자인으로 평가받아 이미 많은 디자인 대회에서 ‘좋은 디자인’ 상을 받았던 제품들이다. 하지만 어린이 사용자들에게 권위 있는 디자인상은 의미가 없다. 일반적으로는 제품디자인이 사용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믿음을 줄 수 있다면 좋은 것이지만 아동이 이용하는 MRI 장비라면 매끈하고 신뢰감을 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목적에 부합하는 적절한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다.

 

 세 번째로, 좋은 제품이 아니라 좋은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더그 디츠가 병원에서 고객을 만나기 전까지 그의 목표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어린이 고객을 만난 후 그의 목표는 무섭지 않은 검진 경험을 만드는 것이 되었다. 결과물로만 보자면 단지 환경디자인이 개선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실은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디자인한 것이다. 아이들이 느끼는 공포심을 흥미진진한 경험으로 바꾸기 위해서 단지 환경뿐 아니라 MRI 촬영기사를 디즈니랜드에 보내서 캐스트(cast)118)118) 디즈니랜드 내에서 아이들을 신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직원

 교육을 받게 하는 식으로 조직과 시스템을 바꾸고 제공자의 역량을 변경해야 했다. 제품과 환경디자인은 그 목적 실현을 위해 변화가 필요했던 대상이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MRI 검진실은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을 상징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이 추구하는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중심에 둔다는 점, 공급자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관점을 갖는다는 것이 일관된 특징임을 알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성, 효율성보다는 인간의 감성적, 심리적, 행동의 변화를 목표로 해야 한다.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서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통합적 해결방안을 구상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특히 거대한 변화 대신, 사소한 변화라도 즉시 시작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좋은 디자이너는 민감성과 공감력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관점으로 경험의 세계를 다시 살필 수 있다는 점, 상상력과 창조력, 시각화 능력으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역량이 있다. 앞으로 디자이너에게는 새로운 우리의 미래를 구상하고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게 하는 기회가 더 주어지게 될 것이다. 그 정점에 새로운 서비스를 디자인하는 역할이 있다.

 

 

 

그림  디자이너의 본원적 역량과 요구되는 역할

 

* 출처 : 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 2011, 김광순 

 

 

 

포용국가를 실현하는 디자인

#포용디자인 #유니버설디자인 

 

 포용디자인이 왜 필요하고,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좋은 디자인은 사용자 중심의 관점으로 소수의 불편함도 배려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유니버설디자인, 소셜디자인, 민주적 디자인 등이 추구하는 가치는 ‘모두를 위한 디자인’, 즉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119)119)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이란? : 신체, 정신, 문화, 경제, 성별, 연령 등 다양한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모두를 배려하는 디자인을 의미함 

120)120) 영국 표준원(British Standard Institution)에서의 포용디자인의 정의 : 포용디자인이란 일상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변형이나 개조 없이도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 =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

 

 신제품을 개발할 때 ‘누구를 위해 디자인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고 치자. 극소수의 사용자를 위한 디자인에서부터 모두를 위한 디자인까지 선택할 수 있다고 할 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용편익이 가장 높은 ‘평균을 위한 디자인’을 해왔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가장 많은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지만, 이것을 실현하자면 다양한 사용자를 고려해야 하고 그러기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다. 기업들은 제한된 자원을 활용해 수요층이 가장 많은 구역에 있는 평균 사용자를 대상으로 제품서비스 개발을 하고 시장에 내 놓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경영을 해왔다.

평균을 위한 세상에서는 평균치에 해당되는 사용자만 각광받는다. 평균치를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소외된다. 노약자, 장애인, 어린이들은 소외되는 쪽에 속한다. 아래 그림의 노란색 선은 넓게 분포된 사용자 전체를 의미한다. 왜 그동안 기업들이 사용자가 가장 많은 영역을 타깃 시장으로 할 수밖에 없었는지, 디자이너는 왜 평균을 위한 디자인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림 : 비용편익 최대화를 위한 선택, 평균을 위한 디자인>

 

그런데 점차 기술로 그 제약을 극복 할 수 있는 시기가 오고 있다. 2018년 12월 링크드인은 2019년 50개의 빅아이디어를 발표했는데 그중 디자인 관련 주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포용디자인이 주류가 될 것이다’(Inclusive design will go mainstream)였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가 AI기술이 포용디자인이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사티아 나델라는 지친 공룡이라 불리며 추락해가던 MS를 위기에서 끌어내 시가 총액 1위로 바꾸어낸 대단한 비전을 가진 경영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그는 왜 포용디자인이 메인스트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일까? 

 

<사진 :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그는 기술이 바꿀 세상을 말하면서 '포용디자인'을 언급했는데 AI기술을 통해 포용디자인이 주류로 주목받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 산업의 논리('그걸 사려는 고객이 몇이나 되겠어? 경제적이지 못해'라는 생각)로 대량생산된 제품서비스는 난독증환자, 노약자 등의 소수의 사용자를 수요자로 포용하지 못했었다. 인공지능과 같은 4차산업혁명의 기술이 모든 영역의 사용자 각자에게 맞춰진 디자인을 해줌으로써 결국 모든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시력이 낮은 사람에게 자연적으로 더 큰 폰트로 보이는 웹브라우저와 같은 식의 맞춤형 제품/서비스를 의미) AI는 모든 이들에게 맞춰진 제품서비스가 기존과 비교할 수 없는 낮은 비용으로 제공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비용이 더 드는 것이 아니라면 한 명이라도 고객 범위를 늘리는 것이 맞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예측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포용디자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포용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옥소(OXO)의 예를 소개한다. 사진은 옥소 본사 로비의 모습이다. ‘수많은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용자가 우리의 고객이다’라는 것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사진 : 옥소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장갑>

 

 옥소는 샘 파버(Sam Farber)가 1990년 설립한 주방용품 제조업체다. 그는 30년간 운영하던 회사를 퇴직하고 은퇴시절을 보내던 중 부인이 손 관절염으로 감자깎기 칼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을 보고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주방용품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는 유니버설디자인 전문가인 패트리샤 무어의 도움을 받아 2년간 연구개발 끝에 ‘굿그립’을 개발한다.

 

 

<그림 : 옥소. 굿그립>

 

 관절염이 있는 사람도 편안하게 잡을 수 있는 고무 재질 손잡이의 감자깎이 칼과 같은 주방용품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당시 미국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12%가 넘은 상황이었고, 관절염 환자는 6천6백만 명에 이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제품은 노인, 관절염 환자 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편리한 제품이었다. 결국 미국 내 시장 점유율 50%, 매년 매출 평균 27% 상승, 지난 10년간 디자인상 180개 이상 수상 등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지금도 옥소에서는 연간 1백 종씩 신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음 두 개의 손잡이 중 하나는 포용의 개념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손잡이이고 하나는 ‘포용디자인’이 된 손잡이이다. 왼쪽 손잡이는 손바닥으로 잡아 힘을 주어 돌려야만 열 수 있는데 반해 오른쪽의 손잡이는 손아귀에 힘이 없거나 심지어 손이 없는 사람도 열 수 있게 디자인되었다. 현재 왼쪽 유형의 손잡이는 7.6%, 오른쪽은 92.4%의 비율로 팔리고 있다. 이것은 포용성을 추구하는 것이 산업적 성과에 반하지 않는다는, 두 마리 토끼 중 뭔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증거다. 포용디자인을 잘 구현하면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원형 손잡이>

시장점유 7.6%

<레버형 손잡이>

시장점유 92.4%

 

 

 앞의 사례들은 포용디자인의 역할과 가능성에 대해 시사점을 준다. 디자이너나 장애인과 같이 위화감에 대해 민감성이 높은 사람이 신시장을 만드는 아이디어의 도화선이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고객으로 포용하지 못했던 바깥쪽의 고객까지 고려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게 되면 오히려 기존에 보지 못하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기회를 찾을 수도 있고 그것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이것이 포용디자인의 산업적 의의라 할 수 있다. 

 

 전화기도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청각 장애인인 어머니에게 음성을 전달하기 위한 기계를 개발하면서 개발된 것이었고 타자기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계로 개발되어 발전된 것이었다. 포용성의 개념을 고려한다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혁신적 신제품을 만들 수 있다.

 

 디자인은 산업적 가치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간 관계를 결정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포용국가를 만드는 데 핵심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최근 정부는 ‘모두가 다 잘 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고 추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디자인이야말로 혁신적 포용국가를 실현하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다. 

 

 ‘혁신적 포용국가를 실현하는 수단으로써 포용디자인’은 포용국가로 전환하고자 하는 지금, 국정 전반에 필요한 디자인의 역할을 의미한다. 이제 산업을 촉진하는 도구로서만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과 문화를 바꾸는 주체로서,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주체로서 디자인이 역할을 할 수 있게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는 안전, 범죄예방, 지역재생, 에너지, 공유, 일자리, 복지 모든 정부의 정책에 디자인이 모든 국민을 배려하는 포용의 국정 철학으로 고려 될 수 있도록 국가디자인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디자인의 미래121)121) ‘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복합적 과제와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지, 윤성원, 2021

 

#코로나19 #포스트코로나 #디자인정책 #디자인산업 #디자인전문기업 #디자이너 #수요시장

 

 세계는 코로나19로 문명의 전환점이 왔음을 동시적으로 인식하고 대응하는 중으로, 변화의 속도와 규모가 역사상 그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도 사회 각 분야에서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 전략을 새롭게 수립하는 동향이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디자인기업, 소비자 및 디자인수요시장, 디자인산업과 연관된 분야의 산업 등이 모두 중요한 변화를 맞고 있어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 또한 이러한 환경변화를 고려해 미래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인식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페이스북 이용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했던 설문122)122)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혁신실, 「코로나19, 디자이너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설문조사, 2020년 9월 62명 응답, 코로나19로 인한 생활의 변화 예상 정도, 변화의 내용, 디자인업에 미칠 영향이 무엇일지 등 질문 

 결과를 보면 큰 변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크게 변화될 내용으로 예측한 것은 비대면 사회의 일상화, 소통 방식의 근본적 변화, 성장에서 포용의 가치 추구로의 변화였다. 코로나19가 디자인업의 미래에 미칠 영향으로는 친환경 디자인, 지속 가능 디자인, 사용자경험디자인에 대한 중요성과 수요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고 비대면 상황에서 공감과 소통을 위한 디자인, 디지털 신뢰를 위한 디자인이 새롭게 부각될 것,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전제로 하는 전시 및 행사 관련 디자인영역 축소와 상대적으로 디지털, 뉴미디어 디자인영역의 성장을 예상했다. 디자인 수요시장의 축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새로운 일하는 방식 도입 및 큰 폭으로 프로세스가 변화할 것이라는 언급도 많았다.

 설문 응답과 현재 디자인산업 현황,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될 전망을 고려할 때 향후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1) 전략·구조·경쟁 (디자인산업의 구조와 경쟁 조건)

 

 비대면 사회에서는 장소에 기반하지 않는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기 때문에 국제간의 교류와 경쟁이 더 심화한다. 비대면 상황의 일상화는 해외 디자인기업 또는 해외 디자이너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 디자인 시장으로 유입할 가능성을 키운다. 점차 개방되어갈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서 국내 디자인기업과 디자이너들은 차별적 경쟁력을 갖추고 브랜드를 구축하고 마케팅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디자인전문기업의 운영 방식과 디자이너의 일하는 방식도 변화한다. 사무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게 된다. 재택근무의 경험이 이후 오프라인 사무실이 줄어들게끔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온라인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이 늘면서 지역적 한계를 넘은 디자이너 간 협업도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역에 기반하지 않고 일하는 노마드 디자이너의 평가 및 협업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디자이너와 디자인기업들은 온라인 평판, 온라인상에서의 신뢰를 획득하기 위한 방편을 찾게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 변화될 환경에서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연구 필요’

디자인정책 제언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디자인 산업 육성 정책연구가 시급하다. 거대한 변화요인이 나타난 2020년 이후 디자인산업 변화 전망을 토대로 향후 정책 방향성을 찾고 사업화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디자인산업은 공통된 조건과 특징을 일부 가지면서도 세부 분야별로 서로 다른 특징을 보인다. 예를 들면 ‘공간환경디자인(Space/Environment Design)’은 동일 분야 내에서도 세부 분야별로 다른 경영환경에 처해있다. 코로나19로 ‘전시디자인’은 직접적 큰 타격을 입어 비대면으로 사업 전환을 모색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지만, ‘실내건축디자인’은 재택근무로 가정 내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게 된 소비자들이 가구나 실내인테리어 디자인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이 수요시장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활황을 맞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각기 포스트 코로나19를 주제로 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2020년 제목에 코로나(corona), 코비드(covid)가 포함된 국내 학술논문이 2천 개를 넘었고 국책연구소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포스트 코로나 연구보고서, 산업동향 분석이 기관별로 수십 건에 달한다. 경제/산업, 정치/사회, 외교/안보 각 분야에서 세상의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 정책연구기관들도 디자인산업 육성 및 디자인산업을 통한 국가 발전 도모를 위해 이것을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국내 디자인산업이 변화된 미래에 대비할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각 디자인의 세부 분야별로 향후 수요시장이 어떻게 변화될지 파악하여 디자인산업계와 학계가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게끔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 생산조건 (디자인서비스 공급자의 조건)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이 커진다. 디자이너의 권한이 커지면서 상응하여 책임도 커지게 된다. 수요시장의 변화도 디자이너가 사회적 책임감을 인식하게 하는 계기로써 작용하게 된다. 건강, 안전, 환경, 지속 가능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이 커지면서 소비 행동이 변화되고 있는 중이고 이는 디자이너의 디자인 활동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디자이너는 앞으로 더 사회적 역할과 책임감을 느끼면서 디자인하게 될 것이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생산가를 낮춰 사람들의 욕망에 부응하고 있지만 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어서 자원은 바닥을 드러내고, 무절제하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지구를 쓰레기로 덮고 있다. 

 제품이 서비스화 되고, 서비스가 비대면화 되면 한 명을 만족시킬 뿐이었던 생산품이 많은 사람에게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바뀌며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된다. 메타버스123)123) 메타버스(Meta-verse) :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 증강현실(현실공간상에 가상의 제품/서비스가 구현되는 것), 라이프로깅(일상생활을 디지털로 기록, 공유하는 것), 거울세계(실제세계의 디지털재현. 예: 구글어스), 가상세계(예: 아바타, 가상세계 게임 등) 4가지 범주로 나타난다.

, 가상세계에서는 제화의 가치가 소모되지 않는다. 서비스 이용을 대폭 늘림으로써 우리가 소유하는 가치의 총량은 비약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것은 어쩌면 자원 고갈과 환경 파괴의 파국을 피해, 지속 가능한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 가능성일 수도 있다.

 

‘4차산업혁명을 맞아 디자인기업, 디자이너의 역량강화와 강한 디자인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치 시급’

디자인정책 제언

 첫째, 디자인 서비스 공급자의 개체 수 관리가 필요하다. 디자인산업에 있어 가장 심각하고 가장 근원적인 구조적 문제는 디자인 서비스의 과공급 상태가 수요를 초과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디자인기업의 과당경쟁을 불러일으켜 디자인기업의 역량을 낮추고 디자인 품질을 저하시켜 생태계를 전반적으로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방안은 공공부문의 수요를 대폭 늘리고, 디자인 전공자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수요보다 공급이 과하게 많은 것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디자이너가 많으면 그만큼 대체재가 많다는 것이기에 이것은 직장내 근무 여건, 근로자의 권익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디자인 서비스의 공급자가 지나치게 많아 생기는 지금의 디자인산업 생태계의 문제점을 해소하려면 디자인산업의 인력 수급 조절을 위한 정책과 함께 디자인 교육과 관련한 조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이너의 역량을 강화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FTA 등 국제간 교역 자유화 확대에 따라 앞으로 디자인 서비스 시장이 더 개방되며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 디자인기업들이 대거 진입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디자인전문기업은 미국이나 유럽 등 디자인선진국의 기업들에 비해 개발방법론이 고도화되어 있지 못하고 경쟁력이 낮으므로 시급하게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경영컨설팅, 디자인과 같은 비즈니스서비스업은 국제시장의 승자가 부를 독식하는 경향이 있다. 영세한 국내 디자인기업이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 매우 우려된다. 향후 해외 선진디자인 기업 들이 속속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게 되면, 규모 있는 서비스개발 프로젝트들은 모두 해외 디자인기업의 몫이 될지도 모른다.

 정부는 디자인서비스 공급자의 연구개발 역량을 속히 고도화시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디자인 전문기업의 인재 부족, 만성적 고용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을 직간접으로 지원하여 결과적으로 좋은 근무 여건을 제공할 수 있는, 대기업의 디자이너들도 이직하기를 원할 만큼 좋은, 강한 디자인 전문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코로나19 환경에 대응해 실무 디자이너들이 AI, 빅데이터, UX 등 디지털전환에 관련된 신기술 이해도를 신속히 높일 수 있는 교육 지원과 함께 학교 단계에서의 커리큘럼 혁신도 요구된다. 기존 산업사회에 맞춰져 있는 디자이너의 인재상을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응하는 인재로 전환하는 혁신이 일어나야 할 것이다. 포스트코로나19의 인재상은 디지털전환 이후 다양한 기술에 대한 높은 수용성과 이해력, 비대면 서비스 기획과 문제해결 능력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3) 수요조건 (디자인 수요자의 조건)

 

 디자인산업계의 많은 경영자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수년째 수요시장이 확대되지 않고 과당경쟁으로 인한 대가기준 하락 등으로 인해 경영상의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까지의 수요시장 위축으로 인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디자인산업계는 수요시장에 더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 아닐까, 바람결에 등잔불 꺼질까 노심초사하는 심정으로 예의주시하며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 수요시장의 양적 규모는 커지지 않는 가운데 수요자의 소비 활동에 있어 질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성비 소비에서 가치 소비로, 소비자의 인식이 변화한다. 싸고 품질 좋은 상품을 사는 ‘가성비 소비’를 넘어 소비를 통해 가치관,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치 소비’의 경향이 커지고 있다. 가치소비는 단순히 제품에 대한 소유 욕구를 넘어 소비를 통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소비의 동기가 된다. 소비가 권력이라는 점을 깨닫고 그 힘을 쓰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성장과 소비 욕망을 축으로 굴러가던 기존의 질서를 세우고 경제성의 원리 너머에 있던 의미와 감성의 세계로 우리 시선을 돌리고 있다. 찍어내는 제품 대신, 신중하고 의미 있는 제품,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일지 찾아야 할 것이다.

디자인정책 제언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감,사회적 영향력이 더욱 강조될 것.

디자인윤리에 대한 연구 필요’

 디자인 윤리에 대한 인식 제고와 각성이 필요하다. 디자인 수요자들이 좋은 디자인에 대해 가격, 매력적인 외형 정도의 수준이 아닌, 생태적이고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디자인의 가치를 평가하고 인식하는 수준을 갖는다면 디자이너도 직업관과 윤리관 정립과 좋은 디자인 실현 방법을 더 고민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소비자들에게도 성장과 소비에 대한 자성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더불어 기업들도 지속가능성, 친환경,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해 주목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와의 만남의 자리에서 마스크를 쓰면서 개개인의 행위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느끼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디자인 윤리에 대한 인식 제고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디자이너가 중대한 사회적, 도덕적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했던 빅터 파파넥124)124) 빅터 파파넥, 1970년대 산업사회에서 디자이너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던 디자인사상가 

의 명제는 다시 소환될 필요가 있다. 비대면 시대 디자이너는 한 개의 제품이 한 명의 소비자에게만 소비되는 1:1 재화 교환의 시대와 비교할 때 월등히 큰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디자인 윤리는 앞으로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행동을 유도하는 결정자로서 역할을 더 많이 하게 된다는 전망을 볼 때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는 주제이다. 디자이너가 사용자의 좋은 행동을 유도하도록 하겠다는 인식이 있어야만 사회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4) 관련 및 지원 분야 (디자인산업을 지원하는 분야)

 

 코로나19는 사람들이 이제까지 수용하지 않았던 다양한 신기술을 받아들여지도록 하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비대면 회의, 원격 진료, 원격 교육 등은 등장한 지 오래되었지만 수용되지 않았던 기술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수용된 것처럼, 비대면 시대를 위한 기술은 앞으로 더 매우 빠른 속도로 수용될 것이다. 비대면은 제품의 서비스화와 서비스의 무인화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무인시스템과 인간의 인터랙션디자인, 사용자경험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 경험디자이너, 서비스디자이너의 역할이 강조될 것이다. 

 제조서비스화는 사물을 눈에 보이지 않는 서비스의 형태로 바뀌게 한다. 제품이 서비스로 전환되면 물질적 속성인 ‘형태’의 의미와 역할이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한 개념도 변화될 것이다. 예를 들어 제품의 외형을 만드는 제품디자이너에게 디자인할 대상이 줄어들고, 업의 영역이 변화될 수 있다. AI가 개인화 된 맞춤 제조를 한다면 제조비용 상승 없이도, 어쩌면 디자이너의 역할이 제거된 제조업의 극단적 혁신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그간 대량생산된 단일 제품서비스로는 대응할 수 없었던 소수의 사용자에게도 AI기술이 맞춤형 제품서비스를 저비용으로 제공하는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125)125) 포용디자인(inclusive design) : 신체, 정신, 문화, 경제, 성별, 연령 등 다양한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포용하는, 모두를 배려하는 디자인을 의미함

126)126) 영국 표준원(British Standard Institution)에서의 포용디자인의 정의 : 일상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변형이나 개조 없이도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자인

의 세상이 오게 될 것이다. 

 

 

‘비대면, 디자인서비스의 국제경쟁 확대에 대응해 디자인기업, 디자이너 권리보호 정책 마련 시급’

디자인정책 제언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제도적 기반의 고도화가 필요하다.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와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새로운 산업은 무수하게 개발되는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디자인 저작권의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시뮬레이션, VR, 입체 화상 디스플레이에서의 디자인 보호를 위한 법 제도적인 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지식재산권 분쟁도 디자인이 핵심에 있었다. 애플의 UI디자이너 바스 오딩은 ‘핀치 투 줌(Pinch to Zoom)’(엄지와 검지로 벌려 확대, 축소하기) , ‘바운스 백(Bounce back)’(화면을 스크롤할 때 마지막에 반대로 살짝 튕기는 듯한 느낌을 주기) 등 아이폰을 아이폰 답게 만든 휴대폰 사용자경험과 관련된 애플의 133개 특허를 등록했었고(이런 특허들은 모두 디자인이 아닌 기술 특허로 등록됨) 2011년부터 오래도록 삼성을 괴롭혔던 역사적인 특허 공방은 대부분 그로 인한 것이었다. 변화된 환경에서 지식재산권에 관한 이슈는 앞으로 더 빈번하게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주제로서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 비대면 시대에 부각될 산업 등 미래에 대비한 지식재산권 제도 보완을 위한 연구와 대응이 필요하다. 디자인 수요기업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에게도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 강화가 시급하다. 지식재산권 인식 미흡은 국제경쟁이 심화될 앞으로의 세상에서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기에 국내 디자이너, 디자인기업, 창작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연구해야 한다.

 

 우리나라 디자인산업의 현황,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환경, 환경 변화를 고려해 전략적 변화가 필요한 방향에 대해 살펴보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은 각 경쟁 요인별로 다음 주제에 주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그림 : 포스트코로나 시대,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방향은?>

 

 

전략·구조·경쟁의 측면에서 볼 때 코로나19의 효과가 각 산업, 경제, 생활, 문화 곳곳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지금, 이것이 디자인산업에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아내 미래 디자인산업의 전략적 발전 방향을 찾는 정책 연구가 시급하다. 생산조건을 관리하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는 만큼 디자인윤리에 대한 인식, 디자인에 대한 수요자의 인식을 고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관련 및 지원분야로는 변화되는 환경에 요구될 제도적 기반이 무엇일지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 이것을 요약해보면 다음 그림과 같다.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에는 4가지 경쟁력 요소별로 다양한 과제가 산적해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이 기대하는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앞서 제시한 모든 요인을 관통하는 전제는 실질적 효과가 있을 만큼의 적당한 자원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8년 한국 GDP는 1,893조 원(한국은행 발표 기준), 정부 예산 규모는 429조 원이고 이 중 한국디자인진흥원이 디자인산업 육성을 위해 사용한 예산은 509억 원으로 0.01%에 불과하다. 디자인산업 규모가 18.29조 원(2019)으로 총 GDP의 약 1%에 달하는 규모이니 디자인산업에도 1%에 해당하는 예산을 사용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타 산업과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예산이고 다양한 사업(2021년 예산 단위로 60여 개 이상 사업 추진 중)을 하고 있어 산업에 파급력 있는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제조산업이긴 하지만 다양한 이질적 업종을 횡적으로 가로질러 영향을 미치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디자인산업과 유사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우를 보면, 산업 규모는 국내 GDP 약 1%로 디자인산업 규모와 유사하다. 2020년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위한 정부 지원 예산은 2조5,611억 원127)127) 국회예산정책처, 「소재·부품·장비 산업 정책 분석」, 2020.

으로 디자인산업 지원 예산(529억)의 약 50배이다. 정책이 시장을 조정하는 식의 효과를 기대하기에 디자인산업에 대한 정부 관여는 매우 미미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디자인은 그간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는 산업의 기수로써 생산과 소비 시스템 속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로 디자이너와 디자인의 수요자가 각성되고 있는 요즘이 바로 인간과 환경의 공생, 지속가능한 지구를 그리는 설계자로써 디자인의 역할을 재정의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점이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정부와 디자인서비스 공급자에게는 변화에 대응해야 할 방향을 먼저 제시하고, 디자인 수요자에게는 산업을 넘어 생활, 공공, 문화 등에 디자인이 활용될 때 확장된 영역에서 가치 있게 인식될 수 있게 하여, 변화된 환경에서 디자인산업 생태계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코로나19, 디자인업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코로나19 #포스트코로나 #디자인역할 #인터뷰 

 

디자인진흥50년 기념 디자이너 인터뷰

한국디자인진흥원 공식 유튜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c/KoreaInstituteofDesignPromotion 

 

 

 

 

고수영 삼성SDS CX(Customer experience)컨설팅 그룹장

글로벌 3대 디자인어워드 수상, 대한민국디자인전람회 심사위원

“새로운 서비스와 산업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미래를 제시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 부각될 것”

 

 

권영걸 現서울예고 교장

前 계원예대 총장

“수축사회에 대응하는 수축디자인이 필요, 경험과 기억, 사유의 디자인이 주목받고 자극의 디자인에서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디자인으로 변할 것”

 

 

이상철 디자인이가스퀘어 대표

한국 최초의 아트디렉터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5대 헌정자

“사회가 구조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사회 요구를 빨리 이해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더 필요해짐”

 

 

나성숙 前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그래픽디자인 전공 교수

“코로나 이후 상대와의 비교를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자기만족, 자기성찰의 디자인시대가 올 것”

 

 

이순종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사)한국미래디자인연구원 대표

“언텍트사회, 디지털소통, 지역화로의 전환과 관련해 디자인계가 사회문제와 소수자에 대해 광범위한 관심과 고민을 가져야”

 

 

이해묵 경기대학교 교수

경기대학교 조형대학원 원장

“10년의 시대를 단숨에 지나온 것. 온라인으로 월등히 많은 일을 하게 될 것, 스스로 미래를 예측하고 시도하는 역할”

 

 

김현 前 디자인파크 대표

서울올림픽 마스코트 호돌이, 대전엑스포 마스코트 꿈돌이 디자인

“한국이 위기 속에서 부상했음. 국민적 자부심, 자존감이 커졌다는 점이 앞으로 우리가 가진 힘이 될 것”

 

 

명계수 건국대학교 교수

前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수석부회장 

“생활 범위의 축소, 1인 가정 형태가 자연스럽게 활동의 범위가 넓어지게 될 것”

 

 

김옥현 現한국색동박물관 고문

前 동덕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세계화 추구에서 민족 중심으로 전환될 것, 사람의 관계, 명품의 사람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

 

 

이종근 축산유통 스타트업 육그램 대표

한국서비스디자인학회 이사

“온오프라인의 유기적 연결로 사용자경험이 온라인중심으로 변화될 것. 디자이너의 예민함에 통합적 관리능력, 소통능력이 더 요구됨”

 

 

 

 

 

통일한국, 왜 디자인을 말해야 하나?

#통일 #통일디자인 

 

 한강의 기적을 이룬 세대가 다음 세대로 주도권을 넘기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성장중심의 논리로 소수의견은 무시되고, 사회안전망은 갖추어지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정당한 욕구는 살만해진 자의 투정으로 치부되었다. 약자를 배려하고 살피는 홍익인간의 전통가치관은 파괴되었다. 

 자살율 세계 1위,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 1위,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 꼴찌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음을 말하는 많은 숫자들은 인간성이 무시되어 온 결과이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산업적 성취를 이룬 지금, 우리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진정한 국민의 행복을 위해 국가는 이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그간 성장을 최대목표로 구축되었던 국가 인프라는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통일 후 북한은 산업화의 길을 가며 남한이 1970~80년대 겪었던 단계를 뛰어넘으면서 더 압축 성장하게 될 것이다. 국가가 기간산업을 갖추는 것부터 성장해 온 우리의 경험은 통일 후 북한의 산업과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있어 좋건 싫건 간에 가이드가 될 것이다. 우리는 화려하면서도 난폭했던 성장의 시기를 넘어 이제 비로소 국민 행복을 위한 국가의 역할을 돌이켜보기 시작하고 있다. 북한도 우리가 경험한 전철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자면 함께 통일 후를 미리 디자인해야 한다. 

 

 특히 국가 기간망이 구축될 때 충분히 국민의 행복을 실현하기 위한 고려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도로, 철도, 국가기간도로망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목표로만이 아니라 개인과 서로의 삶을 풍부하게 하자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를 고려해 디자인되어야 한다. 산업단지도 생산기지로서의 기능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와 노동자 가족의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될 방안을 고민해 디자인되어야 한다. 국가가 껍데기만 성장하는 것이 아닌, 사회, 문화적으로도 전통의 가치를 수호하면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야 한다.

산업발전단계가 우리보다 앞서 있는 선진국들은 서비스산업, 공공서비스 영역에 UX, 서비스디자인이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며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맞춤형 서비스 수요가 커지고 있고 정부서비스의 비용 효율성 요구가 커지는 만큼 정부서비스에서 UX, 서비스디자인 수요는 확대될 것이다. 

 

 통일 이후엔 큰 사회문화적 갈등을 봉합하고 경험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공공서비스시스템, 국가의 운영 시스템이 완전히 새롭게 갖추어져야 할 것이기에 그로 인해 사상 최대의 공공부문 디자인 수요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국민생활과 관련된 전반의 경험을 다루는 서비스디자인, UX디자인에 대한 수요가 예상된다. 

 행정시스템, 공공서비스전달체계, 공공환경디자인, 새로운 정책디자인 등 디자인계는 이 수요에 대응해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급진적 과제를 다뤄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앞으로 수십 년 후 닥칠 수 있는 미래를 대비해, 통합된 세상을 대비해 디자인의 역할과 해야 할 일을 구상해두어야 할 것이다. 통일 한국이 설계되는 초기에 디자인이 충분히 개입하지 못한다면, 국가 인프라 시스템이 인간 중심으로 설계되지 못한 것에 대한 결과로 후손들은 오랫동안 불편함에 대한 비용을 치뤄야 할 것이다. 

 

 우리는 1970년 수출을 통한 산업진흥의 지상과제를 위해 포장에서부터 제품, 시각, 경험, 서비스디자인까지 각 디자인영역이 전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경험한 바 있다. 제조와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면서 국민의 생활의 질을 높이고 인간 중심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자인이 초기부터 전체 과정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함을 배웠다. 디자인이 공식적으로 역할하지 않으면 인간이 느끼는 미세한 위화감을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과 소수의견을 고려하자는 목소리는 쉽게 나타나지 않거나, 있더라도 쉽게 무시될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인간 본연의 마음속에 숨겨진 욕구를 찾기보다는 기술 중심으로, 효율성 중심로 번쩍번쩍하는 목표로만 내달리게 된다. 그래서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 기회를 잃게 될 수 있다. 북한도 우리가 그간 놓쳐왔던 인간 중심의 가치를 또 놓치게 될 수 있다. 통일한국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여야 한다. 그러자면 디자인이 필요하다.

 

참고한 글

 

2009년 산업디자인통계조사, 한국디자인진흥원, 2009

2019년 국가별 경쟁력 평가 결과, 세계경제포럼(WEF)

2019년 디자인 분류체계 재정립 연구 보고서, 한국디자인진흥원, 2019 

Department of Innovation Industry & Regional Development, Developing Victoria’s Design Capability, 2003

Design for Public Good, Design Council, 2013 

K-디자인이란, 한국디자인진흥원, 2013

OECD의 한 눈에 보는 정부(Government at a Glance)

Sir George Cox, Cox Review of Creativity in Business, Design Council, 2005

the Design Innovation Centre at the University of Art and Design in Helsinki, GLOBAL DESIGN WATCH, 2011

김성천, 「디자인 진흥 정책 관점에서 본 한국 디자이너 1세대 논의 및 쟁점」, 한국디자인진흥원, 2020

디자인산업통계조사2020 (2019년 기준), 한국디자인진흥원, 2021

디자인정책, 세계디자인경영연구원, 2009

디자인진흥기관 역할모델개발 연구, 한국디자인진흥원·KAIST, 2006

디자인코리아, 한국디자인진흥원, 2020

산업디자인통계조사, 한국디자인진흥원, 2019

소재·부품·장비 산업 정책 분석, 국회예산정책처, 2020

손수정, 양승우, 우청원, 목은지, 박현준, 「지식재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산업 육성 추진전략 연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0.

수출진흥확대회의 녹취록 심화 연구, KDI, 2014

영국 캠브리지대학 국가디자인역량평가 결과. 2009

오근재 등, ‘디자인 코리아’, 한국디자인진흥원, 2020

왜 k-design인가1,2,3(총 3권), 한국디자인진흥원, 2013

유영선 등, ‘디자인 전문기업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 연구’, 한국디자인진흥원, 2010

윤성원 등, ‘공공정책, 책상에서 현장으로’, 한국디자인진흥원, 2013

윤성원 등, ‘대한민국산업기술혁신비전2020’, 지식경제R&D전략기획단, 2011

윤성원 등, ‘시스템 어프로치 생태계전략 - 미래 산업사회를 선도하는 창조경제 육성전략’, 푸른사상, 2013

윤성원, ‘수요자 참여와 공공기관 간의 협업을 위한 서비스디자인’, 한국상품문화디자인학회, 2021

윤성원, ‘에너지고지서 서비스디자인 사례를 통한 시범사업의 효과적 추진방안 연구’, 디지털예술공학멀티미디어논문지, 2021

윤성원, ‘코로나19 이후 디자인산업 육성 정책의 복합적 과제와 발전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과학예술융합학회지, 2021

윤성원, 「디자인이 궁금해」, 한국디자인진흥원, 2020

이종일, 박문수, 「한국경제 50년사 분석 및 산업정책 시사점 고찰」, 한국뉴욕주립대학교, 2013

정기영, ‘서비스경영’, 2009 

정부를 위한 디자인, 2016년 4월호, 월간디자인

하수경, 김유진, 신철호, ‘국내 선행디자인의 개념 및 유형에 관한 고찰’, 상품학연구 제27권 제2호, 2009

한국 제조업의 서비스화 현황과 해외 진출 사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2020

한국디자인진흥원 오해와 진실, 기획조정실, 2019

쓸만한웹 www.usable.co.kr, 윤성원 페이스북 메모글 등

 

* ‘다시 디자인’, 윤성원, 2021. https://servicedesign.tistory.com/257

* ‘보이지 않는 서비스, 보이게 하는 디자인’, 윤성원, 2021. https://servicedesign.tistory.com/62 

* 는 인용한 부분이 너무 많아 출처를 다 표기 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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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21.08.30.

발행인 :  윤상흠

발행처 :  한국디자인진흥원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현로 322(야탑동 344-1)

글 :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혁신실 실장

이경순 한국디자인진흥원 뉴딜성과창출실 실장

이상민 한국디자인진흥원 산업육성실 디자인테크팀장

일러스트: 최수진

ISBN :  979-11-90340-36-6

 

* 이 책은 ‘디자인이 궁금해’(2020, 한국디자인진흥원)를 2021년 8월 보완, 수정한 것입니다.* 문의 : 윤성원  031-780-2020  design@kid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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